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wi****** 님의 서재입니다.

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178,785
추천수 :
4,439
글자수 :
575,689

작성
21.12.23 18:00
조회
2,592
추천
61
글자
11쪽

셀프 마루타 (5)

DUMMY

셀프 마루타 (5)



세대분리 공사를 한 분리아파트에 고급 침대와 옷장, 냉장고, 세탁기, 인덕션이 이미 설치되었다.


“선생님, 식탁과 책상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20평되는 분리된 아파트를 보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그에게 민주 어머니는 말했다.


“너무 좋습니다. 이번 주말에 이사를 해야 하겠습니다.”


“선생님이 바쁘신데 주소와 열쇠만 주세요. 그럼 제가 다 이사를 해 놓겠습니다.”


“예···”


박예찬은 무심코 답을 했고, 그때 아차 했다.


아직 자신만의 연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원룸에 있는 물건들을 남들이 함부로 손대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닙니다. 짐이 별로 없으니 제가 토요일 아침에 차로 금방 옮기겠습니다.”


“예··· 그러세요.”


“그런데 민주와 현석이는 언제 오나요?”


어머니는 시계를 얼핏 보았다.


“국어 학원이 끝날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갑니다.”


“그럼 저녁이나 좀 주십시오. 저 혼자 먹을 수 있게요.”


“좀 기다렸다가 아이들과 같이 먹지요.”


“아닙니다. 선생은 다소 권위가 있어야 하니, 일부러 아이들과 약간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너무 친해지면 아이들이 제 말을 따르지 않거든요.”


“아··· 그런 뜻이 있었구나··· 저는 오해했어요. 호호호!”


민주 어머니는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저녁상을 차리라고 말했다.


**


그렇게 박예찬은 토요일에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이사를 했고, 원룸은 자신만의 실험실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렇게 여러 번의 실험 끝에 변수를 줄여 나갔다.


커피의 카페인은 신속히 흡수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고 모르모트의 배설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미생물이 핵심이었다.


그리고 먹는 양만큼 효과 시간이 결정되었고, 너무 많이 먹으면 뇌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대학교 동기이자 대학원에서 미생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에게 모르모트 배설물에 살고 있는 메인 균을 분리해서 배양해달라고 부탁했다.


박예찬은 그 과정에서 제법 술값이 많이 지출되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 효모균은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균이었다.


박예찬은 직접 그 균의 이름을 붙였다.


‘바실러스 v-3’라고 붙였다. 콩단백질을 분해하는 균과 유사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핵심 원인균을 발견하니 더욱 연구가 빨라졌다.


박예찬은 ‘바실러스 v-3’균을 이용하여 액상사료를 발효시켜 시료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이제는 더 이상 모르모트 배설물의 역한 냄새를 맡으며 마셔야 하는 곤욕을 치르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단백질이 분해가 되면서 풍기는 꼬릿꼬릿한 냄새는 어쩔 수 없었다.


마치 덜 마른 오징어에서 나는 냄새 같기도 했고, 생선젓갈 냄새 같기도 한 냄새가 약간 남아 있긴 했다. 하지만 아메리카노 커피와 함께 마시면 그 냄새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남은 과제는 ‘바실러스 v-3’균이 구체적으로 액상사료의 어떤 성분을 분해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액상사료을 만드는 회사에 연락하여 어떤 성분이 들어가는지 확인하고, 성분별로 하나하나 ‘바실러스 v-3’균을 넣어 발효시켰다.


모르모트 액상 사료의 주요성분이 생선의 단백질과 기름이었다. 그 기름성분은 뇌의 성분과 유사한 지질이었고, 모르모트 배설물에 있는 그 미생물이 그 단백질을 먹고 분해한 것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단순히 지질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질도 일부 분해가 되었지만, 주로 생선 껍질에 있는 단백질인 저분자 콜라겐이 핵심원인 물질이었다. 콜라겐은 분해하기 쉬운 단백질 덩어리였다.


박예찬은 바실러스 v-3균이 생선껍질에 있는 저분자 콜라겐을 분해해서 특정 성분을 만드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여러 차례 실험한 결과, 고등어 껍질과 청어 껍질이 특정 성분을 만드는 주성분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생선기름의 인지질 성분도 필수라는 것도 밝혀 냈다.


