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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296,576
추천수 :
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6.17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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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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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8쪽

엘루엘(116)

DUMMY

고개를 젓는다. 말귀는 알아듣는다는 소리였다.

“떼어 놓고 온 아가씨가 아가씨의 아가씨 아니었나?”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였다.

손이 날아가고 발이 날아들었지만 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울 뿐이었다.

“그만해요.”

“그만 하라고? 지금 그만두게 됐소? 이런 계집을 프란드리로 데리고 갔다간 무슨 곤욕을 치를지 모르는데 그만두라고? 여기서 죽여 버리고 가든지, 그 썩을 놈들에게 넘기고 가는 게 현명할거요.”

딴에는 맞는 소리였다. 하녀인 듯 한 계집을 데리고 프란드리 영주에게 데리고 가봐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자기 딸은 내팽개쳐두고 하녀만 무사히 끌고 간다면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npc들은 유랑민을 적대하지 않고, 영지의 영주들은 유랑민들이 자신들의 영지에 머물러 줄 것을 요청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귀한 자식까지 잃은 영주가, 귀한 자식은 내팽개치고 하녀만 데리고 온 유랑민을 귀빈취급 한다?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게임상 npc였지만 그들은 게임 속의 현실을 사는 인간들이다.

인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험. 나도 미정님이 계속 이 아가씨를 감싼다면 따로 행동하겠소.”

모두가 같은 생각인 듯 했다.

“아가씨. 프란드리영지 말고 갈 곳은 있나요?”

“메타소니!”

“메타소니? 거긴 어디 붙어 있는 땅덩어리야?”

파티원들이 각자의 지도를 살펴본다.

패고 밟긴 했지만 죽인다거나 놈들에게 넘기고 가기에는 양심이 찔렸던 것이다.

“없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파티였다.

“메타소니 후작영지를 말하는 거냐?”

벙 뜬 얼굴들을 하고 쳐다보는 파티원들이었다.

후작영지라면 꽤 클 것이고 지도상 대충은 나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들 모르는 걸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네…….”

흠. 지도상 메타소니영지는 프란드리 백작영지에서 남쪽으로 보름 정도의 거리였지만, 여기서 가려면 한 달이 넘게 걸릴 것이다.

프란드리영지를 거쳐 가는 게 빠르다는 소리다.

좋은 길 내버려두고 산과 숲으로, 몬스터 세상인 곳을 가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프란드리영지로 가기도 뭐하다.

세상일이란 한치 앞도 못 보기 때문에 프란드리에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일에서 손을 떼고 싶다. 기사의 명예를 건 기사의 부탁도 대충은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와 꼬이기 싫었다.

“메타소니영지는 어디에 있죠?”

“프란드리영지 남쪽, 라이나 제국과 대치한 군사 요충지라네. 그래서 허접한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것이고…….”

“음.”

“헉!”

“말도 안 돼!”

“어떻게 그리 잘 아십니까?”

빈정거리는 어투였다.

허. 저놈이 끝까지 사람 피곤하게 만드네?

“유저라고 말씀하셨지만……. 믿을 수가 없군요. 마법배낭에 활 솜씨. 그리고 남들이 모르는 영지까지…….”

“자네 대한제국 유저지?”

“어. 어떻게…….”

당연히 아니까 물어보는 것이다.

“지존회 소속 아닌가?”

“헉! 누구…….”

허……. 오프라인의 지존회는 길드 마크까지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그 지존회의 마크가 게임 속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건 당연했고 말이다.

주먹을 쥐고 엄지를 추켜올린 마크인 것이다.

처음부터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속을 긁어대니 열불이 안 날수가 없었다.

최고만을 지향하는 모임이 지존길드였고, 지존회였다.

그렇다고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자만하지 말라는 회칙으로 매너게임에 약자를 보호한다는 것을 자부심으로 알고 있는 회원들인 것이다.

그래서 어느 게임이든 지존회의 지존길드는 적대시 하지 않았고, 모두들 우호적이었다.

회칙을 어긴 자들에 대한 처벌은 단호했기에 단 한 번의 잘못으로 인해 제명이었다.

