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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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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연재수 :
1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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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80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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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5,689

작성
21.12.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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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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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13쪽

어! 이거 뭐지? (3)

DUMMY

3. 어! 이거 뭐지? (3)



장민주 학생의 아버지는 민주를 방에 들여보내고 박예찬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생님! 우리 민주 인서울은 가능할까요?”


“글쎄요. 민주 머리는 나쁘지 않고, 저도 나름 한다고 하는데 1, 2학년때 너무 놀아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목표는 경기권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 참!”


“그나마 어제부터 공부 맛을 들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고 3이다 보니 분위기를 타는 모양입니다.”


“사실, 회사 동료들 아이들은 서울대 갔니 뭐니 하니, 저의 체면이 영 말이 아닙니다.”


“그렇죠··· 하지만 이건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니···”


“그나저나 입사한 회사는 어떻습니까?”


“아직 신입 연구원이니 실험용 쥐인 모르모트 똥 치우고, 사료 먹이고, 청소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렇지요. 누구나 처음에는 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요.”


민주 아버지는 뭔가 할 말이 있는 표정이었고 박예찬은 그걸 얼른 캐치했다.


“아버님, 제게 뭔가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어제 민주가 그러더라구요. 어제 선생님 설명이 착착 귀에 들어와서, 그 어려운 로그함수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더라구요.”


“예··· 로그함수는 여학생들에게는 좀 어려운데, 민주는 머리가 있어 잘 따라왔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우리집에 기거하면서 과외를 좀 해주시면 안 될까 해서요.”


“예?”


“어제 민주 말을 듣고 가능성이 좀 있어 보여서···”


박예찬은 난감했다. 딸의 공부도 중요하지만 집에 들어와서 과외해달라는 것은, 자신의 사생활이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아··· 박 선생님이 걱정하는 것이 뭔 지 알아요. 우리집이 넓으니 세대분리 공사를 해서 나누면, 박 선생님 사생활보호도 되고··· 과외 하러 오가는 시간을 활용하면 우리 애를 돌봐 줄 시간이 좀 더 늘어나는 것 아닙니까?”


“그건 그렇지만··· 회사와 출퇴근도 더 멀어지고···”


“아아···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집에 남는 차가 하나 있는데 그걸 이용하면 오히려 출퇴근시간이 단축될 겁니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인천 신도시까지는 금방이니···”


역시 삼진전자 임원 답게 미리 꼼꼼하게 모든 문제점에 대해 대책을 세워 놓았다.


“제 집사람이 몰던 소나타가 놀고 있으니, 그걸 타고 출퇴근하면 남들 이목을 끌지도 않을 겁니다. 신입사원이니 고급차를 몰고 다니면 아무래도 남들에게 곱게 보이진 않죠.”


“······”


박예찬은 마땅히 ‘No.’라고 할 명분이 없었다.


“그리고 민주 동생 현석이도 인간 좀 만들어 주세요. 고1이니, 이때 잡아 놓지 않으면 민주 꼴 나니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제게 시간을 좀 주세요. 아직 신입사원이라 퇴근 시간도 일정치 않고···”


“당연히 그래야지요.”


“결정나면 바로 애들 엄마에게 연락주세요. 그래야 아파트 분할 공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오늘 가시는 길에 차를 아예 끌고 가세요.”


아버지는 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를 꺼내 그의 앞에 내밀었다.


“어차피 타지 않는 차! 오래 세워놓으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네요. 아··· 보험은 다 처리해 놓았으니 그냥 끌고 가면 됩니다. 기름만 박 선생 돈으로 넣으면 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박예찬은 얼떨결에 차를 가져가겠다고 승낙을 해버렸다.


사실 그간 대학원 공부한다고 차가 없는 뚜벅이 신세였다.


관악구 봉천동에서 송도 신도시까지 출퇴근이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다. 버스를 몇 번 갈아타야 했고, 거의 1시간 20분이나 걸렸던 것이었다. 재수없이 차를 놓치면 더 걸릴 때도 많았다.


“감사합니다. 아껴서 타겠습니다.”


“하하하, 그냥 편하게 타세요. 타워팰리스에 보안등록한 차이니 그냥 왔다갔다하면 됩니다. 차는 지하 5층 B77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빨리 결정을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박예찬은 학생의 집에서 나와 하얀색의 신형 소나타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차는 주행거리가 2,000km가 채 되지 않은 신차나 마찬가지였고 풀옵션이었다. 소나타 등급에서는 최상위 버전이었다.


