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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인생 2회차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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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그림/삽화
김주보
작품등록일 :
2023.05.10 12:27
최근연재일 :
2023.06.16 14:09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8,567
추천수 :
189
글자수 :
186,803

작성
23.06.09 14:55
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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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죽은 자의 미션 27화

DUMMY

"이건!"


벽에는 빼곡히 글씨들이 쓰여 있었다.

노인이 다가가 확인해 보니, 그 녀석의 미션들이 적혀 있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민수의 집 주소와 동거녀가 있다는 사실, 또 전화번호를 알아내 중식당을 폭파하라는 명령과, 쓸모 없어진 민수를 제거하라는 지시까지, 피비린내 나는 내용들이 적나라하게 서술되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노인의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민수야, 이 녀석은 미션이 2가지 밖에 없어, 뭔가 이상하지 않냐?"


노인의 예상은 점점 맞아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민수는 아직까지 알아듣지 못했으니, 노인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게 뭐가요?"

"으이구~ 이 녀석은 7살로 온 게 아니야, 이것 좀 봐봐."

"네? 무슨 소리예요? 박사가 시간 전송은, 7살 아이의 몸으로만 가능하다고 했잖아요."

"그래,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큰일이구나! 내 예상이 맞다면, 이 녀석은 과거로 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어."

"한 달?"


그제서야 민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노인의 말뜻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표정이 나올 만도 했다.


"이 녀석은 20대의 몸을 하고 과거로 온 거야,

그래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이렇게 망나니처럼 살았던 거고."

"20대의 몸으로요? 그럼 그 사이에 미래의 기술이 발전이라도 했단 말이에요?"

"그러게? 어 어, 잠깐만..."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시 한번 벽에 적힌 미션 내용들을 훑어보던 노인이, 또 다급히 민수를 불러댔으니, 아직도 놀랄 일이 남아있었나 보다.


"이건 또 뭐야? 민수야."

"네, 왜 또 그러세요?"

"이거 이거, 아무래도 이번 미션은, 미래그룹에서 지시했나 본데."

"미래그룹이요?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미래그룹 회장이 거기서 죽었는데."


민수가 중식당에서 노렸던 암살 대상은, 김상만 의원 한 명이었으나, 이 녀석은 달랐다.

김의원과 만나기로 한, 미래그룹 이용수 회장을 함께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미래그룹이 배후라니, 노인은 무슨 추리라도 한 것일까, 다시 입을 놀렸다.


"생각을 좀 해봐, 미래그룹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회장이 죽었다고 다른 회사에 넘어가거나, 업게 1위 자리가 흔들리겠냐, 물론 일시적으로 주가는 좀 떨어지겠지만, 그것도 금세 회복될 거야, 훌륭한 후계자가 있으니까."

"네, 후계자요?"

"그런 훌륭한 후계자가 있는데, 선대 회장님께서 너무 오래 버티시긴 했지, 하지만 이럴 줄이야. 쯧쯧쯧~"

"그렇다고 확신할 순 없잖아요."

"그래, 그렇지만 우리가 해야 하는 다음 미션을 좀 봐봐, 미래그룹과 분쟁이 있는 건물에, 불을 지르라는 미션이야, 자세히 분석해봐야 겠지만, 이건 누가 봐도 헐값에 건물을 사겠다는 말이잖아, 분쟁이 있다는 건물의 위치가, 미래에 그 유명한 신사옥 위치구만, 그럼 뭐, 뻔하지."

"여기라면... 그렇군요."

"미래그룹을 해하려는 자가, 다시 미래그룹에 이득이 되는 미션을 계획했다? 말이 안 되잖아."

"그럼, 그 후계자란 사람이, 회사를 차지하기위해, 이 모든 일을 지시했단 말이에요?"

"내 생각은 그런데, 니 말대로 아직은 정확히 모르지, 아들이 두 명이니까, 누가 후계자가 될지도 모르고?"

"뭐예요? 자신 있게 말하더니."

"말도 못하냐?"

"그럼 훌륭하다는 사람은 누구예요?"

"어, 내가 자주 보는 주식정보지에, 큰아들이 몇 번 나왔었어, 이재환이라는 사람인데, 꽤 능력 있는 놈이더라구, 내가 볼 때는, 그 녀석이 그룹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어, 작은아들은 영 망나니라."

"이재환이요?"

"그래."


그때 노인이 다시 서두르기 시작했다.


"민수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 저 미션들을 옮겨 적어, 집에 가서 자세히 분석해 보자, 어서."

"네."


민수는 벽에 적힌 미션 내용들을 꼼꼼히 적었다.

그러자 노인의 말처럼, 미래그룹에서 이번 일을 꾸몄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노인이 말한 이재환이라는 사람은, 전직 형사를 만나고 있었는데, 아버지인 이용수 회장이 죽고,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비서를 시켜, 형사 출신 해결사까지 고용했던 것이다.

