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금 나와 아버지는 마주보고 앉아있다. 그리고 우리 둘 사이에서는 어색하고도 미묘한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그런 것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 미묘한 분위기. 이 분위기의 원인은 방금 아버지가 하신 한 마디의 대사 때문이다. 아버지가 방금 나에게 한 말은 솔직히 나로서는…아니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면야 그 누구라도 이해하기가 많이 힘들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솔직히 방금 아버지의 대사는 이제 오늘 갓 고등학교에 입학식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피곤한 몸을 달래고 있는 아들에게 할 말은 절대로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니라, 그 누가 들어도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셨다 이 말이다.
아마 내 귀가 들었던 소리가 100% 맞겠지만 그래도 확인차 다시금 질문했다.
"저기 아버지. 방금 뭐라고?"
"전학가라고. 내 말 알아들었지?"
그러시고선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잠까아아아아아아아안~~~!!"
"뭐?"
따지는 듯한 말투다. 이봐요 아버지. 제가 할 말을 아버지께서 하시면 어떡합니까, 예?
"아니 내말은! '뭐'가 아니라고~~~~~~~~~~!! 오늘 고등학교 입학식이라서 새로운 마음, 새 뜻으로 산뜻~하게 새 학교에 다녀온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뭐?'전학가'??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음? 아들아 뭔가 문제라도?"
정말로 뭐가 문제인지 이 분은 모르시는 걸까?
…아니 생각해보면 우리 아버지라면 어쩌면 정말로………
이게 아니라!!
"이 나라에서 입학 하루만에 전학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여기 있잖느냐."
"그게 문제가 있는 거라고!! 문제가 있는 정도가 아니잖아!! 하루 만에 전학이 될 것 같아?!!"
"걱정 말거라 처리는 내가…"
나는 내 근처에 있던 배게를 쥐고 아버지에게 던졌다. 그리고 그 배게는 아버지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그 덕에 약간 죄송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그것은 잠시뿐. 이런 상황에서 내가 뜻을 굽힌다면 언제나 아버지의 뜻대로 나는 보통 사람이라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되는 행동들을 당해왔다.
여기서는 마음을 굳게 먹고!!
"이런 망할 아버지!!! 그제만 해도 입학 축하한다며!!"
그러자 아버지는 고개를 돌리고 혼잣말을 하기 시작하셨다. 하지만, 알 수가 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라는 것을 말이다.
"아니…사람이 말이야…하루 만에 맘이 바뀔 수도 있는 거지. 그렇다고 3년간 계속 같은 학교 다니는 네가 지루할 것 같아서…"
"아니!! 그러니까 오! 늘! 입학했단 말입니다!!"
그런 내 말에, 아버지는 드디어 약간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더니 이내 표정이 밝아지면서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 한다.
"흠, 좋다. 그럼 내일 전학으로 바꾸자"
“달라진 게 뭐가 있는데~~~~~~~~~~~~!”
“달라진 게 왜 없니? 아들아? 오늘에서 내일로 바뀌었는데.”
“결국! 내일부터는 다른 학교에 간다는 건 똑같잖아!”
“눈치챘니? 허허”
이 아저씨가 진짜…너무 환하게 웃는 거 아니야? 그래서 더 짜증나려고 하네.
“왜 그렇게 나를 전학시키지 못해 안달인거야? 응? 아버지?"
"그건 말이다 아들아!!"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천천히 운을 떼기 시작하시는 아버지. 내 17년의 짧지 않았던 인생 동안 아버지의 저런 모습은 감히 입에 올리건데, 처음으로 있는 일이라고 단언을…
"그건…?"
아버지의 진지함에 감염되어, 나까지 진지해지면서 입이 마르고,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아버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학을 해야 이 이야기가 시작을 한다는 구나"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이지.
아아~신이시여 더 이상 저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소서.
- 작가의말
대충 요런 분위기로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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