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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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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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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2,838

작성
22.03.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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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6화. 이게 다 뭡니까?

DUMMY

26화



라일이 아무 대답이 없자.

셰린이 조금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방을 빠져나왔다.


‘뭐야.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어깨를 으쓱한 셰린이 천천히 그녀의 처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셰린이 나간 것을 확인한 라일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당황스럽네.”


우리가 숨을 쉴 때 공기를 인식하지 않는다.


특별한 병이 없는 이상 우리는 공기를 의식하지 않고 숨을 쉬는 것을 인식하지도 않는다.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 눈을 뜬 이후 처음으로 복사한 것이 다르시칸 대륙어였다.


그랬기에 언어의 장벽을 느낄 새도 없었다.


심지어 혼잣말도 한국말이 아닌 다르시칸 대륙어로 했었다.


그랬기에 대륙어가 이렇게 생소하게 들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상태.


“미치겠네. 후우.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더 놀라운것은 대륙어가 빠지고 나자 혼잣말이 한국어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감회가 새로운 라일이었지만.


지금 그의 앞에는 언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었다.


‘슬롯1.’


[슬롯1 제국 명장의 초급 아티팩트 조각술]


[복사랭크 C]


조각칼을 잡는 순간.


머릿속에 다양한 아이디어 역시 떠올랐다.


초급이라 그런지 종류가 샐 수 없이 많다거나, 위력이 뛰어나 보이는 것들은 없었으나.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이디어.’


세상은 아이디어로 움직인다.

작은 화약의 폭발이 냉병기를 종식시키는 시작이 되었듯.


라일 그가 가지고 있는 현대 공학을 아티팩트와 접목시키면 분명 기존 클래스를 넘어서는 아티팩트가 될 수 있다.


“후우. 시작해볼까?”


조각칼을 가볍게 쥔 라일이 마나석의 표면을 슥슥 긁어내기 시작했다.


마나석을 긁어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치 다이아몬드라도 되는듯 표면이 단단했기에 최대한 힘을 담아 꾹꾹 눌러야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라일이었으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각사각사각


하지만 슬롯 복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치 오랜 시간 조각칼을 잡아온 것처럼 마나석을 깎아냈다.


“하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라일이 고개를 들고 긴 숨을 내뱉었다.


엄지 손톱만한 주문을 새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나를 완성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냥 반도체네.’


라일은 아티팩트가 반도체 같다는 생각을 했다.


웨이퍼위에 집적회로를 새기는 반도체처럼 마나석에 마나회로를 생기는 아티팩트는 유사성이 있었다.

‘무궁무진하겠네.’


라일은 가슴이 뛰었다. 이것을 반도체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 일라이스는 무궁무진하게 변화할 수 있다.


‘일단 이 정도면···.’


게다가 일전에 쿠로에게 압수한 마나석이라면 꽤 괜찮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일은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며 마나석 위에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했다.


*


일라이스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원래 대중들은 소문을 좋아하기에, 그저 언제나처럼 돌아다니는 뜬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만한 그런 일.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소문의 출처가 영주관에서 일을 하는 일꾼들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의 증언은 꽤나 다양했다.


[영주가 말을 잃었다.]

[실어증에 걸렸다.]

[사악한 마법을 연구하다가 미쳤다.]

[기억을 잃었다더라.]


처음 그 소문을 들었던 영지민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헛소리로 치부했지만.


계속해서 소문이 흘러나오자 그들 역시 어느정도 동요하기 시작했고 그 소문은 이내 노리스와 오르시우스는 물론이고 셰린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단장님. 정말입니까?”

“뭘 말하는 것이냐?”


연무장에서 격검술을 연무하던 오르시우스가 노리스에게 물었다.


그와 검을 마주하고 있는. 노리스 역시 무슨 말인지는 알고 있었으나 짐짓 모른척을 했다.


타앙-!


노리스가 오르시우스의 검을 튕겨내며 거칠게 몰아 붙였다.


“영주님이 이상해졌다는 소문 말입니다.”


“흐음.”


거친 격검이었지만, 오르시우스는 한치의 흔들림 없이 막아냈다.


“자네는 사람이 변한다고 믿는가?”

오르시우스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고민에 빠지면서도 그의 손과 발은 멈추지 않고 노리스를 압박했다.


“저는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고 믿고 살았습니다.”


“나도 그랬지.”


콰앙-!


목검과 목검의 충돌이었음에도 마치 폭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생각이 조금 바뀌긴 했습니다.”

“영주님 때문에?”


오르시우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네. 맞습니다. 제 생때같은 수하들을 잃게 만든 장본인이긴 하지만···. 지금 보면 과연 삼공자가 그런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도 오르시우스는 쉬이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또 믿지 않을 도리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소문을 들어보면 영주님. 아니 삼공자가 가면을 벗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르시우스의 말에 노리스가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이내 검을 거두는 노리스.


“가면이라···.”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으니까 말이 그렇다라는 겁니다.”


오르시우스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직접 보러 가보겠나?”

“제가요? 영주님이 부르시지도 않았는데?”


오르시우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무리 기사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주인인 영주를 만나려면 마땅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기사도를 숭상하는 오르시우스에게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가면인지 아닌지는 직접 봐야 알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이 정도 실례는 이해해 주실 거야.”


“아···. 그럼 저는 단장님만 믿고 갑니다. 다 단장님이 책임지시는 겁니다.”


노리스가 씩 웃었다


“그러지.”


노리스의 말에 목검을 거둔 오르시우스가 성큼성큼 영주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럼 빨리 가시죠. 사실 궁금해서 참을 수 없을 지경입니다.”

