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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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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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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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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2,838

작성
22.03.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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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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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8화. 암 아이언맨(1)

DUMMY

28화



라일의 몸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셰린이 안 것은 이미 라일의 몸을 이리저리 주무른 후였다.


‘뭐야···. 문제가 없어?’


그것을 깨달은 셰린의 얼굴이 더없이 붉어졌다.


셰린이 후드 밑으로 슬쩍 라일을 바라봤다.


라일 역시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기에,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 가볼게요.”


셰린이 급히 라일의 방을 빠져나왔다. 이번에도 맥락으로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기에 라일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셰린이 가고 나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쉰 라일이 조각칼을 탁자에 내려 놓았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언어를 배우고는 있지만, 교과서 같은 것도 없이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언어를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은 해당 나라에 가서 사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밖에 나가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유리한 방법이었다.


지금처럼 한정적인 사람과 한정적인 대화를 해서는 쉽게 언어가 늘지 않았다.


“그래도 언어체계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다행이네.”


다행인 점이라면, 다르시칸 대륙어가 전생에 배웠던 대부분의 언어와 어순과 문법 체계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학습에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어렵지 않게 배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라일이 다시 조각칼을 잡았다.


일정 갯수를 채우면 랭크가 상승한다는 메세지.


처음 C에서 B가 되었을 때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고랭크로 올라가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확인해야겠어.’


그 생각을 끝으로 다시 한번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아무거나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병사들의 전투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중심으로 만들고 있었다.


‘무기. 무기. 무기.’


그가 살던 전생에는 컴뱃슈트라는 개념이 있었다.


컴뱃 슈트라고 해서 엄청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좀 더 무거운 것을 들게 해주고 좀 더 빨리 움직이게 해주었으며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런 개념을 살린 아티팩트는 하나둘 만들어지고 있었다.


‘레피드 헤이스트로 움직임을 빠르게 하고···.’


그렇게까지 움직임이 빨라지지는 않았지만, 전투에서 그 정도면 생과 사를 가르는 차이.


‘윈드 쉴드로 몸을 보호하고.’


마찬가지로 날아오는 공격을 직접 방어해내지는 못할지라도 충분히 생존성을 올릴 수 있는 쉴드.


‘무기. 무기가 필요해.’


저것만 하더라도 적군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서 우월한 병력 교환비를 보이겠지만.


그것으로는 불충분했다.


인구가 적은 일라이스로서는 병력이 교환되는것 자체가 좋은 일은 아니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압도적인 화력을 보일 수 있는 무기.


또는 일방적으로 적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


그런 무기가 필요했다.


일전에 텐스 상단을 공략할 때는 서로간의 교전이 가능한 무기였기에, 파비스 병종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회전으로 가게 된다면 모든 병종을 파비스로 무장시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자원도 많이 필요했으며, 파비스의 약점 역시 뚜렷했기 때문에 그것을 원툴로 밀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라일은 연신 깎아가는 마나석의 개수를 늘려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나석이 그의 옆에 수북하게 쌓여갔다.


라일의 능력을 모르는 사람이 보았으면 기겁했을 것이다.


어떤 아티팩트 제작자도 이렇게 쉬지 않고 작업을 하지는 않으니까.


게다가 값비싼 마나석을 쌓아둔다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걸 팔아서 돈을 마련할 수도 있었겠지.’


마나석을 처음 보았을 때. 라일은 이걸 처분해서 돈을 마련할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결국 영지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으니까.


하지만 힘이 없다면 그 발전은 모두 공염불이 된 다는 것을 라일은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 마나석은 임자가 따로 있던 마나석.


쿠로가 단지 판매를 위해 보관해놓던 마나석이었기에 이걸 어디에 처분하는 것도 일이었다.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더 지났다.



*



“영주님께 징병을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병사가 너무 부족합니다.”


아침 점호 이후 오르시우스가 노리스에게 물었다.


