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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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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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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2,838

작성
22.03.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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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29화. 암 아이언맨(2)

DUMMY

29화


랭크 D에서 C로 상승했을 때는, 별 차이를 몰랐다.


비교군이 없었을뿐더러, 격검술과 마나호흡은 눈에 띄는 변화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아티팩트 조각술은 아니었다.


시너지를 내는 슬롯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아티팩트 조각술만 랭크가 오르고 나머지는 오르지 않았다.


“이게 가능했구나···.”


[슬롯1 제국 명장의 초급 아티팩트 조각술]


[랭크 상승에 따라 스킬이 업그레이드 됩니다.]


[슬롯1 제국 명장의 중급 아티팩트 조각술]


[랭크B]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다. 랭크가 올랐을 때 어떤 일이 생길까 기대를 했지만, 초급이 중급이 된 것은 그가 생각했던 시나리오 중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


“해봐야지.”


기지개를 켜서 몸을 푼 라일이 다시 조각칼을 잡았다.


조각칼을 잡는 느낌이 초급때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조각칼은 단단한 마나석을 더욱 쉽게 파고들었고.


마치 반도체 미세공정 마냥 더욱 얇고 섬세하게 마나 회로를 새겼다.


그렇게 다시 라일은 무아지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


“후욱. 후욱.”


요기가 황무지 언덕에 몸을 낮춘 채 고개만 내밀었다.


그의 입에서는 연신 단내가 뿜어져 나왔다.


“지독한 놈들.”


요기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긴장감은 있을지언정 그의 얼굴에서는 공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저벅. 저벅.


그렇게 엎드려있는 요기의 귀에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조심스럽게 걷는 소리.


하지만 요기의 귀를 피해내지는 못했다.


발걸음 소리를 들은 요기가 품 속의 단검을 꾹 움켜쥐었다.


‘열 걸음.’


둔덕 반대편이었다. 그리고 소리가 가까워졌을 때.


요기가 몸을 일으키며 단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서걱-!


살을 베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핏물이 요기의 얼굴로 튀었다.


‘일단 하나!’


하나를 베었지만, 요기는 멈추지 않았다.


유리한 상황일 때 최대한 적의 수를 줄여 놓을 생각.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요기가 단검을 고쳐 잡고 서 있는 적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푹-!


이번에도 성공.


그제야 적들은 요기의 움직임에 반응했다.


‘제길.’


요기의 입에서 절로 쌍욕이 튀어나왔다.


적들이 반응하기 전에 세 명은 처치할 생각이었는데, 겨우 두 명에서 끝났다.


이렇게 되면 인원수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후우. 여기 숨어 있었구나.”


적 중 하나가 요기를 보며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삐익-!


그리고 울려 퍼지는 호각. 이제 머지 않으면 더 많은 인원이 몰려올 것이다.


“거의 다 와서 잡히니 기분이 어떠냐?”

“짜릿해.”


요기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그 순간에도 요기의 머리는 쉼 없이 움직였다.


도망갈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


지금까지는 도주를 선택했지만, 이제 도주의 여지가 없었다.


맞서 싸워야 했다.


‘일라이스까지 달고 갈 수는 없지.’


으드득


요기가 이를 갈았다.


이대로 이들을 달고 일라이스로 돌아가면 곤란했다.


아직 상대는 일라이스에 대해 잘 모른다.

일라이스의 정체를 조금 더 숨겨야 했다.


“힘든데···.”


요기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살아남기가 힘들긴 할 것이야. 크큭”

“아니. 이게.”

“뭐?”


요기가 그의 갑옷 가슴팍에 박혀 있는 손톱만 한 마나석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그 순간 신발과 갑옷에서 살짝 빛이 번쩍였다.


“미쳤구나!”


그리고 이내 요기가 괴한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괴한들은 요기의 돌격을 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이미 요기의 실력은 대충 파악한 사태.


기습으로 몇 명을 잃기는 했으나, 이렇게 대놓고 덤빈다면 그들이 질 확률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이내 바뀌어야 했다.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요기는 이전보다 한 걸음 더 빨랐으며, 이상하게도 그의 근처에만 가면 검이 궤적을 잃고 애먼 곳을 찔렀다.


‘귀신인가?’