노인의 추리와는 상반된 행동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이사님, 조장현이라고 합니다."


장현은 유능한 형사였지만, 폭력적인 수사 방식으로 인해, 경찰 내에서 잦은 갈등을 빚었었던 사람이다.

조직폭력배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과잉 대응을 하여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그걸 빌미로 파면 당하게 되었고, 이후로는 기업이나 부자들의 비밀스러운 일들을 해결해주는 해결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지금은 재환을 만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비서를 통해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실력이 참 좋으시다던데..."

"과찬이십니다. 그럼 의뢰하실 일이 무엇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장현이 사담을 줄이고, 바로 본론을 묻자, 재환은 조금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오히려 믿음이 갔는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실력을 운운했던 거만한 태도도 사라졌으니, 어느새 주도권은 장현에게 넘어간 듯 보였다.


"음~ 네 그럼, 본론부터 말씀드리죠. 그게 아버지께서 사고를 당하셨다는데,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많아서요."

"정확히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그러니까 폭발 원인 말입니다. 가스 폭발이라니, 주방이 있는 1층도 아니고, 2층에서 어떻게?"

"그 부분이 석연치 않으셨군요."


장현은 작은 수첩에 재환이 말한 사한들을 긁적여 적었고, 무심한 듯 질문도 툭 던졌다.


"그럼 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네! 그게..."


그러나 그 짧은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재환은 망설일 수밖에 없었는데, 사고가 아니라면 테러에 가까운 살인 사건인지라, 본인의 입으로 말하기에는 곤란해 보였다.


"뭐, 꼭 그렇다기보다는, 이상한 점이 없지 않다는 겁니다."

"그럼 사건이 있던 날, 회장님께서 왜 그곳에 가셨는지, 알고 계십니까?"


재환은 또 망설였다.


"하~ 그러니까..."

"편하게 말씀해 보시죠. 보안은 철저히 지켜드리겠습니다."

"음... 그럼,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안을 지켜준다는 약속에, 재환은 죽은 회장의 비서들에게 들은 이야기도 시작했다.


"비서실에서 들은 얘기로는, 누군가가 회장님 개인 전화로 연락을 해왔답니다."

"연락이요?"

"네, 누군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 전화를 받고 나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전화 한 통에, 대기업 회장님께서 혼자 나가셨다?"


여기까지는, 경찰들에게도 말했던 부분이었으나, 망설였던 이유는 지금부터였다.


"아마 신사옥 부지 인허가 때문에 가셨을 겁니다. 돌아가신 김의원께서는, 우리 그룹 신사옥 부지 인허가에, 부정적인 입장이셨거든요."

"음... 그럼 회장님께 전화를 건 사람이, 김의원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고 했겠군요. 로비든 제안이든 만나야 가능하니까요."

"네, 맞습니다. 제 말이 그 말입니다. 그런데 경찰 새끼들은, 이런 것도 조사 안하고 뭐 하는 건지? 물론 지금 말씀드린 것들을,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장현씨를 모셨습니다."

"네, 그러셨군요. 그럼 말씀하신 내용들로, 조사를 해보고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그때 집으로 돌아온 노인과 민수도, 죽은 복제인간의 미션을 분석하고 있었다.

인터넷 창도 뛰어 놓고, 독수리 타법이지만, 나름 검색도 해보았다.


"민수야, 이것 좀 봐봐, 인터넷에 기사가 아주 많구나."

“네?"

"김의원이 미래그룹 신사옥 부지 인허가를, 반대 했었나 본데."

"그래요? 그럼 왜 회장이 중식당에 나타난 거죠?"

"그거야 나도 모르지? 뭐, 잘 부탁한다고 들렀을 수도 있고, 어쨌든 지금은 그것보다, 이 녀석의 다음 미션이 중요해."

"네, 그건 그렇지만..."

"이번 미션은 빌딩에 불을 지르고, 건물주 강사장을 살해하는 거야, 미션이 점점 잔인해져 가는구나, 예전에는 이렇게 까지는 아니었는데."

'불을 지른다...'

"불을 지르면, 미션과 관계없는 사람들까지, 죽거나 다칠 수도 있어, 하지만 불을 지르지 않으면, 미션 내용과 달라지니, 어떻게 한다."


그 말을 듣자 민수는, 조심스레 의견도 말했다.


"불을 지르더라도, 최상층에만 불을 지르면 되지 않을 까요? 그럼 다치거나 죽는 사람도 없을 거예요."

"그래, 좋은 생각이야, 강사장을 죽이는 것도, 미션 내용에 이미 방법이 나와있는 데다, 이목을 끌 만한 사람도 아니니, 별로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데..."

"저, 김형."


그때 좀 전부터 할 말이 있어 보였던 민수가, 드디어 노인을 불렀다.


"어?"

