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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해 님의 서재입니다.

백작가 망나니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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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해
작품등록일 :
2024.02.28 12:34
최근연재일 :
2024.03.2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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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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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집도 (3)

DUMMY

설국의 지하에는 심연, 혹은 해저라 불리는 이세계가 존재한다.


그곳에는 수증기를 닮은 물질인 에테르가 안개처럼 자욱하게 끼어있고, 해양 생물을 닮은 괴물과 식물이 가득하며, 지상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물리법칙이 적용된다.


본래라면 전설이나 신화에나 등장하던 장소였고, 이곳에 대해 알고 있는 자도 그리 많지 않았다.


과거에는 지상과는 완전히 분리되어있던 곳이었고, 당시에는 내려가는 방법 또한 비밀에 싸여 있어서였다.


다만 이곳에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설국의 수도가 아득히 깊은 지하 속으로 가라앉으면서부터였다.


그날 이후 사람들은 설국의 지하를 향해 땅을 파고 내려가는 것으로 아주 간단히 심연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고, 그곳에서 발굴해낸 심연의 신비 덕분에 극야와 혹한을 견뎌낼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이질적인 공간이었던 탓일까.


사람들은 설국의 지하에 나타난 이 이질적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바다에서 쓰던 단어를 빌려왔지만, 그럼에도 심연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불빛이 없는 곳에선 환각과 환청이 실체화된다던가. 건드리는 순간 괴성을 지르는 화초가 존재한다던가. 사람에게 먹히기 위해 스스로 몸집을 키우는 산호 숲 따위의 이야기는 보통 사람들에겐 많고 많은 괴담 중 하나처럼 느껴져서였다.


그렇기에 보통 사람들은 심연을 겁 없는 탐험가들이나 드나드는 마경이라 부르지만, 세상 어디에나 이런 것에 매혹되는 괴짜는 존재하는 법이었다.


이를테면 해신 숭배자. 흔히 사교도라는 말로 더 자주 불리는 자들.


그들은 심연에서 해신이라 불리는 초월적인 존재에게 마음을 빼앗긴 자들이었으며, 그들을 추종함으로써 기이한 신비를 엿보거나 내려받곤 하였다.


다만 해신이란 작자들은 워낙 변덕스러웠기에, 해신 숭배자들의 말로는 보통 미쳐버리거나 괴물이 되는 것으로 끝난다.


사람이 바다를 연애편지를 쓴다고 해서 바다가 이에 응답해줄 리도 없는 노릇인 셈이다.


그렇기에 해신을 향한 이들의 사랑은 보통 짝사랑으로 끝나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소기의 성과를 이뤄 지상으로 돌아와 해신을 향한 사랑을 널리 알리는 이들이 바로 ‘전도사’라 불리는 자들이었다.


“다인 경, 맞으시죠?”


17번가의 저가형 카페. 성분불명의 에너지 드링크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곡물로 우려낸 차 따위를 파는 곳.


약속 장소에 도착한 다인은 목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마스크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네. 그쪽은 줄리에타 로렐라이 씨?”


“맞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종업원을 시켜 가게의 문을 닫게 했다. 안전한 접선을 위해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시간대를 노려서 가게를 통째로 빌린 덕분이었다.


그리고 가게의 문 앞에 ‘영업 준비 중’이란 팻말이 걸리고 난 이후.


줄리에타는 다인을 향해 유감을 표했다.


“누추한 곳으로 모셔서 죄송해요. 소등 시간대에 나오면 다른 경비대의 눈에 띌 것 같아서요.”


“이해합니다. 오히려 낮이 더 편하죠.”


해가 뜨지 않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시계를 통해 밤낮을 나눠 생활한다.


하루종일 거리의 조명을 켜 두는 것도 낭비이기 때문이고, 일하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구분해두는 편이 생체리듬으로 보나 업무의 효율로 보나 이득이 되어서였다.


“그래서, 하실 말씀이 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잠시 실례할게요.”


다인의 말에 줄리에타 로렐라이는 마스크와 두건을 벗었다.


그리고 얼굴이 드러난 순간.


다인은 30년 전에 ‘사랑의 묘약’으로 유명했던 사교도의 미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새하얀 피부. 윤기가 흐르는 금발. 푸른 바다를 닮은 눈동자. 그리고 조화를 이룬 이목구비.


호불호를 따질 여지조차 없을 정도로 보편적인 미인상이었기에.


다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교회가 몰락한 진짜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불로에 가까운 외모는 먼 옛날부터 만인이 탐내 마지않았던 신비여서였다.


“확실히. 눈에 띄는 외모네요. 마녀나, 우상이라고 불릴만할 정도로요.”


진주의 교회. 심연의 중층부에서 유래한, 미와 사랑을 추구하는 사교도.


이들이 몰락하게 된 표면상의 이유는 노동법 위반이었다.


