엘루엘(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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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군데의 후보지역을 놓치지 않고 수색했는데도 발견될 기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군소리 한마디 하지 않는 대원들이었다.
개개인의 속사정이야 아쉬울 테지만, 겉으론 내색을 하지 않는 그들이었다.
던전이다 싶어 발굴하는 데가, 발굴할 때마다 발굴이 된다면 그게 던전일까?
아마도 만들어 논 신만이 가능할 것이다.
모든 후보지역을 탐색하고 그날 밤 회의를 했고, 도 다른 후보지역을 선별했다.
그리고 전 후보지역 중, 미진한 구석이 있는 곳을 재 수색하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아침이 되자 나는 그들을 끌고, 마나탐지에 걸린 마지막 지점으로 향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계곡에서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 조금 올라가자, 커다란 연못을 방불케 하는 산속의 웅덩이에 도착했다.
웅덩이에서 느껴지는 마나의 파동이 주위와 일치되지 않은 것이다.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이 웅덩이에 모여 고요함을 만들었고, 조금씩 계곡을 따라 흐르는 구도였다.
한마디로 저수지 같은 곳이었다.
웅덩이는 물살이 없이 고요했는데, 그 중심 되는 곳에서 마나가 휘도는 듯 한 느낌이 있었다.
혹시! 이무기라도?
뉴월드는 판타지와 무협이 짬뽕인 세계이니 없으란 법도 없다.
얼마 전에도 쌍두사라는 영물이 나오지 않았던가?
나는 물속에서 영물과 싸워 이길 자신이 없다.
나의 살기어린 압박에 수영에 자신 없다고 생떼를 쓰던 모자크가 주먹맛을 보더니 얌전하게 옷을 벗고 들어갔다.
수영에 자신 없다는 놈이 잠수를 10분씩이나 해댄다?
그리고 나와서 해 댄다는 말이 ‘수영에는 자신이 없지만 잠수라면 자신 있다.’ 였다.
그리고 팬티만 입은 채로 열 명에게 한 대씩 쥐어 터졌다.
오야봉으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밑바닥에 동굴 같은 곳이 있다는 소리?”
“몇 번 주위를 살폈지만 다른 곳으로 연결된 통로가 아닐까 싶어.”
“들어가 볼 수는 없었소?”
“흠. 나에게도 한계라는 것이 있네. 무작정 들어가 볼 수도 없지 않겠나?”
얼마나 긴 동굴인지.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는 곳에, 혹해서 들어갔다가 죽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물속에서 싸울 수 있는 스킬을 가진 자가 없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웅덩이 주위에 야영지를 형성하고 번갈아 가며 웅덩이 속을 수색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그 와중에 나는 번쩍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던전 발굴은 퀘스트의 일종이다.
던전을 찾으라는 기계음 따위는 없지만 퀘스트임에는 확실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연계된 퀘스트가 열쇠가 되는 수가 많다.
퀘스트 같지 않은 쌍두사 퀘스트!
아마도 연동 퀘스트가 아닐까?
아야꼬를 불렀다.
언제 마련했는지 수영복 패션의 아야꼬는 열 명의 겁나는 눈초리에도, 여유롭게 가슴이며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몸매를 과시했다.
“혹시……. 쌍두사도 수영을 좋아 할지 모르니 같이 해 보는 게 어때?”
“아! 그럴까요?”
아무 생각 없는 아야꼬였고, 황당해 하는 대원들이었다.
그리고 대원들과 나는 입을 떠억 벌리고 웅덩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팔뚝만한 두 모가지를 잡고 웅덩이 속을 자유자재로 수영하고 있는 아야꼬였다.
쇼도 이런 쇼가 없었다.
쌍두사는 돌고래 저리가라 하는, 쇼를 위해 태어난 요물이었다.
처음엔 무서워하던 아야꼬는 조금 지나자 신이나 있었다.
하늘로 3미터 정도를 치고 올라가 다시 잠수, 물속에서 고속으로 휘돌다 다시 점프…….
“캬…….아…….아…….” 라는 소리가 무색하게 신나있었다.
쌍두사는 제 세상을 만나듯 했고 말이다.
“어때? 저놈이면 충분하겠지?”
쇼에 정신없는 놈들이었다.
일단 아야꼬가 총대를 메야했다.
쌍두사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가져온 소식에 9명의 대원들은 얼싸안고 춤을 추었다.
저게 뭔 짓이래?
계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내놈을 끼리 키스에 부비부비라니…….
변태 성욕자들이었다.
긴 동굴 터널이긴 했지만, 숨을 참고 있는 잠깐 동안에 반대편 동굴의 웅덩이에 도착했고, 여기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웅덩이가 있단다.
그 주위로 백여 명이 널찍하게 쓸 수 있을 정도의 공터도 있는 동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발견 던전!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이들은 던전발굴 탐사대라는 거창한 명호가 무색하게 돈벌이 탐사대였던 것이다.
그런데 들어가는 입구가 장난이 아닌 것이다.
아야꼬와 쌍두사의 도움으로 끈을 연결해 두세 명은 들어 갈 수 있다.
긴 통로이긴 했지만 그 속도가 장난이 아닌 것이다.
양쪽 웅덩이에 밧줄을 연결해서 끌어당긴다?
