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관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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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자 반은 꽤 붐볐고, 슈우지는 일일이 하나하나의 반가운 인사는 점점 시들어져가고 있었다. 인간은 무한의 적응의 생물이었던 것이고, 남극에서의 만남조차도 불과 30분에서 1시간사이에 이미 귀찮은 만남으로 변한것이다. 마치 2년동안 계속 봐왔다는 듯한 느낌만이 이제 가득할뿐이었다.
단지 비어있는 두 자리.... 슈우지의 유일한 친구 준이치와 슈우지의 유일한 여자 아는 사람인 세이카의 자리였다.
'지각인건가..'
라고 슈우지가 생각할 때쯤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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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먼저 너희에게 전해야 할 게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준이치가 앞으로 얼마간 학교에 나올 수 없게 됬다. 준이치가 예전에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조금 후유증이 있나보더라. 그래서 앞으로 얼마간 학교를 쉬게 된다니까. 시간이 되보면 각자 알아서 병문안한번씩 가보도록 해라. 자, 그런데...음...아직 세이카는 안 온건가? 이러는 일이 없는 아인데....왠일이래?"
그 순간...문이 열리면서 세이카가 들어왔다.
"무슨 일 있었니?세이카, 너가 이렇게......"
"세이카! 합격했어?!!!"
슈우지는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면서 세이카를 상기된 눈으로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잊고있었던 시험이 생각나버렸다. 스스로 생각했다기보다는 세이카를 보자마자 슈우지의 안에서 요동치고 있는 세이지의 마음이 슈우지에게 전달된 것이 컸다.
"?......."
그 순간 반의 모든 시선은 세이카와 슈우지에게 집중되었고, 반 아이들은 세이카의 [뭔 소릴 하는거야? 넌 뭐고?]의 표정과 슈우지의 상기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선생님은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을 따름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매일 지각하던 녀석은 학교에 가장 빨리 왔고, 매일 성실하던 녀석은 오늘 하루 지각했고, 학교생활 적당히 잘 하던 애는 후유증이 생겨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그리고 매일 지각하던 녀석이 매일 성실하던 녀석에게 지금 뚱딴지 같은 소리를 던지며 아주 순수하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제가 착각을...."
주변을 돌아보던 슈우지가 상황을 알아차리고 흥분으로 상기된 얼굴이 부끄러움으로 상기된 표정으로 바뀌어 자리에 앉음으로서 상황이 처리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슈우지는 속마음으로 세이지에게 욕을 계속 하게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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