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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178,79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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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5,689

작성
22.01.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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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1)

DUMMY

21.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1)



박예찬은 『맥실러스』 효능이 여러 방면으로 효과를 드러내자 슬슬 자신감이 올랐고 입이 근질근질해지기 시작했다


과외를 하던 학생 장민주가 넘사벽이었던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고, 그의 아버지는 뇌졸중 재활치료를 단 1달만에 거의 완쾌되다시피 했다. 그리고 자신은 무슨 공부든 마음만 먹으면 천재 수준으로 습득할 수 있었다.


‘내가 천재를 만들 수 있는 약물을 개발했다.’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었다.


그 자신도 『맥실러스』를 되도록 숨겨야 한다는 사실을 이성적으로는 판단되었지만, 감정적으로는 드러내어 자랑하고 싶은 욕망이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었다.


길을 가다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지친 표정을 가진 학생들을 보면 달려가 『맥실러스』를 먹이고 싶었고 간혹 뇌졸중으로 다리를 절고 있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보면 민주 아버지와 같이 도움을 주고 싶은 욕망이 마구 솟았다.


그는 겨우 이성으로 감정을 죽이고 출근을 했다.


박예찬은 입사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는 『맥실러스』의 도움을 받아 일취월장하고 있었지만 동기인 김가영은 여전히 헤매고 있었다. 그는 도와주고 싶었지만 『맥실러스』 비밀을 또 한사람이 알게 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렇다고 몰래 그녀에게 『맥실러스』를 먹일 수도 없었다.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신약물질을 먹이는 것은 곧 범죄행위였다.


안타깝지만 그녀를 적당히 도와주는 선에서 생각을 정리했다.


박예찬은 자신이 속한 LAB No.7에서 연구 중인 과제에 대해 자꾸 의심이 들었다.


노인성 치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들이 뇌에 서서히 쌓이면서 신경섬유다발이라는 비정상적인 물질을 생성시키고, 그 물질이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특히 비정상 단백이 기억력과 인지 능력에 중요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매개로 하는 신경세포들이 모여 있는, 전뇌의 기저부에 침착되어 기억 장애를 초래한다.


‘치매환자 치료 예상 치료물질인 뉴트로아타민의 효능 및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동물 실험’는 모르모트에게 뉴트로아타민을 투여 후 치매의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농도를 측정하여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하는 연구였다.


그 물질들의 농도를 측정하는 일은 신입 연구원에 맡기지 않아 구체적인 것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치매가 유발된 모르모트의 행동이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값은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었다.


신입 연구원 박예찬과 김가영이 맡은 일은 모르모트 혈액을 채취하는 일과 모르모트에게 치매를 유발하도록 만들고 그들의 행동을 추적하는 일이었다. 즉 모르모트를 미로에 집어넣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 한번 갔던 미로의 길을 기억하는지를 확인하는 것 – 미션을 수행하는 지를 보고 일정 시간을 초과하는 모르모트를 치매 쥐라고 판단하는 일이다.


그렇게 치매라고 판단되는 모르모트는 다음 단계로 넘겨 뉴트로아타민을 투여하고 비정상물질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농도를 측정했다.


그런데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농도가 50%나 낮아졌다고 판정된 모르모트의 들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은 점차 더해졌다. 농도가 낮아졌다면 기억을 못하는 현상이 더 이상 악화가 되지 않고 호전이 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예찬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도 아직 단정은 할 수 가 없었다. 워낙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박예찬은 8층에 있는 연구지원실에 실험도구 구매요청서를 보내고 계단으로 내려왔다. 그는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주로 비상계단을 통해 오르내렸다.


“하하! 걱정하지 마시라니까요!”


계단으로 내려오는데 아랫층에서 No.7 연구실 Chief인 책임연구원 권호민 목소리가 들렸다.


‘아씨! 재수없는 인간과 마주치겠네···’

박예찬은 그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다른 층으로 나가려고 몸을 돌렸다.


“내가 연구 데이터를 좀 손봤으니 걱정할 것 없어요. 언론에 흘려도 됩니다.”


그 순간, 박예찬은 동작을 멈추었다.


‘어라? 데이터를 손봤다고?’


박예찬은 『맥실러스』의 도움으로 일반사람들보다 청각이 예민해져 있었다.


