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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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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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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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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엘루엘(107)

DUMMY

엥? 황태자, 샤인? 저놈이 왜 여기에?

“헉! 블랙스타 대공 전하를 뵙습니다.”

“어? 엘루엘경이 이곳엔 웬일로……. 컥!”

황태자의 뒤통수에 나의 손바닥이 작열했다.

“네놈보고 싶어서 왔다. 어쩔래?”

“크윽.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반가워서 큭…….”

복부에 간단하게 발을 박아 주었다.

“허허. 이 늙은이도 너무 반가워서 말이지…….”

쭈그린 상태에서 일어나질 못하는 황태자였다.

꼴에 황태자라고 얼마간 못 봤다고 기어오르려고 하는 폼이었기에 미리 기를 죽여 놔야 했다.

“여기까지 무슨 바람이 불어서 행차 하셨나? 오줌 갈기기에도 바쁠 테고, 파티 준비 때문에 정신까지 없을 텐데?”

“으……. 유민들이 대거 물려오는데 저주의 땅에서 모두 죽는다면 허무하지 않겠습니까? 멜리안양의 요청대로 유민이 들어오는 길목 적당한 곳을 옥토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중입니다.”

“오호. 그래서 여기를 옥토로 만드는 중인가?”

“여기는 마르쿠니 공작의 영지고 삼일 정도만 가면 마르세이성이 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오는 유민이 정착할 곳입니다.”

흠. 내 영지민들을 마르쿠니가의 스웬놈이 꿀꺽하겠다고?

“아루트란 공작령과 헤르센 공작령에 이어 이곳도 거의 끝나가고, 기사단장의 후작령까지 축복들 내리려면 제 몸이 두개라도 부족할 시간입니다.”

무슨 헛소리지?

지금 제국선포 파티준비가 한창일 텐데, 그 바쁜 와중에 옥토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한다고?

“파티 준비는 안하나?”

“음……. 준비를 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유입되는 유민들의 생활 터전이 더 시급하다고 하더군요. 몇 개월 전부터 저주의 땅이 옥토로 변했다는 소문을 냈답니다. 엘살바르 주위의 왕국에서 유민들이 몰려들었고, 지금은 포화상태랍니다. 게다가 주위의 나라에서 유민의 방출을 막고자 병사들을 이동하고 있는 모양이고요. 지금까지 몰려온 유민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저주의 땅에서 원망에 찬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곳뿐만 아니라 제국의 주위 모든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란 말인가?

도대체 누가 이런 황당한 일을 벌인 것일까?

이미 제국 선포는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초청장까지 돌린 마당에 전쟁이라도 해야 할 판인 것이다.

게다가 저주의 땅이 축복을 받아 예전의 풍요의 땅으로 변했다는 소문이 각 나라에 퍼졌을 테고, 그 나라에선 생각지도 못한 유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철수 시켰던 병력을 저주의 땅으로 대거 파병해야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하루 이틀거리의 땅도 아니고 수개월은 달려야 하는 거리를 축복하는데 벌써 두 곳이나 축복을 내렸다?

저주의 땅 전체가 아닌 유민이 살 수 있을 정도의 땅을 옥토로 바꾸긴 했겠지만, 그래도 몇 개월만의 성과치고는 너무 빠르다.

장거리 이동스크롤을 사용했다고 해도 걸리는 게 있다.

이동 하려는 곳의 좌표가 확실해야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큰 영지나 마을에는 기존에 존재해오는 좌표가 있기에 외우기만 하면 되지만, 그 외에는 5서클 마법사나 여행가, 모험가 정도나 되어야 좌표를 읽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좌표를 만들어 냈다고 해서 정확한 것도 아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정확한 좌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좌표를 알아내고, 그 하나의 가격만으로도 웬만한 성 하나를 살 수 있는 장거리 이동마법진을 마구 남발하는 자가 있을까?

헤르센 상단의 부가 엄청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계획을 세우고 진행시키는 대범함을 지닌 자라면, 황제도 갈아 치울 수 있지 않을까?

헤르센 가문!

결코 간단하게 덮어두고 갈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번 일을 진행하는 책임자는 누구인가?”

힘들게 s급의 퀘스트를 마무리해 가는 상황이고, 대공이라는 거창한 작위까지 받아 게임의 즐거움에 한층 고무되어 있는 나였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이런 나의 노력과 노고를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자에 대한 분노가 솟구치는 건 당연하다.

