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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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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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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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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6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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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엘루엘(114)

DUMMY

찾으려고 헤맨 끝에 찾아낸 구멍은, 지나가다 발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 곳이었다.

구멍을 조심스럽게 들어갔고, 몇 미터나 기었을까?

두 명의 장정이 움직일 수 있는 동굴로 변했다.

이런 어둠속으로 두 명의 여자가 겁도 없이 들어가다니, 간덩이가 얼마나 큰 걸까?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불빛이 보였다.

라이트 마법이었다.

마법사가 끼어있는 모양인데, 알람마법이라도 설치하고, 조그마한 함정이라도 설치해 놨으면 좋았으련만, 위험한 여행을 해보지 않은 미숙아들 같은 느낌이다.

안쪽에선 희희덕 거리는 웃음과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조금의 경사진 좁은 동굴을 기어 내려오긴 했지만, 이런 동굴이 생길 정도의 깊이로 내려온 것이 아닌 것이다.

던전?

좁은 동굴에서 갑자기 커져버린 동굴서부터 차분하게 주위를 살폈지만, 깜깜한 곳에서의 시력한계 때문에 제대로 살필 수가 없었다.

일단 두 명의 여자들이 목욕을 끝내고 나가야 제대로 살펴볼 수 있겠지 싶다.

20대 중반이나 되었을까한 두 명의 여자는 신나게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었고, 나는 흐뭇한 기분으로 그런 그녀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나의 여인들을 벗겨놓고 많은 감상을 해 봤지만, 모르는 여자를 이렇게 몰래보며 감상하는 기분은 또 달랐다.

기분이 묘해졌고, 덮치기도 뭐했다.

같은 유저들인 것이다.

그 즉시 로그아웃을 했다.

언제나 받아들여주는 나의 사랑스런 여인들이 있는 곳으로 말이다.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나에게 놀라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안기는 유나였고 연아였다.

갑자기 무슨 일이냐며 묻는 둘에게 그냥 안아보고 싶어서라고 말하는 나였지만, 대충의 상황을 짐작하는 여인들이었다.

간만에 활력이 넘치는 나였고, 좋아라 하면 더 설치는 여인들을 괴롭히며 시간을 때웠다.

게임 속에서 더 이상 바람피우지 말라는 핀잔을 듣고, 다시 접속을 했을 때까지 목욕의 뒤풀이를 하고 있는 두 여인이었다.

한 시간 이상을 현실에서 보냈으니, 게임상 5,6시간은 될 듯 했고, 밖이 어둑해졌을 것인데, 돌아갈 생각은 없는 듯 동굴의 연못 주위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는 여인들이었다.

“정말 던전일거 같아?”

“글쎄. 처음엔 멋모르고 따라 들어왔지만, 생각해보니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후후. 나도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 처음 발견해서 얼마나 놀랐는데. 그때 파티원들과 며칠을 수색했는데 못 찾아냈어. 물속까지 몇 번이나 잠수를 했다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좀 더 둘러보자.”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조금만…….”

“에효. 오빠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네?”

“호호. 혼 좀 나지 뭐…….”

“처음에 걱정할거라며 호들갑이더니 아예 혼날 생각까지 하는 거야?”

“게임을 즐겨라. 몰라?”

“헹…….”

떠들고 자시고 하는 건 다 좋은데 옷 좀 입고 뒤지면 안 되려나?

보는 나는 좋지만, 또 기분이 뒤숭숭해진다.

수색한다고 쭈그려 앉질 않나 뒤꿈치를 들고 두 팔을 들어 올리지 않나…….

하여간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며 주위를 돌아다니는 여인들이었고, 유저들이었다.

마법진의 도움을 받은 숨기스킬은 그녀들이 알아낼 수 없겠지만, 숨은 곳 앞에까지 와서는 탐색한다며 나의 몸까지 서슴없이 만져대니 심장이 뛰고, 심장 뛰는 소리가 들키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다.

유저는 남자든 여자든 사냥으로 인해 탄력 있는 몸을 지니고 있다. 현실적으로 부실한 몸 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속의 케릭은 변화하는 것이다.

몇 번을 둘러보다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싶은지 서둘러 몸에 묻은 먼지를 씻어내고 옷을 입은 후, 조잘거리며 동굴을 나간다.

그녀들이 나가자 동굴 입구에 마법진을 설치했고, 동굴 안에 수십 개의 라이트마법을 띄우고 수색에 들어갔다.

대낮보다 밝은 동굴이었다.

탐색마법에 걸리는 것이라고는 내가 설치한 마법진과 라이트마법 뿐이었다.

물속까지도 여러 번 들락거렸고 천정까지 세밀하게 조사하고도 특별한 무엇도 발견할 수 없었다.

허. 그냥 평범한 연못이 있는 동굴이었던 것이다.

허탈한 마음에 라이트를 모두 켄슬하고 어둠속에 묻혔다.

쓸데없이 정신을 혹사시켰지만 심심한 하루를 훔쳐보기와 던전탐사로 보냈다는 생각에 억울하진 않았다.

