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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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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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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390
추천수 :
3,538
글자수 :
192,838

작성
22.03.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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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글자
12쪽

031화. 암 아이언맨(4)

DUMMY

31화



“체력 훈련은 열심히 하는군.”


당연히 자신이 이길거라 생각한 노리스였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매일 아침 라일이 키우는 병사들이 영지를 몇 바퀴 뛰고 들어간다는 정보.


한 달이라는 시간이 사람을 바꾸어 놓는 데 충분하다는 것은 라일을 보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라일의 이야기다.


모든 사람이 라일 같지는 않다.


하지만.


혹시 몰랐기에 노리스는 새벽부터 라일이 키우는 병사들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헛! 둘! 셋! 넷!”


이상한 구호를 내뱉으며 오와 열을 마추어 구보를 하는 병사들.


부끄럽지도 않은지 웃통을 모두 깐 채 영지를 뛰는 그들의 몸에서는 오합지졸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


“무술을 배웠던 사람들이라 다른 건가?”


특별한 것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합지졸 같지도 않은 모습에 노리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양인들을 데리고 구성한 병사들이 아니니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투는 체력이 전부가 아닙니다.”


정규군과 비정규군의 싸움.


노리스가 이끄는 병사들은 백작령의 정규군이었다.


하지만 저들은 무술을 배웠다고는 하나, 상단과 용병단에 속해있던 비정규군이다.


훈련의 정도가 달랐다.


용병들 역시 강하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싸움은 난전에 특화되어 있는 자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머리는 쓰셨습니다만. 운에 걸기에는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영주님.”


그들이 구보를 뛰는 것 까지만 보고.


노리스가 그의 거처로 다시 돌아갔다.


*


“후욱. 후욱. 총원 31명 모두 복귀했습니다.”


영주관으로 복귀한 라일과 병사들이 거친 숨을 억지로 참아냈다.


처음 구보를 뛰고 힘든 모습을 보였다가 뭐가 힘드냐며 선착순을 시키던 라일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좋다. 요기.”

“1번 훈련병 요기!”

“이거 나눠줘”


라일이 손으로 연무장 옆에 있는 박스를 가리켰다.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이제 요기는 생각보다 행동이 우선이었다.


요기가 박스를 향해 뛰어가자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춰 요기의 앞에 도열했다.


드득!


박스를 까자 그 안에는 군복과 군화 그리고 용도를 알 수 없는 팔뚝만 한 막대기가 들어 있었다.


“모두 하나씩 나누어 가진다. 실시.”

“실시!”


병사들이 장구류를 나눠 받는 모습에 라일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전투복은 단순히 통일성이나 나뭇가지 등에 긁히는 것을 막아주는 옷이 아니었다.


라일 그가 방에서 오랜 시간 깎고 또 깎은 마나석이 박혀 있는 군복이었다.


군복에는 윈드 쉴드와 중급 아티팩트 조각술에서 얻은 미니멈 스트랭스 마법이 인챈트 되어 있었고 군화에는 래피드 헤이스트가 새겨졌다.


‘이건 전생의 군관계자가 보면 침 좀 흘리겠네.’


전쟁의 방산업계 사람들은 강력한 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군인 자체를 강하게 만드는 것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군인의 근력과 속도, 전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슈트나 장비를 개발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나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마법은 가능했다.


원하는 마법을 마나석에 인챈트해서 군복과 군화를 아티팩트로 만들면 해결이 된다.


영구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어차피 전기를 베이스로 하는 전생의 그것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받았으면 환복한다. 실시.”

“실시!”


남 앞에서 옷을 벗는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나 두려움은 이미 없었기에 병사들은 일제히 군복으로 환복했다.


핏이 딱히 좋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같은 색으로 만들어진 군복은 꽤 통일감을 주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집중한다.”


라일이 나무 막대기를 들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왔다.


“이게 너희들 무기다.”


병사들의 고개는 라일에게 고정한 채 눈알을 돌려 그들이 들고있는 나무막대기를 살폈다.


어딜봐서 이게 무기라는 건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누가 눈알 돌리래?”


