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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천재들의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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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ildwest
작품등록일 :
2021.12.19 18:42
최근연재일 :
2022.06.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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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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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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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셀프 마루타 (4)

DUMMY

셀프 마루타 (4)



그는 퇴근하고선 차를 몰고 서울로 향하는 길에서 깊은 생각에 빠졌다.


‘분명히 뇌가 통제가 되지 않았어. 내가 원하지 않은 기억이 마구 떠올랐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 되어 전혀 통제되지 않았어.’


‘혹시 부작용인가?’


‘아니면 과잉섭취인가?’


‘아니지 분량은 평소 먹던 것의 반 밖에 되지 않았어···’


‘그럼 뭐지?’


그는 해답을 찾지 못한 와중에 어느새 도곡동에 도착했다.


그는 학생의 집에 도착했으나 민주와 현석이가 아직 집에 오지 않았고, 학생의 어머니도 집에 없었다.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문을 열어 주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아침도 못 먹었고, 점심도 먹지 못해서 몹시 배고팠다.


박예찬은 가사도우미에게 저녁밥을 좀 달라고 부탁했다.


“선생님, 신김치가 있고 막 담근 김치가 있는데 뭘 드릴까요?”


“저는 신김치를 좋아합니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밥과 미역국, 고등어 조림, 샐러드, 신김치로 밥상을 차려주었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여긴 부자라도 밥은 검소하게 먹어요. 찬이 별로 없는데 많이 드세요.”


“이 정도면 저에게는 진수성찬입니다. 고등어 조림이 아주 맛있네요. 비리지도 않구요.”


“호호호, 고마워요. 그런데 애들이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고, 이집 사모님과 사장님이 아주 좋아합디다.”


“애들이야, 원래 변덕이 죽 끓듯 하니 좀 더 지켜 봐야지요.”


“그건 그렇지요.”


이집 주인들이 선생님을 귀하게 여기니 도우미 아주머니도 조심스러워졌다.


그는 신김치를 밥 위에 올려 밥과 함께 입으로 넣었다. 신김치의 신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엇!”

그의 머리에 또 뭔가 스쳤다.


“선생님, 밥에 돌이 있어요?”


“아뇨! 밥먹다 뭔가 생각 나는게 있어서 혼자서 중얼거렸어요.”


“사모님이 말씀하시길, 선생님은 연구하는 분이라던데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하는군요···”


“예, 뭐 그렇지요.”


박예찬은 얼른 그렇게 말하고 머리속에서 떠오른 생각에 대해서 좀 더 집중했다.


‘그렇지. 발효다. 어젯밤 잊어 먹고 식탁에 그대로 뒀던 『모르모트 칵테일』이 밤새 발효가 되었어. 그러니 더욱 성분이 진해졌고 그래서 평소와 다르게 이상한 현상이 발생 되었어···’


박예찬은 해답을 찾자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박예찬이 밥을 다 먹자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왔다.


장민주는 교복이 참으로 잘 어울렸다. 늘씬한 큰 키에 짧은 교복치마는 그녀의 긴 하체의 장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야! 장민주! 너 교복이 참 잘 어울린다.”


“칫! 선생님은··· 웬일 이세요? 칭찬도 다 하시고··· 난 뭐든 잘 어울린다고요···”


“그래, 평생 여고생만 해라··· 하하하!”


박예찬은 기분이 좋았는지 농담도 건넸다.


“선생님! 오늘 뭔가 기분이 좋은 일이 있었나 봐요.”


“어? 그래 보이나?”


“예, 평소와는 달라 보여요.”


“아··· 아주머니가 만드신 고등어 조림이 맛있었고, 신김치도 맛도 좋아서 그래!”


“선생님, 우리 집에서 저녁을 드셨어요?”


“그래, 앞으로 같은 집에 살 건데, 밥을 좀 얻어 먹었다.”


“선생님 그건 반칙이예요. 선생님은 우리집에 마음대로 오시면서, 우리는 왜 선생님 집에 못 가요?”


“야! 임마! 선생님이 애인하고 같이 있는데 너가 덜컥 들어오면 나는 어떻게 돼?”


“칫! 애인도 없으면서···”


그렇게 선생과 학생은 한동안 농담을 서로 건넸다.


“야! 잡설 빼고 빨리 씻고 나와! 공부하자!”


