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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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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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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38

작성
22.02.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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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1화. 담근다?

DUMMY

11화



청년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안색을 보건데, 아직 사람을 제대로 찔러 본 적 없어 보였다.


실제로 사람을 찔러 본 적 있는 사람은 저렇게 벌벌 떨지 않는다.


벌벌 떨면 사람을 찔렀을 때. 오히려 찌른 사람의 손목이 다친다거나, 제대로 깊게 찌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주···. 죽여!”


자신들의 긴장을 숨기고 싶었는지, 청년 하나가 크게 소리를 지르며 라일을 향해 뛰어들었다.


앞 손을 쭉 내밀고 뛰어드는 모습은 아마추어의 모습이었다.

‘노리스경의 격검에 비하면···.’


느리고 약했다.


왠지 그냥 저 칼에 찔려도 살살 찔려서 다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칼은 칼.


특히 저렇게 관리가 되지 않아 녹이 슬어 있는 칼에 찔리거나 베이기라도 한다면, 파상풍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치료마법이 파상풍 같은 병도 치료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기에 괜히 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불가능하겠지.’


아마 치료마법이라도 질병까지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만약 그게 가능했다면 이 세계의 평균 수명은 그의 전생이었던,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을 아득히 뛰어넘었을 테니까.


지금까지 둘러본 결과 노인들은 꽤 보였으나, 특별하게 장수한 것 같은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전투에 긴장감이 없다보니 별 잡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흔들어 잡생각을 떨친 라일이 복부를 찔어 오는 칼을 스치듯 빗겨냈다.


격검술에 비하면 유치한 동작.

지금의 라일에게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칼을 빗겨내기가 무섭게 라일의 팔꿈치가 청년의 후두부를 돌려쳤다.


“꺼억.”


두 방은 필요 없었다. 후두부를 가격당한 청년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쫄지 마! 상대는 한 명이다!”


라일의 매끄러운 움직임에 청년들이 동요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숫적 우위를 믿고 다시 한번 라일을 향해 연장을 휘둘렀다.


“지금이라도 칼 버리고 항복하는 놈은 자비를 베풀겠다.”


다시 한번 스치듯 한명의 복부를 니킥으로 올려 친 라일이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니킥을 맞은 청년은 몸을 새우처럼 굽힌 뒤 연신 헛구역질을 했다.


뼛속까지 울리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주···. 죽이라고!”


점점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청년들의 얼굴에 망설임이 떠올랐다.


“이 병신들!”


다른 청년들이 망설이자 리더가 직접 품속에서 손도끼를 꺼냈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라일을 향해 위협을 하던 리더가 손도끼를 크게 휘두르며 라일의 머리통을 쪼개왔다.


움직임에 망설임이 없고 살기가 짙은 것이 사람을 향해 휘둘러본 적 있어 보였다.


‘그리고 그 사람은 영지민이겠지.’


라일의 표정이 서늘하게 바뀌었다.


저런 놈은 사회 악이다.


계속 두어봐야 영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아직 이쪽 세계에 발을 얕게 담그고 있는 다른 청년들에게 보여줄 반면교사가 필요했다.


‘후읍.’


숨을 가다듬자 전신에서 뜨거운 기운이 들끓었다.


[슬롯3 : 제국 1군단의 마나호흡이 활성화됩니다.]


[복사랭크 C]


전신을 치달린 마나가 라일의 주먹으로 몰려들었다.


라일의 주먹과 도끼를 휘두르는 리더의 팔이 마치 서로를 휘감아가는 뱀처럼 교차했다.


퍽-!


그리고 수박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라일의 주먹은 정확히 리더의 턱에 적중했고 손도끼는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일반인이 마나가 실린 주먹을 견뎌낼 방법은 없었다.


단 일격에 뇌가 흔들려 의식이 사라진 리더의 몸이 그자리에 짚단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꿀꺽


그 모습을 본 청년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마른 침을 삼켰다.


이미 전의는 사라졌다. 그것으로 싸움은 끝이었다.


“누···. 누구십니까?”


그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멸치 같이 마른 청년이 라일을 향해 물었다.


“내가 누군지 몰라?”


라일의 말에 청년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너 이름이 뭐야?”

“요기입니다.”


