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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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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연재수 :
1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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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794
추천수 :
4,439
글자수 :
575,689

작성
21.12.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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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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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
10쪽

상상 못할 제안 (2)

DUMMY

11. 상상 못할 제안 (2)


뇌졸중 물리치료는 뇌의 괴사된 부분을 대신할 새로운 영역을 만들려는 일종의 훈련이었다. 아이가 걸음마를 하는 것처럼···


박예찬은 『맥실러스』가 뇌의 한 영역을 만드는데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오른손잡이인 그가 왼손으로 글씨를 자연스럽게 쓰고, 왼손으로 마우스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박예찬은 뭔가 도움을 줄 해법이 있었지만, 이야기를 꺼내기도 힘들었고 마땅히 설명할 방법도 없었다.


그는 일단 민주의 수능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수능이 끝나면 민주 어머니에게 제안하기로 생각했다.


박예찬은 회사, 과외 이 딱 2가지만 생각했다.


장민주의 실력은 이제 자신의 실력으로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었다. 그는 그저 장민주를 격려하고 채점만 하는 정도였다. 거의 틀리지 않았지만 좀 이상한 문제에서는 장민주도 헷갈려 했다. 그런 문제는 십중팔구 출제가 잘못된 문제였다.


**


드디어 11월 17일, 매년 11월의 세번째 목요일에 치르는 수능일이었다. 수능 시험을 치르는 날은 유독 춥다는 징크스가 있었지만 올해는 그다지 춥지 않았다.


박예찬은 그날만큼은 회사에 월차를 내고 시간을 비웠다.


그날도 여지없이, 평소 용량보다 2배를 넣은 아메리카노를 민주에게 빼앗겼다.


“임마, 입댄 것 다 마셔! 나도 너 마시던 것 마시기가 지겹다.”


“호호호, 처녀가 먹던 것을 먹으면 회춘한데요. 선생님도 회춘 좀 하세요.”


평소와 달리 장민주는 약간 야한 농담을 하며 커피를 홀짝였다.


“어허! 어린 애가 못하는 소리가 없네···”

박예찬은 짐짓 어른 흉내를 내며 말했다.


박예찬이 모는 승용차를 타고 고사장에 도착한 그들은 시험시간 약 30분전에 도착하였다.


그는 시간 계산을 하였다. 약 30분전에 『맥실러스』가 든 커피를 마셨고, 앞으로 30분후에 시험이 시작되니 그때는 혈중농도가 최고치에 이를 것이다. 그는 계산이 끝나자 든든했다.


“야! 소심쟁이야! 이러 저런 생각하지 말고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이 정답이야!”


“나 소심하지 않거든요.”


“사람이 생각이 많으면 삶이 고달프다.”


박예찬은 그렇게 말하고 나니, 이 멘트가 어디선가 많이 듣던 멘트였다.


‘아하! 영화 타짜에서 나오는 대사구나···’


그렇게 “하고 있는 사이에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 민주 어머니는 멀찌감치 떨어져 그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장민주는 엄마에게 손을 흔들고는 고사장으로 뛰어 갔다.


“어머님! 어디 가서 커피나 한잔하시죠··· 아침에 제 커피는 민주에게 다 빼앗겼습니다. 하하!”


고사장 인근 카페가 있어 그리고 들어갔고 커피를 주문했다. 활달하던 민주 어머니의 표정이 어둡자, 박예찬도 기분이 그리 좋지 못했다.


“선생님, 민주가 시험장에 들어갔으니 이제 말씀드립니다.”


“······”


“사실 민주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해 계세요.”


“그래, 얼마나 심각하세요?”


“선생님은 알고 계셨어요?”


“아뇨. 집안 분위기가 어둡고, 최근 아버님도 보이지 않아서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만 하고 있었습니다.”


민주 어머니는 그 말을 듣자 한동안 눈물만 뚝뚝 흘리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 민주 어머니의 라떼는 점차 식고 있었다.


“그래 얼마나 심각하세요?”

박예찬은 재차 물었다.


“너무 늦게 병원에 가서 골든 타임을 놓쳤습니다. 그래서 왼쪽은 완전히 마비되어 지금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흠···”


“민주 아버님은 의지가 강하시니 왼쪽은 곧 다시 정상을 찾을 겁니다.”


