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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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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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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2,838

작성
22.03.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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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글자
11쪽

022화. 다시 만나 반갑다.

DUMMY

22화



“무엇들 하고 있어? 빨리 쏘란 말이야!”


쿠로가 연신 무사들을 재촉했다.


“한 번에 쏘면 쓸어버릴 수 있게 생겼는데 왜 못 죽이는 거야?”


쿠로의 고함에 무사들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적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방패를 저렇게 쓰다니···.”


상단 무사들이 볼 때. 일라이스 영지의 병사들은 활 쏠때만 손과 머리가 빼꼼 보이고 이후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드러나는 부위도 너무 제한적이어서, 그것을 정확한 타이밍에 쏴 맞추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화살은 방패에 막혀 일라이스의 병사들에게 별 피해를 주지 못했다.


후두두두둑-!


화살이 방패에 박히는 소리가 우기의 빗소리를 연상케 했다.


“셋 세고 동시에 쏜다. 셋 둘 하나! 쏴!”


일라이스의 병사들 역시 화살을 아무렇게 쏘는 것이 아니었다.


한발씩 산발적으로 쏘면 적들이 보고 피할 수도 있었고 화력이 분산되어 그다지 효과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인원도 더 적은 상태인지라, 어떻게든 화력을 집중시켜야 했다.


적들에 비해 인원수는 적었으나 서른 명이 동시에 쏘는 석궁은 꽤 위력이 있었다.


위치 에너지까지 받은 서른대의 화살이 일정한 범위에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


“조준하고 쏘는 것보다 나은것 같은데?”


병사 중 하나가 화살을 쏘아내고 방패 뒤에 몸을 숨긴 채 말했다.


“그러니까. 지역을 제압하는 사격은 처음 해보는 건데, 효과가 있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병사들도 지금 지역 제압 사격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병사들이 훈련을 꽤 받은 상태이긴 했으나, 기사 같이 오랜 시간 활을 쏴온 무인, 아니 기사라고 할 지라도 활에 열중하지 못한 기사들은 먼 거리에서 정확히 적을 맞추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적들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적들을 맞추려는 것보다 차라리 이렇게 일정 지역에 화살을 촘촘히 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화망.’


화망이라는 단어치고는 빈약했으나, 그 컨셉은 따왔다.


이 세계는 마법과 기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른 군사 기술이 라일 그의 전생보다는 상당히 떨어졌다.


라일이 노리스에게 듣기로 이 세계의 전투는 일단 중장기사가 적진으로 돌진해 적 중장기사와 승패를 겨루거나 중장기사가 헤집어 놓은 병사들 사이를 이제 다른 병사들이 마무리 짓는 방식으로 결정이 되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마법사들의 대규모 마법에 승부가 결정 나곤 했다.


그랬기에 이런 전략들이 부재했고, 상단의 무사들은 처음 겪는 제압 사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자신들을 때리지 못하고 얻어 맞기만 하니 도대체 답이 보이지 않았다.


“이래선 싸울 수가 없다.”


용병 중 하나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용병들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모두 돌격! 백병전으로 승부를 본다! 상단도 돌격하십쇼.”


활을 버린 용병들이 흉신악살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둔덕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너희들도 모두 돌격해라!”


쿠로가 상단의 무사들을 독촉했다.


상단주의 독촉에 상단의 무사들도 용병들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도 쏟아지는 화살에 그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래도 워낙 많은 수였기에, 반절은 되는 인원이 둔덕에 진입했다.


“기사고 뭐고 다 죽여버리마!”


용병들의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기사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들도 나름 준비를 해 왔다.


‘기사라고 해봐야 얼마나 대단하겠어? 변방에 쫓겨온 기사이면서.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용병들도 나름 믿는 구석이 있었다.