멸치처럼 깡마른 청년. 요기가 긴장된 표정으로 답했다.


“얼마 전 새로운 영주 왔을 때 너 뭐했어? 보러 안 왔어?”


“그···. 그렇습니다. 일이 있어서···.”


요기와 청년들이 눈알을 대룩대룩 굴렸다.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호···. 혹시!”


그제야 무언갈 깨달았는지 요기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영주님과 함께 온 기사?”


틀렸다.


“틀렸어.”

“그···. 그럼 병사?”


그 말을 들은 라일이 이마에 손을 올렸다.


“다른건 생각 안 나?”


그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요기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설마···. 새로 오신 영주님이십니까?”

“설마···.”

“에이 영주님이 왜 우리 같은 사람들이랑 드잡이질을···.”


하지만 그들은 이전과 달리 라일이 부정하지 않자 점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심각하다 못해 얼굴이 창백해지는 그들.


“어. 맞아. 너넨 단순히 범죄가 아니라 영주를 죽이려고 한 중범죄를 저질렀어. 이제 어떻게 할까?”


라일이 씩 웃자 청년들의 얼굴이 더욱 새하얗게 탈색되었다.


“사···. 살려 주십시오. 제발···.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청년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일제히 무릎을 꿇고 라일을 향해 빌기 시작했다.


“내가 약했으면 여기서 담글 생각이었잖아?”

“예? 담근다는게 무슨 말인지?”

“칼로 쑤실 생각이었잖아.”

“아닙니다. 저희가 어찌···.”


청년들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칼을 보며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영주님인 것을 알았다면 이러지 않았을 겁니다.”


다른 청년들이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좌절에 빠져 있을 때.


요기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말은 오히려 라일의 심기를 건드렸다.


“내가 영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건들였다는 소리네.”


그 말에는 요기 역시 대꾸할 수 없었다.

라일의 말이 사실이었으니까.


“난 너희 같은 놈들을 제일 싫어해. 생산적인 일은 하지 않고 사회를 좀먹는 쓰레기들.”

“으음···.”


아무도 대꾸하지 못했다.


그들이 하는 짓이 좋은 짓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뭘 먹고 삽니까?”


쓰레기라는 말에 욱했던 요기가 라일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그 모습에 다른 청년들이 요기의 옷깃을 잡았지만, 요기는 손길을 뿌리쳤다.


그의 얼굴에는 아까와는 다른 독기가 서려 있었다.


“쓰레기가 쓰레기 소리 들으니까 화는 나나보네? 그럼 다른 사람들은 할 일이 많아서 정직하게 살아가나?”


“아뇨. 정직하게 사는 게 아니라 무기력하게 죽어가는 겁니다. 일라이스에는 아무것도 할 게 없습니다.”


요기의 항변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쓰레기의 항변이라는 생각이 라일의 머릿속에 들었다.


“그렇다고 너희 행동이 정당화 되지는 않지. 그게 사람과 짐승의 다른 점이야. 너희가 하는 행동은 짐승의 행동이고.”


“그러면···. 우리는 그대로 죽었···.”


김서준이 손을 들어 요기의 말을 막았다.


“지금까지의 잘못은 묻어두겠어. 하지만 앞으로는 아니야.”


청년들의 목을 타고 침이 꿀꺽 넘어갔다. 그리고 이내 그들의 얼굴에는 공포감이 떠올랐다.


김서준에게 쥐어 터지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공포.


“하지만···. 아막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 공포의 정체는 아막이었다.


“아막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공포가 있어서 힘들다면 그 공포를 부숴주면 된다.


라일의 말을 들을 몇몇 청년들이 반색했다.


아막이 사라지면 이 공포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는 생각.


하지만 그들과 다르게 요기는 부정적이었다.


“기사들과 함께 가면 아막은 도망칠 겁니다. 일전에 상단이 고용한 용병들이 왔을 때도 아막은 몸을 피한 채 그들이 사라지길 기다렸습니다. 아마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잔인하고 비열한자다.


자신보다 강하면 숨고 약하면 짓밟는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사람.


그 말을 들은 라일이 씩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누가 뭐래? 안내해. 기사가 없으면 도망치진 않겠지.”


“네?”


요기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나 혼자 간다고. 아니 정확히 말하면 둘이긴 한데.”

