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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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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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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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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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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132)

DUMMY

그건 한 마리의 시꺼먼 뱀이었다. 그런데 머리가 둘 달린…….

“저놈 몬스터야?”

머리 둘 달린 몬스터가 없으란 법은 없으니까.

“글쎄요. 마나의 양으로 봐서는 영물에 가깝지 않겠습니까?”

쌍두사?

어째 무협에나 나와야 하는 놈이 여기에서 나온단 말이냐…….

“저 놈. 죽여야 합니까? 생포해야 합니까?”

허……. 길이가 3미터에 굵기는 사람 손모가지만 하다.

삼각 머리를 이쪽으로 향하고 혀를 날름거리며 우리를 노려보는 듯 했다.

“저러다 브레스 같은 것을 날리진 않겠죠?”

아아꼬의 황당한 추측성 발언이었다.

모든 시선이 아야꼬를 향해 ‘미친년’이라고 하는 듯 했고, 아야꼬는 먼 산만 바라보았다.

“피해!”

쌍두사는 정말로 브레스를 품어 냈다.

한 놈은 화염을 한 놈은 빙염을 토해낸 것이다.

10여명의 대원들은 땅을 박차고 바닥을 구르며 화염과 빙염의 사정거리를 벗어났지만 꼴이 말이 아니었다.

나야 순간이동으로 간단하게 도망쳤고 말이다.

실드를 펼쳐도 되기는 했지만, 혹시나 뚫릴 수도 있었기에 도망친 것이다.

대원들이 자세를 잡기도 전에 쌍두사는 야영지 복판으로 날아들었고, 스프냄비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두 개의 머리를 스프냄비 속에 처박고, 혀를 날름거리며 먹고 있었다.

뱀새끼가 불에 익힌 음식을 먹고 있다?

입만 딱 벌리고 음식도둑을 바라보는 나와 대원들이었다.

“저저, 맛만 본 음식인데…….”

뱀의 혓바닥은 걸쭉한 스프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그릇에 담긴 대원들의 스프까지 깡그리 해치우는 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그리고도 모자란 듯, 냄비 옆에 또아리를 틀고는 머리를 양쪽방향으로 두고 양쪽으로 갈라진 우리를 쳐다본다.

“저. 저놈이 더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음식에 욕심 많은 검사가 내뱉듯이 억울함을 호소한다.

허. 역시나 황당한 뉴월드였다.

그때 아야꼬가 겁대가리 없이 말랑말랑한 고급 건포를 꺼내 쌍두사에게 던지자 땅에 떨어지기도 무섭게 두 개의 머리가 건포를 향했고, 양쪽을 물고는 서로 힘겨루기를 했다.

잠간 만에 건포는 양쪽으로 찢어져 두 놈의 입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

혼자 먹어도 같은 뱃속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여기까지는 ‘저놈들 먹성 좋네?’하며 웃어넘기면 되는데. 그 이후의 행동이 또 황당했다.

쌍두사는 어린아이가 보채듯 아야꼬의 앞으로 기어가 ‘쉭쉭’ 거리며, 더 달라는 듯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것이다.

뒷걸음치는 아야꼬와 무기를 겨누고 위험에 대비하는 검사들이었지만, 주위의 행동엔 관심이 없는 듯 아야꼬만 바라보는 쌍두사였다.

아야꼬는 두 개의 건포를 꺼내 양손에 들고 쌍두사의 머리위로 동시에 던졌다.

그러자 던저준 먹이를 개가 받아먹듯, 두 개의 머리가 입을 쩌억 벌리고 받아먹는다.

뱀은 먹이를 씹지 않는다. 삼킬 뿐인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혀를 날름거리며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꼬리까지 흔들어대며 아야꼬를 보는 쌍두사였다.

아야꼬의 인벤에 있는 맛난 고기를 다 받아먹고는 흡족한 듯, 아야꼬의 다리에 부비부비를 하는 쌍두사였다.

저놈 혹시 개새끼 출신 아니야? 전생에 말이다.

아야꼬는 귀여운 듯 뱀들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뱀들은 기꺼운 듯 혀를 날름거리며 애교를 부려댄다.


나는 또 다시 음식을 해야 했다.

폴이 주위에 라이트를 떠올려 밝게 만들어 주었고, 우리는 뒤늦은 저녁을 먹었으며, 쌍두라란 뱀새끼들은 아야꼬의 무릎을 베고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뱀들(?)이 맞아?

“어쩌죠?”

아야꼬는 뱀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혹시 펫 퀘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한 검사가 나선다.

“펫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모자크의 고개를 흔들며 대답한다.

“펫으로 키운다고 해도 저 덩치를 해결하지 않으면…….”

폴의 소리였다.

아! 그렇지. 소환카드!

나는 가방이란 가방은 깡그리 뒤져야 했고, 한참만에야 겨우 소환카드 뭉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

뭔 놈에 잡템과 쓰잘데기 없는 재료가 이리 많은지…….

마법법가방과 배낭이 많다보니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이 싸여있었다.

물론. 이렇게 쓸데가 생기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소환 카드를 잘 챙겼다는 생각도 든다.

용들을 인첸트 할 때, 용들을 고르고는 무심코 가방에 넣어 버린 것이다.

또 다시 카드들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있으려나……. 있다!

‘쌍두사-영물’

그런데 사용법을 모른다. 허허…….

“펫이면 아공간에 봉인할 수도 있는데……. 매개체가 없으니…….”

