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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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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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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루엘(130)

DUMMY

“던전을 찾을 수 있는 지도에요!”

“오호. 그리 간단한 말을 어렵게 알려주는 이유가 있나?”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말이었다.

이번엔 오야봉의 목에 칼날이 박혀들었다.

“으…….”

“어렵게 단서를 찾아서 알아낸 정보에요. 비싼 정보라구욧!”

허. 맞는 말이다. 한 두 놈 죽는다고 특급 정보를 유출할 도둑놈들이 없을 테니 말이다.

“좋아! 내가 심심해서 그러는데 이 늙은이도 껴주는 게 어떤가? 아! 물론 자네들의 지분을 나누어 달라는 말은 아닐세. 단지 나의 심심함을 달래기 딱 좋은 일인 것 같아서 말이야.”

마법을 켄슬하고 오야봉을 쳐다보았다.

하얗게 변한 얼굴에, 피가 흐르는 목을 부여잡고 고개를 끄덕인다.

거절했다가는 언제 죽을지 모를 판인 것이다.

“그리고 말일세. 내 앞에서 똥 폼 잡지 말게. 역겹거든?”

인상이 확 구겨지는 놈이었다.


내가 있는 저택의 인간들은 막말로 던전탐사대 형식의 도둑들이었다.

던전하나 발굴하면 거기에서 얻어지는 이익이 막대했던 것이다.

예전에 내가 했던 방식대로, 던전을 발굴해서 던전 가까운 곳의 거대길드와 계약을 맺는 것이다.

던전을 넘기고 거기서 나오는 이익을 분배받는 형식이었다.

아직은 이동마법진이 보편화 되어있지 않았기에 싸움도 많이 일어났지만, 차츰 안정되어가는 추세였다.

던전발굴!

말이 발굴이지 바다에서 나뭇잎 찾기였다.

이들이 찾고 있는 지도 또한 우연찮게 들어온 정보로 인한 것이었단다.

아무런 생각 없이 팔아버린 지도였단다.

물론 이들이 아닌 지도를 지니고 있던 타 유저가 말이다.

웬만한 지도는 모두 그 마을이나 영지, 왕국 등이 표시되어 있지만, 세상에 널린 게 왕국이고 영지이며 마을인데, 그 지도에 표시된 마을이 어디 붙어있는지 알 수도 없는 것이다.

돈이 궁하다 보면 아무렇게나 팔리는 지도인 것이다.

그런데 던전탐사대는 소문을 토대로 마을이나 영지 지도가 아닌, 던전지도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 주인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지도는 몇 번의 주인이 바뀌었다.

또한 던전탐사대는 지도를 산 사람들을 추적하고, 또 추적해서 결굴 위치를 알아냈지만, 그곳에는 본가의 기사들이 둘씩이나 버팅기고 있었기에 들어갈 꿈도 꾸지 못했다는 것이다.

베네토리가의 소영주를 보필할 기사가 허접하다면 세상의 웃음거리일 테니, 본가에선 고르고 고른 정예를 보낸 것이니 무서울 만도 했다.

그들은 여태껏 기다렸고, 소영주가 떠나는 것을 보고는 쾌재를 불렀지만, 검술 선생이 아직까지 버팅기고 있기에 또다시 시간을 허비했단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검술 선생의 흔적이 사라지자 떠난 줄 알고 담치기를 감행했는데 판단미스였던 것이다.

게다가 검술선생이 마도사급 마법사라니…….

세상에 마검사가 없진 않지만, 마도사급에 오러를 사용하는 마검사가 존재한다는 소리는 없었다.

‘괜히 마법을 썼나?’ 하고 자책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어차피 알려질 일이었고, 비밀을 지켜달라는 말로 묻어버렸다.

그들과 헤어진 후, 백작가로 들어온 후 집사를 불러 사들여온 물건들이 어디 있는지 추궁했다.

집사는 황당해했다.

주인도 아닌 것이 주인 행세하는 것도 눈꼴 시린데, 이제는 대놓고 백작가의 물건을 내놓으라고 추궁까지 해대니 속으론 열불이 날 것이다.

그렇다고 덤비자니 뒤탈이 무서울 것이고 말이다.

귀하디귀한 소영주를 패는데, 사정 봐주지 않는 꼴을 봐온 것이다.

아무리 검술 선생이라 하더라도 가르치는 귀족자제를 무자비하게 패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무자비가 무엇인지 몸으로 가르쳐 주었으니, 보는 집사나 그 외의 하인들과 하녀들이 몸서리 치는 건 당연할 테고 말이다.

속으로야 무슨 욕을 해대던지 나는 나의 볼일만 보면 된다.

집사는 지하 창고로 내려가서는 석실 한곳을 열어 주었다.

석실 안에는 오만 잡동사니들로 발 디딜 곳이 없었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고, 정말이지 엄청난 잡동사니 창고였다.

“아니, 이런 쓰레기들을 어디에 쓴다고 사들였는가?”

“저도 모릅니다. 백작님께서 시키신 대로 시행하는 것이니까요.”