"미션도 미션이지만, 저는 이번 일을 사주한 사람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아봐야 겠어요."

"응? 그건 왜?"

"그러니까... 그게..."


폭탄을 터트리지 못했던 이유를, 노인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복수 또한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으니, 이번 미션을 통해, 배후를 알아내야 했던 이유도, 확실하게 설명되었다.


"그랬구나..."


비슷한 경험을 했던 노인도, 충분히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던지라, 도움을 주고 싶었다.

어느새 무거워진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힘있는 말투로 말했다.


"그럼 이번 미션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을 찾아내면 될 거야."

"이익이라면?"

"우선은 강사장의 가족들부터 조사해보자, 물론 내 생각엔, 미래그룹 첫째 아들이 가장 강력한 용의자지만, 혹시 또 모르잖아? 진짜 복수를 하려면, 확실히 해둬야지."

"그럼, 강사장이 죽으면, 빌딩을 물려 받을 사람부터 찾아가 봐야 겠군요."

"그래, 우선 집으로 가보면 될 거야, 어차피 강사장을 죽여야 하니까, 사전 조사도 할 겸 나쁠 건 없지."

"그런데 강사장은 꼭 죽여야 할까요?"


하지만 민수는 또 다시 그 질문으로 돌아와 버렸다.

그러자 노인도 잠시 말 문이 막혔었는데,


"민수야, 우리 그건 나중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네..."


가장 어려운 난제였으니, 두 사람은 일단 미루어 둔 채, 각자의 방으로 헤어졌다.

그런데 그 시간에도 사무실에 남아, 불을 밝히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장현이었다.

사건 기록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단서를 찾고 있었다.

국회의원들과, 대기업 회장까지 사망한 사건 치고는, 수사가 미흡했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외압이 있었던 걸까? 그렇지 않고 서야, 이렇게 허술하게...'


재환이 지적했던 부분 또한 공감이 갔다.

가스 폭발이 원인이었다고 명시되어 있을 뿐, 자세한 정황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아, 그럴 만도 했다.


"허 참! 아무리 봐도 이상해, 분명 보통 사건은 아니야."


전직 형사의 촉이었을까, 같은 날 있었던 다른 사건들을 훑어보며, 수사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했는데, 그러자 수상한 냄새가 진동하는 사건도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이건 또 뭐야?"


그 사건은 다름 아닌 민수의 사건이었다.

물론 죽은 사람은 민수가 아니었지만.


"이 사건도 수상해, 범인이 잡히지도 않았는데, 피해자의 시신을 화장하다니, 거기다 비슷한 시간에 종로에서 있었던 사건이야, 음~ 냄새가 난다, 구린내가 나."


갑자기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어, 형이다. 하하~ 그래 너는 잘 지내냐?”


장현은 형사 시절 후배, 그러니까 현직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중식당 사건의 CCTV를 부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리고 얼마 전에 종로에서 있었던 골목 살인 사건 피해자 있잖아, 어 김민수씨, 그래 그 사람, 그 사람 정보 좀 얻을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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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죽은 자의 미션 30화 23.06.13 37 0 12쪽
30 죽은 자의 미션 29화 23.06.12 50 0 13쪽
29 죽은 자의 미션 28화 23.06.10 73 2 12쪽
» 죽은 자의 미션 27화 23.06.09 74 2 12쪽
27 죽은 자의 미션 26화 23.06.08 83 1 14쪽
26 버림받은 존재 25화 23.06.07 90 2 12쪽
25 버림받은 존재 24화 23.06.07 107 2 14쪽
24 세 번째 미션 23화 23.06.05 147 2 12쪽
23 세 번째 미션 22화 23.06.03 127 1 13쪽
22 전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들 21화 23.06.02 172 3 12쪽
21 전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들 20화 23.06.01 142 3 13쪽
20 전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들 19화 23.05.31 169 4 12쪽
19 두 번째 미션 18화 23.05.30 169 4 12쪽
18 두 번째 미션 17화 23.05.29 176 5 11쪽
17 두 번째 미션 16화 23.05.27 184 5 11쪽
16 두 번째 미션 15화 23.05.26 209 5 12쪽
15 나는 미래에서 왔으니까... 14화 23.05.25 215 5 12쪽
14 나는 미래에서 왔으니까... 13화 +2 23.05.24 262 7 13쪽
13 나는 미래에서 왔으니까... 12화 23.05.23 258 4 13쪽
12 과거로 보내진 이유 11화 +2 23.05.22 267 6 12쪽
11 과거로 보내진 이유 10화 +2 23.05.20 278 7 12쪽
10 과거로 보내진 이유 9화 23.05.19 292 7 11쪽
9 과거로 보내진 이유 8화 23.05.18 318 7 12쪽
8 과거로 보내진 이유 7화 +2 23.05.17 363 5 13쪽
7 과거로 보내진 이유 6화 +2 23.05.16 425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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