『맥실러스』 효과를 본다고 해서 더 많은 소리를 듣거나, 더 먼 곳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니었다. 귀로 듣는 음량은 같았지만 주변 잡음을 걸러내고, 듣고 싶은 소리만을 골라내는 감각기능은 더 뛰어났다.


마치 같은 하드웨어 사양의 레이더라도 신호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성능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미국이 자국산 무기를 수출할 때, 다운-그레이드하여 수출하는 수법이었다. 같은 하드웨어 사양이더라도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낮춤으로써 기능을 축소시켜 수출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박예찬의 귀에는 일반사람들과 동일한 음량이 도착하지만 그의 뇌에서 신호처리를 더 빨리, 더 선명하게 함으로써 멀리서 들리는 소리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비상계단은 밀폐된 공간이어서 소리는 더욱 잘 들렸다.


“내 동생들에게도 매집하라고 미리 일러 뒀습니다.”


“에이, 선수가 왜 그러십니까? 개미들이야 늘 찌라시 소문에 이리저리 몰리지 않습니까?”


“···..”


“일주일 후에 내 동창이 근무하는 A일보에 우리 연구 결과가 흘러갈 겁니다. 그전까지 작전을 끝내야 할 겁니다.”


“예··· 예··· 그나저나 보낸다고 한 건 언제쯤···”


“하하··· 감사합니다.”


“······.”


“연구결과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닙니까? 어찌되었든 우리 걱정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hief 권호민은 통화를 마치고 주위를 살피고는 비상계단을 빠져나갔다.


“휴우··· 이 일을 어떻게 하지?”


박예찬은 엄청난 비밀을 듣고는 하늘이 노랬다.


연구원에게서 데이터 조작은 과학자 세계에서 심각한 일이었고 곧장 퇴출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것을 이용해서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하고 있는 듯했다. 이 일이 밝혀지면 자신과 연구실뿐만 아니라 회사까지도 위험할 수 있었다.


일단 판단은 뒤로하고 객관적인 증거부터 확보하라고 그의 뇌는 메아리 치고 있었다.


“그래, 증거부터 모으고 생각하자···”


그는 계단에 앉아 잠시 생각했다.


‘우선 그가 통화한 내용을 업무수첩에 기재해 두자. 그리고··· 그래! 쓰레기 통을 뒤지자. 분석한 데이터 값이 감열지로 출력되지··· 그걸 모으면 어느 정도 증거가 될 거야···’


박예찬은 폐기물을 버리는 곳으로 갔다.


연구소의 폐기물은 3종류인데 주로 생화학 물질을 버리는 폐기물통이 있었고, 그리고 연구서류를 폐기하는 곳과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있었다. 생화학 폐기물과 서류 페기물은 전문업체에서 수거하여 폐기하는데, 양이 많지 않았기에 일주일에 한 번씩 수거하고 있었다.


그는 No.7 연구실에서 나온 듯한 쓰레기 봉투를 모두 찾았다. 그리고 그걸 들고 자신의 차에 실었다.


퇴근해서 집에 간 그는 쓰레기들을 뒤졌다. 일단 감열지를 모두 분리해냈다.


“어···?”

감열지를 분리해 내는 과정에서 찢어진 연구결과기록지도 발견되었고, 찢어진 통장도 발견되었다. 일단 그는 모두 모았다.


찢어진 연구결과기록용지는 숫자를 지우고 새로 쓴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찢어진 통장의 계좌주인은 처음보는 이름이었고 거래내역은 전혀 없는 빈 통장이었다. 박예찬은 그것이 차명계좌임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흐흠···”

많은 자료가 있었기에 박예찬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감열지까지 분류하였다. 감열지에 찍힌 숫자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밀로이드의 농도 수치는 0.079~0.023㎕사이였다. 다른 연구결과의 수치와는 대역폭이 달랐기 때문에 확연히 구분되었다. 그에 비해 타우 농도 수치는 7.3~25.0㎕였기에 분류가 쉬었다. 그리고 감열지에는 농도를 체크한 날짜와 시간, 기계번호까지 찍혀 있었다.


A4용지에 감열지를 날짜별로 하나하나 붙였다. 그 일로 밤을 꼴딱 샜다.


그는 다음날 출근해서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그의 머리에는 『맥실러스』가 꽉 차 있었지만 결정을 쉽사리 하지 못했다. 머리가 좋아진 것과 정확한 판단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책임연구원 권호민은 뭔가 기분이 좋은 지 히죽거리고 다니고 있었다.