박예찬은 당장 해결책을 꺼내 놓고 싶지만 그런 말을 했다가는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것이 뻔했다.


“선생님 저, 화장을 좀 고치고 올게요.”

민주 엄마는 화장실로 갔다.


그 사이, 박예찬은 마음먹었던 것을 실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최종 고민을 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화장을 고치고 온 민주 어머니는 화사했다.


“딸이 오늘 결정적인 시험을 보는데, 엄마가 되어서 꾸질꾸질하면 안되겠죠?”


“역시 민주 어머님이십니다. 여장부답습니다. 하하하!”


박예찬의 농담 섞인 칭찬에 어머니는 살짝 웃음기를 띠었다.


“그래 우리 민주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요즘 제가 도통 신경을 쓰지 못해서요.”


“음···”

박예찬은 일부러 시간을 좀 끌었다.


“의대는 확실한데 서울대 의대일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옛? 그 돌머리가 진짜로 의대를 갈 수 있다구요?”


“아빠 엄마 머리가 있는데, 어떻게 민주가 돌머리예요?”

박예찬이 그렇게 말하자 민주어머니는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선생님, 민주가 의대에 갈 수 있다는 것이 좀처럼 믿기지 않네요.”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죠···”


“제가 듣기로는 의대는 꼭 서울대갈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서울대 의대가 좋지 않겠어요?”


“어휴, 그러면 좋겠지만 성군관 의대만 들어가도···”


민주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삼진병원은 성균관 의대 출신과 서울대 의대 출신이 대부분 포진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왕이면, 서울대 의대에 가는 것이 더 좋지 않겠어요? 그래야 어머님께서 약속하신 잠실 24평짜리 아파트가··· 하하하!”


박예찬은 이 순간에 민주 어머니의 약속을 확인하고 싶었기에 반쯤 농담식으로 말했다.

그래야 만약 아닐 경우, 민주 어머니가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다.


“호호, 서울대가 아니더라도 의대만 들어갈 수 있다면 잠실 24평 아파트를 마련해드리죠···”


“몇 십 억한다고 한다고 하던데요···”


“돌머리를 의대에 보내 주시는데 그 정도는··· 아니죠 제 자식의 앞길을 열어주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죠···”


“음··· 민주 어머님!”


“???”


박예찬이 좀 전과는 다르게 무게를 잡고 말하니 민주 어머니는 살짝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박예찬은 주머니에서 조그만 유리병을 꺼냈다. 그 투명 유리병에 든 액체는 우유에 물을 탄 듯한 뿌연 빛깔의 액체였다.


“선생님, 이게 뭡니까?”


“이건 민주 아버지를 정상으로 되돌릴 물질입니다.”


“선생님, 뇌졸중은 이미 뇌세포가 괴사되어 죽었기 때문에 뇌세포를 다시 살릴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맞습니다. 지금 치료는 2가지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예찬은 뇌에 관련된 의학서적에서 읽은 내용을 빠르게 떠올리면서 말을 했다.


“하나는 한번 발생한 뇌혈관질환이 또 다른 곳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걸 막는 것이고···”


“또 한가지는 이미 죽은 뇌기능을 다른 영역에서 대체하도록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쩜 선생님은 의사처럼 말씀하세요?”


“미리 공부 좀 했습니다.”


“그럼 이건 뭔가요?”


“음··· 어머님!”


“저는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을 어머님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에 대해 혹시 비밀준수 각서를 하나 써 주실 수 있을까요?”


“헉!”


민주 어머니의 머리에 많은 생각이 동시에 스쳤다.


과외 선생을 많이 겪어보았지만, 허튼 소리를 할 것 같지는 않고··· 연구원이라는 번듯한 직장도 있고··· 자신에게 사기를 쳐봐야 뭐 얻을 것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평소에 보던 과외 선생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선생님, 뭔 데 그리 심각하세요?”


“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

민주 어머니는 한 동안 생각을 했고, 흔쾌히 동의했다.


“뭐 각서를 써준다고 제게 불리 할 것이 없으니 써 줄게요.”


박예찬은 미리 작성한 A4용지를 꺼내 민주 어머니에게 내 밀었다.


