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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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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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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112)

DUMMY

“아. 지도를 복사할 수 있고, 스크롤을 만들 수 있는 가죽입죠. 가죽 값도 제대로 받지 못할 폐품입니다.

“음. 복사용품이라면 왕국에서 사용할 텐데 왜 버린다는 거지?”

“하하. 저의 위로 5대 쯤 되는 조상이 모으는 걸 좋아 했답니다. 그래서 헤이온 왕실의 교분 있는 귀족으로부터 비밀리에 복사 용지를 사들인 겁니다. 그때는 가끔 찾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고가로 폭리를 취할 수 있었지만, 그 후론 찾는 사람들이 없어서 책장만 차지하고 있었던 애물덩어리였고 말입니다. 이런 사연을 가진 복사용품을 왕국에 팔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복사 용지의 유출은 특정범죄로 취급해서 산 놈이나 판 놈은 사형뿐 아니라 집안이 망하는 지름길이죠.”

그런데도 여태 자…….알. 보관하고 있었네?

“험. 그렇다면 빨리 없애버리는 게 좋지 않겠는가?”

“비싸게 사들인 만큼 아깝다는 마음에 주저하고 있는 겁니다. 생각난 김에 처분해야겠습니다.”

허. 복사 스킬만 만들 수 있다면…….???

후작 이상이면 복사 스킬이 생기지 않나?

그리고 지도그리기 스킬…….

나는 대공의 작위까지 있으니 당연한 것일 테고…….

갑자기 생각난 뉴월드 복사 스킬이었다.

초창기때 많은 글들이 올라온 것이 기억났다.

지도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의 유저들이 올린 불만어린 글들이었던 것이다.

7년이 넘은 시점인 지금도 지도는 고가였다.

지도만 만들어 파는 유저가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스킬창을 열어 복사 스킬을 찾았다.

몇 백 개나 되는 스킬중 복사스킬을 찾는 것도 장난이 아니다.

몇 년 동안 엘살바르에서의 저주시리즈에 의한 스킬이 또 늘어나 있었고, 검술을 배우면서 생긴 스킬까지 있었다.

또한 이동마법진을 배우며 생긴 스킬들까지…….

몇십개을 확인하다가 포기해 버렸다.

체계적으로 스킬이 정리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 제멋대로의 스킬창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쯤에 나와 있어야할 저주나 검술, 마법진스킬이, 앞에도 중간에도 뒤에도 무작위로 들어가 있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

쉽게 가기로 했다.

“흠. 내가 하나만 사용해 봐도 되겠는가?”

“그러시죠. 뭐. 어차피 버릴 건데…….”

스킬북을 하나 주어들고 복사를 외쳤다.

무반응이었다. 없는 모양이다.

복사스킬이 있고 실패했다면 스킬북이 못쓰게 될 것인데 반응이 없는 것이다.

입맛을 다시며 스킬북을 내려놓았다.

“뭐하십니까?”

“뭐하다니? 그냥한번 해 봤다네…….”

쑥스럽고 어색했다. 빨리 지도나 사서 나가야겠다.

“이거나…….”

“복사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죠. 다른 스킬북 위에 올려놓고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엥? 그런가?

이런 망신살이가 있나…….

나는 스킬창을 다시 열고 숙련도가 높아 보이는 인첸트 스킬위에 스킬북을 올리고 조그마한 소리로 복사를 외쳤다.

“띠리링……. 복사할 수 없는 스킬입니다.”

잉? 되네?

파이어 볼 위에 스킬북을 올리고 복사를 외쳤다.

손위의 스킬북이 밝은 빛을 내며 사라짐과 동시에…….

“띠리링……. 파이어 볼 스킬이 복사되었습니다.”

허…….

“헉. 혹시 여행가이십니까?”

또 여행가라고 하네?

복사가 된다는 마음에 들떠 있었는데 주인의 물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또 다시 하나의 퀘스트를 진행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렀네만?”

“아! 하하하……. 제 살아생전에 볼일이 없을 것 같았던 여행가를 보다니……. 하하하…….”

무엇이 그리 좋은지 웃음을 그치지 않는 주인이었다.

“스킬북 하나에 1골드. 가죽 하나에 50실버입니다.”

“뭐?”

이건 또 무슨 헛소리냐?

“사실 거 아닙니까?”

“버린다며?”

“원래는 50골드 이상으로 팔아야 되는 물건입니다. 1골드면 거저죠.”

“사지 않겠다면?”

“하. 이거 왜이러십니까? 지금 복사한 스킬북만 팔아도 1골드는 넘을 겁니다.”

이놈, 완전히 도둑놈이네?

스킬북만 백여 권이 넘으니 백골드에 가죽이 50여개 정도이니 25골드, 그럼 나는 125골드나 되는 생돈이 날아갈 판이고, 저놈에 주인은 공돈이 생기는 것이었다.

1골드면 평민가족 4인이 아껴 쓰면 한 달을 넘게 생활할 수 있는 큰돈인데, 이놈이 버리려고 하던 쓰레기로 폭리를 취하려고 하는 것이다.

