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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니 님의 서재입니다.

능력자배틀대회 - 클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타라니
작품등록일 :
2015.02.08 17:31
최근연재일 :
2018.08.02 17:4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5,735
추천수 :
729
글자수 :
212,726

작성
15.11.18 08:59
조회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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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6쪽

13화 - 강탈(3)

DUMMY

무능력함.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어렸을 적부터 '최상급 능력'이라고 평해지는 '얼음'의 소유자로서 나는 언제나 또래들로부터의 알 수 없는 존경(?)의 눈길을 받았다. 뭐, 그게 부담스러워서 어느정도 나이를 먹은 뒤에는 내 능력을 숨기긴 했다만…이건 뒤로 넘겨두고.

어쨌든 나는 '얼음' 덕에 어렸을 적부터 능력이 약해서 하는 걱정따위는 버려놓고 자랐다. 내 능력을 남에게 숨기고 있다고 해도, 나는 내 능력을 알고 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자신감이 내 행동거지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 내 꼴이 뭔가?

그 '얼음'을 빼앗겼다. 고작 '능력 강탈'의 능력을 가진 놈에게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쪽팔림!

무능력함과 더불어서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나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있었다.


'일어날 타이밍을 놓쳤다!!'


그래, 이게 제일 문제다. 사실, 나 정신 차렸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져 있을 때라는 것이 문제였었다.

내가 정신을 차려서 살짝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내 주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을 확인한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지금 눈을 뜨느니 차라리 청린 형이 나를 숙소로 데리고 가면 그때 깨어난 척을 하자고.

그런데, 거기서도 약간 문제가 발생했다. 분명 한국에 있어야 할 나의 약혼녀인 이민지가 이곳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유일한 탈출구라고 할 수 있었던 청린 형은 이민지와 동시에 이곳에 나타났다.


'이런 쓰펄!! 뭐야!!'


나는 속으로 욕했다.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건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본의 아니게 생각할 시간이 많이 주어지자, 나의 머리로도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건지에 대해서 상당히 가능성이 높은 추리를 내놓을 수가 있었다.


'유이준. 한국에 돌아가면 너를 반드시 죽이리라. 그리고…'


유이준.

그 놈이 '그 사진'을 이민지에게 보여줬기 때문에, 이민지가 지금! 이 시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유이준은 이민지와 아무런 면식이 없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징검다리 역할을 해줬다는 말이 되고. 나와 유이준의 공통된 지인이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해줬을 것이다. 그리고 나와 유이준의 공통된 지인. 그리고 이민지와도 면식이 있는 존재.

중학교 때부터 이어진 악연. 나에 대해서 나만큼이나 잘 알고 있는 존재. 무엇보다도 제현과 이민지의 관계까지도 알고 있는 존재!!!

딱 하나!!


'구민우. 너를 살리면 내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


나는 속으로 그렇게 다짐했다.


*

*

*


물론, 그 시각 한국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던 구민우는 갑자기 느껴지는 한기에 몸을 떨어야 했다.


'뭐지? 왜 갑자기 춥지? 설마…제현이가 내가 한 상큼한 장난을 눈치챈 건가?'


구민우는 문득 불안해졌다. 만약 자신이 한 상큼한 장난이 제현에게 들킨다면, 그 뒤는 아마도 처참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하지만…제현이야. 그 제현이라고.'


자신이 장난을 친 존재가 제현이라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도 구민우는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가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친구 제현이라는 녀석은 머리를 쓸 녀석이 아니다. 절대로 깊이 생각에 빠지는 녀석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민우가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예외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것을 까먹은 채로 말이다………


*

*

*


'제길. 언제 일어날까?'


지금 내가 누워있는 곳은 숙소의 푹신한 침대. 이 침대로 말하자면, 굉장히 푹신푹신해서, 과연 이곳이 나름대로 좋은 호텔이구나~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과 동시에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다'라는 옛 말을 증명해주고 있는……

내가 지금 무슨 개소리를 짓거리고 있는 거지? 상황이 너무 이상하게 돌아가다보니까, 그만 현실도피를 하려고 한 걸지도…

지금 내 상황?