게다가 어긴 죄과를 평가해 제명으로 끝내기도 하지만, 죄가 크고 지존회 본질을 해치는 죄를 지었을 때는, 게임 추방이라는 절대적인 처벌도 있었다.

제명시키고, 보면 보는 족족 죽여 버리는 것이다.

그 아이디로는 절대 게임을 못하게 하고, 다른 아이디로 들어온다 해도, 같은 게이머라는 것이 알려지면 그 또한 보는 족족 죽여 버린다.

그 게임에 더 이상 접속을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지존회는 그만한 능력이 있는 게임광들의 모임이었다.

지존회의 강자는 강자에게 강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요즘 지존회의 회칙이 개판인가 보네?”

“누구십니까? 원. 원로원의 명예회원?”

“이런 개. 쉐. 이가?”

지존회라는 타이틀은 있어도 그 안의 내용은 대외비였다.

외부에 알려진 지존회는 지존회 자체가 다인 것이다.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갈려 있긴 하지만, 차별이 없었다.

모두 지존회인 것이다.

나야 어중이떠중이인 아웃사이더였지만, 게임상 사귀다보니, 친구들과 형님들의 요구로 형편없는 접속률과 케릭임에도 가입할 수 있었고, 그 축에 끼려고 노력과 고생도 많이 했었는데 포기했었다.

지존회를 좋아한다거나 지존회를 위해 케릭을 날려먹을 생각까지 하는, 어쭙잖은 생각은 없었지만, 회칙은 맘에 들었었다.

강자들만의 모임이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첫째로 실력 향상에만 힘쓴다는 모토이니 말이다.

게다가 매너게임을 두 번째로 치는 곳이었다.

한 참을 두들겨 팼다.

그동안 싸인 게 많았다.

처음부터 삐딱하게 보인 모습에, 지금까지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불만투성이로 보였던 것이다.

나이 좀 있다고 깝죽대며 대들려고 하는 놈을 더욱 쥐어 팼다.

“그만하세요. 정말 죽겠어요.”

“기절한 척 하지마라. 그 정도로 기절 안 해. 이놈아…….”

엉거주춤 일어서는 놈이었다.

“죄송합니다.”

“네 심사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만, 꼬인 심사를 타인에게 내 보여서야 지존회 일원이라고 할 수 있겠나?”

게임시간으로 몇 개월 만에 두 번이나 죽은 유저가 바로 이놈이었다.

먼 산만 바라보는 놈이었다.

“나 또한 일원이긴 하지만, 아웃사이더라 네게 이런 말 할 자격도 없다만, 최고를 추구하는 만큼 모든 것에서 최고였으면 하는 게 내 마음이다. 그리고 이 아이는 내가 책임질 테니까 모두 뉴이런항구로 떠나도록 하게. 조만간 뒤 쫒아 올 것 같군.”

“혼자서 괜찮으시겠어요?”

“도망 다니는 데는 이골이 났으니 잡힐 일은 없네.”

“어련하시겠습니까? 그 실력으로 떼몰살 시키지 않은 것만으로도, 놈들은 감지덕지 해야 할 겁니다.”

“아직 덜 맞았냐?”

“험. 사실대로 이야기 한 겁니다. 헤어지고 꿀꿀하고 찜찜한 기분을 느끼는 것처럼 신경 쓰이는 일은 없으니까요. 정확히 알아야 다른 분들도 편안히 갈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 네 말이 맞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살인이야 그렇다고 쳐도, 상대도 안 되는 자들을 귀찮다고 다 죽일 수도 없겠지. 피하면 그만인데……. 나 먼저 가네. 모두들 무사귀향을 빌겠네. 아! 미경이라고 했던가? 길마하고는 잘 되어가나?”

“네? 어떻게…….”

“허허. 알 것 없고, 그 녀석 좋은 놈이야. 게임에 빠져 살지만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 아니겠나? 빨리 국수 좀 먹었으면 하네. 허허…….”

아가씨를 안아들고 어둠 속으로 길을 달렸다.

“루엔님……. 누구시죠?”

“좀 더 늦어질 것 같다는 말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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