라일이 셰린을 바라봤다.

그녀는 든든한 보험이었다.


생명이 위독해지거나 불구가 될 상처만 아니면 뚝딱 고쳐내니 그녀보다 훌륭한 보험은 없었다.


“하지만 아막의 휘하에는 칼잡이들이 많습니다. 기사라고 해도 그들을 모두 상대하기는 힘들겁니다. 영주님이라고 해도···.”


기사가 정규전에 강하긴 하지만, 아막처럼 비열한 놈들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테니까.


“괜찮으니까 안내나 해.”


하지만 라일은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아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기사들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일라이스에도 아막의 정보원들이 있을 것이고 영주관에서 기사들과 병사들이 아막을 노리고 나오는 순간 그는 자취를 감출 것이다.


아막을 잡으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였다.


자신만만한 라일을 보고 요기가 긴가민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에게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 아막이 영주를 죽이면 기사들이 아막을 처리할거고 영주가 아막을 처리하면 또 그걸로 좋은것 아니겠냐.’


생각을 정리한 요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가시지요. 안내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는 앞으로 휘적휘적 걸어가는 요기를 청년들이 두려운듯 바라봤다.


‘인생을 바꿀 기회야.’


요기의 가슴은 부풀었다.


만약 여기서 영주가 아막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공을 세우는게 좋다.


그제야 요기의 생각을 깨달았는지, 다른 청년들도 다투어 길을 안내했다.



*


아막은 일라이스에서 수 대를 살던 평민의 아들이었다.


우연찮게 어둠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아막은 그때부터 일라이스 뒷골목의 지배자가 되었다.


외부 상단과의 거래를 철저하게 독점했고 외부 상단도 아막을 통해 물건을 더 많이 팔 수 있었기에 아막과 유착관계를 맺었다.


그때부터 일라이스의 경제는 더욱 안 좋아졌다.


아막은 가끔 방문하는 백작령의 징세관에게 뇌물을 먹여 이곳의 상황을 숨길 수 있었다.


가난한 변방 영지라도, 많은 수의 영지민을 뜯으면 꽤 많은 돈이 나오곤 했으니 뇌물을 바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새로 온 영주는 뭘 한다고 하더냐?”


다른 영지민들의 집과는 사뭇 다른 외관.


규모는 영주관보다 작았으나, 그 화려함이나 자재의 고급짐은 영주관보다 나았다.

꽤 잘 만들어진 정원과 삼층으로 이루어진 석재 집은 이곳에서 아막의 위치를 말해주고 있었다.


“영주관에 처박혀서 안 나온다고 합니다.”


부하의 보고를 받은 아막이 피식 웃었다.


“그 소문이 무성한 삼공자라고 했던가?”

“네. 맞습니다. 아마 일라이스로 유배당했다고 생각하고 괴로워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아막이 고개를 끄덕였다. 삼공자는 그의 걱정이 아니었다.


“같이 온 기사가 있으면 매수해보도록 해. 돈 싫다는 놈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가봐.”


아막이 손짓을 하자 부하가 문을 닫고 나갔다.


그렇게 진득한 웃음을 지으며 테라스에서 바깥을 바라보던 아막의 눈에 이상한 모습이 보였다.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해주는 그의 부하들이 그의 저택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벌써 수금이 끝났나?”


아막이 미간을 좁혔다. 그가 알기론 아직 수금이 끝날 시간이 아니었다.


“야이 아막 개이쉐끼야! 당장 튀어나와!”


그때 가장 선두에 선 청년이 크게 소리쳤다.

아막은 순간 자신이 잘못들었나 고민을 해야 했다.


“당장 튀어 나오라고!”


아막은 소리치고 있는 청년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요기라고 했던가? 드디어 미쳤나보군.”


그에게 잔돈이나 받아가며 생활하는 영지의 청년 요기.


두려울 것이 없었기에 아막이 천천히 밖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요기의 외침을 들었는지 그의 부하들 역시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뛰어 나가고 있었다.


아막과 부하들이 밖으로 나갔을 때.


그들의 눈앞에는 정말로 이상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막 개이쉐이야!”

“넌 오늘 뒤졌다!”

“넌 오늘 내가 담근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그의 부하였던 청년들이 아막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작가의말

늘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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