폴이 내뱉듯이 한 숨을 쉰다.

“이거면 되겠나?”

“이게……. 헉! 봉인카드?”

나를 보고 카드를 보고 쌍두사를 보고 아야꼬를 쳐다본다.

몇 번의 고개운동을 하고는 결국 아야꼬에게 봉인카드를 넘기고는 봉인하란다.

우리 모두는 이 난생처음 겪는 펫 봉인의식의 관찰자였고, 최초의 구경꾼들이었다.

“제가 펫을 소유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말해 무엇하나?

아쉬움과 질투의 눈빛이 여기저기에서 일렁이고 있는데 말이다.

이들은 모두 게이머들인 것이다.

“음. 펫을 아무나 가질 수 없지. 펫이 아야꼬를 선택한 모양인데……. 봉인카드가 있다고 보이는 데로 봉인되는 것이 아니거든? 어쩌면 아야꼬에게도 귀속이 안 될 수도 있고…….”

“네……. 음. 봉인!”

멀뚱멀뚱 거리는 눈빛들…….

쌍두사는 봉인되지 않고 그대로 아야꼬의 무릎을 베고, 잠만 자고 있었다.

주위에서 한 숨 소리가 들렸다.

남이 잘되면 배 아픈 것이다.

“저와는 인연이 없는 듯 하네요.”

아쉬움이 가득 담긴 얼굴로 쌍두사의 머리를 쓰다듬는 아야꼬였다.

기분이 좋은지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눈을 치뜨다가, 아야꼬의 한 쪽 손에 들린 봉인카드를 쳐다보고는 두 머리를 번쩍 쳐들고, 빨려들 듯 봉인카드로 들어가 버렸다.

“헉!”

“뭐. 뭐야?”

저놈이 봉인 된 거야? 아니면, 제 집이라고 들어가 버린 거야?

분간이 안 되는 상광이었다.

“저. 저놈이 알아서 겨 들어가네?”

식탐의 대가인 검사가 손가락질을 하며 내뱉었다.

“지 집이라도 되나?”

또한 사내가 맞장구를 친다.

“봉인된 거 맞아?”

폴의 물음이었다.

10여명의 눈빛이 아야꼬에게 향했고, 아야꼬의 멍한 눈빛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마도 기계음이 들려, 무슨 창인가를 확인한 모양이다.

“봉인도 맞고, 자기 집도 맞는 모양이에요. 음. 쌍두사라 불리는 영물이고요…….”

“됐다. 자신의 히든카드를 모두 말해 줄 필요는 없다. 아무리 동료라고 해도 한가지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게 좋아.”

나의 말에 모두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야꼬에게 쌍두사라는 펫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소환은 어떻게?”

부러운 것은 부러운 것이고, 궁금한 것은 궁금한 것이다.

아야꼬는 옆의 사내에게 고급고기를 두 개 얻고는…….

“소환” 하며 하늘로 던졌다.

그리고.…….

한 개의 몸뚱이에 두 개의 머리가 달린 뱀새끼가 카드에서 튀어나와 먹이를 낚아챘다.

쌍두사는 먹이를 입속으로 넘기고 자연스럽게 땅에 착지하고는 ‘먼일이래?’ 하는 듯, 고개를 휘휘 둘러 주위를 살피고는, 아야꼬의 손에 들린 카드로 다시 들어가 버렸다.

보면서도 참 황당한 놈이었다.

“소환되어 나오면 주인에게 살기를 품거나 덤비는 자가 있으면 인정사정없이 덤비고, 볼일이 끝나면 들어가 버린 데요.”

허. 지멋대로인 놈일세 그려…….

남들은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발견하고 봉인카드도 내 것인데, 봉 잡은 건 도둑년인 아야꼬였다.

정신을 쏙 빼버린 쌍두사 때문에 아까운 봉인카드?

아니, 펫을 뺐겨버린 것이다.

모두가 잠이 들고 홀로 하늘의 별을 보며 처량을 떨고 있으려니, 부스스 일어난 아야꼬가 다가왔다.

수도를 출발하고부터, 내가 명상이라는 미명하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안 일행은, 보초도 세울 생각도 없이 꿈나라로 가버렸다.

처음엔 수고하라는 둥, 수고 했다는 둥, 알랑방귀를 꿔대던 일행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당연한 듯, 자고 깨어나는 것이다.

싸가지 없는 일행들이었다.

“루엔님. 제가 가져야 할 펫이 아닌데……. 죄송해요.”

“폴이 말한 것 같은데? 주인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펫이 결정하는 거라잖아. 새끼 때부터 키우는 것도 아니고, 이미 영물이 되어버린 놈이니, 갖고 싶다고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 봉인카드는…….”

“흠. 꽤 비싸지…….”

“얼마나…….”

“몇 만 골드는 하지 않을까 싶은데?”

“헉!”

“농담이야.”

‘쪽’

놀라는 아야꼬의 양쪽 귀를 잡아 당겨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운수대통이라는 말은 이런 데에 쓰이는 말이지. 축하한다.”

“고마워요…….”

아야꼬는 나의 품에 안겨 긴 키스를 했다.

물론 키스뿐이었다.

여자에게 더 이상 꼬이고 싶지 않은 바람인 것이다.

아쉬운 듯 한 눈빛을 보내며 잠자리로 돌아가는 아야꼬였고, 또 다시 하늘의 별을 보며 안타까운 나였다.

무엇이 안타까운 것일까?


어젯밤의 일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킨 체 또 다시 수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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