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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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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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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
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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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28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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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8쪽

엘루엘(129)

DUMMY

온 몸을 검은색으로 두르고 검은 복면까지 한 전형적인 도둑놈 복장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착 달라붙은 타이트한 복장에 가슴이 볼록하며, 허리가 들어갔고, 엉덩이가 빵빵한 전형적인 여자의 몸매라는 것이었다.

어째 걸리는 인간마다 여자들일까?

아이란의 퀘스트도 끝나지 않았는데 또?

그러나 즐거움이 우선 아니겠는가?

1년에 한두 번 올까 말까한 백작가를 위해 구입한 수도의 대 저택이었지만, 고가품도 꽤 있다.

집사와 그의 부인, 하녀로 일하는 딸과 또 다른 며느리, 그리고 또 한명의 하녀.

그리고 집사 아들과 또 한명의 고용 경비.

총 7명에서 대 저택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이름만으로도 감히 털 엄두를 내지 못하는 백작가였건만…….

간 큰 도둑은 살금살금 집안을 둘러보고 다녔다.

1층의 대형 홀에 걸린 그림은 고가품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팔면 꽤 짭짭한 진품들이었다.

그러나 도둑은 구경만 하고는 서재로 향했다.

서재 겸 집무실을 열고 닫는 민첩함에 들어갈 기회를 놓친 나는 밖으로 나와 창문으로 갔고, 도둑은 책장을 꼼꼼히 살피고, 책상 또한 세밀하게 살펴 보고 있었다.

무언가 정해진 물건을 찾는 듯 한 모습이었다.

서재를 샅샅이 뒤진 도둑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서재를 나갔고, 나는 창문으로 들어와 도둑의 마나를 살피고는 서재를 나와 도둑이 들어간 곳으로 향했다.

도서관으로 쓰이는 방이었다.

많은 서적들이 구비되어 있었지만 별다른 것이 있을 리 없다.

지루함을 못 이겨 몇 번씩이나 뒤적여 본 곳이었기에, 특별난 것이 없음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은 커고 여러 개의 책장이 있는 곳이다.

도둑의 위치를 확인하고 문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며 들어왔다.

마스터급 실력의 뛰어난 도둑이라면, 문이 열리면서 알아 차렸을 것이지만, 아직은 그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나 또한 실력자이니 말이다.

식은땀이 흘렀다.

차라리 벽을 뚫고 들어가는 마법이나, 투시할 수 있는 마법은 없을까?

이곳저곳을 세심하게 살피는 도둑이 빨리 볼 일을 마쳤으면 했다.

긴장감으로 온몸이 쭈뼛쭈뼛하는 즐거움이야 나쁘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인 고통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도둑은 도둑으로서의 능력이 뛰어나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뒤지던 도둑은 다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흠. 영지로 가지고 간 것일까?”

조그마한 목소리가 도서관에 울려 퍼졌다.

“그럴 리가 없어. 소영주라는 어린놈이 관심을 둘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을 텐데…….”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온다.

도서관에는 방의 성격상 창문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도둑은 문에서 조용히 귀 기울이며 인기척이 사라지길 기다렸고, 방을 나서, 저택을 빠져나갔다.

저택을 빠져나간 후 어둠속의 숲에서 복면을 벗고, 복면 속에서 거칠게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머리를 흔들어 가다듬었다.

한동안 저택을 쳐다보며 웅얼거리곤 숲을 빠져나갔다.

나는 고민을 해야 했다.

잡을 것인가 보내 줄 것인가!

다시 올 듯 한 뉘앙스를 풍기기는 했지만, 그게 언제일지는 모른다.

게다가 도둑은 유저였다.

이 한 가지 만으로도 앞으로의 시간이 심심하지 않을 듯싶은 것이다.

아이란의 폐관수련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백작가에서 기다릴 수는 없었다.

숲속에서 겉옷을 거친 도둑은 시내로 들어갔고, 골목을 돌고 돌았다.

혹시나 미행하는 자를 따돌리려는 심보였지만 내가 누구인가?

추적스킬까지 있는 버그케릭이었다.

시내를 돌고 돌아, 새벽이 되고 해가 떠오르자 사람들의 틈으로 몸을 숨기며 커다란 저택으로 들어가 버린다.

철저하고도 신중한 도둑이었다.

몇 시간 동안 밤거리를 증하게 싸돌아다닌 밤의 여인이었고 말이다.

유저들의 도둑길드 정도 되는 곳일까?

대낮에 담치기를 할 수는 없고, 밤까지 기다리자니 시간도 아깝고, 궁금증이 일어 답답했다.

내가 언제 생각하면서 게임을 했는가도 싶다.

지금까지 쫓아다닌 것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막상 잡아 놨더니 아지트를 밝힐 수 없어 자살이라도 하는 날에는 나만 손해인 것이다.

