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시험(22)
'이 봐, 슈우지. 좀 그만 날뛰라고.'
세이지는 속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아니 자신의 속에게 말을 한다고 해야할 지 모를 일이었다. 실제로 그렇기도 했다.
'와. 이게 뭐야.'
슈우지는 지금 세이지 속에 있었다. 아니, 슈우지의 몸을 세이지가 지금 접수해놓은거니. 슈우지에게 내쫓겨있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슈우지는 지금 자신의 상황에 독특함을 느끼고있었다. 전에, 1차시험중에도 이런 일이 있긴했지만. 그 떄는 한순간뿐이였고,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슈우지는 지금 세이지와 동일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손이 보이고, 정확히 말하자면. 세이지가 보는 것을 보았다. 세이지가 의식적으로 보려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의식적으로 들어왔다. 물론 세이지가 생각하는 것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였다. 그리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자신의 팔이라는 느낌은 확실히 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세이지의 의지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세이지의 의지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휘두르는 감촉도 정확히 느껴졌고, 바람의 느낌, 공기의 냄새, 온도 그런 모든 것이 정확히 느껴졌다. 거쳐서 느껴지는 듯한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확실히 자신의 몸이었다. 단지 자기의 멋대로 움직여지지않았을뿐이다. 슈우지는 분명 느꼈다. 만약 이 몸으로 세이지가 칼에 찔린다면. 자신도 진짜로 그 느낌을 느낄 것이고, 만약 세이지가 500km 행군을 한다고 한다면. 자신도 정말로 피곤할거라고.
'슈우지, 감상은 그만하라고, 나 좀 집중하게, 아니면 너 혼자 속으로 생각하라고, 굳이 나에게 말하려고 하지 말란 말이야.'
'뭐 어때,'
'이제 진짜 조용히해. 이제 곧있으면 시합대기장소로 들어가니까.'
'대기장소?'
'아, 그럼 당연히 대기장소가 있어야지. 아 됬다. 이제 말 안한다.'
세이지는 자기가 말하고도 조금 너무 어린애스러운 말투인듯하였지만 정말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이제 정말로 신경쓸게 생기기 때문이다. 세이지는 자신이 가장 강할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고있었지만, 그래도 방심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아니....그 누구라도. 더 높은 경지에 이를수록. 겸허해지는 것은, 겸허해지지 않더라도, 자신이 경지에 이른 일에 긍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끼이이익."
세이지는 대기실의 문을 열었다. 그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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