미모로 노동자를 홀려 제대로 된 임금을 주지 않은 채로 무제한의 이윤을 창출하니 퇴출되어야 마땅하다는 이유였다.


반쯤은 그럴싸하고. 반쯤은 터무니없는 명분이었지만, 당시의 루퍼스 백작이 그런 명분이라도 들먹여야 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만인에게 사랑받는 미모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되고, 사람을 이끄는 힘은 곧 권력이 되기 마련이었으니까.


더군다나 저들이 만드는 사랑의 묘약이 미인을 양산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귀부인들부터가 노예가 되길 자처할 것이고, 상류층들은 미인을 얻기 위해 심장을 바칠 것이다.


따라서 30년 전의 귀족들은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질 수 없도록 앞장서서 이들을 탄압했고, 하루아침에 외모가 바뀐 자가 나타난다면 범죄자로 내몰아 본보기를 보였다.


“맞아요. 저희 교회는 미를 추구하니까요.”


그녀는 그 말을 시작으로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의 묘약 같은 건 이제 만들지 않아요. 기껏해야 향수나 화장품 정도나 만들죠. 사랑의 묘약처럼 위험한 걸 추구하던 광신도들은 전부 죽거나, 심연으로 돌아갔으니까요.”


“냉정하시네요.”


“살아남은 거죠.”


그녀는 냉소적으로 웃었다.


살아남았다.


다인은 그 말이 갖는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


‘줄리에타 로렐라이’라고 불리는 여자는 대외적으론 연극배우로 알려져 있었으니까.


나이는 불명. 이름도 가명일 것이고. 경비대에 신분을 드러내지만 않았더라면 들키지 않은 채로 소박하게나마 ‘종교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터였다.


그런 사람이 ‘다인 루퍼스’라는 이름 하나만 믿고 정체를 밝혔으니, 이는 말 그대로 목숨을 걸었다고 봐야 했다.


“좋습니다. 그렇다고 치죠.”


미녀. 사교도. 연극배우. 비밀이 많은 사람.


하나같이 의심스러운 것들뿐이었지만, 다인은 이런 사소한 것들은 잠시 치워두기로 했다.


변호사는 피고인의 신분을 가리지 않고. 의사는 환자의 선악을 따지지 않듯이. 칼잡이는 어떻게 칼을 쓸지만 고민하면 그만이었다.


애초에 ‘다인 루퍼스’라는 이름도 정의의 상징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그래서, 누구 때문에 절 찾으신 겁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좋네요.”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켈티카 백작가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알고는 있죠. 도시 괴담 수준이긴 하지만요.”


켈티카 백작가. 먼 옛날에 죽은 기사왕 아르토리우스를 구세주로서 신봉하는 이단 단체. 그들에겐 작위도 없고, 영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언젠가 아르토리우스가 성스러운 검과 함께 부활해 세상을 구할 거라 믿었고, 이를 위해 스스로를 켈티카 백작이라 칭하며 고아와 자금을 모은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군주를 자칭하던 영주들은 몰락하고, 온 세상이 아르토리우스의 왕국이 될 거라고 떠벌리고 다녔기에.


그들은 실존하는지도 알 수 없고, 실존해서도 안 되는 단체로 알려져 있었다.


아르토리우스가 만드는 낙원이 설령 뭇 백성을 위한 이상향이라고 한들 이미 영지를 차지한 영주들이 자진해서 봉토를 반납할 리도 없어서였다.


그들은 존재 자체만으로 반역이나 다름없는 자들이었다.


“알고 계신다면 얘기가 빠르겠네요.”


그녀는 다이어리 하나를 꺼내 다인에게 건넸다.


“저는 그곳에서 마담 로렐라이라고 불렸어요. 30년 전의 숙청에서 살아남는 대가로, 고아들을 미인으로 만들어서 연예계로 진출시켰죠. 3달 전에 터졌던 스캔들에는 제가 키운 아이들도 포함되어있었어요.”


“공화주의 스캔들.”


“네, 맞아요.”


“그러면 이제 와서 배신하려는 이유는 뭡니까.”


“신문은 자주 보는 편이거든요. 다인 경은 보안관이 된 이후에도 열정을 잃지 않으셨죠. 잡범이든. 고위층이든. 평등하게 칼을 뽑으셨으니까요.”


그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게다가 다인 경의 실력이라면 혼자서도 놈들의 목을 칠 수 있을 거고, 일이 끝나기 전까진 저를 버리지 않을 테니까요. 이런 일은 은밀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 정돈,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타당한 의견이었다. 정체를 감추고 다니는 자의 덜미를 잡으려면 비밀스럽게 움직여야 하고, 이를 위해선 비밀을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으니까.


다만 문제가 되는 점은 한 가지.


다인 루퍼스는 해결사도, 용병도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는 백작가의 망나니로서 말했다.


“...알고 계시겠지만. 사교도를 자칭한 이상 처벌은 피하기 힘들 겁니다. 재판을 받지도 못하고 죽을 수도 있어요.”


