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420
추천수 :
3,538
글자수 :
192,838

작성
22.03.20 19:36
조회
1,993
추천
69
글자
11쪽

035화. 고문관

DUMMY

35화



사내는 쉬지 않고 영주관으로 향했다.


걸음걸이는 점점 빨라져서 종국에는 거의 달리다시피 했다.


그리고 그가 영주관에 거의 접근했을 때.


“응?”


사내의 감각에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잡혔다.


‘살기!’


그건 분명 살기였다.


‘누가 나를 노리지?’


순간 사내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


‘빠르게 돌파한다!’


그랬기에 사내는 살기를 흘리는 자들을 돌파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아 물론.


마음만 먹어야 했다.


타앙-!


귓가에 울리는 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사내는 옆구리에 묵직한 충격을 느꼈다.

‘마차에 치였나?’


마차에 치이는것과 비슷한 충격. 갑작스레 찾아온 고통에 사내의 몸이 달리는 힘을 이기지 못한채 땅에 처박혔다.


아무리 튼튼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충격을 받고서는 멀쩡할 리 없었다.


사내의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사내가 풀썩 쓰러졌을 때, 영주관 수비를 담당한 병사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였다.


“뭐하는 놈이지?”

“그니깐. 뭐 하는 놈이길래 영주관으로 뛰어와?”


병사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영주관을 지키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영주관을 난입한 적 사람이 없었다.


그들이 경계를 철저하기 서는 것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라이스에 라일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


“일단 끌고 가자.”

“그래.”


적의는 없어보였지만, 그래도 일단 절차대로 하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병사들에 손에 잡혀 사내는 영주관으로 끌려 들어갔다.


일단 방법이야 어찌되었든 영주관으로 가는데 성공한 사내였다.



*

“끄으으윽.”


한참을 기절해 있던 사내가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리자 잊고 있던 옆구리의 통증이 사내의 머리를 뜨겁게 지져왔다.


눈을 뜬 사내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감옥 같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약간은 허름한 방.



“뭐에 당한 거지?”


일단 화살은 아니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았기도 했거니와, 화살에 옆구리를 뚫렸다면 지금처럼 살아있기 힘들었다.


사내가 손으로 그의 옆구리를 매만졌다.


뼈가 부러진 것은 아닌지 다행히 숨을 쉬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신기한 것투성이네. 날 기절시킨 게 뭔지 꼭 물어봐야지.”


총에 맞아 죽을 뻔했음에도 사내의 호기심은 오히려 더 불타올랐다.


“저기요!”


몸을 일으킨 사내가 천천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복도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이 컴컴한 것으로 봐 그가 기절한지 꽤 시간이 흐른것 같았다.


“저기요?”


사내가 일부러 기척을 크게 내면서 걸음을 옮겼다.


무언가 이질적인 감각이 계속 사내의 신경을 건드렸다.


꿀꺽


적막한 주변 환경에 사내가 마른 침을 삼켰다.


“하 씨. 또 처맞는거 아니야?”


적막속에서. 사내는 괜히 방 밖으로 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이렇게 되고나니 또 총을 맞을까 두려웠다.


호기심은 호기심이고 또 아픈 것은 아픈 것 이었으니까.


그리고 고통에 대한 걱정은 사내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발걸음을 멈춘 사내가 창문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밤이었기에, 많은 것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


아니.


분명 많은 것이 보이지 않아야 했다.


그것이 밤이니까.


대도시나 왕국의 수도 혹은 제국의 몇몇 도시에 가면 불야성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밤에도 밝긴 했다.


하지만 너무나 웃기고 말이 안 되게도.


지금 그가 있는 영주관도 밝았다.


“이게···. 뭐야?”


그제서야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복도의 벽면에 틈틈히 광원이 박혀 있었다.


꿀꺽


다시 한번 마른침이 사내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이래서 환했구나.”


그가 느낀 이질감의 정체.


분명 밖은 어두웠으나 건물이 환할 리 만무했다.


횃불도 아니었기에 횃불 특유의 냄새도 없었고 말이다.


사내가 광원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손톱만한 돌덩이에서 은은한 빛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에이 설마. 이런 생각을 했을려구···.”


마나석이 분명했다.


그런데 마나석을 이렇게 쓰는 것은 또 처음 보았다.


마나석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굳이 밤에 건물 내부를 밝히는 사람은 대륙에 많지 않았다.



웅성웅성


사내가 마나석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


복도 너머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정신을 차린 사내가 복도 건너편을 바라봤다.


“아··· 안녕하시오.”


복도 건너편에서.


꽤 많은 사람이 걸어왔다.


