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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에서 온 인생 2회차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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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그림/삽화
김주보
작품등록일 :
2023.05.10 12:27
최근연재일 :
2023.06.16 14:09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8,497
추천수 :
189
글자수 :
186,803

작성
23.05.20 16:20
조회
275
추천
7
글자
12쪽

과거로 보내진 이유 10화

DUMMY

"철컥~"


몸치장을 하느라 수업 시간에 조금 늦은 나는, 긴장한 표정으로 강의실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강의실 안에는 역시 기초지식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는 나를 보자 웃으며 먼저 인사도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송화중씨, 오늘은 조금 지각하셨네요."

"네 선생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서 이쪽으로 앉으세요. 그리고 다음 시간 부터는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다음 부터는 꼭..."

"네 그럼 수업 시작할게요."

"네..."


그렇게 수업은 시작되었다.

기대를 하고 들어온 나는,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송박사의 말처럼, 선생님을 유혹할 기회를 노려봤다.

박사가 잔뜩 바람을 넣어 났으니, 내가 이럴 만도 했다.

그러나 말주변이 있길 한가, 그렇다고 얼굴이 받쳐주는 것도 아니고,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수업 내용이 정해져 있다는 말에, 조금은 기대를 걸어봤지만, 수업이 계속되면 될수록, 그런 것 같지도 않았고,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어렵게 되 찾은 자신감까지 점점 사그라들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때 선생님의 입에서 수업을 마치겠다는 말이 나왔다.


"네? 벌써요?"


나는 실망한 표정을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왠지 수업이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우선은 시간부터 확인했다.

시간표 대로라면 역시 수업 시간은 30분 정도 남아 있었고, 내가 이의를 제기하려 하는 그때, 선생님이 먼저 나를 불렀다.


"화중씨, 미션 내용 숙지는 시작하셨나요?"

"아, 미션... 그게 아직..."

"검사는 저에게 받으라고 송박사님에게 들으셨죠?"

"네 그건 들었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여기 첫번째 미션 중간까지 확실하게 암기해 오세요."

"네? 다음 시간까지요?"


갑자기 숙제를 내준 선생님은 미션 내용도 언급했다.


"화중씨가 과거로 가셔서 17살이 되면, 처음으로 하게 될 미션은 젊은 여자분을 구하는 일이네요."

"그게 아직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더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셔야 겠어요."

"네? 하하~ 뭐, 그래야 겠지요."

"또각 또각~"


그녀는 슬며시 내 뒤로 다가와, 자신의 두 손을 내 어깨에 살포시 올렸다.

그 후 백허그를 하듯 가슴을 밀착시켰고, 숨결까지 귓가로 가져와 조용히 속삭였다.


"그 여자분의 이름은 미션 내용에 표기되어 있지 않으니, 인상착의를 그림으로 익히셔야 하는데, 상당한 미인이라 좋으시겠어요?"


왜 좋은 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가슴이 내 등에 맞닿아 있었으니,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네, 그... 그렇습니까? 그림을 그려본 지는 오래됐지만, 한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 많은 걸 내일까지 다 암기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그게..."

"쪽~"


그때였다.

내가 대답을 망설이는 그 순간, 선생님의 촉촉한 입술 감촉이, 내 귓볼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윽~"


짜릿한 게,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기분 좋은 소름이랄까?

나는 사춘기 소년 때나 느껴봤던 설레임이 다시 느껴졌다.

그리고 그 설레임은 나의 몸도 달아오르게 했다.


"화중씨, 하실 수 있으시죠?"


선생님은 대답을 원했고, 송박사는 그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그녀를 가질 수도 있다고 했으니, 나 역시, 아니 누구라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대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네 해보겠습니다. 아니 꼭 해내겠습니다."

"정말이죠? 지금 약속하셨어요."

"네."


나는 앞뒤 볼 것 없이 약속을 해버렸다.

내 입에서 약속이 나오자 그녀의 행동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그녀는 먹이를 감싸 쥔 뱀처럼, 온몸으로 나를 감싸 조였는데, 그러자 나 역시 그녀를 끌어안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의 손은 바쁘게 그녀를 탐구했고, 점점 깊숙이 파고들려는 그때...


"삐삐삐~ 삐삐삐~"


주책없이 수업이 끝나는 신호가 울려댔으나, 나는 멈출 수가 없었다.


"찰싹~"


그러자 내 볼에는 여지없이 화끈한 싸대기 한방이 날아들었다.