지금도 나의 영지를 꽃피우려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말이다.

나의 싸늘한 목소리에 주눅이 들어 버린 황태자는 입만 뻑금거리고 있었다.

소냐 황녀가 무섭긴 하지만, 피를 나눈 형제라고 그런대로 관대하게 대해주는데 비해, 나는 무지막지하게 대했던 것이다.

게다가 나는 소냐 주인이며, 소냐는 나의 말을 거역하는 법이 없다.

엘살바르의 황제가 그의 아버지라면 나는 신인 것이다.

신이 화를 내면서 살기를 피우며 물어보는데 제대로 대답할 수도 없는 황태자다.

“멜리안 공녀님께서 모든 일을 진행하고 계십니다만…….”

황태자 직속 경호기사단이라고 해야 할까?

용병단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자들로 구성된 황태자 직속의 호위 기사들로 임명된 기사단의 리더 격인 자가 말했다.

멜리안? 그 계집이 노리는 건?

나는 우습게도 나의 대를 잇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멜리안에게 분노하고 있었다.

엘살바르 제국도 황제도 황태자도 아닌, 자신의 자식이 살아가야할 풍요의 땅이고, 자신이 가꾸어야할 땅인 것이다.

혹시……. 여황제라도 꿈꾸고 있는 것일까?

그럼 내 자식이 다음 대 황제?

허. 꿈보다 해몽이리라…….

“그렇다면 이곳이 이 영지의 마지막 축복의 자리인가?

목소리를 활기차게 냈다.

“그. 그렇습니다.”

“빨리하게. 유민들이 곧 오겠군.”

“아…….”

황태자의 축복이 있고 난 뒤 얼마 후, 유민들의 행렬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황태자의 일장연설이 진행되었고, 멀뚱히 그런 황태자를 쳐다보는 유민들이었다.

몇 시간 동안 기사들과 옥신각신하며 화려한 문체와 감동적인 연설문을 만든다며 노력했지만, 지치고 힘에 겨운 유민들에겐 자장가 정도로 들렸으리라.

나는 상단의 인솔자에게 뭔가를 속삭여 주었고, 인솔자 사내의 목소리에 유민들은 환호했다.

“3일 정도만 가면 물이 철철 넘치는 성이 있답니다. 그곳에서 하루를 편안하게 쉬고 다시 출발합시다. 앞으로의 여정은 옥토로 변한 저주의 땅이니 힘들더라도 힘들 내십시오.”

이 소리였다.

1만여 명이 넘는 유민들의 대열이 옥토로 변한, 갈색의 흙먼지를 퍼부으며 황태자와 그 옆의 기사들 옆을 걸어 지나갔고, 멍청하게 그 대열을 바라보는 황태자와 기사들이었다.

바보 같은 놈…….

‘퍽.’

‘크윽.’

“곧 죽어 나자빠질 인간들에게, 물 한 모금이 더 절실한 자들에게, 그 지루한 환영연설이 제대로 들리겠냐? 상황에 맞는 연설을 해라. 이놈아!”

똥씹은 표정의 황태자와 먼 산만 바라보는 기사들이었다.

황태자와 호위기사단은 장거리 이동 스크롤로 떠나갔다.

뭐 빠지게 바쁜 황태자와 기사단이었던 것이다.

그란드리아 성까지 옥토로 변해버린 길은 너무도 수월했다.

얼마가지 않아 개울이 있었고, 얕은 강이 있었기 때문이다.

황태자의 하소연이 괜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한 달이 걸리는 여정은 아니었겠지만 직선거리로 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내가 야반도주한 그 때부터 축복을 내리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을 황태자였을 것이다.

우리는 황태자가 만들어 준 편한 길로, 좀 더 편하고 빠르게 그란드리아성 수도를 비껴 후이란 산맥을 거쳐 나의 영지, 나의 성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놀란 것은, 후이란 산맥의 산들엔 1미터가 넘는 나무들이 빼곡했고, 잔풀들이 무성했으며 여러 가지 꽃들이 만발해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떠난 지 6개월, 이제는 봄의 싱그러움을 물씬 풍겨내고 있는 나의 영지였다.

활기에 넘치는 자연의 싱그러움에 활력을 되찾은 유민들은 나의 영지를 보고 환호했고, 이제 잘 살아 보자고 울어댔다.

아! 나를 살찌울 나의 봉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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