일요일 오후의 강남거리는 한산했고, 남부순환도로를 달리기가 아주 좋았다. 중형의 세단으로 소음은 아주 낮았다.


박예찬은 기분 좋게 원룸에 도착했지만 근처에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유료주차장에 주차할 수밖에 없었다. 남의 차이니 아무 곳에 주차해서 긁히면 돈도 들고 체면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비싼 주차료를 물고 주차를 한 다음 자신의 원룸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자신의 원룸이 초라해 보였다. 지금껏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타워팰리스와 비교하니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간사한 것이, 감히 쳐다보지 못할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분리해 준다고 하니 마음이 어느 정도 혹했고, 그런 혹한 마음으로 싸구려 원룸을 보니 허접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것이 급한 문제가 아니었다. 박예찬은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알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했다.


그는 침대에 벌렁 누워 생각을 했다.


‘나의 뇌에 무슨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그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혹시 운동능력에도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스쿼트를 해보았다.


집에 종종하던 스쿼트 4동작을 해보았다. 평소 목표가 5세트였고 3세트째에서 숨이 차올랐고 4, 5세트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가능한 세트였다.


그는 스쿼트를 시작했다. 평소와 같이 3세트가 끝나자 숨차기 시작했고 4, 5세트는 인내를 해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헉! 헉!’


‘체력이 강화되는 건 아니었군···’

그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샤워를 한 그는 차를 몰고 서초에 있는 국립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는 자신의 뇌에 변화가 있다고 확신을 하고 뇌에 관련된 모든 책을 빌리러 갔다.


의과대학생용 두뇌관련 의학서적, 심리학, 기억에 관련된 책 등 폭넓게 10권을 대출했다.


어디서 그 비밀을 찾을 수 있을 지 몰라 일단 폭 넓게 선택했고, 점차 그 범위를 좁혀 나갈 생각이었다.


별 다른 할 일이 없는 일요일 오후라 그는 침대에 누워 책을 펼쳐보았다. 먼저 의학서적인 뇌구조학을 펼쳤다.


역시 책은 책이었고, 게다가 의학서적이라 용어가 금방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약간의 인내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다.


그의 지론이 무슨 책이든 첫 권의 20%까지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뇌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었기에 흥미도 별로 없었고, 당장 그에게 필요한 지식이 아니어서 그저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읽기 시작했다. 엎드려서 읽기도 하고, 누워서 책을 들고 읽기도 했다. 팔이 아파오면 비스듬히 누워 턱을 괴고 책을 읽었다.


그렇게 읽다 보니 차츰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상한 능력 덕분에 의학 전문용어가 빨리 익숙해졌고, 용어가 익숙해지니 읽는 속도가 점차 높아졌다.


침대에서 읽던 책을 책상으로 옮겨 정독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꼬박 4시간을 앉아서 책을 읽었다.


박예찬은 대뇌피질,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기저구조, 편도체, 해마 등의 뇌구조 용어와 기능을 이해했고, 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원인, 치료법 등을 두루 섭렵했다. 물론 개론수준의 지식이었지만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니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 책을 읽었다고 해서 어제, 오늘 자신에게 나타난 변화를 설명할 단서는 찾지 못했다.


박예찬은 밥을 차려 먹기 귀찮아 자신도 모르게 라면 물을 올리고 있었다.


“찬아! 귀찮더라도 밥을 먹어야지!”


그의 귀에 익숙한 엄마의 잔소리가 선명히 들렸다.


“어? 엄마?”

그는 자신도 모르게 돌아보았지만, 멀리 지방에 계신 어머니가 원룸안에 있을 리가 없었다.


“허!”

그는 헛웃음을 웃고는 라면을 끓이려는 물에, 감자를 채 썰어 넣고 계란을 풀어 계란국을 만들어 밑반찬과 함께 밥을 먹었다.


그는 이번엔 심리학 개론이라는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50페이지도 못 읽고 잠들어 버렸다.


또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벌써 이틀째 눈만 감으면 아침이었다.


잠을 잔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으나 머리는 맑았고 몸은 가벼웠다.


그는 어제 받은 소나타를 타고 출근을 했다.


새 차에서 풍기는 냄새가 좋았다.