"윽~"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약속하신 숙제는 다음 시간에 확인할 테니까 반드시 해 오세요."


나를 떼어낸 선생님은 좀 전과 달리 냉정한 표정과 말투로 약속을 한번 더 강조했다.

그리고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랬다.

그녀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때에만 나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었다.


"또각 또각~ 쿵~"

"큰일이다!"


오늘은 이 수업이 마지막이니까, 나에게 내일 까지 남은 시간은, 잠자는 시간을 포함해도 22시간, 거기에 밥먹고, 싸고, 씻고, 오전 격투수업까지 다 빼면 20시간 남짓, 시간이 없었다.

사채빚을 땡겨 썼을 때처럼 시간이 없었다.


"씨발!"


숨이 차게 숙소로 돌아왔다.


"헉 헉~"


책상에 앉자마자, 박사가 준 서류봉투에서, 미션이 적혀 있는 문서들을 꺼내 펼쳤다.

과거로 가면 7살 때부터 겪게 될 일들과, 초등하교 졸업 시점부터 준비해야 하는 일들, 여자를 찾아가야 할 장소, 날짜, 시간, 만나게 될 인물들, 또 그로 인해 닥칠지 모르는 상황들까지, 모든 것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슥 슥~ 부스럭~"


외우고 쓰고 또 외웠다.

구해야 하는 여자의 얼굴도 슥슥 한번 그려보았다.

얼마동안 끄적거렸을까, 역시 그림은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었기에, 포기하고 암기에 집중했다.


"삐삐삐~ 삐삐삐~"

"어? 이런 씨발! 벌써 아침인가?"


책상에 앉은 채로 깜박 졸았나 보다.

황급히 고개를 쳐들고 눈을 부릅뜬 나는, 식사를 거를 수 없게 되어 있으니 씻지도 않고 달려 가, 요점 정리 노트를 펼쳐둔 채 먹는 둥 마는 둥 아침밥을 먹었다.

그 후 곧바로 격투수업에 들어가, 맞는 중에도 미션 내용을 떠올리며 검사 받을 준비를 했다.

그러자 그 지옥 같은 격투수업시간도 쏜살같이 지나가더라.


"삐삐삐~ 삐삐삐~"

"수고하셨습니다."

"잠시만요."

네?

"아직 수업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네? 무슨 소립니까? 알람이 울렸는데?"

"지금 울린 알람은 스파링 종료 알람입니다. 오늘부터는 복싱기술 교육도 있으니 5분만 쉬고 준비하세요."


달라진 수업 시간에 황급히 주머니를 뒤져 수업 시간표를 꺼내보았다.

박교관의 말처럼 오늘 수업은 1시간이 더 남아있었고, 미션 숙지만 생각하느라 시간표 따위는 볼 틈도 없었던 나에게는 망연자실할 노릇이었다.


"생각보다 격투에 소질이 있으시네요."

"네? 제가요?"


하지만 박교관의 태도는 전과 달라 보였다.

그는 더 이상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어울리지 않게 친절한 말투가 거슬렸다.


"오늘부로 스파링 훈련은 종료하고 앞으로는 복싱 기술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복싱 기술을 어느 정도 익히시면 레스링과 유도기술 수업도 받게 되실 거구요."

"네."


그렇게 쉬는 시간 5분이 지났다.

그 후 박교관은 나에게 복싱 기술을 알려주었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했던 사람인가 싶게, 동작 하나하나까지 친절하게 교정해 주었다.


"원 투 원 투!"


복싱 교육은 구타를 당할 때 보다는 훨씬 재미가 있었으니, 아이러니하게도 암기 검사에 대한 걱정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삐삐삐 삐삐삐~"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생각보다 습득이 빠르시네요."

"헉 헉~ 그렇습니까? 하 하~"


복싱교육이 끝나자 칭찬을 해준 박교관은, 나에게 새로운 몸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다.


"송화중씨가 과거로 갈 때 얻게 되는 새로운 몸은, 격투가들의 DNA와, 뛰어난 피지컬을 가지고 있으니, 기술 습득 중심으로 훈련을 하시면, 미션을 하시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새로운 몸이요?"


나는 과거로 가게 된다는 사실은 항상 생각하고 있었지만, 뇌이식을 통해 새로운 몸을 얻게 된다는 사실은 잠시 있고 있었던 터라, 박교관의 설명을 듣자 불안해졌다.

그때 박교관도 내 표정에서 불안감이 느껴졌는지, 나에게 다가와 서둘러 설명을 보탰다.