말인즉, 골동품처럼 생긴 것이면 모두 사놓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다행이나마, 관련된 품목별로 정리는 해놔서, 찾는 데는 지장이 없을 듯 했지만, 지도처럼 생긴 양피지만 해도 산더미였다.

이 중에서 어떤 것이 그놈들이 찾는 지도인지 어찌 알겠는가?

몇 장 뒤적이다 포기해 버렸다.

나의 대륙지도에도 복사가 안 되는 허접투성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많은 지도를 배낭에 우겨넣고, 두 눈만 껌벅이며 입만 삐죽이나 집사를 뒤로하고 지하창고를 나와, 자칭 던전탐사대의 본부라는 곳에 와서, 그 많은 지도를 집무실에 쏟아 내놓았다.

“찾아봐!”

여러 개의 눈빛이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지도인지도 모르는 것을 어쩌겠는가. 지들이 찾아내야지…….

혹시나 던전을 표시한 지도가 더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놈들을 감시했다.

몇 시간 동안 쓰레기들을 뒤적거리며 불평불만을 토로하던 오야봉이 눈을 빛내며 한 장의 지도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이거 고대 룬어 같은데?”

“어디 좀 봅시다.”

다른 한명의 사내가 잽싸게 낙아 체더니 고대 룬어를 해독했고, 나도 옆에서 해독하며 읽었다.

‘태양이 뜨겁게 비치는 광활한 모래위에 생명이 움트는 푸르름. 너를 이곳에 묻는 나의 심정을 아는가?’

막말로, 너의 무덤이 뜨거운 사막의 오아시스에 있다는 말이었다.

한참을 더 해독한 끝에 허무함을 들어내는 사내였다.

헤이론 왕국에 사막? 웃기는 소리다.

사막을 찾으려면 수십 군데나 뒤져야 했고, 타 왕국에도 수십 개씩 존재하는 곳이 사막이었다.

그나마 큰 사막이 많지 않았지만, 지도에 적힌 글로는 큰 사막인지 작은 사막인지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라면 그 많은 사막의 지도가 없다는 것이고 말이다.

“이 지도의 형태를 보고 생각나는 곳이 없나?”

“글쎄요. 딱히 집히는 곳이 없군요.”

자신의 지도들을 꺼내 대조를 해보는 사내였다.

이들은 서로 다른 직업을 특화시켜 던전탐색을 한다.

오야봉은 감정과 분석 등, 남들이 말하는 걸 듣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린다.

한명은 고문서 해독과 같은 직업, 한명은 지도를 다른 한명은 도둑, 한명은 탐색과 추적.

이렇게 특화된 직업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해서 맞춰가는 방식이었다.

“일단은 다른 것도 확인해 보도록 합시다.

또 다시 지루한 작업을 시작한다.

한명이 본 것을 다른 사람이 보는 식으로 한 장의 지도를 다섯 명이 모두 번갈아 보는 것이다.

정말 하품 나오는 광경이었다.

이놈들은 질리지도 않는 모양이지만, 나는 지루하기 짝이었다.

예전에 골방생활을 어찌 했는지 모르겠다.

아침부터 시작한 지도 확인 작업은 이틀에 걸쳐서 마무리되었고, 나는 지켜보는 것을 포기하고는 저택구경과 명상으로 시간을 때웠다.

저녁때가 되어 4장의 지도를 책상위에 펼쳐놓고 탁상공론을 하며 분석을 하고 있었다.

“어이. 잘들 되어가나?”

한쪽 구석에 쳐박혀 있는 쓰레기들을 배낭에 넣고 자리를 잡았다.

“이 지도를 보십시오. 혹 아시겠습니까?”

나는 게임상의 지도만 볼 줄 알지, 선만 여기저기 그어져 있는 그림 따위엔 관심이 없다.

못 배운 놈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속 뒤집히는 소리였다.

“결론만 말해!”

싸늘한 목소리였다.

“음……. 케이?”

“흠흠. 이 지도상에 나타난 능선을 종합해 보면, 헤이론왕국 남쪽에 위치한 차크란 남작영지의 메이룬 산맥과 비슷합니다.”

“일단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기간은 얼마나 걸리겠는가?”

“빨리 가면 한 달이고 늦는다 싶으면 한 달 보름?”

그럼 최소 왕복 3달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정확한 지점을 찾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말이다.

“언제 출발할 예정인가?”

“내일 아침에 바로 출발하려고 합니다만…….”

“알았네. 또 다른 건?”

“나머지는 차분하게 조사해 봐야겠습니다. 하루 이틀에 알아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내일 새벽에 이곳으로 오면 되겠는가?”

“그러시죠.”

백작가로 돌아와 마리에게 여행 좀 다녀오겠다는 말과, 아이란이 지하에서 나오면 말해달라는 소리를 하고 여행준비를 했다.

여행준비?

그냥 뒹굴뒹굴 노는 게 준비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백작가의 식량창고를 조. 오. 금 털었고 말이다.

어렸을 적 소풍가는 설레임으로 던전탐사대의 아지트로 오니, 모두 떠날 준비가 되어있었고, 즉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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