애초에 백작이 병사를 많이 내주지 않았기에, 이곳에 따라온 병사들은 숫자가 매우 적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정예병력만 엄선했기에 실력이 부족하거나 군기가 빠지지는 않았고 상단과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기에 사기 또한 높았다.


하지만 문제는 숫자에 있었다.


병사의 수는 삼십명을 겨우 넘기는 것이 전부였다.


이 병력으로는 일라이스를 통제하는데도 벅찼다.


그리고 혹시나 병사의 소모라도 생기는 날에는 회복이 쉽지 않았다.


“흐음.”


오르시우스의 건의에 노리스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일리가 있는 건의였고 그 역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으나 징병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단 병사가 되면 의식주를 모두 영주가 책임져야 했으며 그들의 장비를 마련하는 것 역시 문제다.


게다가 아직도 일라이스는 노동력이 부족한 상태.


훌륭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건장한 남성들이 병력으로 차출된다면 라일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일단 건의는···. 해보지. 영지를 지키긴 해야 하니···.”


바람이 불어왔다.


노리스는 그 바람에 쇠와 피냄새가 섞여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지 않았어.’


전쟁은 멀지 않았다.


이미 쿠로와 엮이는 순간.

그리고 쿠로의 뒤에 배후가 있다는 것을 안 순간.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오르시우스와 헤어진 노리스가 라일이 있는 영주관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징병 문제에 대해 라일과 논의는 해봐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부터···.’


발걸음을 옮기는 노리스는 스스로의 생각에 살짝 놀랐다.


언제부터 그가 판단을 라일에게 의지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영주관에 도착한 노리스의 눈에 기묘한 모습이 보였다.


라일이 연무장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가벼운 갑옷을 입은 채 무언가를 보고 있는 라일의 모습은 이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저게 뭐지?’


병사들이 입던 갑옷임은 분명한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갑옷의 중앙에 작은 보석이 박혀 있던것.


노리스는 이내 그것이 마나석임을 깨달았다.


“영주님.”

“아. 노리스경.”

“드디어 대답을 해주시는군요.”


라일이 오랜만에 그의 말에 대답을 해주자.


노리스가 반색했다.


발음이 살짝 어색하기는 했으나 노리스는 그것까지는 눈치채지 못한듯싶었다.


‘좋아.’


라일이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나석을 깎으며 틈틈이 시종들을 불러 대화를 나누었다.


시종들이 이상하게 바라보긴 했고 소문 또한 퍼지겠지만, 그가 말만 배워내면 모두 사라질 소문이었다.


“이게 무엇 입니까?”


노리스가 라일의 갑옷을 바라보며 물었다.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대충 뉘앙스를 알아들은 라일이 씨익 웃으며 노리스에게 목검을 겨누었다.


“갑자기 말입니까?”


목검을 들이미는 의미는 노리스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대련을 하자는 소리.


갑작스러운 대전이었지만 노리스는 마다하지 않았다.


“실력이 녹슬었나 한 번 보겠습니다.”


라일과 마찬가지로 연무장 벽에 기대져 있던 목검을 든 노리스도 숨을 가다듬었다.


‘얼마나 늘었나 볼까?’


오르시우스를 이긴 실력.

물론 온전한 실력으로 이긴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이긴 것은 이긴 것이다.


저승에 가서도 ‘아! 원래 내가 이기는건데.’라는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라일의 빈틈을 찾던 노리스가 미간을 좁혔다.


이전과 다를게 없는 모습이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대단하긴 했지만, 이런 모습으로 자신에게 목검을 겨누었다는 것은 쉬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팟-!


생각이 끝나기 전.


라일이 땅을 박차며 노리스에게 뛰어 들었다.


“격검술!”


라일의 격검술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그때의 날카로움이 그대로 있는 모습에 노리스는 살짝 놀랐다. 그도 이런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검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검을 오래 놓고 있던 라일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탁-! 탁-! 탁-!