칼밥을 먹다보면 전쟁터에서 마나유저를 만나는 일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필드에서 용병이 마나 유저인 기사를 만나면 보통 도륙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사를 피해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랬기에 용병들도 그들 나름대로 기사 대처법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쿠로가 고용한 용병들 역시 기사를 상대한 경험이 있었고 그 방법으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랬기에 자신감 있게 달려갔다.


“한 번 더 쏜다.”

용병들과 상단의 무사들이 가까워질수록 병사들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차올랐다.


그렇게 마지막 한 발이 재장전 되고.


그들이 방패 위로 몸을 내밀어 석궁을 발사했다.


거의 직사에 가깝게 발사된 화살이 달려오던 용병들을 꿰뚫었다.


은엄폐할 곳도 없었기에, 용병들과 상단 무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이를 꽉 깨문 용병들이 허벅지에 더욱 힘을 넣어 땅을 박찼다.


점점 병사들이 가까워졌다.


“거치 해제!”


서로가 서로의 눈동자까지 볼 수 있는 거리가 되었을 때.


노리스의 명령이 떨어졌다.


병사들이 일제히 야삽을 들어 박혀 있는 방패의 하단을 파내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도 적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기에 병사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방패 들엇!”


거치가 해제되자 병사들이 이인 일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명이 방패를 들고 다른 한 명은 검을 뽑아 든채 그 옆에 위치했다.


하지만 방패 하나가 둘을 모두 가져주지는 못했다.


“밀집!”

이제는 모두 가려졌다.

병사들이 촘촘히 모여 방패로 성을 만들었다.


방패의 틈새로 병사들의 긴장된 눈빛이 보였다.


“죽여라!”


이제 서로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둔덕을 올라오느라 숨이 거칠어진 용병들이 각자의 병장기로 방패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투웅-!


투웅-!


방패를 뚫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충격이 느껴졌으나.


밀집해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병사들을 밀어내지는 못했다.


콰당-!


그리고 앞의 전진이 방패에 막혔을 때. 마치 파도처럼 뒤의 인원들도 방패에 다가와 부딪쳤다.


드드드득.


방패와 방패가 엇물려 갈리는 소리가 모두의 귀에 들려왔다.


두껍게 만들긴 했으나, 나무였던 탓에 충격이 가해질 때마다 균일이 가기 시작했다.


방패의 틈 사이로 단내 섞인 입냄새와 함께 서로의 살기가 감각을 찔러왔다.


“지금!”

“하압!”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병사들이 일제히 힘을 주어 방패를 살짝 밀어 공간을 만들어 낸 뒤 그 틈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푹-! 푹-! 푹-!


“커어억.”


가장 앞 열에 있던 용병들이 제자리에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이 일격에 숨이 끊어진 자는 그래도 행복한 편이었다.


워낙 밀도 높게 뭉쳐있던 탓에 일격에 죽지 않은 용병이 뒤로 몸을 빼내려고 해도 여의치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계속 밀려 검에 찔리고 또 찔렸다.


“틈 벌려!”


용병들이 소리를 지르며 방패를 잡고 벌려내려고 했다.


인원수 차이가 꽤 났기에 병사들의 이마에서는 굵은 땀이 비오 듯 쏟아졌다.


여기서 방패를 빼앗기면 다른 동료들이 당하기에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방패를 붙들었다.


“다시 한번!”


명령이 내려오자 병사들이 다시 한번 힘을 주어 앞으로 방패를 밀었다.


“커억!”


다시 밀리는 용병들.


아까의 반복이었다.


열린 틈으로 찌르기가 쏟아졌다.


“미친 새끼들!”

그 모습을 본 용병들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병사들은 죽이고 기사들은 잡아서 몸값을 받으면 한몫 잡는 거야!”


이미 매몰 비용이 너무 컸다.


지금 후퇴하기에는 피해가 너무 컸다.


피해를 입고 아무것도 못 건지느냐?


아니면 조금 더 피해를 감수하고 트라이를 하느냐.


용병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이미 매몰된 비용이 그들의 결정을 강요했다.


