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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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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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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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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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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38

작성
22.02.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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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글자
12쪽

012화. 그럼 돈 내놔!

DUMMY

12화


“저놈들이 실성했나?”


아막의 측근들이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요기와 그의 동료들에게 다가왔다.


평소에는 그들과 눈도 못마주치던 요기의 수하들은 라일을 믿는 것인지 지지 않고 욕설을 내뱉었다.


“뭐? 한 대 치게?”

“평소에도 마음에 안 들었어! 덤벼 새끼야!”


요기는 라일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장되게 나가는 동료들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이게 맞는 선택인가?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데···.’


요기가 눈을 굴려 아막과 그의 측근들을 살폈다.


다행이라면 오늘은 수금일이기도 했고, 상단의 사람들과 미팅이 있었던지라 그의 수하 중 일부가 밖으로 나가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상대할 사람은 적어졌다는 것과 요기가 볼 때 라일의 무술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


이 두 가지가 요기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아막의 측근들이 다가오자 청년들은 라일의 뒤편으로 몸을 숨겼다.


분명 겁나서 몸을 숨기는 것이었지만, 그들의 입은 연신 쉬질 않았다.


‘잘 보여야 해!’

‘내가 더 잘 보일 건데?’


몸으로 잘 보일 자신은 없었으니, 이렇게 입이라도 털어서 잘 보여야 한다는 마음이 그들에게 가득했다.


“넌 뭐냐?”


그제야 라일과 셰린을 발견한 아막의 측근들이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


“너희 설마 이 비실이들 믿고 까부는 거였냐?”


“왜 비실이들이 우릴 혼내주기라도 한데?”


아막의 측근들이 라일과 셰린을 보며 비웃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처럼 아막의 측근들은 평소 기름진 것을 잘 챙겨 먹었는지 덩치가 육중했다.


‘다른 사람들은 굶고 있는데···.’


그 모습에 라일의 시선이 서늘해졌다.


저 살들은 모두 일라이스 영지민의 피와 땀이다.


지금까지 봐온 영지민들 중 그 누구도 저렇게 살집이 두툼하지 않았다.


“누구냐? 너?”


라일과 셰린은 후드를 벗지 않았다. 지금 후드를 벗는다면 아막이 도주를 선택하거나 발뺌을 할 염려가 있었다.


“그건 알 필요 없고.”


후드 밑으로 드러난 라일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일단 좀 맞자.”

“이 호x놈의 새끼가!”


측근 중 팔뚝이 수박만 한 사내가 라일의 얼굴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자세는 엉성했으나, 덩치에서 나오는 힘은 강력했다.


장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힘이 좋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기술이 없는 육신의 힘은, 마나를 이겨낼 수 없다.


퍽-!


사내의 팔뚝이 라일의 상체를 후려치는 순간.


사내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미소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 미소가 경악으로 바뀌는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둔탁한 소리가 들렸음에도 라일의 몸은 서 있던 그 자리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깜짝 놀란 사내가 이번에는 양손으로 라일을 힘껏 밀었다.


퍽-!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


기술이 없는 근력으로는 마나를 쓰는 라일을 밀어낼 수 없었다.


“너 뭐 하는 새끼야?”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사내가 뒤로 물러서려고 했지만, 그땐 이미 늦었다.


“자고 있어.”


라일이 사내의 턱을 손바닥으로 올려쳤다.


순간 사내의 턱이 들렸고 그것으로 끝.


사내의 의식은 소실되었고 이내 몸은 바닥으로 쓰러졌다.


단 일격에 덩치 사내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자 아막의 측근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

“이상한데?”


이상했다.


그들이 아는 일반적인 싸움과는 너무나 다른 전개.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다.


“기사다.”


그들의 입에서 기사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아막의 입에서 먼저 기사라는 말이 나왔다.


“막아라!”


아막은 측근들의 등을 떠밀어 라일쪽으로 밀어놓고는 곧바로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기사를 상대로는 승산이 없다!’


아막은 기사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대항을 포기하고 도주를 선택했다.


아막이 도망가기 시작하자 측근들의 얼굴이 구겨졌다.


“하. x팔!”

“저새끼들이 믿는 구석이 있었네.”