아지트를 밝혀내자는 마음은 없었지만, 뭔가 꿀리는 게 있으면 정말 죽어 버릴지도 몰랐기에, 이렇게 아지트까지 미행한 것이고 말이다.

‘쾅쾅’

잠시 후 문지기인 듯 한 사내가 문에 붙은 작은 창을 열고 얼굴만 보인 체 나의 행색을 살핀다.

“누구쇼?”

말하는 폼 새 좀 봐라. 범죄형 냄새가 물씬 풍기는 놈이었다.

“금방 들어간 아가씨 좀 만나려고 하는데…….”

대번에 인상이 변하는 문지기였다.

“들어오쇼.”

오호. 꿀리는 게 있긴 있는 곳인가 보다.

작은 문을 열어주었고, 문을 들어서자, 단검이 옆구리로 다가왔다.

“어허. 이거 왜 이러시나. 괜히 말썽피우지 말고 안내나 하게.”

“햐! 드레곤 하트라도 구어 드셨수? 겁이 없는 양반이네?”

“죽일 생각은 없는 듯 한데 좀 치우는 게 어떤가? 늙는 것도 서러운데 칼침까지 맞고 고생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네.”

“햐. 배짱한번 두둑하구랴. 그래 아야꼬 아가씨를 왜 찾는 것이요? 아름다움에 혹해서 따라왔다느니 하는 헛소리는 하지 맙시다.”

“허. 나도 바쁜 몸이라네. 아야꼬라는 그 아가씨가 어느 귀족가의 담장을 넘어가고, 넘어 나오더란 말일세. 그것도 복면까지 하고 말일세. 바쁘긴 하지만 이놈에 호기심이란 놈이 고개를 드니 안 쫓아올 수도 없었기에,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나왔을까?’ 라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따라왔다네.”

“정말이요?”

뭐가 정말이라는 거냐?

아가씨가 담장을 넘은 게 정말이냐는 거냐, 그런 아가씨를 내가 쫓아 온 게 정말이냐는 거냐?

멀뚱히 처다 보았다.

“기다리쇼.”

문지기는 경비실 안으로 들어가 마법통신을 하는 듯 했고, 바로 저택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그 안에는 아야꼬라는 아가씨도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어찌된 거냐? 하는 듯 아야꼬를 처다 보고 나를 처다 보았다.

“일단 들어오십시오.”

리더인 듯 한 자가 교통정리를 했다.

꽤나 널따란 집무실에 안내되어 들어가자 또 다른 자가 등을 보인 체, 창밖을 보고 있었다.

어지간히 멋을 부리는 자인 듯했다.

나는 소파에 앉았다.

“뭐하나? 이집 기둥 튼튼한 것 같으니, 무너질 염려는 없는 듯 하구만…….”

오야봉인 듯 한 놈이 뒤돌아섰고, 소파에 앉자 아야꼬를 따라 들어온 세 명이 자리를 잡았다.

오야봉이 중간, 내 양옆으로 두 놈, 건너편으로 아야꼬와 한 놈이었다.

“배짱이 두둑하십니다. 그려…….”

40대의 사내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동양계의 사내였다.

잘 나가는 대 귀족이나 그에 상응하는 위엄이 엿보인다고 해야 할까?

잘나가는 회사의 간부쯤으로 보이는 유저였다.

“헛소리는 집어 치우고 베네토리 백작가에서 찾는 게 뭔가?”

빙빙 돌려가며 대화하는 건 질색이다.

주머니로 손을 넣는 사내들이었다.

집무실의 분위기가 위험천만한 냉기가 흐르고 있었지만 무시했다.

아야꼬는 나의 눈빛을 피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하…….”

“다시 묻지. 베네토리가에서 찾는 게 뭔가?”

이번엔 오야봉을 처다 보며 물었다.

물론 살기 띤 얼굴로 말이다.

“음. 백작가의 검술선생?”

허. 짜증난다. 대충의 스토리상 한판 붙던지, 술술 털어놓던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꾸 주제를 벗어난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누구든 이미 꼬리가 잡혔고,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까지 밝혀진 마당에, 요리조리 대답을 회피하는 게 짜증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웬만큼 실력이 되니까, 쳐들어 와서 이렇듯 당당하게 묻는 것 아닌가?

돌대가리들 같지는 않은데…….

“정말 말귀 못 알아듣는 놈들일세!”

의지마법!

소리를 내지 않고도 마법이 구현되는 나만의 특급 히든피스의 스킬이었다.

잠간의 마나 유동과 함께, 놈들의 모가지에 올려진 바람의 칼날이었고 말이다.

“아야꼬라고 했던가? 또 다시 내 말에 헛소리나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한 놈씩 목이 날아가는 걸 구경해야 할 걸세. 찾는 게 뭔가?”

“한 장의 지도에요.”

“이유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아야꼬였고, 아야꼬 옆의 사내 목에 원드커터가 박혀들었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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