그리고 그 결정에는 근거가 있었다. 이미 방패들 중 반파 된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곳을 공략하면 어떻게든 답이 보일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용병들의 판단은 크게 틀리지는 않았다.


화살에 일차 충격을 받은 후 용병과 무사들의 육탄 돌격에 이차 충격을 받은 방패 중 부서지는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치 나무를 패듯 휘두르는 병장기에 쪼개지려 하는 방패들도 있었다.


방패들의 틈이 커지자 병사들의 얼굴도 점점 굳어져갔다.


‘예상했던 것.’


하지만 라일의 표정은 평온했다.


방패를 만들고 해당 전술을 연습할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말이다.


“지금이다. 물러섯!”


오르시우스의 음성이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병사들이 방패를 놓고 뒤로 빠르게 물러섰다.


“어?”

“으악! 밀지 마!”


갑자기 그들을 막던 방패의 벽이 사라지자 용병들과 무사들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몸이 엉킨 상황에서도, 그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득의양양한 미소.


그들은 병사들이 자의로 물러선 것인지 알지 못했다.


“알라의 요술봉.”


길이 열렸다.


라일이 열린 길 사이로 스태프를 겨누었다.


“저거 뭐야?”

“어어?”


용병들은 라일이 앞으로 내민 것을 알지 못했지만, 상단의 무사들은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었다.


“피해!!”


스태프를 알아본 상단의 무사들이 소리쳤으나.


늦었다고 생각되었을 땐 정말 늦은 것이었다.


콰아아아아앙-!


스태프의 끝에서 마법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꽤 참혹했다.


수류탄이라도 터진 것 같았다.


참혹한 현장에 라일도 입을 열지 못했다.


‘참혹하네.’


하지만 다른 여지가 없었다.


알라의 요술봉을 쓰지 않으면 아군의 피해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적에게는 안타까운 말이었지만.


적이 죽는 것보다 아군이 덜 다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이를 꽉 깨문 라일이 크게 소리쳤다.


“항복해라.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주마.”


밀집해 있던 중앙에서 터진 마법 때문에.


적들은 도저히 반항할 상태가 아니었다.


“이 병신들! 뭐 하는 거야?”


폭발의 반경에 벗어나 있었던 뒤의 인원들이 욕설을 내뱉으며 앞으로 달려 나왔지만.


서걱-!


노리스와 오르시우스가 나섰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오러블레이드가 그들의 육신을 갈랐다.


혹 그들의 외침에 다른 사람들이 선동되지 않기 위해 더 빠르게 베어낸 것.


“항복하지 않으면.”


라일이 충전이 완료된 스태프를 앞으로 내밀었다.


스태프의 마나석이 마나를 충전해야 하기에, 두 번째는 이전보다 약하긴 했으나 용병들이 그것을 알 리 없었다.


“죽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용병들의 머릿속에서 항전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그들이 용병 생활을 하는 것은 돈 때문.


그런데 돈도 좋았지만, 그 돈을 누리기 위해서는 일단 살아 있어야 한다.


매몰 비용이 더 커지기 전에 지금 멈추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무기를 회수하고 포박한다.”

“예!”


절망에 빠진 용병, 상단 무사들과 달리 병사들의 얼굴에는 드높은 사기가 가득했다.


병사들은 용병들과 무사들의 무기를 회수하고는 그들을 모두 포박했다.


진행은 신속했다.


시체들을 처리할 여유는 없었기에 용병들을 포박한 이후 곧바로 상단으로 병력을 움직였다.


“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쿠로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해졌다.


먼 거리였기에 그쪽의 상황이 잘 보이지 않은 것.


폭발이 일어난 것을 보았지만, 그 한방에 전투가 종료되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일이 쿠로 앞에 도착했다.


“으음···.”


쿠로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의 뒤에 무사 몇이 있었지만, 그들로는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시 만나서 반갑다. 너도 그렇지?”


라일의 말에 쿠로가 눈을 질끈 감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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