박예찬은 얼른 주가 현황 화면을 열었다. ‘C & B사로 셀 오프 바이오’의 주가가 벌써 상한가 가까이에 오르고 있었다.


‘이런 개XX!’


박예찬은 Chief가 주가조작의 원흉임을 깨닫자 분노가 일었다. 그는 벌떡 일어섰고 그리고 반차를내고 차를 몰아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로 찾아갔다.


박예찬은 먼저 내부고발자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고, 금감원 사법경찰은 그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는 밤늦도록 진술을 했다.


박예찬은 통화내용을 기록한 자신의 업무수첩과 찢어진 계좌통장, 그리고 분류한 데이터 검출 감열지를 제출했다.


금감원 특별사법경찰들은 완벽한 증거를 보고 오랜만에 큰 건수 하나 건졌다고 좋아했고 수사할 때도 박예찬을 정중히 대했다.


금감원에 고발한 이후, 박예찬을 출근해서 Chief인 권호민을 볼때마다 이를 뿌드득 갈았지만 그로서는 어찌할 수 없어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한달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박예찬은 금감원 특별사법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믿는 동안에, ‘C & B사 셀 오프 바이오’의 ‘치매 치료 물질 개발 임박!’이라는 소문이 여의도 찌라시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고 이어서 TV뉴스에서도 보도되기 시작했다.


찌라시 소문에 ‘C & B사’의 주가는 여러 번 상한가를 쳤고, 언론에 공개되자 소폭 상승을 유지하고 있었다. 작전세력들은 엄청난 이익을 실현한 후에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주가는 점차 처음의 주가로 떨어졌다.


작전세력에게 당한 많은 개미들은 허망한 마음으로 한강대교 주변을 서성이고 있을 것이 눈에 선연히 보였다.


원체 바이오 주식 투자 특성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었기에 개미들은 쓴 속을 달래며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박예찬은 기대했던 것과 다른 흐름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는 이번에 하루 휴가를 내어 금감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를 반겼던 수사관들을 만날 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 박예찬 만나기를 피하는 눈치였다.


결국 박예찬은 수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공무원을 만나 커피한잔하고 금감원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공무원들은 윗선에서 결정한 일은 뒤엎을 만한 힘이 없습니다.’


박예찬은 공무원이 한 말이 귓가에 계속 맴 돈 채 금감원 정문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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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첫걸음 – ㈜ YC바이오 (1) +1 22.01.13 2,137 49 13쪽
25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2) +3 22.01.12 2,122 54 12쪽
24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1) +8 22.01.11 2,153 52 14쪽
23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3) +5 22.01.10 2,130 55 13쪽
22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2) +3 22.01.08 2,140 53 11쪽
»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1) +1 22.01.07 2,215 49 11쪽
20 반사 신경 (2) +3 22.01.06 2,190 55 12쪽
19 반사 신경 (1) +1 22.01.05 2,221 53 11쪽
18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3) +1 22.01.04 2,239 57 12쪽
17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2) +3 22.01.03 2,235 60 14쪽
16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1) +7 22.01.01 2,359 58 12쪽
15 스타 탄생 예고 (2) +2 21.12.31 2,373 59 11쪽
14 스타 탄생 예고 (1) +2 21.12.30 2,431 60 13쪽
13 뇌졸중 (2) +2 21.12.29 2,420 64 14쪽
12 뇌졸중 (1) +6 21.12.28 2,416 62 11쪽
11 상상 못할 제안 (2) +5 21.12.27 2,439 60 10쪽
10 상상 못할 제안 (1) +1 21.12.25 2,519 60 12쪽
9 천재 소녀 탄생 +3 21.12.24 2,597 60 11쪽
8 셀프 마루타 (5) +2 21.12.23 2,593 61 11쪽
7 셀프 마루타 (4) +2 21.12.23 2,602 59 10쪽
6 셀프 마루타 (3) +5 21.12.22 2,640 58 11쪽
5 셀프 마루타 (2) +2 21.12.22 2,702 63 13쪽
4 셀프 마루타 (1) +7 21.12.21 2,867 63 12쪽
3 어! 이거 뭐지? (3) +6 21.12.21 2,959 67 13쪽
2 어! 이거 뭐지? (2) +2 21.12.20 3,114 67 14쪽
1 어! 이거 뭐지? (1) +24 21.12.20 4,418 8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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