줄리에타의 판단에는 일리가 있었다. 아무리 사교도라고 해도 일이 끝나기 전까진 산증인으로서 살려둘 필요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공생 관계는 어디까지 일시적일 뿐이었기에, 다인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게다가 말씀해주신 내용에 따라 경비대 쪽에서 감시가 붙을 수도 있고, 구치소나 자택에 감금당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아요.”


다인이 본론을 꺼내자 줄리에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복수만 이뤄지면 자신의 목 따윈 상관없다는 듯이. 그녀는 나름의 각오를 마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그놈들 목만 베어주신다면 기꺼이 제 목도 내어드려야죠. 그럴 생각도 없었으면 다인 경을 찾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처음부터 생기가 없었으니까. 살기를 포기한 자의 눈빛이었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장작으로 써도 상관없다는 자의 태도였다.


“좋아요. 마담 로렐라이.”


다인은 그녀의 각오를 받아들이며 말했다.


“한동안은 당신 뜻대로 움직여드리죠. 생각해 둔 계획은 있으신가요?”


내부고발자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치안 담당자를 찾아올 리는 없다. 더군다나 복수가 목적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리 순진한 인물은 아니었기에. 그녀는 곧이어 가방에서 수첩 하나를 꺼내 다인에게 건넸다.


“제가 아는 켈티카 소속 사업체를 표시해뒀어요. 어떻게 쓸지는 다인 경 판단에 맡길게요.”


다인은 수첩에 적힌 내용을 간단히 훑어봤다.


수첩에는 적지 않은 숫자의 사업체와 연관된 인물에 관한 정보가 줄줄이 적혀있었고, 개중에서 다인의 눈에 띈 사업체의 이름은 다음과 같았다.


[아모르 화원]

[순백나무 벌목장]

[용사 투견장]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이름을 발견하자 다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수첩을 주머니에 넣었다.


이 정보들이 진실이라면 켈티카 백작가는 명문 귀족 수준의 재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고, 이미 경비대에도 밀정을 숨겨두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교도로 분류된 단체가 이 정도로 힘을 기를 수는 없어서였다.


“자료는 감사히 받겠습니다.”


다인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동안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해주세요. 놈들이 눈치채면 발을 뺄 테니까요.”


“알겠어요. 그러면 더 도울 일은 없을까요?”


“신문을 자주 챙겨보세요. 그리고 사건이 터진 것 같으면 바깥으로 나오지 마세요. 그러면 웬만한 암살자는 경비대가 처리할 겁니다.”


곱게 돌려 말하긴 했지만, 결국엔 미끼로 쓰겠다는 말이었다. 혹시라도 놈들이 내부고발자를 처리하러 온다면 그때를 노려서 암살자 한둘 정도는 체포할 수 있을 테니까.


게다가 운이 좋으면 경비대에 숨어든 밀정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도 있었으니, 그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였다.


“부디 몸조심하세요.”


줄리에타 로렐라이는 마스크와 두건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인 경 실력이야 믿지만, 그 사람들도 만만치는 않을 거예요. 이단으로 분류되긴 했어도 성좌 신앙에 기반한 종교 조직이니까요. 그럴 리야 없겠지만, 놈들이 성검이라고 부르는 무기가 완성되기라도 했으면 조심하셔야 할 거예요.”


줄리에타의 걱정에 다인은 하마터면 웃음이 나올 뻔했다.


사교도에게 걱정 받는다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었고, 이단으로 분류된 사이비 종교단체가 성검을 완성하려 한다는 것도 우스꽝스러워서였다.


“충고 고맙습니다. 그쪽도 부디 몸조심하시길.”


말을 마친 다인은 카페를 나와 곧바로 세 블럭 떨어진 곳의 약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약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곳에 있을 ‘협력자’에게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그 협력자의 본명은 데릭 루퍼스.


한때 루퍼스 백작가에서 후계 경쟁을 치렀던 13인의 양자 중 하나이자, 이리자리의 가호를 받아 늑대인간이 되어버린 불운한 청년이었다.


다인은 그의 후각을 빌려 ‘아모르 화원’이라 불리는 사업체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저런 곳에는 늘 피비린내가 뒤따르기 마련이었기 때문이다. 이리의 후각을 빌리기엔 충분한 이유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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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집도 (5) +2 24.03.12 531 14 14쪽
13 집도 (4) +2 24.03.11 578 12 13쪽
» 집도 (3) +2 24.03.10 664 15 13쪽
11 집도 (2) +2 24.03.09 787 18 13쪽
10 집도 (1) 24.03.08 907 16 13쪽
9 잘린 머리의 무게 (6) +4 24.03.07 927 20 14쪽
8 잘린 머리의 무게 (5) +3 24.03.06 938 24 14쪽
7 잘린 머리의 무게 (4) +1 24.03.05 957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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