“새끼들아. 너희가 그러고도 일라이스에서 살 수 있을것 같냐?”


그들도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들은 도망간다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도망간다면 당장 목숨은 건질 수 있을 지 몰라도 다시는 일라이스에서 살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사는 곧 돌아갈 것이고 도망간 아막은 분명 다시 돌아올 것이니까.


기사는 잠시지만, 아막은 영원하다.


그들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생각이었다.


그랬기에 그들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라일을 향해 달려들었다.


“도망가요!”


도망가는 아막을 발견하고는 셰린이 소리쳤다.


“봤어요.”


여기까지 와서 아막을 놓치면 일이 귀찮아지는 것을 알았기에 라일이 빠르게 움직였다.


‘검은 없지만···.’


검을 들고 잇지는 않았지만, 슬롯에 있는 격검술이 어디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손날을 검날 삼아 라일이 격검술을 펼쳤다.


달려오는 상대의 머리를 손날로 후려치고 곧바로 몸을 회전시켜 다음 사내의 어깨를 찔렀다.


“커억.”

“흡!”


설명은 길었지만, 행동은 짧았다.


사내 두 명이 순간 몰려오는 격통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막아!”


남아 있는 측근들이 못이 박힌 몽둥이, 날이 시퍼렇게 서 있는 칼등을 들고 라일을 향해 연신 몸을 날렸다.


‘위험하게.’


셰린이 있어 치명상은 입지 않을것 같았지만, 그래도 상처를 입는 것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치료마법이 고통까지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이거 받으십시오!”


라일이 잠시 고민에 빠졌을 때. 요기가 라일을 향해 단도를 던졌다.


라일이 날아오는 단도를 잡았다.


그의 인생에서 검을 잡은 날은 극히 찰나라고 해도 무방하지만.


라일은 지금 단도가 마치 그의 몸 중 일부분인 것처럼 느껴졌다.


‘복사 랭크가 더 올라가면 어떨지 궁금하네.’


C랭크는 객관적으로 낮은 랭크. 그런데 낮은 랭크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는다면 랭크가 더 높아졌을 때는 어떨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오러블레이드.’


생각을 잠시 정리하고 라일이 단도에 마나를 불어 넣었다.


몸을 휘돌고 있던 제국 군단의 마나가 순간 단도로 밀려 들어갔고 단도에서는 오러블레이드의 증거인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어응?”


오러블레이드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사내들의 미간이 좁아졌다.


분명 이상한 것이 느껴지는데, 그게 뭔지 몰랐다.


“저게 뭐야? 뭐가 이글거리는데?”

“몰라! 그냥 죽여!”


측근 중 한 명이 이상한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모르면 맞으면서 배워야지!”


오러블레이드가 사내들의 무기를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수컹!


두부를 베는 것 같았다. 오러블레이드가 사내들의 병장기를 두부를 베듯 베어내자 그들은 허공에 헛손질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내 몽둥이가 사라졌어?”


어리둥절한 그들에게 이제 교육의 시간이 찾아왔다.


퍽! 퍽! 퍽!


정확히 한 대에 한 명씩.


라일의 공격이 사내들의 급소를 후려쳤다.


“죽지는 않을거다.”


당장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죽이지 않는다고 멀쩡히 둘 생각은 없었다.

라일이 후려친 곳의 뼈들이 두조각 세조각 이상으로 갈라져 그들의 몸을 찔렀다.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자 사내들의 입에서 거품이 줄줄 흘러나왔다.


남을 괴롭히고 고통을 준 적은 많았지만, 자신이 이렇게 고통을 받은 적 없었기에 그들은 통증을 견뎌내지 못했다.


“저 새끼 뭐야?”


아막이 뒤로 고개를 슬쩍 돌렸다.


“누가 부른거지? 일라이스에 기사를 부를 사람이 있던가?”


적어도 아막이 알기로는 이제 없다. 그럴만한 사람은 이미 아막에게 죽거나 세력다툼에서 밀려 일라이스에서 쫓겨났다.


‘누구지? 누구지?’


숨을 헐떡이며 도망치면서도 아막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이내 한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새로 온 영주!’


신참 영주가 데리고 온 기사임이 틀림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막은 이를 꽉 깨물었다.


‘햇병아리가 겁도 없이!’