드디어 박예찬은 바실러스 v-3균과 고등어 껍질과 기름을 이용해서 시약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냄새도 더욱 많이 줄어들었다.


다 만들고 보니 원리는 의외로 간단했다.


우유를 발효시킨 요구르트, 생선을 발효시킨 젓갈, 콩을 발효시킨 된장이 그와 같은 원리였다. 다만 그것과 크게 다른 점은 모르모트 대소변 속에 있는 미생물 ‘바실러스 v-3’균이었다.


‘바실러스 v-3’ 미생물은 학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콩 단백질을 분해하는 바실러스균과 비슷했기에 수많은 발효균 중의 하나로 치부되어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것은 박예찬으로서는 크나큰 행운이었다.


그리고 상온에서 12시간을 발효하면 최적이라는 것도 밝혀냈고 먹어야 할 용량도 알아냈다.


작은 요구르트병 사이즈인 100ml면 딱 하루 분량이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같이 마시면 1시간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최대치는 3~6시간 사이이고, 그 이후로는 점차 낮아져 18시간 이후면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다.


커피와 같이 마시지 않으면 약 3시간 이후에 효과가 시작되었다. 꼭 커피가 아니더라도 카페인이 든 박하스, 카페인 음료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냈다.


박예찬은 자신이 커피를 좋아하므로 커피에 섞어 먹는 것이 가장 마시기 좋다고 생각했다. 미세하게 나는 냄새는 커피향에 묻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는 이 시료를 『맥실러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맥실러스』는 고등어 Mackerel와 발효균인 Bacilus를 조합하여 『맥실러스』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는 10일치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냉장고에 넣어 두는 이유는 ‘바실러스 v-3’균의 생장을 억제시키기 위함이었다.


**


박예찬의 다음 숙제는 『맥실러스』가 어떻게 뇌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는 그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하나하나 짚어 보았다.


우선, 책을 보면 이해력이 매우 높아지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뭐든 쉽게 기억이 되었고 한번 본 내용은 그대로 기억이 되었다. 그 결과로 엄청난 집중력이 생겼다.


뿐만 아니라 자극에 대한 반응속도가 높아져 대처능력이 뛰어났다. 물론 근력이라든가 지구력과는 상관이 없었다. 결론은 뇌 기능이 매우 활성화되는 것은 분명하였다.


그리고 과량을 복용했을 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도 마구 떠올랐고, 어떤 촉발 매개만 있으면 잠재되어 있던 기억도 마구 떠올랐다.


여자로 여겨지지 않던 동기 김가영의 둥근 엉덩이를 보고는 그간 본 야동이 주마등처럼 떠오른 것은 압권이었다. 그리고 이내 호흡이 가빠지는 과호흡증후군이 나타났다.


정상적인 사람의 과호흡증후군은 주로 정신적인 원인으로, 불안함을 이기지 못하여 과도한 호흡을 함으로써 이산화탄소가 필요이상으로 몸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박예찬은 자신의 두뇌가 과도하게 활동함으로써 산소가 많이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그 산소를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서 과도한 호흡을 했고 과도한 호흡은 산소도 많이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산화탄소도 과도하게 뱉어 내어 발생한 결과로 결론을 지었다.


어찌되었던 그는 우연히 발견한 이 『맥실러스』는 뇌의 기능을 극적으로 끌어 올린다는 것에 확신했다.


대충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자 불현듯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미엘린!!!”


그가 얼마전에 본 의학서적과 뇌과학에서 본 것이 떠올랐던 것이었다. 그는 얼른 책을 펼쳤다.


뇌의 내부에서 사고 과정과 기억은, 뇌세포인 뉴런의 시냅스에서 뻗어 나간 축삭돌기가 다른 뉴런과 연결되어 상호간 수많은 정보가 흐르는 과정이다.


신경계의 단위인 뉴런은 무수한 돌기가 뻗어 나와 다른 뇌세포와 연결되는 뿌리와 가지 같은 기능을 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곧 뇌세포인 뉴런으로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은 그러한 뉴런간의 연결이 약해 회상에 실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뉴런에 ‘미엘린’이라는 화학물질이 덮여지면, 회상의 속도는 그러지 못한 뉴런에 비해 속도가 300배나 빠르다고 한다. 미엘린은 마치 전선의 피복과 같이 전달되는 전기신호가 누출되거나 흩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획기적으로 빨라진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뉴런 연결부위인 축삭돌기에 미엘린이 덮이려면 단 두 가지의 경우가 있다고 한다.