민주 어머니는 각서 내용을 꼼꼼히 읽었다. 계약의 중요성을 아는 그녀로서는 믿는 것과 확인 해해할 것은 확인해야 하는 것을 분명히 하는 사람이었다.


“여기에 제 이름과 싸인만 하면 되지요?”

박예찬은 살짝 고개만 끄덕였다.


“제가 아무리 설명을 해봐야 알아듣기 힘들 것이니 실험을 한번 해보죠.”


그는 또 다른 A4용지를 꺼내 민주 어머니에게 건네 주면서 왼손으로 애국가 1절을 써보라고 했다.


민주 어머니는 어차피 각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그가 하라는 대로 했다.


민주 어머니가 글씨를 쓰자 박예찬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왼손으로 글씨를 쓰니, 글씨도 비뚤배뚤했고 쓰기가 힘들었다. 글자크기도 들쑥날쑥했고 간혹 방향이 틀린 글자가 나오기도 했다.


“어휴··· 힘드네요···”


“지금 민주 아버님 입장이 딱 그럴 것입니다.”


그 말에 민주어머니는 살짝 눈물을 머금었다.


“다 썼습니다.”


“6분 24초 걸렸습니다.”


“이제 오른손으로 써보세요”


“선생님 뭔 지 설명해주세요.”


“안됩니다. 그저 저만 믿고 하라는 대로 해주세요.”

민주 어머니는 오른손으로 쓰기 시작했고, 역시 시간을 쟀다.


“이번에는 2분 13초 걸렸습니다.”


“이 신물질은 뇌의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물질입니다.”

박예찬은 투명한 유리병에 든 물질을 흔들었다.


“예?”


“이 물질을 제 커피에 반, 어머님 커피에 반을 넣을 겁니다.”


“예?”


“어머님이 동의하지 않으시면, 각서는 찢어 버리셔도 됩니다.”


“안전한 겁니까?”


“예, 제가 6개월동안 모든 실험을 해봤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매달 건강검진을 받아봤지만 특이한 이상증후군은 없었습니다.”


박예찬은 6개월간 건강 검진결과표를 꺼냈다. 민주어머니는 매달 받은 건강검진표를 보자 용기를 내는 것 같았다.


“예, 그럼 선생님 말씀대로 먹어 볼게요.”


박예찬은 유리병에 든 『맥실러스』를 반은 자신의 커피잔에, 나머지 절반은 민주 어머니 커피에 부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먼저 커피를 벌컥벌컥 마셨다. 그러자 민주 어머니도 식은 커피를 한 번에 다 마셨다.


“이제 30분후에 다시 왼손으로 애국가를 써 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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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1) +8 22.01.11 2,153 52 14쪽
23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3) +5 22.01.10 2,129 55 13쪽
22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2) +3 22.01.08 2,140 53 11쪽
21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1) +1 22.01.07 2,214 49 11쪽
20 반사 신경 (2) +3 22.01.06 2,190 55 12쪽
19 반사 신경 (1) +1 22.01.05 2,221 53 11쪽
18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3) +1 22.01.04 2,239 57 12쪽
17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2) +3 22.01.03 2,235 60 14쪽
16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1) +7 22.01.01 2,359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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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스타 탄생 예고 (1) +2 21.12.30 2,431 60 13쪽
13 뇌졸중 (2) +2 21.12.29 2,420 64 14쪽
12 뇌졸중 (1) +6 21.12.28 2,415 62 11쪽
» 상상 못할 제안 (2) +5 21.12.27 2,439 60 10쪽
10 상상 못할 제안 (1) +1 21.12.25 2,519 60 12쪽
9 천재 소녀 탄생 +3 21.12.24 2,596 60 11쪽
8 셀프 마루타 (5) +2 21.12.23 2,593 61 11쪽
7 셀프 마루타 (4) +2 21.12.23 2,602 59 10쪽
6 셀프 마루타 (3) +5 21.12.22 2,640 58 11쪽
5 셀프 마루타 (2) +2 21.12.22 2,702 63 13쪽
4 셀프 마루타 (1) +7 21.12.21 2,867 63 12쪽
3 어! 이거 뭐지? (3) +6 21.12.21 2,959 67 13쪽
2 어! 이거 뭐지? (2) +2 21.12.20 3,114 67 14쪽
1 어! 이거 뭐지? (1) +24 21.12.20 4,418 8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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