그렇게 박예찬은 여고생에게 한시간 반을 시달렸고, 동생인 남고생에게 한시간 반을 시달리고서야 원룸으로 올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를 하나 풀어서 기분이 좋았다.


원룸으로 돌아온 박예찬은 노트북을 켜고 액셀을 열고 간단한 테이블(표)을 만들었다.


원료조합의 경우의 수, 발효시간의 경우의 수, 용량별 경우 수를 조합하여 여러 개의 테이블을 만들었다.


그는 테이블을 만들고 보니 변수가 너무 많았다. 그는 우선 원료 변수부터 확정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모르모트의 배설물, 액상 사료, 커피 중에서 이미 배설물은 확실함이 밝혀졌다. 발효가 된 배설물과 그렇지 않은 배설물과 차이가 있어 그건 금방 파악되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배설물과 액상사료, 커피 간의 상호 연관성이었다.


박예찬은 배설물과 액상사료의 조합을 A라고 코드를 붙였다. 그리고 배설물과 커피를 B코드를 붙였다. 그리고 변수 통제를 위해서 발효는 6시간, 먹을 용량은 25%로 고정했다.


그는 과잉복용으로 다시는 그런 끔찍한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A(배설물+사료)시료를 만들고, B(배설물+커피)시료도 만들었다. 그리고 발효를 통제하기 위해서 일단 냉장고에 넣었다. 냉장실을 미생물이 발효가 정지되는 영하 1도에 맞췄다.


그는 오늘 아침에 마신 용량의 약효가 떨어져야 실험을 할 수 있었기에 일단 만들어만 두고 내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는 침대에 누워 오늘 있었던 이상현상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그가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은 발효로 인해서 약효가 훨씬 강해졌고, 알지 못하는 성분의 과다 복용으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운데 그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역시 오늘도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그는 왜 잠들면 죽은 듯이 있다가 아침마다 부활하는 기분이 드는지 그것도 궁금했다. 그 문제는 나중에 풀기로 하고 일단 뒤로 미루어 놓았다.


그는 출근해서 Chief인 책임연구원에게 리포트를 제출했다. 하지만 동기인 김가영은 아직 보고서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Chief는 뭔가 다급한 일이 있었는지 제출한 보고서를 힐끗 보고는 옆으로 밀쳐 놓았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니 약효가 바닥이 났다. 그는 오늘 집에 가서 시료 A(배설물+사료)를 먹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회사일보다 자신의 연구에 더 관심이 갔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루에 1시간만 투자하면 거의 끝나버렸기 때문에 온통 자신의 일에만 관심을 가졌다.


박예찬은 퇴근을 했고 밤 12시에 시료 A(배설물+사료)를 냉장고에 꺼내 식탁에 두었다.


그는 온도계로 실내 온도를 확인했다. 발효는 온도에 매우 민감했기 때문에 연구용 어플리케이션(양식)에 온도를 기재했다. 내일 아침 6시면 6시간 발효가 될 것이다.


그는 약효가 떨어진 상태에서 잠을 잤기 때문에 꿈도 꾸었고, 새벽에 깨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랜만에 잠을 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잠을 깬 이후에는 그렇게 개운하지는 않았다.


그는 잠에서 깨자 말자 발효된 모르모트 칵테일 시료 A를 25%만 마셨다. 지난번과 같이 과잉반응이 겁이 났던 것이었다. 그는 오늘도 변수 통제를 위해서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했다.


그는 그저께 단 2시간만에 반응이 왔기 때문에 오늘도 2시간을 초조히 기다렸다. 하지만 반응은 오지 않았다.


‘시료 A는 실패인가?’

그는 머리로 이리저리 생각했다.


‘배설물의 미생물이 액상사료를 먹이로 분해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양이 임계치를 넘지 못했나?’


‘어젯밤 좀 쌀쌀했는데 제대로 발효가 되지 않았나?’


그는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동기 김가영의 보고서를 도와주고 있는데 그의 뇌에서 반응이 슬슬 오고 있었다.


“아···”


“왜 그래요? 예찬씨?”


“아··· 아닙니다.”