“여전히 성질이 급하군.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 자네를 보면 딱 맞아. 어쩜 수습일 때와 지금이 다를 게 없는지.”


“끄응.”


노리스의 말에 오르시우스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가볍게 의복을 정리한 둘은 영주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라일의 거처로 향하는 복도에서.


그들의 눈에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셰린이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아! 노리스경! 오르시우스경!”


노리스와 오르시우스를 발견한 셰린이 반가운 미소를 지었다.


후드 아래로 드러난 미소였지만, 그것만 보더라도 셰린이 그 둘을 얼마나 반기는지 알 수 있었다.


“왜 여기에 서 계십니까? 영주님을 뵈러 온 것 아니십니까?”


셰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상한 것이 느껴져서요.”

“이상한것 말씀입니까?”


노리스와 오르시우스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영주의 경호는 그들의 몫.


그런데 영주성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었다.


그 이상함을 자신들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니까.


“네···. 마법의 기척이 계속 느껴지고 있어요.”


“마법?”


노리스의 미간이 좁혀질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아는 라일은 마법을 모르는 사람.


그리고 이 성에서 마법사는 오직 셰린밖에 없었다.


라일의 방에서 마법의 기척이 느껴질 이유도.


느껴져서도 안 되었다.


“확인하고 싶은데, 허락도 없이 들어가는 것이···.”


셰린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던 이유였다.


아무리 그가 라일의 부하는 아니었지만, 엄연히 고용된 존재.


제 마음대로 영주의 방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었다.


“노크를 해도 아무런 말씀도 없어서···.”


“으음.”


말이 없다는 말에 다시 한번 인상이 찌푸려지는 노리스.


[영주가 말을 잃었다.]


요즘 영주성에 도는 소문이 생각난 것이다.


‘그럴 리 없다.’


이상한 일이다.

노리스가 영주, 아니 삼공자 라일을 봐온 시간은 매우 길었다.

삼공자 라일이 태어날 때부터 장성할 때까지 모두 보았으니 근 이십 년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그가 망나니로 살았던 십수 년의 세월보다.


근래에 봐온 일 년의 세월이 더욱 가슴과 머리에 남았는지 모를 일이었다.


똑똑똑.


“영주님.”


노리스가 라일을 불렀다.


하지만 셰린의 말처럼 라일의 방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또···. 마법의 기운이 느껴져요.”


다시금 불안한 얼굴의 셰린.


그리고 이 정도 거리가 되자 노리스도 방안에서 꿈틀거리는 마나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영주님.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지금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노리스가 방문을 확 열어젖혔다.


“어?”

“영주님?”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


“후우. 후욱.”

라일이 눈이 뻑뻑했던 탓에 잠시 눈을 감았다.


벌써 며칠 째 잠도 자지 않고 마나석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하나하나 각인을 새기는 것이 오래걸리기도 했지만, 마나석으로 어떤 아티팩트를 만들까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일단 사람이 문제야.’


라일의 관심은 군사적인 것으로 쏠려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수도를 먼저 깐 것은 필수 불가결 적인 일이었기에 가장 먼저 했지만.


이제 영지에 닥쳐올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일라이스의 인원이 적어도 너무 적다는 것이다.


영지민들을 모두 군으로 차출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도 인원은 적었고 영지민들의 절대다수는 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징집한다고 해서 전쟁을 제대로 치를 수는 없었다.


‘소부대 전투가 가능하게 만들어야 해.’


라일의 전생에서도 병력의 수는 정말 중요했다.


하지만 보병 전투의 대부분은 소부대 전투 위주로 이루어졌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화력의 발전.


중장보병과 기사가 그의 세계에서 사라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중요했던 이유 하나는 화기의 발전이었다.


기사가 되려면 오랜 시간 수련을 해야 했다.


하지만 총기류는 짧은 기간만 수련해도 능숙하게 쏠 수 있었다.


짧은 기간에 육성해낸 병사가 오랜 기간 수련한 기사를 잡아내는 순간.


기사들의 존재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일라이스가 성장해서 대규모 군단을 이루려면 시간이 너무 걸려. 현대화를 할 필요가 있어.’


라일의 머릿속에 군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고 있었다.


화약이 기사들의 시대에 종말을 가져온 것 처럼.


라일은 다른 방식으로 기사들의 시대를 종결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후발주자로써 선발주자들을 이길 수 있었다.


똑똑


잠시 건조해진 눈을 쉬기 위해 집중을 푼 순간.


그제야 라일의 귀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 망했는데.’


“#$*)&$)@&$)!$!”


말은 알아듣지 못했으나 노리스의 목소리였다.


덜컥


문이 열리고 노리스와 오르시우스 그리고 셰린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들과 라일의 눈이 마주쳤다.


서로의 눈빛이 허공에서 얽혔다.


그리고 눈빛이 떨어지는 순간. 노리스와 오르시우스가 빠른 걸음으로 창가를 비롯한 방 곳곳을 살폈다.


‘수상한 것은 없다.’


노리스의 시선이 라일이 있던 탁자로 향했다.


그곳에는 손톱만 한 마나석이 늘어져 있었다.


“이게 다···. 뭡니까?”


물론 라일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셰린은 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아티팩트?’


마나의 반응이 어디서 나오나 했더니 아티팩트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준 아티팩트 뿐 아니라 꽤 많은 완성된 아티팩트가 탁자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라일이 아티팩트를 만들어낸 것이다.


“어···. 어떻게?”


그녀의 음성이 파르르 떨렸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발생했다.

그녀의 눈앞에서.


작가의말

읽어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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