짧은 시간에 서로 세번의 공격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익숙해.’


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속도와 움직임.

노리스는 그것에 맞추어 검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것은 라일이 노리던 것.


‘레피드 헤이스트.’

‘윈드 쉴드.’


동시에 두 가지 아티팩트를 작동시키자 갑옷과 신발에 박혀있는 마나석에서 마나가 꿈틀거렸다.


‘좋아.’


순간 라일의 몸이 가벼워졌고 그의 주변에는 꽤 강한 바람의 기류가 형성됐다.


“헙!”


노리스가 라일의 어깨를 치던 검이 옆으로 슬쩍 빗겨나는 것을 느끼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뮈지?’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몰랐으나, 일단 검을 들어 라일의 후속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거라 판단한 노리스.


하지만 그의 판단은 이번에도 틀렸다.


라일의 움직임은 그의 생각보다 좀 더 빨랐다.


마치 시간을 빨리 감는 것 같다는 착각.


분명 라일의 속도를 넘는 움직임.


능숙한 기사인 노리스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이전과 같은 방심의 영역이 아니었다.


라일의 속도 상승은 상식의 영역을 뛰어 넘는 움직이었으니까.


하지만 노리스 역시 노련한 기사.


검을 급히 거둔 노리스가 몸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찔러 들어오는 라일의 검을 쳐냈다.


‘아!’

만약 오러블레이드가 실린 공격이었다면, 방어를 뚫어낼 수 있었겠지만.


목검으로 하는 대련이었기에, 아쉽게 그의 공격은 막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격은 막혔다고 하더라도 노리스의 놀란 감정은 숨길 수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말도 안되는 움직임을···.”


노리스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란 상태.


무인의 속도는 갑작스레 빨라질 수 없다.


이미 그는 라일의 최대속도를 아는 상태.


그 상태에서 속도를 더 올리려면, 정말 피나는 수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라일은 그것을 해냈다.


수련도 없이.


“훌륭. 나는 이만 쉰다.”

“예?”


뚝뚝 끊기는 말을 내뱉은 라일이 목검을 내려놓고 들어갈 때.

노리스는 라일을 잡지 못했다.


분명 징병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했었는데.


기묘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라일의 움직임을 본 순간.


그 생각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노리스는 멍하니 라일의 뒷모습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후우.”


방으로 돌아온 라일이 이마에 맞힌 땀을 소매로 닦아냈다.


“다행이네. 어떻게 실험하나 걱정이었는데.”


라일이 밖에서 멍하니 서 있었던 이유는 마나석을 박은 이 갑옷과 군화를 실험하기 위함이었다.


말이라도 통했으면 노리스나 오르시우스를 직접 불러 실험했겠지만, 아직 그 정도 말은 안되는 상황.


그랬기에 때마침 노리스가 찾아와 준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그리고 증명했다.


이 갑옷과 군화는 병사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하아. 머리도 식혔으니 이제···.”


라일의 시선이 테이블에 있는 마나석으로 향했다.


[복사 랭크 B까지 남은 제작량 1개]

[슬롯포기 시 초기화됩니다]


“하나 남았다.”


드디어 하나만 더 연성하면 랭크가 오른다.


자리에 앉은 라일의 손이 약간은 다급하게 마나석 위를 누볐다.


그리고 마침내 마나석에 각인이 끝난 순간.


라일의 머릿속에 다시 메세지가 나타났다.


[숙련도를 충족하여 복사랭크가 상승합니다.]

[슬롯1 제국 명장의 초급 아티팩트 조각술]

[랭크B]

[슬롯2 아르멘 격검술]

[슬롯3 제국 1군단의 마나 호흡법]

[랭크 C]


일전에 랭크가 오르던것과는 다르게.

슬롯1의 랭크만 올랐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의문을 품을 시간도 없이.


“아아!”


라일의 머릿속에 아티팩트 조각술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이 쑤셔넣듯 들어왔다.


작가의말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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