동굴을 나와 입구에 펼쳐진 마법진을 풀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미련이 남았던 것이다.

던전을 찾는다고 해도, 사냥할 시간도 없는데 말이다.

동문이 보이는 곳에 야영을 하며 또 다시 머리를 굴렸다.

처음부터 발견될 수 없는 입구가 있고, 들어가면서 커지는 곳이 아닌, 갑자기 커져버린 동굴.

그렇다면 들어갔던 좁은 동굴은 입구가 아닌, 어쩌다 생긴 자연현상?

들어갈 입구도 없는 동굴 속 연못?

무언가 생각 날 듯 말 듯 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그리고 여명이 밝아온다.

연못의 동굴이 던전이든 아니든 나와는 인연이 없는 것이다.

혹, 또 다른 퀘스트의 연못일 수도 있겠지 싶다.

동문으로 많은 사람과 마차들이 줄지어 나오고 줄을 맞추고 용병들을 나누며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동문으로 향했고, 같이 갈 파티를 찾았다.

한참 만에 미경이란 유저와 또 한명의 싸가지 사내를 볼 수 있었고, 주위엔 다섯 명의 유저가 더 있었다.

7명. 나까지 8명의 파티원들이었다.

“밖에서 들어오시네요?”

“허. 늙으면 잠이 없다네.”

“네에……. 인사들 나누죠.”

“그럴 필요 없네. 늙으면 더 헤깔리는 법이지. 얼굴만 익히고 있는 게 낮다네.”

“호호. 그러시든지요. 아! 그래도 부르기는 해야 하는데…….”

“루엔!”

“아. 루엔님이시군요. 제가 미경이라는 사실은 아시죠? 대충 리더도 겸하고 있고요. 우리는 옆에 보이는 상단만 따라가면 되죠.”

수십 대의 짐마차와 끝 쪽엔 사람이 타는 마차가 있었다.

“상단 주인의 딸이라는데, 같이 여행을 겸하나 봐요. 저기 주위에 있는 자들이 개인경호를 하니까 신경 쓸 일 없어요.”

“그러지…….”

경호용병 같지 않다. 어느 영지의 기사들일 확률이 높은 자들이다.

다른 파티원들의 말에는 많은 짐들이 실려 있었지만, 나의 말은 안장이외에는 실려 있는 것이 없었다.

불쾌한 감정을 대놓고 말하는 싸가지 사내였다.

“짐들은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나는 배낭을 툭툭 쳐 보였다.

모두가 놀라는 듯 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마법베낭?”

“흠…….”

그들에게 확인해 줄 필요는 없겠다 싶어 말을 끌고 뒤쪽으로 향했다.

놀라워하든 부러워하든 상관은 없지만, 탐욕에 물든 얼굴과 눈빛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상단주와 미경이 대화를 하고는 몇 푼을 건네받은 듯 했고, 상단주는 앞으로 나섰고, 미경이 파티원들을 불러 모았다.

“후방 경계와 또 한 가지 일이 생겼어요. 저 마차가 위험해질 경우, 아가씨를 최우선적으로 도와 달라는 거예요. 물론 실력이 딸린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요. 하루 2골드 추가. 괜찮죠?”

“미경님. 2골드 추가라면 뒤가 켕기는 일이 될 확률이 많습니다.”

“네 알아요. 그래서 저희가 지키지 못 할 상황이 되면 저희들은 도망칠 거라고 했어요.”

허. 싸우는 중에 도망을 친다?

“어쩐지 맘에 안 드는 상단이듯 하군요.”

누군가 말했다.

“이미 계약이 되어 있는데 어쩌겠어요. 아니다 싶으면 튀는 거……. 알죠?”

마차가 출발하고 나는 조심스럽게 미경에게 물었다.

“튀려면 아예 상단과 계약을 파기하는 게 낫지 않나?”

“이정도 크기의 상단에, 고용한 용병들도 대단한 자들이에요. 여기선 알아주는 용병단이거든요. 그리고 프란드리영지까지의 길은, 비단길이라고 소문난 길이죠. 위험할 일이 없단 뜻인데, 저 마차의 아가씨를 도우라는 말에 좀 찜찜하긴 하군요. 게다가 하루 2골드 추가지만, 프란드리에 도착하면 후한 성공 보수를 약속했으니 더 불안한 거 있죠.”

“그 이야긴 없었던 거 같은데?”

“호호. 프란드리에 도착해서 성공보수를 받는다고 혼자 꿀꺽 할까봐요? 지금도 찜찜하고 불안한데 쓸데없는 소리까지 할 필요는 없죠.”

“위험할 것 같으면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 않을까?”

“훗. 2골드만으로도 대단히 위험한 일이에요. 저기 긴장감 흐르는 거 안 보여요?”

“흠…….”

하기야 한 달 동안 쓸 거 써가면서 1골드 벌기 힘든 세상에, 하루 1골드에 추가 2골드면 대단한 돈이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말이다.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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