“충격과 반복”


우리의 뇌는 우리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인 위험을 잘 기억하고 경계하도록 한다.


만일 우리가 숲에서 곰을 보고 놀라서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쳐 살았다면, 우리의 뇌는 그것이 단 한 번이었지만 선명히 기억을 해서 다시는 그러한 위험지역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트라우마이다. 끔찍한 기억은 단 한 번이라도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유이다.


그리고 ‘반복’에 대표가 되는 것은 바로 언어이다.


모국어를 쓰는 우리의 뇌에는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인 ‘브로카 영역’와 ‘베로니카 영역’에 진하게 미엘린이 덮여 있다고 한다.


언어는 생활에서 수없이 반복되기 때문에 ‘미엘린’가 덮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말을 할 때, 문법과 어휘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미엘린’가 덮여 있기에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말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의 예로는 구구단이다.


우리가 초등학교때 수많은 반복을 해서 뇌 회로에 ‘미엘린’가 단단히 덮여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3x4=?”

“7x9=?”

“6x7=?”


박예찬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내가 뇌를 획기적으로 좋아지게 하는 물질을 발견했다.”


“크하하하하”


박예찬은 너무 기분이 좋아 이런 사실을 누구에게 막 떠들고 싶었다.


‘아니지··· 이런 비밀은 일단 혼자만 알고 있자. 그래야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


박예찬은 기분이 좋아 행복 회로를 막 돌렸다.


“나도 의대에 들어가 의사나 되어 볼까? 검사나 변호사? 흐흐흐! 뭐던 공부해서 성공하는 것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크하하하!”


“아니지, 그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부자가 되어 일생을 편히 살까?”


“그런데 머리 좋은 것과 부자되는 것과는 무슨 상관이야? 음··· 천재 중에서 부자는 누구지?”


박예찬은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 중에서 아주 부자인 사람을 생각해보았다.


언뜻 떠오르는 사람은 스티브 잡스였다. 그도 부자였지만 빌 게이츠가 더 부자였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천재라고 불리지는 못했다.


‘그럼 천재의 정의는 뭐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첫걸음 – ㈜ YC바이오 (1) +1 22.01.13 2,137 49 13쪽
25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2) +3 22.01.12 2,120 54 12쪽
24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1) +8 22.01.11 2,152 52 14쪽
23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3) +5 22.01.10 2,129 55 13쪽
22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2) +3 22.01.08 2,140 53 11쪽
21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1) +1 22.01.07 2,214 49 11쪽
20 반사 신경 (2) +3 22.01.06 2,189 55 12쪽
19 반사 신경 (1) +1 22.01.05 2,220 53 11쪽
18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3) +1 22.01.04 2,238 57 12쪽
17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2) +3 22.01.03 2,235 60 14쪽
16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1) +7 22.01.01 2,358 58 12쪽
15 스타 탄생 예고 (2) +2 21.12.31 2,372 59 11쪽
14 스타 탄생 예고 (1) +2 21.12.30 2,431 60 13쪽
13 뇌졸중 (2) +2 21.12.29 2,420 64 14쪽
12 뇌졸중 (1) +6 21.12.28 2,415 62 11쪽
11 상상 못할 제안 (2) +5 21.12.27 2,438 60 10쪽
10 상상 못할 제안 (1) +1 21.12.25 2,519 60 12쪽
9 천재 소녀 탄생 +3 21.12.24 2,596 60 11쪽
» 셀프 마루타 (5) +2 21.12.23 2,593 61 11쪽
7 셀프 마루타 (4) +2 21.12.23 2,601 59 10쪽
6 셀프 마루타 (3) +5 21.12.22 2,640 58 11쪽
5 셀프 마루타 (2) +2 21.12.22 2,702 63 13쪽
4 셀프 마루타 (1) +7 21.12.21 2,867 63 12쪽
3 어! 이거 뭐지? (3) +6 21.12.21 2,959 67 13쪽
2 어! 이거 뭐지? (2) +2 21.12.20 3,114 67 14쪽
1 어! 이거 뭐지? (1) +24 21.12.20 4,418 8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