집중을 못 하는 모습이 보였기에 라일이 으르렁거리는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순간 병사들이 깜짝 놀라 눈알을 본 위치로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


“선착순 두 명.”


우두두두두두


이제 망설이는 사람은 없다.

처음에는 동료들보다 먼저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먼저 들어오기 위해 미친 듯 달렸다.


그렇게 또 한바탕의 선착순이 끝나고 병사들이 독기오른 눈으로 라일을 바라봤다.


“잘 봐라. 이게 너희들의 목숨을 살려줄 것이다.”


라일이 나무 막대기를 절도 있게 들어 올렸다.


‘비슷하면서도 달라. 하지만 상관없어.’


나무막대기의 끝부분은 어깨의 홈에 맞도록 폭이 넓어지는 구조였기에 견착하자 안정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막대기 아래에 나 있는 수직 손잡이를 잡고 얼굴을 나무막대기에 살짝 가져다 대었다.


총.


총이었다.


라일은 총의 완전한 구조를 알지 못했다.


그 역시 군대를 다녀왔고 공학을 공부하며 어느 정도 총을 알긴 알았지만, 대충 아는 것과 실제로 만들어내는 것의 차이는 명확했다.


하지만 라일은 현상은 알고 있었다.


총의 현상은 총에서 발사된 탄환이 적을 살상하는 것.


어차피 현상이 같다면 과정은 달라도 상관 없다고 여겼다.


게다가 애초에 화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마나석을 활용하는 것.


그 구조까지 완벽하게 따라할 이유는 없었다.


“후읍.”


라일이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전생에 총을 쏴본 경험이 몸이 아닌 영혼에 밴 것처럼.


그리고 그가 마나석과 연결된 부분을 손가락으로 툭 눌렀다.


너무 가볍게 누르면 오작동할까 봐 꽤 반발력을 넣어둔 상태라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이 얼추 났다.


팡-!


공기가 밀려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연무장 반대편에 세워둔 나무 판자가 터져 나갔다.


“어?”


어떻게 된 현상인지를 이해하지 못한 병사들이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이게 너희들의 무기다. 지금 이 순간부터 이것을 너희 애인이라고 생각하고 절대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는다. 알았나?”


“예!”


이미 위력은 보았기에 그들은 의심을 하지 않았다.


원리는 몰라도 좋았다.


그들의 손에 이렇게 강한 무기가 쥐어진 것만으로도 그들의 가슴은 뛰어 올랐다.


‘정말인가봐.’

‘우린 화살 받이가 아니야.’


화살 받이에게 이런 걸 줄 리 없었다.


그랬기에 병사들의 사기는 그 어느때보다 더욱 올랐다.


그 모습에 라일이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총은 그가 만든 역작이었다.


현상만을 따라한 무기.

하지만 꽤 괜찮은 성능을 보여줬다.


이 총에 각인된 아티팩트는 에너지 에로우였다.


에너지 에로우는 그다지 고급 마법은 아니다.


마나를 작은 화살처럼 만들어 쏘아내는 마법.


다른 살상력이 큰 마법에 비하면 초라한 마법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라일의 마음에 쏙 들었다.


위력이 더 큰 마법 역시 쓸 곳이 있지만, 개인 화기로는 에너지 에로우 정도가 딱 적당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지금 영지에 있는 마나석은 연속 사격이 불가능했다.


한 번 쏘고 나서 일정시간 마나가 회복되길 기다린 뒤 다시 쏴야 한다.


하지만 일회용 총이면 전쟁에서 크게 의미가 없었기에 라일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래서 라일이 선택한 방법은 마나석 여러 개를 총에 다는 방법이었다.


마나는 쇠에 유도되는 성질을 지니고 있었다.


‘정말 전기 같아.’


웃기게도 정말 전기 같은 성질이었다.


그랬기에 마나석이 박혀 있는 곳에서 얇은 쇳조각으로 총구를 향해 길을 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총 5개의 마나석이 연속 5발을 사격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에너지 에로우는 총탄과 달리 바람의 영향도 받지 않았기에, 어려운 사격술 역시 습득할 필요가 업었다.


그저 가늠쇠와 가늠좌를 이용하여 목표물만 조준하면 되었다.