좀 더 차분하게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에 심사가 뒤틀렸지만, 구입하기 쉽지 않은 물건일 것이 뻔 한데 안 살수도 없었다.

공짜로 주울 수도 있을 뻔했던 것을 돈 주고 사려니 너무 억울했던 것이다.

“이거까지 계산해 주게.”

헤이온왕국 지도를 던지듯 건넸고, 받아들며 화사한 웃음을 짓는 서점주인을 보며 이를 갈았다.

“흠. 다해서 372골드입니다만 2골드 정도야 깎아드리죠. 하하…….”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을 것을…….

백골드짜리 4개를 건네자 30골드를 거슬러주는 주인이었다.

“험험. 좀 미안하긴 하군요. 하하……. 그런 의미에서 다른 폐품 하나를 드리도록 하죠. 5대조 선조께서 여행가분께 선물로 받은 물건인데, 여행가분만 볼 수 있다는 마법서입니다. 비싼 것이든 싸구려이든 필요한 분에게 가야할 물건입죠. 하하…….”

싱글벙글거리는 얼굴로 서고를 뒤지다시피 하나의 가죽 두루마리를 가져왔다.

“필요 없는 것이라면 버리셔도 됩니다.”

덤으로 받은 물건까지 챙기고는 밖으로 나와 침을 뱉었다.

“치사하고 더러운 놈. 잘 먹고 자…….알 살아라. 퉤퉤퉤…….

구하기 힘든, 비싼 물건을 거저 얻다시피 사고도, 배가 너무 아팠다.

여관에 들어와 가죽 두루마리를 펼쳤다.

창이 뜨며 조합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스크롤처럼 찢으라고 끝을 맺었다.

횡재했다!!!


‘조합에 관한 서술서.’

나는 어려서부터 꿈을 꾸었다.

이 좁은 마을을 벗어나 세상을 내 집처럼 여행하며 모험하는 꿈을 말이다.

약하디 약한 몸을 하고 태어난 이룰 수 없는 꿈이었지만, 고통에 몸부림치며 노력했고, 3서클 마법사라는 여행의 기본이 되는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마을로 온 파티를 따라 여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실력은 너무 형편없었고 파티에서 버림 받았으며,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하기 무섭게 몬스터의 습격에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때 나타난 천사가 아니었다면 나의 짧은 인생은 끝났을지도 모른다.

천사는 나에게 ‘마법을 조합해서 사용한다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기곤 홀연히 사라졌고, 그 후 마법조합에 심혈을 기울였다.

마법조합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연금술과 인첸트, 그리고 복사등 안배운게 없을 정도로 많은 직업과 많은 기술들을 익혔지만, 끝내 마법조합을 만들어 낼 수가 없었다.

늙어 죽을 날만 기다리며 지금까지의 생을 뒤돌아보았다.

나의 꿈이었던 여행의 의미가 퇴색 되어버린 지금의 나였고, 나의 생이 슬펐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꿈을 꾸다 죽는 것이 그나마 행복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생에 마지막 동료들을 만났다.

이제 햇병아리들인 수련 기사들과 수련 마법사들…….

실력도 없었고 여행과 모험의 지식도 없었던 우리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꾸준하게 여행을 다녔다.

그렇게 나는 여행가가 되었으며 마법조합을 만들 수 있었다.

꿈에 부풀어 동료들의 마법을 조합해 주었지만 실패했고, 검술을 조합해 주었지만 실패했다.

나는 동료들의 마법과 검술을 잡아먹으며 연구와 실험을 계속했고, 그들은 어느새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 늙은이만 남겨두고 모두 죽어버렸다.

나의 욕심이 부른 동료들의 죽음이었다.

나의 죽음도 임박했다.

그러나 마법조합에의 미련을 벗어 버릴 수 없었다.

생을 다 바친 나의 연구가 사장되길 바라지 않는 마음에 이렇게 마법스크롤로 만드니 나의 뒤를 이어 마법조합을 성공해 주기 바란다.


윽. 역시나 실패작의 마법조합스킬이었다.

그러나 내가 성공한다면?

횡재하는 것이다.

나는 사기성 버그케릭이다. 뭘 못하겠는가?

스크롤을 찢자 기계음이 들렸다.

“띠리링……. 조합스킬을 배우시겠습니까?”

당연하지…….

“띠리링……. 패시브 미완성 조합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흐흐. 한 번 해봐?

파이어 볼을 복사해 놨으니, 파이어 볼에 맞는 스킬을 하나 더 복사해서 조합을 해보자!

스킬북을 꺼내 스킬창의 스킬을 확인했다.

불과 상생할 수 있는 스킬이……. 흠……. 뭐가 좋을까?

파이어 볼은 범위 마법이다. 대신 거리가 짧다.

윈드 에로우는 장거리로 날아갈 수 있지만 멀어질수록 데미지가 약하다.

결정 끝!

윈드 에로우를 복사에 성공했다.

행운수치의 위력인 것이다.

조합에도 행운이…….

두 개의 스킬북을 올려놓고, 조합스킬을 그 위에 올렸다.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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