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관식(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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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기사단에 새로 들어 오게 된 루딘은 국왕폐하 앞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수많은 군중 속 슈우지와 세이지가 껴서 그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은 메돈 왕국의 수도에 있는 공식적 행사가 있을 떄 쓰이는 무대였고, 그 아래에는 벌떼같이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이 나라의 미래를 대표하는 인재들의 등용식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국왕이 직접 임명해주는 날인만큼 벌떼같이 사람들이 모여있었긴하지만 국왕의 안전을 위하여 군사들을 통해서 무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있었다. 무대와 상당한 거리의 사이에는 여럿 귀족들이 일어서있었다. 앉아있었지만 국왕이 일어나 임명해주기 위해 일어서자 맞추어서 일어난것이다.
종이에 씌여진 꽤 길고긴 글을 읽은 다음에 루딘의 가슴에 국왕이 무언가를 달아주자 많은 사람들의 박수가 울려퍼졌다. 그 옆으로 수많은 기사들이 서있었는데. 슈우지와 세이지는 없었다.
"뭐, 기사중에서는 왕국기사단만이 임명되는거란거지."
라는게 옆에있던 세이지의 설명이었다.
"아르뎅은? 아르뎅도 왕국기사단이 아니란건가?"
슈우지가 급히 생각났다는듯이, 실력으로도 패 없이 모두 승리로 통과한 아르뎅이라면 저 자리에 있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세이지를 바라보았다.
"으음..아르뎅이라....아르뎅이라면 뭐. 왕국기사단을 받아들였을리가 없지. 애초에 기사가 되려는 목적이 자기의 어인족을 위함이었으니까. 어인족 사회의 기사로 들어가서 어인족을 위해서 일하는쪽을 택하지 않았으려나?"
세이지는 이번엔 조금 생각을 해본다는 듯이 눈동자가 조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아..그런가..."
"어이, 그것보다 사진기 꺼내라고! 이제 세이카가 준비중이잖아. 이런건 빨리 기록으로 남겨야된다고!"
갑자기 세이지는 슈우지의 팔을 치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하였다. 팔을 치는 행동은 처음에는 약했는데 흥분하면 흥분할수록 점점 강도가 세져 나중에는 거의 때리는 수준으로 발전했기에 슈우지는 약간 울분이 섞인 목소리로 소리지를 수 밖에 없었다.
세이지가 사진기를 원한 이유는. 마법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을 찍어내면 그만이긴 하지만, 이곳은 왕국의 임명식을 위한 무대였기에 모든 마법은 금지되었고, 마법을 시전하는 그 순간 처형될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이지는 현실세계에 사진기가 있단 사실을 알아내고 플래시가 안터지는 것으로 슈우지에게 부탁을 한것이다.
"나...참...이게 뭐라고."
"뭐?!"
세이지의 조금 성내는듯한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그의 눈은 이미 무대에 시선이 고정되어있었기에 슈우지는 조금 더 툴툴대는 소리를 계속했다. 어차피 지금 성내는듯한 목소리는 세이지의 기억속에는 남아있지도 않을것이다. 반사신경적인 성내는듯한 목소리일뿐인것이다.
"그럼. 외교관에 새로 임명된 세키는 국왕폐하 앞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기사들과는 확연히 다를 정도로 엄청난 환호성이 군중속에서 울려퍼졌다. 한껏 소리높일줄 알았던 세이지는 말없이 그저 초롱초롱하면서도 떨리는 눈으로 세이카의 모습을 바라보고있었다. 아마 세이지가 소리를 높였다 할지라도 들리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될정도로 군중의 환호성은 엄청났다. 그만큼 세이카가 인기스타라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기사와는 다르게 외교관은 아주 극소수가 뽑히는 거니까. 이번에는 세이카 한명이었을걸?"
"세이카 한명만?"
"되기가 어려운 것도 있고, 지원자가 적은 것도 있지. 지원할 수 있는건 엘리트뿐인데, 위험성은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높거든. 게다가..시국이 이러하면 뭐. 더 그렇다는거지."
라는게 세이지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기사들의 경우보다 더 길고긴 연설문이 끝나고서야 세이카는 뒤를 돌아 군중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세이카는 그곳에서 확실히 바라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앞쪽의 수많은 귀족들이 여유있는 박수를 치는 모습과, 뒤쪽의 수많은 사람들이 손을 위로 뻗은 모습과 그리고 그 수많은 사람들의 손 중 딱 하나의 손에 카메라가 들려있는 모습을. 이 수많은 손에 휴대폰이 전부 들려있는게 유명인들의 기분일까? 이 수많은 손에 카메라가 들려있는게 정치인의 기분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터질뻔한 웃음을 억누른채로 세이카는 기분좋은 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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