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402
추천수 :
3,538
글자수 :
192,838

작성
22.03.06 19:00
조회
4,016
추천
96
글자
12쪽

021화. 일방적으로 맞아본 적 있나?

DUMMY

21화



전쟁.


라일의 마음은 착잡해졌다.

이 세상은 전쟁이 만연한 세상이다.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전쟁을 피할 생각도 없었다.


게다가 전쟁이라는 것은 언제나 확실하게 준비된 상황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피할 수는 없다. 미룰 수도 없고.’


전쟁의 최선 중 하나는 내가 원하는 시기에 내가 원하는 전쟁에서 싸우는 것이다.


하지만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 할 수 없다면.


적어도 하나는 충족해야 한다.

‘먼저 친다.’


선제공격.


적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시점에 공격을 시작해야했다.


“몸을 방패 뒤로 숨겨야 합니다. 두 손이 자유로워야 하니 방패를 땅에 박으세요.”


라일이 병사들에게 파비스 석궁의 운용법을 가르쳤다.


“알겠습니다!”


군기가 잔뜩 든 병사들이 라일의 지시에 따라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이러기 위해서 삽자루도 반으로 자르고 떠내는 쇠 부분도 더 작게 만들었다.


큰 삽을 휴대하고 다니기는 너무 힘들었기에 임시적으로 야삽을 만든 것이다.


아직도 부피가 크고 접히지도 않는 등 부실하였으나 그래도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일라이스에 대장간 시설이 변변찮았기 때문에 쇠 역시 제대로 단조를 할 수 없어서 야삽의 강도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방패 뒤에 은엄폐를 한 상태에서 석궁을 쏠 때만 몸을 내미는 겁니다.”


병사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훈련을 시작했다.


석궁의 살이 아까웠기에, 직접 쏘지는 않았으나 방패 뒤로 회피하는 동작과 화살 없이 석궁을 발사하는 연습 역시 큰 도움이 되었다.


“어디서 배우신 겁니까?”



노리스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 역시 전쟁이 꽤 참여했었기에 전쟁 경험은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일이 보여주는 전술은 그런 노리스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전술이었다.


궁병이나 석궁병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 방패가 동원되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방패 병종을 활용하는 것.


지금과 같이 땅에 방패를 고정한채 병사가 각개전투를 펼치는 전술은 없었다.


‘나쁘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그 전술이 보기에 나빠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궁병.


특히 석궁병의 가장 약점은 재장전 시간이 길고 그 사이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점이었다.


그랬기에 몇몇 석궁병들은 첫 한 발만 쏘고 이후에는 적 궁병의 사격을 피해 백병전을 택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사격을 진행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땅에 박아 둔 방패가 계속 방어를 해줄 것이다.


적 장병기와의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점은 그것뿐 아니었다.


재료가 없어서 심플하게 만들어진 방패.


쇠를 섞지 않고 방패를 만들자 생각지도 못한 이점이 있었다.

물론 방패가 무겁긴 했으나, 다른 쇠를 덧대거나 보강을 한 방패에 비해서는 가벼웠다.


“백병전으로 이어지면 밀집 보병으로도 쓸 수 있겠습니다.”


오르시우스가 한 손으로 방패를 번쩍 들더니 말했다.


‘아니. 그건 당신이나 가능하구요.’


곰 같은 오르시우스야 저런 방패를 한 손으로 들 수 있지, 일반 병사들은 방패를 한 손으로 들기 힘들었다.


다른 방패에 비해 가볍다곤 해도 일단 부피가 너무 컸기에 무게가 상당했다.


못해도 30Kg는 쉽게 넘을 것 같았는데 그걸 오르시우스는 한 손으로 쉽게 들어 휘둘렀다.


그걸 한 손으로 들고 휘두르는 순간 이미 방패가 아니라 흉악한 병기처럼 보였다.


“음···.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그래도 라일은 오르시우스의 행동에서 꽤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방패를 혼자 들지 못해도 상관 없었다. 한 명이 방패를 온전히 들어주고 나머지 한명이 공격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방패가 거대했기에 이인이 일조로 움직여도 병사들이 뭉친다면 전체가 보호받을 수 있었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사용해 볼 만 직한 전략이었다.


“이인 일조로 방패를 운용하면 밀집 보병도 가능할것 같은데 어떠세요?”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그 가능성은 노리스도 보았는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틀 후 출전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준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서두르는 감이 없잖아 있었으나.

라일은 오히려 지금도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공격을 가해야 적들은 제대로 대비를 하지 못한다.


게다가 일라이스는 인력도, 금력도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


전쟁 상황이 길어지면, 득 볼 것이 없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게다가 지기라도 한다면 모든 것이 뒤틀린다.


절대적으로 이겨야 하는 전쟁이었다.



*


“건방진 새끼.”


텐스 상단의 본거지로 돌아온 쿠로가 본노에 못이겨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콰앙-!


그의 힘을 탁자가 이기지 못하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탁자가 반으로 쪼개졌다.


“내가 이대로 넘어갈 것 같아? 변방의 코딱지 같은 영지의 영주 주제에···.”