더욱이 사람들이 가득 찬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었고, 인천 신도시까지 가는 광역버스를 타려면 긴 줄을 서야 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 좋았다.


특히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은, 버스 안에서 젖은 우산에 바지가 젖을 일도 없어 더욱 좋았다.


그는 관악구 봉천동에서 서울대학교 정문 근처에 있는 강남순환고속도로 진입로로 갔다. 거기까지는 별로 멀지도 않았고 일반 사람들의 출근과 반대 방향이라 차도 막히지 않았다. 거기서 강남순환도로를 진입하여 좀 달리다 보니 통행량이 많지 않아 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박예찬은 운전을 오랜만에 하기도 했고, 혹시 단속카메라에 걸리면 딱지가 과외 학생 집으로 날아갔기에 규정속도에 맞춰 안전운전을 했다.


이내 제2경인고속도로가 나왔고 이제는 남동 인터체인지까지 쭉 달리기만 하면 되었다. 비가 왔지만 교통량이 많지 않아 급하게 운전하지 않아도 출근시간이 넉넉히 남았다.


그런데 뒤차가 뭐가 급한 지 속도를 쭉 올리더니 2차로를 달리던 자신의 차를 추월했다. 그런데 추월 차로에서 달리던 차에 막혀 급히 자신의 차로로 끼어 들었다.


박예찬은 화들짝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추월하려던 차는 중심을 잃고 갓길 가드레일을 스친 후에 다시 자신의 차로 달려들었다. 뭔가 급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자신의 차를 들이 박을 기세였다.


그때 박예찬의 머리에서 뭔가 번쩍하더니, 순간적으로 전방, 좌, 우, 후방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고 빠져나갈 길이 보였다.


박예찬은 자신도 모르게 급히 액설레이트를 밟았고, 핸들을 좌로 홱 꺾었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꺾었다.


차가 왼쪽으로 출렁하면서 다시 오른쪽으로 출렁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돌진하는 차를 가까스로 피했다.


박예찬은 후사경으로 뒤를 보니, 추월하려던 차는 중심을 잃었는지 다시 1차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차체가 빙그르르 돌았다. 그리고 천천히 3차로로 밀려갔다. 사고를 낸 차량은 역방향으로 돈 채 멈추었다.


다행히 뒤따라오는 차들이 없었기에 후속 사고는 나지 않았다.


박예찬도 차를 갓길에 주차하고 사고 낸 차로 달려갔다. 운전자는 다치지는 않았고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정신이 없어 그저 멍하니 앉아있었다.


차는 왼쪽 오른쪽을 박아서, 왼쪽 오른쪽 휀더가 찌그러졌지만 당장 운행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빗길에 급하게 차로 변경하니 사고가 나지요.”


박예찬은 그의 차를 살펴보고는 운전사에게 말을 걸었다.


“죄송합니다. 바빠서···”


‘안 바쁜 사람이 어디 있나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박예찬은 참았다. 그도 빨리 출근을 해야 했기에 여기서 시간을 소모할 수는 없었다.


“운전 하실 수 있겠어요? 제가 보니 운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예, 이왕 도와주시는 김에 뒤를 좀 봐주세요. 차를 좀 돌려야 하겠습니다.”


“예, 제가 뒤차들에게 서행 신호를 보낼 테니 최대한 빨리 차를 돌려주세요.”


박예찬은 윗도리를 벗어 크게 흔들었다. 그러자 2, 3차로를 달리던 차들이 속도를 조금 줄였고 모두 추월차로로 차선을 변경해 지나갔다. 그 덕분에 사고난 운전사는 안전하게 차를 금방 돌릴 수 있었다.


박예찬은 그 운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을 겨를이 없이 다시 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운전을 시작하였고 시간을 많이 지체했기에 출근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그는 운전을 하면서 아까 벌어진 일을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파노라마가 보였고 자신도 모르게 급가속,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였던 것이었다.


‘이건 내 운전 실력이 아니야. 진짜 나에게 뭔 일이 생긴거지?’


‘반응 신경도 빨라진 건가?’


박예찬은 오늘 또 한가지의 의문이 추가로 생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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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셀프 마루타 (4) +2 21.12.23 2,602 59 10쪽
6 셀프 마루타 (3) +5 21.12.22 2,640 58 11쪽
5 셀프 마루타 (2) +2 21.12.22 2,702 63 13쪽
4 셀프 마루타 (1) +7 21.12.21 2,867 6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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