겉으로 보면 마음 편하게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

속으로 보면 일어날 타이밍을 놓쳐서 어색해 죽을 것 같은 사람.

이게 내 상황이라고! 대충 이해가 돼? 안 돼? 그럼 조용히 있어! 사람 신경 건들지 말고!

……미안. 내가 신경이 너무 날카로워져서 그래.

그래! 그냥 쪽팔림을 감수하고 공원에서 처음 정신 차렸을 때, 일어났어야 했어. 내가 언제 사람들 시선 신경쓰면서 살았다고, 계속 기절한 척을 한 건지…흑흑. 응? 이곳으로 오는 차 안에서 일어나면 되지 않았겠냐고? 아니, 나도 그러려고 했지. 그런데…살짝 눈을 떠서 주위를 둘러보니 이민지가 나를 너무 걱정스러운 눈길로 쳐다보고 있더라고. 그 눈빛이 너무 당황스러운데다가 부담스러워서리………또! 타이밍을 놓쳐버렸고, 그게 길게 길게 이어지다보니……


'이 꼬라지가 난 거지.'


게다가 청린 형과 이민지의 대화를 듣다보니,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 감이 잡힌 모양이다. 결국 나는 끼지도 못하고, 그저 결정된 대로 이스라엘로 가게 생겼다. 아니, 뭐…딱히 싫은 건 아니지만.


'이제 슬슬 일어나야.'


무엇보다도 문제는 이거다! 능력을 빼앗긴 건 빼앗긴 거고. 다시 찾으면 되니까 딱히 문제는 없지만! 이거 어쩔거냐고! 이 분위기! 지금 내가 일어나면 안 될 것 같아. 본능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응? 본능?


"내가 언제 그런 거 신경썼다고!!!!"


아…쓰벌. 이 단세포 생물아! 이걸 육성을 내뱉다니. 청린 형과 이민지의 시선이 나에게로 모인다.

나는 최대한 웃으면서 말한다.


"하…할룽?"


아…미치겠다. 두 사람. 눈이 약간 싸해. 꼭 눈으로 "괜히 걱정한 건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잖아! 괜히 걱정한 거 아니야. 나 진짜 기절했었다고! 물론 정신을 차린지도 꽤 됐지만.


"하…하…저기 추워요."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당분간 고생 좀 하겠다.


작가의말

으헤헤헤, 오늘 수요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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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14화 - 제현을 찿아서(3) 15.12.28 376 3 8쪽
61 14화 - 제현을 찿아서(2) 15.12.25 306 1 8쪽
60 14화 - 제현을 찿아서(1) +1 15.12.22 341 1 6쪽
59 13.5화 - 제현이 없는 클립스 스쿨(5) +2 15.12.17 403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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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13.5화 - 제현이 없는 클립스 스쿨(2) 15.12.06 36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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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 강탈(3) 15.11.18 373 3 6쪽
52 13화 - 강탈(2) +1 15.11.14 469 1 8쪽
51 13화 - 강탈(1) +2 15.11.13 488 1 10쪽
50 12화 - 임무의 시작(3) +1 15.09.28 549 3 9쪽
49 겨우 하는 휴재공지.......;; +3 15.08.23 590 2 1쪽
48 12화 - 임무의 시작(2) +1 15.07.08 574 5 7쪽
47 12화 - 임무의 시작(1) +1 15.07.05 1,218 3 7쪽
46 약간의 휴재가... +2 15.06.28 546 1 1쪽
45 11화 - 이상한 동행자(2) 15.06.17 554 3 6쪽
44 11화 - 이상한 동행자(1) +1 15.06.10 818 6 6쪽
43 10화 - 출국(3) 15.06.03 623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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