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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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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예정
작품등록일 :
2022.02.14 19:08
최근연재일 :
2022.03.21 19:22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401
추천수 :
3,538
글자수 :
192,838

작성
22.03.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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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글자
11쪽

032화. 암 아이언맨(5)

DUMMY

32화



능숙한 병사들이었기에, 화살이 일제히 노리스가 지정한 방향으로 쏘아졌다.


하지만 그들이 쏜 화살은 마치 거짓말처럼, 그대로 바닥만 두들겼다.


“어···. 없어졌어!”


화살촉을 제거했다고는 하지만, 화살이 가지고 있는 운동에너지는 만만히 볼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운동에너지고 뭐고 일단 상대를 맞춰야 타격을 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귀신이 곡할 노릇.


분명 그쪽에서 공격이 날아왔는데, 거기에 있던 적이 사라졌다.


“으음···.”


노리스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벌써 수작을 부리시는군.”


이걸 걱정했다.


전투력으로는 밀리지 않을 자신, 아니 오히려 압도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라일이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것들이 노리스에게 유일한 걱정거리였다.


그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


분명 정체불명의 무언가에게 공격을 받았는데 반격을 하니 귀신처럼 사라졌다.


“어? 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화살 세례가 끝나자 다시 무언가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방패 들어!”


무엇인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노리스는 그것이 공격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노리스의 외침을 들은 병사들이 반사적으로 방패를 들었다.


투두두두둥-!


빠각-!


무언가 방패를 세차게 두들겼고, 방패 중 일부는 깨지기까지 했다.


“화살이 아니야?”


화살이 아니다.

화살이라면 방패를 두들기고 난 후 바닥에 떨어져야 한다.


촉이 없는 화살이니 당연한 것.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화살도, 방패에 박힌 화살도 찾아볼 수 없었다.


‘괴상한 물건을 또 만드셨어. 하지만 저런 잡기술은 약간의 도움은 될지언정 진짜 전쟁에서는 무용하다.’


노리스가 이를 앙다물었다.


텐스 상단을 공격할 때 보여주었던 파비스라는 것은 사실 발상의 전환이었다.


하지만 이번 것은 단순히 발상의 전환은 아닌것 같았다.


“어? 땅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때 위험을 무릅쓰고 전면을 바라보고 있던 병사 하나가 소리쳤다.


“뭣?”


그리고 그 병사의 눈은 정확했다.



*


“고개 숙이고 재장전!”


요기가 참호 속에 몸을 기댄 채 소리쳤다.


병사들이 뜨겁게 달아오른 마나석을 빼낸 뒤 주머니에서 새로운 마나석을 꺼내 총에 집어넣었다.


“우리가 최대한 적을 유인해야 한다.”

“예!”


요기의 명령에 병사들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들이 몸을 숨긴 곳은 참호였다.


전장이 정해진 이후. 라일은 병사들을 시켜 틈틈히 참호를 팠다.

단순한 참호면 곡사무기인 석궁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겠지만, 나무와 돌로 엮어 만든 지붕이 있는 참호였기에 적의 공격을 모두 막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활과 다르게 총은 자그마한 구멍만 있으면 사격이 가능했기에 노리스의 병사들은 이들의 모습을 보는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참호라는 것을 상대해본 경험이 없었으니 더더욱 말이다.


“준비. 셋에 맞추어 사격한다.”


병사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요기를 바라봤다.


한달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으나 그 시간동안 기초훈련을 받으며 이들은 어느새 현대의 이등병 못지 않은 긴장감을 가지게 되었다.


게다가 이들은 원래부터 칼밥을 먹던 사람들.


낯선 훈련이었지만, 그것을 습득하는 속도가 남달랐다.


“하나 둘 셋! 사격”


피잉-! 피잉-!


요기의 카운트가 끝나기가 무섭게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병사들이 몸을 참호 밖으로 내밀었다.


그들이 몸을 내밂과 동시에 화살이 쏟아졌지만, 워낙 피탄 면적이 좁았기에 그들을 맞추는 화살은 없었다.


마나석의 마나를 모두 소비하고 병사들은 다시 몸을 참호 안으로 집어 넣었다.


“이제 옵니다.”


노리스와 병사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방패로 몸을 가려 밀집대형을 한 채 천천히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더 유인한다.”


요기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라일이 일러준 작전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최대한 이쪽으로 끌어들여야 했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자유사격!”


피잉-! 피잉-!


다시 사격이 이어졌다. 숫자가 적었기에 그다지 위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처음 상대해보는 무기였기에 병사들은 잔뜩 긴장하며 서로의 몸을 더욱 밀착시켰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라일에게 모두 보고되고 있었다.


“상대가 미끼를 물었습니다.”

“모두 천천히 기동한다.”

“예.”


라일이 노리던 것이 이것이었다. 노리스는 일반적인 작전을 쓸 것이 분명했다.


원거리 공격을 당하면 밀집 보병으로 방어하며 적들의 종심을 타격하는 방법.


이 시대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기도 했으며 그만큼 가장 효율적이기도 했다.


일단 적과 교전을 시작하기만 한다면, 기사와 밀집보병의 힘으로 적을 밀어버릴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라일과 병사들이 자리에서 슬며시 일어섰다.


그들의 몸에는 돌과 나뭇가지가 수두룩하게 붙어 있었다.


위장이었다.


아직 이 세계에는 위장이라는 개념이 널리 퍼지지 않았기에 선택한 모험이었다.


그리고 그 모험은 성공해서 노리스의 시야에서 완벽하게 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기동.


이것 또한 걱정이 없었다.


밀집 보병의 최대 단점은 시야가 극히 제한된다는 것이다.


많은 보병이 몸을 밀착한 채 방패로 사방을 가리니 주변 시야가 좋을 리 없었다.