순간적으로 동기 김가영 보고서의 문제점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가 보고서의 여기저기를 지적하자 동기 김가영의 눈빛은 확 달라졌다. 그녀가 힘들게 고민하던 문제를 단번에 지적함과 동시에 대안까지 제시했기 때문에 그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보고서를 도와주고 나서 옥상에 올라가서 담배 한 대를 피웠다. 그리고 오늘 변화에 대해서 생각했다.


‘왜 6시간후에 효과가 나지?’

그는 의문을 가졌고 그 의문에 새로운 가설을 세웠다.


‘카페인이 각성효과가 있다는데, 혹시 카페인이 효과 속도를 높이는 것인가?’

그는 그런 의문을 일단 스마트 폰에 저장했다.


‘일단 이번 칵테일 효과 지속시간에 관심을 가지자.’


그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다시 연구실로 내려갔다.


Chief인 책임연구원 권호민은 뭔가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는지 얼굴이 벌개져 이리저리 다른 연구원들을 다그치고 있었다.


“왜 3가-다이클로신이 먹히지 않는거야?”


LAB 연구실 이리저리 설치고 다니면서 있는 성질, 없는 성질을 다 부리고 있었다.


“Chief님, 제가 논문을 보니 인쇄가 잘못되었는지 2가-다이클로신인데, 3가-다이클로신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야! 신입이 뭐 안다고 그래!”

Chief는 또 성질을 냈다.


그때 전임연구원이 논문을 펼쳐 들더니 한마디 했다.


“책임 연구원님, 신입 연구원의 말이 맞습니다. 논문 초기에는 2가-다이클로신으로 되어 있는데 어느 순간 3가로 바뀌어 있습니다.”


Chief는 순간 획 돌아보았다.


그는 얼른 선임연구원이 들고 있던 논문을 열심히 휙휙 들쳐보았다. 과연 신입연구원의 말대로 뒤죽박죽으로 되어 있었다.


“야! 임마! 그걸 왜 이제 이야기해?”


“제가 보고서에 그걸 지적해서 올렸습니다.”

박예찬의 대꾸에 Chief는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씨이···알려줘도 잔소리네···’

박예찬은 혼자서 생각했다.


“야! 박예찬 연구원! 그런 중대한 문제는 구두로 바로 보고 해야지···”


“일전에 Chief께 보고를 드렸는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뻔히 보이네··· 신입이라고 무시했겠지 뭐···”

좀 전에 에러를 발견한 전임연구원이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때 그의 휴대폰에 문자가 들어왔다.


[선생님! 공사가 끝났습니다. 오늘 들러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민주 어머니였다.


[알겠습니다. 오늘 저녁에 들리겠습니다.]


퇴근을 하자 박예찬은 차를 몰고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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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공부, 깨달음 그리고 뜻밖의 선물 (1) +8 22.01.11 2,153 52 14쪽
23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3) +5 22.01.10 2,129 55 13쪽
22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2) +3 22.01.08 2,140 53 11쪽
21 분노, 실망, 침잠 그리고··· (1) +1 22.01.07 2,214 49 11쪽
20 반사 신경 (2) +3 22.01.06 2,190 5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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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3) +1 22.01.04 2,239 57 12쪽
17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2) +3 22.01.03 2,235 60 14쪽
16 『맥실러스』와 파운드리 (1) +7 22.01.01 2,359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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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뇌졸중 (2) +2 21.12.29 2,420 64 14쪽
12 뇌졸중 (1) +6 21.12.28 2,415 62 11쪽
11 상상 못할 제안 (2) +5 21.12.27 2,438 60 10쪽
10 상상 못할 제안 (1) +1 21.12.25 2,519 60 12쪽
9 천재 소녀 탄생 +3 21.12.24 2,596 60 11쪽
8 셀프 마루타 (5) +2 21.12.23 2,593 61 11쪽
» 셀프 마루타 (4) +2 21.12.23 2,602 59 10쪽
6 셀프 마루타 (3) +5 21.12.22 2,640 58 11쪽
5 셀프 마루타 (2) +2 21.12.22 2,702 63 13쪽
4 셀프 마루타 (1) +7 21.12.21 2,867 63 12쪽
3 어! 이거 뭐지? (3) +6 21.12.21 2,959 67 13쪽
2 어! 이거 뭐지? (2) +2 21.12.20 3,114 67 14쪽
1 어! 이거 뭐지? (1) +24 21.12.20 4,418 8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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