기사가 다짜고짜 그의 집을 습격한 것은 의아한 일이었으나.


상대의 정체를 알게된 이상 아막은 무서울 게 없었다.


‘돈 싫다는 놈 없지.’


어차피 이곳으로 왔다는 건 백작에게 밉보였다는 소리.


밉보인 신참 영주가 돈이 많을 리 없다.


‘그때 좋은걸 던져주면 제가 안 넘어오고 배겨?’


끼히이잉!


마굿간으로 달려온 아막이 급히 자신의 애마에 올라탔다.


기사를 회유하는 것은 회유하는 것이고.


지금은 일단 이 자리를 피하는 것이 중요했다.


“가자!”


아막이 말의 뒷배를 걷어 차자 말이 거친 울음소리와 함께 앞으로 튀어 나갔다.


그리고 앞으로 튀어나가는 아막의 시야에 자신을 향해 뛰어 오고 있는 라일이 들어왔다.


“아···! 안 돼!”


그리고 그 다음 장면은 라일이 그의 애마에게 몸통박치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육중한 말과 사람이 부딪치면 당연히 사람이 튕겨져 나가는 것이 상식이었지만.


마나를 잔뜩 끌어 올린 라일의 몸은 이미 말의 운동에너지를 넘어서고 있었다.


끼히이이이이이잉!


갑작스레 자신에게 부딪친 인간을 노려보며 아막의 말이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후우. 잡았다.”


그 말을 끝으로.

바닥에 떨어진 충격 때문에 아막의 정신이 점점 아득해져만 갔다.


*


“으으···.”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막은 정신이 돌아온 것을 느끼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낙마한 탓에 온 몸이 쑤셔왔다.


‘여기는···.’


아막에게 익숙한 공간. 아막이 눈을 뜬 곳은 바로 그의 방이었다.


‘역시 그러면 그렇지.’


아막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기사 쯤 되는 사람이면 생각이 있겠지.’


누가 자신에게 이득을 줄 것인지에 대해 기사쯤 되면 잘 알거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 사람은 신입 영주가 아니라 아막 자신일 거라 굳게 믿었다.


덜컥


아막이 눈을 떴을 때.


그의 방문이 열리고 라일이 들어왔다.


‘젊은 기사군. 전도유망하겠어. 그런 전도유망한 기사가 이런 시골 영지에 처박혀 있는 것을 바랄 리 없지.’


그럼 더더욱 좋다고 생각했다.

돈 몇푼 쥐어주고 이곳을 떠나게 만들면 되니까.


“일어났어?”

‘어린 놈이···!’


딱 봐도 어린놈이 반말을 하는 모습에 속에서 순간 울컥 올라왔지만.


아막은 그 정도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아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오히려 존대까지 해줄 수 있었다.


“크흠. 그대가 새로오신 영주님의 기사이십니까?”


“어?”


아막의 말을 듣는 순간.

라일은 금새 아막의 속셈을 간파했다.


그리고 잠시 장단을 맞춰주기로 마음먹었다.


“맞아.”


라일이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역시 애송이. 돈에 관심을 보이는군.’


라일의 시선이 값나가는 물건들에 고정되자 아막이 더욱 짙게 미소를 지었다.


“하하. 진즉 말씀해주셨으면 무례를 범하지도 않았을텐데요.”


라일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방에 놓여있는 화병을 집었다.


“뭐. 큰 무례를 범하긴 했지.”


아직은 애송이처럼 보이는 라일의 모습에.


아막이 슬슬 본론을 꺼냈다.


“원하시면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일라이스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겁니다. 내륙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남부 대륙의 물건입니다.”



“오. 정말 가져가도 돼?”


‘애송이 녀석.’


사치품에 관심을 보이는 라일을 보며 아막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제 사죄의 선물입니다.”

“너 돈 많아?”


건방진 질문이었지만.

오히려 아막이 기다린 질문이기도 했다.


“물론입니다. 그리고 저와 친하게만 지내주신다면 그 재물이 곧 기사님 것 아니겠습니까?”


환하게 웃는 아막이 얼굴에 대고.


라일이 입을 열었다.


“그럼 다 내놔.”

“네?”


그리고 그 말은 아막이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었다.


작가의말

늘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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