그 사람들을 보는 순간 사내가 넙죽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 않으면 또 그의 옆구리를 때린 무언가가 날아올 것 같다는 생각.

“일어났네?”


그리고 사내의 인사에.


무리의 중앙에 있던 청년이 대답했다.


라일이었다.


*


“그러니까.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사람이다?”


“네. 맞습니다. 영주님. 켄라우라 불러주시면 됩니다.”


라일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왜 눈을 그렇게 떠?”

“네?”


라일의 말에 켄라우가 벙찐 표정을 지었다.


“눈빛이 왜 그렇냐고 부담스럽게.”


라일의 말처럼 켄라우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일라이스에 도착한 지 얼마 안되었지만 켄라우는 상상을 뛰어 넘는 물건들을 만든 라일을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켄라우가 눈을 껌뻑였다.


하지만 이미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는데 눈빛이 바뀔 리 없었다.


“후우.”


작게 한숨을 내쉰 라일이 손을 내저었다.


“됐어. 그런데 영주관에는 왜 난입한거야?”


“난입이 아니라···. 너무 궁금한 것이 많아 저도 모르게 그만···.”


켄라우가 뒷머리를 긁적였다.


다시 생각해봐도 살아있음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궁금한거? 뭔데.”


사실 궁금한 것이 있는 것은 켄라우뿐만이 아니었다.


라일 역시 켄라우에게 얻고 싶은 정보가 많았다.


일라이스에 오기 전. 그리고 오고 나서도 라일은 이 대륙에 대한 정보를 책이나 한정적인 루트를 통해서 얻을 수밖에 없었다.


‘여행자라···. 모양새를 보면 귀족 같은데.’


전생이나 지금의 생이나 비슷한 것이 있었다.


세계 여행 같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특히 라일이 사는 지금의 세상은 더 심할 것으로 생각됐다.


‘부잣집 아들.’


라일이 보는 켄라우는 전형적인 부잣집 아들이었다.


이 시대의 귀족치고는 털털해 보이기도 하고 그랬지만 몸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기색은 그가 부잣집 아들임을 알려주었다.


‘정보도 많겠지.’


여행.

귀족.


정보가 많을 수 없는 키워드의 조합이었다.


“물어볼게 있으면 물어봐. 보고 싶은 게 있으면 보고.”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켄라우의 눈이 더욱 부담스럽게 빛났다.


그가 원하던 대답을 라일이 해주었기 때문이다.


“대신 방해는 하지 말고.”

“물론입니다! 영주님.”


켄라우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는 라일이 내심 웃음을 지었다.


‘자. 한번 쭉쭉 빨아 볼까?’


환하게 웃으면서도.

켄라우는 왠지 모를 한기를 느꼈다.



*



“일어나십시오.”

“으응?”


간밤에 라일을 만난 이후 병사들과 같은 숙소를 쓰게 된 켄라우는 이른 아침부터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일어나십쇼.”

“조금만 더 자겠소. 몸이 피곤하여.”


그 말을 무시한 채 이불을 덮고 몸을 돌리는 켄라우.


“하아.”


병사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영주님의 지시입니다. 지금부터 여기 스케쥴에 맞춰서 행동합니다.”


“으응? 영주님이?”


확!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병사가 이불을 잡아 치웠다.


“으음. 알겠네. 알겠어.”


크게 하품을 한 켄라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병사들을 따라갔다.


병사가 도착한 곳은 연무장이었고 그곳에는 백 명 정도 되는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추어 대기하고 있었다.


“군기가 넘치는 병사들이구나.”


켄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으로 보기에도 지금 연무장에 모여있는 병사들은 군기가 삼엄해 보이는 것이 딱 봐도 정예병이었다.


가장 뒷 줄에 선 켄라우가 연신 하품을 했다.


아직 피로감이 그의 전신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본래 여행이라는 것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것이거늘.”


“크응.”


켄라우의 말을 들은 병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오! 영주님이 오셨구만.”


연무장 단상 위로 라일이 올라왔다.


라일의 모습을 본 켄라우가 반가운 마음에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점호시간에 목소리를 내나?”


“하하. 접니다. 영주님.”



싸아아아아.


“응?”


라일의 말에 켄라우가 대답을 하자 순간 연무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연무장에 있는 모든 병사의 시선이 켄라우에게 향했다.


“왜? 왜 그렇게 쳐다들 보시오?”


켄라우는 왜 그들이 자신을 바라보는지 몰랐기 때문에 어깨를 으쓱였다.


“선착순. 두 명.”


절대 듣기 싫었던 소리.


하지만 병사들은 그 소리가 나올 줄 알았기에 두 명이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영주관의 끝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으응? 왜 뛰지?”