화를 내고는 있었지만, 쿠로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이미 상단과 일라이스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흐흐. 기사? 기사가 뭐 그렇게 대단한 줄 알아?”


전투에서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 기사였지만.


기사를 상대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기사도 인간이었다.


오러 블레이드만 맞아 주지 않는다면 기사를 사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쿠로는 그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용병애들 소집하고. 기사는 활로 쏴 죽인다.”

“예. 상단주님.”


“돈 아끼지 말고 용병 애들 모두 긁어모아. 실력 좋은 애들로. 쓴 돈은 일라시아에서 보충하면 되니까.”


“알겠습니다.”


쿠로가 부서진 탁자를 버려둔 채 의자에 털썩 앉았다.


두통이 밀려왔다.


“차라리 잘 됐어. 어차피···.”


쿠로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일라이스를 그냥 둘 생각은 없었어. 그냥 조금 더 당겨졌다고 생각하면 되는거지.”


쿠로의 표정이 변을 시원하게 본 것처럼 바뀌었다.


“흐흐. 녀석이 겁먹고 도망치면 어쩌지?”


쿠로는 벌써 다 이긴것 같았다.


그리고 이겼을 때 떨어지는 콩고물에 더 관심이 갔다.


“뭐. 아막이 먹던 것까지 내가 먹고 또 그분이 주시는 콩고물 역시 내가 먹으면 되는거고. 그렇게 되면 이 촌구석을 넘어 남부 전체로 세력을 확장시키는거야.”


그제야 머리가 정리된 쿠로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용병이 준비될 시간만 참으면 된다.


그 이후에는 모든 것이 그의 뜻대로 될 것만 같았으니까.


물론 그의 그런 행복한 생각은 며칠이 더 지났을 때.


황당함으로 바뀌었다.


“일라이스의 병력이 접근합니다!”


여느날처럼 모여드는 용병들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쿠로에게 상단의 무사가 급히 보고를 했다.


“뭣?”


그 말에 깜짝 놀란 쿠로가 급히 밖으로 튀어 나갔다.


“어디? 어디에 있다는 것이냐?”


쿠로가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직 그의 눈에는 일라이스의 병력들이 보이지 않았다.


“언덕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부하의 말을 들은 쿠로가 고개를 들어 상단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보았다.


과견 그곳에는 부하의 말처럼 일라이스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삼십정도 되는것 같은데 무슨 배짱으로 이곳까지 왔단 것이냐?”


쿠로의 긴장이 확 풀렸다.


적의 숫자는 많이 쳐줘봐야 삼십여명.


그에 비해 상단의 병력은 백을 훌쩍 넘었다.


게다가 용병 중 일부도 이미 도착한 상태.


승리의 여신이 그에게 손을 흔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병들을 불러와. 당장. 여기서 끝을 본다.”


먼 길을 굳이 싸우러 와줬는데, 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쿠로가 즉시 용병을 불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긴장된 표정의 용병들이 나타났다.


*


“저들도 우리를 발견했나 봅니다. 생각보다 늦네요.”


둔덕에서 상단을 내려다보던 라일이 웃음을 지었다.


그들이 여기에 간밤에 도착한 상태였다.


꽤 먼거리를 행군했던터라 병사들의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기에, 어잿밤에 전투가 붙었으면 곤란할뻔 했다.


“전투에서 진 군인은 용서해도 경계에서 실패한 군인은 용서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죠.”


“정말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말이 어느 군대에 있는 말인지요?”


‘이곳에는 그런 말이 없나보네.’


군에 있어서는 격언에 있는 말이었지만, 아직 이곳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말 같았다.


“책에서 봤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제 이제 슬슬 시작하죠.”


책에서 봤다는 말에 노리스가 궁금증을 접우 두고는 병사들을 향해 위엄있는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전 병력. 모두 방패를 설치한다.”

“예!”


결의에 가득 찬 병사들이 각자의 야삽을 꺼낸 뒤 자신의 앞을 파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장소를 찾기 위해 요기와 그의 동료들이 꽤 노력을 했다.


방패를 설치할 수 있는 땅의 조건으로는 일단 흙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하며 또 작의 본진까지 시야방해가 없어야 한다.


지금 이 근교에서 이 둔덕만큼 그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장소는 없었다.


푹- 푹- 푹-


적막한 가운데, 병사들이 야삽으로 땅을 파는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이내 땅이 모두 파이고 병사들은 가지고 온 방패를 바닥에 고정시켰다.


훈련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애초에 어려운 개념이 아니었기에 병사들은 각자의 몫을 똑바로 해냈다.


“저놈들이 뭐 하는거지?”


일라이스의 병사들이 방패를 설치하는 사이.


용병들과 상단의 무사들 역시 모두 모여들었다.


그들은 일라이스의 방패가 설치되는 모습을 보면서 눈썹을 지푸렸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방패 같기도 하고···.”


몇몇 용병들이 머리를 긁적였다.


“저렇게 큰 방패를 왜? 방패로 두둘겨 패기라도 할 생각인가?”