괴한들의 머릿속에 든 생각.


귀신이 아니고서야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크아아악!”


차마 도망간다는 선택지를 선택하기도 전에.


괴한들은 요기의 단검에 모두 목숨을 잃었다.


“하악. 하악. 하악. 해제.”


괴한들이 모두 쓰러지고 나서야 요기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가슴팍의 마나석을 두들겼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드네.”


그가 사용한 것은 라일이 그에게 지급해준 아티팩트가 장착된 장비였다.


움직임이 빨라지는 신발과 주변에 와류를 만들어내 방어를 하는 갑옷.


문제는 움직임이 빨라지기는 하지만, 신체의 부담 역시 그만큼 늘어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삶과 죽음이 갈리는 순간에 몸이 힘든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죽고나서 편한 게 무슨 소용인가?

살아서 힘든 게 낫지.


요기가 그런 생각을 하며 괴한들의 품을 뒤졌다.


“흐음. 어디서 많이 본 문양인데?”


괴한들의 품에서 특정 단체의 문양이 새겨진 장식품을 찾아낸 요기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텐스 상단에서부터 추적이 이어질 것이라더니. 역시 영주님은 대단하셔.”


한 번 봐서 기억해내지 못하면 계속 봐도 모른다는 신념을 가진 요기가 동전 몇 개를 품에 넣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가 혼자 밖에 나와 있는 이유는 라일의 명령 때문이었다.


영지의 수로가 개통되고 얼마 뒤.


‘텐스 상단에서부터 우리를 추적하려는 세력이 있을거다. 그 세력이 누군지 그리고 어디까지 알아냈는지 감시해.’


그 명령과 동시에 아티팩트를 받았다.


아티팩트가 얼마나 값어치 있는 보물인지 잘 알고 있던 요기는 다시 한번 라일에게 감동하며 꼭 임무를 완수하겠노라며 다짐했다.


물론 이렇게 힘든 임무가 될지는 몰랐었지만 말이다.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어.”


상단에서부터 역추적하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들이 사용하는 문장 또한 수집했기 때문에 이제는 복귀해야 할 시간이었다.


꼼꼼했던 요기는 죽인 적들의 시체를 찾기 힘들게 위장을 한 다음 그의 흔적 을 지우며 일라이스로 귀환했다.


“올 때마다 달라지네.”


일라이스에 돌아온 요기가 혀를 내둘렀다.


처음에는 그 역시 도시에 물이 생겨봐야 뭐가 얼마나 달라질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건 그의 오산이었다.


물은 영지민들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땟국물을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늘 오물로 더러웠던 영지는 물청소를 통해 깔끔하게 변해갔다.


게다가 집 앞 텃밭에서 물을 이용해 작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아져 일라이스의 모습은 이전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이 활기찼다.


“안녕하세요.”

“크흠. 자네도 잘 지내는가?”


영지의 길거리에는 요기를 알아보는 사람도 꽤 있었다.


그들에게는 요기에 대한 기억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요기가 라일을 위해 일을 하기 시작한 뒤로는 요기의 인사에 대꾸정도는 해주는 사이가 되었다.


“덕분에요.”


어색한 웃음을 지은 요기가 서둘러 영주관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아직 영지민들을 대하는 것은 그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영주관 앞에 도착하자 꽤 많은 영지민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그의 눈에 보였다.


“무슨 일이지?”


나쁜 일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라일이 온 뒤로 이렇게 사람들이 모였을 때는 큰 이벤트가 있을 때 외에는 없었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보면 모르나? 영주님이 모병하고 계신다네.”

‘모병? 징병이 아니라?’


요기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는 라일에게 보고도 할 겸 직접 물어도 볼 겸해서 영주관 뒷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


“왜 징병이 아니라 모병인지요?”


요기가 가졌던 의문은 노리스 역시 가지고 있었다.


일라이스는 풍족하지 않은 영지. 최근에야 많이 변하고 있다지만, 그것은 모두 다시 채워지지 않는 일시적 자원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모병제를 선택한다면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할 것이고 그 자금 압박을 일라이스는 견딜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제가 생각하는 군 조직. 노리스경과 조금 달라. 아니 많이 달라요.”


“예?”