그 틈을 타서 라일은 병사들을 적의 뒷편으로 기동했다.


목표는 그들이 자리하고 있던 황무지의 중앙 고지대.


그곳만 장악하면 적을 포위하는 모양새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면에 있는 요기가 시선을 잘 끌어줘야 했는데, 라일의 기대보다 더욱 시선을 잘 끌어줬다.


그렇게 노리스의 정신이 팔린 사이 후방 고지대를 장악하는 데 성공한 라일이 총으로 밀집 대형을 겨누었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실시!”


피잉-!


총구를 벗어난 탄환이 그대로 밀집대형의 방패를 두들겼다.


“어? 뒤에도 있습니다!”


갑작스레 뒤편의 방패가 우지끈소리를 내며 갈라지자 뒷편의 병사가 깜짝 놀라 노리스에게 소리쳤다.


노리스가 방패를 살짝 들고 뒤편을 바라봤을 때.


무언가가 쌔앵 하며 날아와 바로 그의 옆에 있던 방패를 두들겼다.


노리스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앞뒤로 포위당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그들은 밀집 보병이다.


밀집보병의 단점 중 하나는 느린 기동성.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서서 당한다.’


이대로라면 서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정찰을 운용하지 않은 게 큰 실수다.’


고지대에서 주변을 살폈기에 굳이 정찰을 운용하지 않았다.


그게 패착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디에 숨어 있었던 것인지 라일의 병력이 그들의 뒤편으로 숨어들어와 사격을 가했다.


“모두 앞으로 계속 전진해라.”

노리스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서서 당할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구멍을 만들 것인지.


“너희는 계속 전진해서 전면의 적을 상대한다.”


노리스가 방패를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가 방패를 열고 나오자마자, 그의 주변으로 마나탄환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나!’


그리고 노리스는 그것이 마나임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형태는 달랐지만 분명 그 본질은 마나였다.


‘아티팩트?’


저 많은 병사가 모두 마법사일 리는 없으니 정답은 하나였다.


아티팩트.


공평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었겠지만, 노리스는 그러지 않았다.


무기가 어쨋든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었고 그 능력이 부족하면 패배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팟-!


생각이 끝난 순간 노리스의 발바닥이 땅을 박찼다.


검을 뽑아 주요 급소를 가린 노리스가 전신에 마나를 충만하게 불어 넣었다.


팍-!


마나 탄환이 날아와 그의 몸을 타격했지만, 마나로 보호하고 있는 그의 몸에 제대로 된 타격은 주지 못했다.


“출력을 줄인 탓인가? 기사는 못 막네.”


라일이 입맛을 다셨다.


이번 전투는 서로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전투가 아니었기에 아티팩트의 위력을 조금 줄인 상태였다.


마나의 흐름을 조금만 방해하면 되는 쉬운 작업.


하지만 위력을 줄인 탓에 노리스의 육탄 돌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모두 뒤로 빠져. 엄호 사격 하면서 순차적으로 거리를 유지한다.”

“넵!”


병사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노리스가 달려오는 속도를 보았을 때. 일반인의 움직임으로는 도망가기 힘들어 보였지만.


그들에게는 방법이 있었다.


“엄호 사격 후 신속이동!”


그들의 군화에서 잠시 빛이 번쩍였다.


몇몇 병사들은 노리스를 향해 조준사격을 하며 그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었고.


그 사이에 레피드 헤이스트를 사용한 병사들이 뒤로 빠르게 이탈하기 시작했다.


‘으음.’


병사들의 속도를 본 노리스가 미간을 좁혔다.


저건 병사들이 낼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저것도 아티팩트인가보군. 그렇다고 놓쳐줄 수는 없지. 기사가 얼마나 전장에서 대단한 존재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미 병사 대 병사의 싸움은 라일이 이겼다는 것을 노리스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전투는 끝나지 않는다.


기사가 전장에서 가지는 위력을 직접 보여줄 생각이었다.


엄호사격에 노리스의 몸이 충격으로 부르르 떨렸지만, 마나가 이내 충격을 막아내며 노리스의 몸은 계속 전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중앙 바로 앞까지 온 노리스가 바닥을 박차고 고지대를 향해 뛰어 올랐다.


그의 검에서는 시퍼런 검기가 아지랑이가 되어 넘실거렸다.


총을 단숨에 잘라버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가 높이 뛰어 올랐을 때.


그곳에 오롯히 서있는 라일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자신의 승리를 장담한 노리스가 라일을 향해 소리쳤다.


“전쟁은 그런 것으로 하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휘둘러지는 그의 검.


라일이 목표가 아니었다. 그가 들고 있는 총.


총이 목표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라일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그리고 그가 들고 있던 총을 들어 다가오는 노리스를 겨누었다.


“그때는 쪽팔린 것도 많고. 할 수도 없었던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이제는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겠네요.”


그 말에 노리스의 눈두덩이가 파르르 떨렸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이건 함정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라일이 한 손으로 들고 앞으로 내밀었다.


“암. 아이언 맨!”


그와 동시에 라일의 몸 곳곳에 박혀 있던 마나석들이 일제히 빛을 내었고.


콰아아아앙-!


라일의 총구에서 막대한 충격이 노리스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거대한 충격파.


마나석 수십개를 직렬로 묶어 힘이 전달되었기에 그 폭발력은 순식간에 노리스가 서 있던 곳과 그 뒤의 땅을 뒤집으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커억!”


그리고 충격파를 제대로 견디지 못한 노리스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노리스의 코에서 코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몸이 충격파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끝났네요.”


그리고 라일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노리스까지 제압된 시점에서.


전투는 끝났다.


대륙의 그 누구도 몰랐지만 지금 이곳에서 병사가 기사를 잡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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