밧줄을 당기는 속도가 쌍두사 보다 빠를까?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던전 입구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끌려가다가 익사하기 딱 좋은 거리였던 것이다.
발견하고도 팔아먹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대원들의 모습은 허무 그 자체였다.
나 또한 나만의 딜레마에 빠졌다.
이 던전은 내가 있으므로 해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인데, 던전을 찾아주고도 끝마무리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도둑년 하나 발견해서, 조금 즐겨 보자고 했던 나는, 그 도둑년 때문에 이들에게 퀘스트를 하나주고, 또 해결해 줘야 하는 이상한 npc가 되어버린 상황이 되어 버렸다.
심심해. 심심해를 노래 부르다시피 했는데, 그 죄과를 받는 모양이었다.
도대체 이놈들과 무슨 인연이 있어서. 허허…….
그런데 어찌 이리, 나의 능력에 딱 맞는 퀘스트가 진행되었을까?
운영자의 농간? 흠. 여기서는 인공지능 컴퓨터인가?
그럼 주신의 농간?
성신의 농간이라면 저들을 불쌍히 여겨?
마신의 농간이라면 날 골탕 먹이려고?
아……. 머리 아프다.
그렇다고 손쉽게 이들의 퀘스트를 끝내게 해 준다면 재미없다.
이런! 또 엉뚱한 퀘스트를 생각하는 나였다.
그냥 끝내고 돌아가자.
아이란의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세달 만에 소드마스터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그럼?
20살 처녀가 소드마스터?
아무리 생각하고 되 집어 봐도 난 이 뉴월드라는 게임에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
일단 이곳의 길드와 협상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을로 돌아왔다.
최초의 발굴자를 위한 보너스도 포기했다.
탐사대원들은 발굴을 위한 파티였고, 이곳에서 한 달을 허비하기 싫었던 것이다.
나또한 한 달을 더 지내고 싶지 않았고 말이다.
혹시나 이곳의 길드에서 색다른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길드를 방문했고, 길드마스터와의 대화에서 또 한 번의 황당한 일을 경험해야했다.
이들 길드는 원래 바다위에서 작업을 하는 길드였단다.
그런데 바다를 운행하는 상단들과 왕국의 해군들이 몰려와 초토화를 시켜버렸다는 것이다.
해적질을 취미삼아 뉴월드를 즐기던 유저들이 떼 몰살을 당했고, 세상 이곳저곳에 퍼져버렸단다.
또 다시 새로운 아지트를 만들기 위해 목 좋은 바다를 물색하러 동분서주하던 때에, 이곳에서 부활한 길드원이 재수 없게도 던전을 찾은 것이다.
던전의 성격상 들어가 보기 전에는 어떤 던전인지 모르는 게 정설이었다.
마스터는 운영진 회의를 거치고 거쳐, 아지트를 바다에서 산으로 옮기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
해적 놈들이 산으로 온 것이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은 던전에서 일어났다.
기본 레벨이 300대가 넘어가는 뉴월드 게임인데, 이놈에 던전엔 오크들만 득실거렸던 것이다.
그리고 또 운영진 회의가 며칠 밤낮으로 진행됐다.
이걸 버리고 주 무대인 해상으로 가자는 사람과, 그래도 돈벌이가 되니 던전을 지키자는 파로 대립되어 서로 치고 받을 상황까지 왔다는 이야기였다.
자신들의 처지를 주구장창 읊어대며, 바다에서 살았던 놈들이 ‘그깟 물속을 무서워할까 보냐?’ 라는 말이었다.
그들에겐 막말로 바다에서 한 시간 동안 숨을 참고 싸울 수 있는 아이템 널려있다는 말이다.
막말로 오는 손님에게 입구에서 아이템을 빌려주고 던전안에서 회수한다는 말이었다.
마법진보다는 힘에 부치겠지만, 마법진이 활성화 되지 않은 이때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이렇게 나의 마지막 수단인 이동마법진을 설치하는 방법은 켄슬되었고, 그들 길드만의 특화된 아이템으로 인한 방법을 이용하기로 하고 계약을 끝냈다.
아야꼬의 끈질기고 협박어린 지분 배당을 거절하는데도 식은땀이 흘렀고 말이다.
그때 아야꼬의 협박에 넘어 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루에도 수십 번, 아야꼬의 육탄공세에 명상도 제대로 못하고, 몸싸움만 해대며 실랑이를 벌이는 중에 헤이론 왕국의 수도에 도착했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백작가로 가려는 데, 끝까지 아야꼬가 치근대는 바람에 짜증에 혈압까지 올라갈 판이었다.
한 달 동안 어르고 달랬는데도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러나 아야꼬도 아야꼬대로 얽매인 일이 있었고, 합의를 봤다.
내겐 던전발굴 탐사대가 고마운 단체였다.
일단, 던전발굴 탐사대가 아야꼬를 필요로 하거나, 아이란이 소드마스터가 되어, 내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아야꼬가 나의 수발을 드는 하녀가 되는 것으로 쇼부를 본 것이다.
그리고 이 계약으로, 또 다시 머리가 지끈거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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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하는 일에 여유가 있어서 성실연재를 하는 거랍니다...
일이 바빠진다면???
하루에 한편 올리기도 힘들어 질껄요???
잠팅이라서리...
그 전에 끝내던지...
일이 이대로 지속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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