“푸하하하.”


자신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란 없었다.


“빨리 가서 모두 도륙내고 돈이나 받아가죠.”


용병들 중 몇명은 당장이라도 둔덕으로 달려갈 요량이었다.


“저들 중 기사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기사요? 아. 귀찮게.”


용병들이 다시 머리를 벅벅 긁었다. 기사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백병전을 펼치면, 피해가 상당할 것이다.


그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어어? 저게 뭐지?”


그들이 잠시 고민에 빠졌을 때. 상단 무사 중 한 명의 눈에 깨알 같은 무언가가 그들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뭐가?”


파바바바박!


“커억!”


다른 용병 하나가 되물었을 때. 그 용병은 더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석궁의 화살이 그의 가슴을 뚫고 지나간 것이다.


둔덕에서 발사된 석궁은 시위의 운동에너지와 둔덕의 위치에너지를 받아 평소보다 더욱 멀리 그리고 세차게 나아갔다.


“화살이다! 모두 몸을 숨겨!”


갑작스레 쏟아진 화살비에 상단의 무사들과 용병들이 급히 엄폐물을 찾았다.


하지만 공터에서 숨을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적들의 숫자는 얼마 안 된다! 활! 활을 가져와라. 기사까지 한 번에 쏴 죽인다.”


기습을 당했음에도 그들의 판단은 빨랐다.


일라이스의 병력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을 파악한 그들이 급히 활을 들고 왔다.


어차피 적들과는 거리가 그렇지 멀지 않았으며, 괜히 돌격하다가 피해가 늘어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


일견 그들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으나.


그들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쏴라!”


활을 챙겨온 무사들과 용병들이 둔덕을 향해 활 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이내 쏘아지는 화살들.


“숫자도 적으면서 화살로 승부를 보려고 하다니. 멍청한 놈들.”


수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았기에 그들은 몇번 사격이 지속되면 승기를 잡으리라 생각했다.


특히 일라이스의 무기는 재장전 시간이 좀 더 긴 석궁이었기에 더더욱 이기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퍼버버벅!


매섭게 허공을 가르며 날아온 화살들은 하나 같이 거대한 방패에 가로막혔기 떄문이다.


“재장전!”


그리고 방패 뒤에서 안전하게 화살을 재장전 한 일라이스의 병사들은 상체 일부만 밖으로 내밀고 사격을 이어갔다.


“크아악!”


“커헉!”


상단 측이 숫자는 더 많았으나.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기묘한 그림이 펼쳐졌다.


작가의말

읽어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렙영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1 22.03.22 401 0 -
공지 제목변경공지 22.02.18 346 0 -
공지 연재시간은 매일 19시입니다. 22.02.14 3,772 0 -
36 036화.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6 22.03.21 1,793 66 11쪽
35 035화. 고문관 +5 22.03.20 1,991 69 11쪽
34 034화. 총 맞은 것처럼. +2 22.03.19 2,262 73 11쪽
33 033화. 마법은 고도로 발전된 과학처럼 보인다. +2 22.03.18 2,505 68 12쪽
32 032화. 암 아이언맨(5) 22.03.17 2,592 71 11쪽
31 031화. 암 아이언맨(4) 22.03.16 2,706 70 12쪽
30 030화. 암 아이언맨(3) 22.03.15 2,801 72 12쪽
29 029화. 암 아이언맨(2) +3 22.03.14 3,056 77 11쪽
28 028화. 암 아이언맨(1) 22.03.13 3,254 83 12쪽
27 027화. 만지작 만지작 +1 22.03.12 3,393 77 12쪽
26 026화. 이게 다 뭡니까? +1 22.03.11 3,481 87 12쪽
25 025화. 스킨쉽 +5 22.03.10 3,590 85 11쪽
24 024화. 첫 개통 22.03.09 3,810 94 12쪽
23 023화. 줄건 줘 22.03.08 3,764 96 11쪽
22 022화. 다시 만나 반갑다. 22.03.07 3,847 102 11쪽
» 021화. 일방적으로 맞아본 적 있나? +2 22.03.06 4,017 96 12쪽
20 020화. 크고굵은게 좋아 +1 22.03.05 4,174 99 12쪽
19 019화. 준비 +9 22.03.04 4,158 98 11쪽
18 018. 말이 짧다? +1 22.03.03 4,248 97 11쪽
17 017화. 노배럭 더블커맨드 +2 22.03.02 4,380 102 13쪽
16 016화. 돈. 그리고 더 많은 돈. 22.03.01 4,404 110 12쪽
15 015화. 선테크 후 러쉬 +3 22.02.28 4,562 108 11쪽
14 014화. 알라의 요술봉?! +4 22.02.27 4,641 114 13쪽
13 013화. 좋은 곳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5 22.02.26 4,540 114 11쪽
12 012화. 그럼 돈 내놔! 22.02.25 4,621 113 12쪽
11 011화. 담근다? 22.02.24 4,689 109 12쪽
10 010화. 우서?! +2 22.02.23 4,757 11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