아직은 어눌한 라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노리스가 미간을 좁혔다.


“이건 내가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다.병사 하나하나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슈퍼 솔져. 아이언맨!”


“으음.”


노리스가 미간을 좁혔다. 슈퍼 솔져나 아이언맨 같은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대충 뉘앙스가 무엇인지는 알아들었다.


‘설마 병사를 기사처럼 키우려고 하시는 건가?’


몇몇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기사가 전장을 주도하다 보니 병사를 기사처럼 키워서 이기겠다는 생각.


하지만, 그 생각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었고 그 생각을 했던 모든 사람이 실패했다.


‘똑같은 실수인가?’


그리고 그 생각은 보통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노리스는 라일을 말리기로 마음먹었다.


“병사는 기사가 될 수 없습니다. 그 어떤 짓을 해도 말입니다. 기사는 괜히 기사가 아닙니다.”


노리스의 음성은 단호했다.


“내 생각은 다르다. 내 말이 맞다!”

“이건 양보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번에는 노리스 역시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이건 평생을 쌓아온 군사적 신념이었고 라일이 아무리 다른 방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군사분야 만큼은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라일 역시 굽힐 생각이 없었다.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지 못한 라일이 답답해서 차라리 격검술을 포기하고 언어를 복사할까 생각했던 그때.


“영주님!”


그들의 앞에 요기가 나타났다.


“아!”


요기가 나타나자 라일이 쓴웃음을 지었다.


요기가 왔다는 것은 이제 적이 일라이스를 거의 다 찾았다는 말과 다름없는 말.


시간이 없었다.


‘말로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노리스의 표정을 보건데 이걸 말로 설득하려면 한세월일 것 같았다.


그리고 설득도 안 될 것 같았고.


이럴 경우는 직접 체감시켜주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럼 내기 하나 하자. 노리스경.”

“내기 말입니까?”

“한 달 후에 싸운다. 노리스경의 병사. 나의 병사. 이긴 쪽의 말 따르기.”


노리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군사 같은 중요한 분야에서 내기를 한다는 것이 영 내키지 않은 표정.


하지만 라일의 의견을 그대로 꺾는 것도 도리가 아니었기에 노리스는 내키지는 않았지만 승낙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땐 제 의견을 들어주시는 겁니다.”

“물론.”


노리스는 아쉬울 게 없었다.


그가 질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기에.


물론 라일도 자신은 있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짧기는 했으나, 기본적인 훈련을 하기에는 또 부족한 시간은 아니었다.


라일도 자신이 있고.

노리스도 자신이 있는 그런 상황에서.


보고하기 위해 온 요기만 멀뚱멀뚱 자리에 서 있었다.


“모병이 끝난 시점부터입니다.”

“물론입니다.”


자신만만한 표정의 둘이었다.


노리스랑 헤어진 라일이 요기와 함께 그의 방으로 돌아왔다


“시···. 실례하겠습니다.”


영주의 방에 들어왔다는 생각에 요기의 얼굴은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그런데 이게 다···. 뭔가요?”


요기는 깜짝 놀랐다.


깔끔하고.


정돈되며.


고풍스러울것 같았던 영주의 방이.


마치 무슨 창고 혹은 공방을 연상시킬 정도로 지저분했다.


특히 한쪽에 가득 쌓여있는 이상한 나무 막대기처럼 생긴 것은 도대체 정체도 알 수 없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80 힘이여솟아
    작성일
    22.03.14 21:04
    No. 1

    구지..말 안통하게 언어팩을 없애는 선택을 작가님이 하셨어야 했나 싶네요
    언어팩은 그냥 패시브로 익히는 걸로 가고
    슬롯 하나를 추가해서 이티팩트 만드는 기술 익히게 하는게 나았을거같은데
    어차피 먼치킨인데 이런거쯤은 퍼주는걸로 누가 머라할 사람이 없을건데..괜히 어눌한 말투때문에 몰입감이 상당히 떨어지네요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64 [탈퇴계정]
    작성일
    22.03.15 00:04
    No. 2

    말못하는벙어리되니 내속도 터지는구나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Herosad
    작성일
    22.03.21 15:00
    No. 3

    진짜 언어는 왜건드신건지... 보기가 힘드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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