병시들이 뛰는 이유를 몰랐지만 일단 뛰니까 켄라우도 병사들의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걸음은 여유로웠다.


“선착순 두 명. 걷는 놈이 있다.”


처음에는 여유로웠던 켄라우의 걸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고 당장이라도 엎드린 채 토를 하고 싶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뛰는 것이오?”


켄라우가 자신과 함께 뛰고 있는 병사에게 물었다.


“닥치고 뛰어. x새끼야!”


하지만 이미 켄라우의 그짓 때문에 화가 날 대로 난 병사의 입에서는 고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 알겠소!”


결국 켄라우는 가장 마지막으로 선착순을 마쳐야 했고 그의 심장은 당장이라도 터질듯 벌렁거렸다.


이렇게 뛰어본 것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왜 화를 내는거지?’


자신 때문인 것은 알았으나.

왜 화가 났는지는 이해하지 못한 켄라우가 연신 숨을 고르며 라일을 바라봤다.


“금일 훈련에 대해 분대별로 브리핑 진행하고. 요기.”


“예.”


라일의 부름에 요기가 반걸음 앞으로 나왔다.


“켄라우를 훈련에 데려가라.”

“알겠습니다.”


요기가 부동자세로 대답했다. 요기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병사들의 얼굴은 시커멓게 변해갔다.


‘하 씨. 고문관 하나 왔네.’


고무관 짓을 할 것이 뻔한 켄라우를 보며 병사들이 이를 꾹 깨물었다.


‘정보를 캐는데 이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지.’


라일은 켄라우를 일부러 병사들 사이에 넣었다.


그저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면 켄라우의 방어기제에 막혀 필터링 된 정보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힘든 훈련 와중에 병사들과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고급 정보를 술술 불것이다.


‘나도 그랬으니.’


라일이 내심 웃음을 지었다.


전생에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을 때. 훈련소 동기들과 별 이야기를 다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사람은.

사람으로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그런데 어떤 훈련입니까?”


켄라우의 음성이 연무장에 울려 퍼졌다.


“선착순 2명.”


물론.


그 마음을 열어야 하는 병사들은 죽을 맛이었지만.


작가의말

읽어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렙영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1 22.03.22 403 0 -
공지 제목변경공지 22.02.18 349 0 -
공지 연재시간은 매일 19시입니다. 22.02.14 3,773 0 -
36 036화.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6 22.03.21 1,793 66 11쪽
» 035화. 고문관 +5 22.03.20 1,993 69 11쪽
34 034화. 총 맞은 것처럼. +2 22.03.19 2,262 73 11쪽
33 033화. 마법은 고도로 발전된 과학처럼 보인다. +2 22.03.18 2,505 68 12쪽
32 032화. 암 아이언맨(5) 22.03.17 2,593 71 11쪽
31 031화. 암 아이언맨(4) 22.03.16 2,706 70 12쪽
30 030화. 암 아이언맨(3) 22.03.15 2,801 72 12쪽
29 029화. 암 아이언맨(2) +3 22.03.14 3,057 77 11쪽
28 028화. 암 아이언맨(1) 22.03.13 3,254 83 12쪽
27 027화. 만지작 만지작 +1 22.03.12 3,393 77 12쪽
26 026화. 이게 다 뭡니까? +1 22.03.11 3,481 87 12쪽
25 025화. 스킨쉽 +5 22.03.10 3,591 85 11쪽
24 024화. 첫 개통 22.03.09 3,810 94 12쪽
23 023화. 줄건 줘 22.03.08 3,764 96 11쪽
22 022화. 다시 만나 반갑다. 22.03.07 3,847 102 11쪽
21 021화. 일방적으로 맞아본 적 있나? +2 22.03.06 4,017 96 12쪽
20 020화. 크고굵은게 좋아 +1 22.03.05 4,176 99 12쪽
19 019화. 준비 +9 22.03.04 4,158 98 11쪽
18 018. 말이 짧다? +1 22.03.03 4,248 97 11쪽
17 017화. 노배럭 더블커맨드 +2 22.03.02 4,380 102 13쪽
16 016화. 돈. 그리고 더 많은 돈. 22.03.01 4,405 110 12쪽
15 015화. 선테크 후 러쉬 +3 22.02.28 4,562 108 11쪽
14 014화. 알라의 요술봉?! +4 22.02.27 4,642 114 13쪽
13 013화. 좋은 곳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5 22.02.26 4,541 114 11쪽
12 012화. 그럼 돈 내놔! 22.02.25 4,621 113 12쪽
11 011화. 담근다? 22.02.24 4,691 109 12쪽
10 010화. 우서?! +2 22.02.23 4,757 11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