물론 화약 병기에 비해 단점도 분명 존재하였으나, 지금은 이 수준만 되어도 충분했다.


앞으로 개량할 시간은 충분했다.


*



대결의 날은 빠르게 찾아왔다.


노리스와 오르시우스는 병사들을 이끌고 황무지 근처를 살폈다.


혹시 모를 민간인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라이스 외곽에 위치한 황무지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그들은 이른 시간부터 나와 전장을 살피고 있었다.


“지형이 평지가 아니라,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주님이 어떤 전략을 쓸지 모르니까요.”


오르시우스의 말에 노리스 역시 동의했다.


이번 결투에서 화살은 사용 가능했다.


물론 살상력을 줄이기 위해 촉을 제거한 화살이었지만, 그래도 맞게 되면 부상을 입을 수 있었다.


게다가 라일이 일전에 텐스 상단 공략에서 보여준 전술을 생각해 봤을때 경계할 필요는 있었다.


“나눠서 배치할까요?”


그 질문에 노리스가 잠시 눈을 감았다.


만약 병력이 충분했다면 나눠서 배치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병사들의 숫자는 겨우 서른 명이 조금 넘는 정도.


만약 이들을 나눠서 배치한다면, 혹 라일의 함정에 빠져 각개격파를 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아니. 뭉쳐서 간다.”

“네.”


오르시우스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별 이견은 없었다.


“이 언덕을 먼저 장악하면 영주님이 어떻게 기동하려고 하더라도 우리가 유리해지니···.”


중앙에 있는 고지대를 노려야 한다는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어디든 관측하기 쉽고 사방으로 군사를 쉽게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차지해야 하는 위치였다.


“오실 때가 되었는데···.”


작전을 모두 세워을 때.


황무지 저편에서 평소와 다른 옷을 입고 노리스를 향해 걸어오는 라일이 보였다.


“오셨군요. 그런데 병사들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제법이십니다.”


굳이 병사들을 눈에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것은 노리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노리스의 병사들도 황무지 중앙 언덕의 뒤편으로 숨겨둔 상태였다.


“이야기 된 것처럼 전장의 범위는 이 황무지 지대를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피해는 있겠지만, 살상은 안 됩니다.”


“물론입니다. 영주님.”


라일과 노리스가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이번에는 이긴다.’


노리스가 이를 꾹 깨물었다.


“그럼 곧바로 시작하시지요.”

“건투를 빕니다.”


라일과 노리스가 서로 등을 돌려 자신들의 진영으로 걸음을 옮겼다.


진영으로 돌아온 노리스가 빠르게 병사들을 이끌고 황무지 중앙으로 이동했다.


혹시 모를 원거리 공격에 대비해서 방패로 중요 부위를 가린 채 노리스의 병사들이 황무지 중앙을 향해 나아갔다.


아직 시야가 모두 확보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경계를 철저히 했다.


“저곳을 점령한 뒤 거점방어를 한다.”


계획대로.


노리스와 병사들이 황무지 중앙의 고지대를 점령했다.


그리고 방패를 두른뒤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상대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쩐일인지 황무지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노리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라일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상황.


노리스의 미간이 절로 좁아졌다.


“이인 일조로 방어와 사격을 준비한다.”


방어를 풀기에는 위험부담이 컸기에 노리스의 지시는 합당했다.


병사 한 명이 방패를 들어 전신을 가리고 뒤에 있는 병사가 언제든 석궁을 쏠 수 있는 태세를 취했다.


쐐애애애액!


그때.


어디선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퍼억-!


방패 귀퉁이가 부서지듯 터져 나갔다.


“적이다!”


분명 공격을 받았지만, 어디서 공격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침착해라!”


병사를 진정시킨 노리스가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그리고 그때.


땅이 들썩인다는 착각과 함께.


쐐애애애액


다시 한번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빠아아아악-!


그리고 이번에도 공격을 당한 방패가 부서져 내렸다.


“저쪽이다! 쏴라!”


노리스는 처음 본 그곳으로 향해 발사 명령을 내렸다.


굳은 표정으로.


병사들이 노리스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석궁을 쏘아냈다.


작가의말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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