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관식(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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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세이카...이래도 되는거야?"
슈우지는 옆에 서있는 세이카에게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속마음은 [니가 좀 말려야되는거아니야?] 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들은 어제의 도착했던 그 곳에 다시 있었다. 세이카일행이 와던족의 왕 에스켄의 앞에서 인사했던 곳에서 지금은 에스켄과 세이지가 서로 목검을 겨누고 있었다. 붉은 카페트 위에 두 사람은 가볍게 서있었고, 조금 떨어져서 세이카일행이, 그리고 와던족 병사 한 명이 서있었다.
"나도 모르니까 조용히 좀 있어봐."
세이카는 엄지손톱을 물고는 이 광경을 초조하게 보고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이카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이런 대결이 여기서 이장소에서 이렇게 벌어져야 하는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외교관이 대관식을 축하하러 와서 그 대관식 전의 왕과 결투를 벌이는 적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의 인생의 위기가 너무 빨리 찾아온게 아닌가 생각중이었다.
"저기...그런데 우린 누굴 응원해야 되는거야?"
기분 좋은 마음으로 돈을 흥껏 벌고온 페냐는 세이카일행에게 자랑을 하려 했었지만 전혀 자랑할 수 없었다. 돈을 왕창 벌어서 돌아온 페냐가 봐야했던 건 구박받고 있던 세이지와 초조해하는 세이카일행이었다.
슈우지는 페냐의 말을 듣고 대충 넘길까 생각했지만 실제로 생각해보니 페냐의 말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다.
세이지를 응원하기에는 모양새가 이상하다. 상대왕을 이기고서 뭘 기뻐할 수 있다는거지? 그리고 여긴 그 상대의 나라인데?
에스켄을 응원하기에는.....세이지가 그들의 일행이었다. 이것 참.....누가 이겨도 기쁘지 않은 경기다. 얻는 건 없고 잃는 것만 있는 경기인것이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승패를 가릴 수 있겠나?"
"한 번 그쪽이 자신있는 걸로 해보라고. 모든지 맞춰줄 테니까."
세이지는 도발적인 언행을 계속해서 유지했고, 에스켄은 넉살스러운 미소로 넘어가주고 있었다.
"그럼 내가 어렸을 때 하던 수련방법은 어떻겠나? 목검끝에 잉크를 묻히고, 이 잉크를 상대방의 검을 든 손에 먼저 묻히는 쪽이 이기는것일세."
"음.....뭐. 재밋겠어. 좋아. 그걸로 하자구."
그 후 에스켄의 지시로 병사는 잉크를 가져와서는 양 목검에 발라주었다. 그걸 본 세이카는 [왜 발라주고있는거야? 말려야되는거아냐? 지금 자신의 왕이 상대방나라의 기사와 서로 잉크묻히기 놀이를 하고있는데. 그걸 지금 왜 수행하고 있는거냐고.]라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입밖으로 내는 대신 엄지손톱만 아작나고있었다.
"자, 그럼 시작하지."
시작과 동시에 세이지는 달려들었다.
"봐줄 생각따위는 전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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