"네 젊고 건강한 새로운 몸으로, 인생을 다시 한번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물론 미션도 충실이 하셔야 겠지만, 매일 미션만 하는 것도 아니니 얼마나 좋습니까?"

"음, 그렇군요."


그런 설명을 들으니 기대도 되는 게 마음이 복잡해 졌다.


"아!"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기초지식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일이었고, 당장은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을 시간이 없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후다닥~"


암기할 시간이 모자라 아침에 세수도 못한 나는, 선생님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 땀냄새 나는 몸으로, 차마 샤워까지 거를 수는 없었다.

복잡해진 마음도 뒤로한 채 부랴부랴 땀냄새만 씻어냈고, 그 후에는 그녀가 기다리는 강의 실로 달려갔다.


"철컥~"


강의실 안에는 역시 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단정한 치마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빵빵한 힙라인 때문인지 타이트하게 몸에 달라붙은 스커트가 내 심장을 또 뛰게 했다.


"송화중씨 오늘은 제 시간에 오셨네요! 어서 앉으세요."

"네 선생님."

"미션 숙지는 다 하셨나요?"

"네 한다고 했는데..."

"그럼 시험부터 볼 까요?"

"네, 그러시죠."


내가 대답하자 선생님은 1번째 미션에 대한 질문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시험지를 나에게 건내며 말했다.


"10분 드릴게요. 완벽하게 암기하셨다면 10분 안에 모든 답을 채울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대답도 하지 않은 나는, 문제를 푸는데 집중했다.

밤을 세워 암기한 노력의 결과일까, 어렵지 않게 술술 답을 채워 나갔고, 그러자 자신감도 생겼다.

예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 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짹깍 짹깍"

"슥슥 부스럭~"


문제를 풀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시간은 3분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마지막 문제를 풀고 있었다.

그때부터 어떤 보상을 받게 될지, 기대감에 부풀어 입고리가 저절로 올라갔고, 잠깐씩 슬쩍 고개를 들어 선생님의 모습을 훔쳐보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때마다 그녀는 늘 그러하듯, 섹시한 모습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그러니 내 몸과 마음도 기대만큼 한껏 달아 올랐다.


"좋아! 다 풀었어!"

"탁~"


책상위에 볼펜을 "탁" 하고 내려놓았다. 그녀도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다가왔다.


"다 푸셨나요?"

"네, 다 풀었습니다."


일단 아무런 말도 없이 내 시험지를 가져간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꼼꼼히도 채점을 하더라.


'동그라미, 동그라미, 그래 좋아!'


조금 떨어져 지켜보고 있던 나는, 연속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는 그녀의 모습에 속으로 환호했다.


'그래 얼마남지 않았어!'


그때였다.

그녀가 심통난 표정을 하는 게, 무언가 잘못되었나 싶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마지막 문제에도 동그라미를 그렸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저벅 저벅"


당당하게 그녀의 앞에 섰다.


"저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네..."


그러자 그녀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지나쳐 강의실의 구석으로 갔다.


"응?"


그녀가 다다른 곳에는 강의실의 불을 모두 끌 수 있는 스위치가 있었고, 이내 그 스위치를 눌러 조명을 모두 꺼버렸다.

불을 끄자 창이 없는 강의실 안은 칠흑같이 깜깜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그녀가 스스로 불을 껐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쿵쾅거렸다.


"쿵쾅 쿵쾅~"


심호흡을 하며 나대는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켰다.

그러자 이번에는 내 귓가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이지 않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슥 슥"


그녀가 옷을 벗고 있다는 사실을...


"선생님..."


그날 나는 처음으로, 완벽하게 그녀의 모든 것을 가졌다.

그리고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19 dr******..
    작성일
    23.05.21 19:12
    No. 1

    이 소설은 중요한 사회 문제를 세심하고 깊이 있게 다룹니다.
    혹시 제가 쓴 글을 검토해주실 수 있나요? 특히 문법과 어휘 사용에 대한 피드백을 원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동네서점
    작성일
    23.05.22 01:10
    No. 2

    검토까지는 아니지만, 읽어보고 글을 씁니다. 제가 평가하기에는 저보다 훌륭하셔서... 꾸준히 연재 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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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죽은 자의 미션 26화 23.06.08 83 1 14쪽
26 버림받은 존재 25화 23.06.07 87 2 12쪽
25 버림받은 존재 24화 23.06.07 105 2 14쪽
24 세 번째 미션 23화 23.06.05 147 2 12쪽
23 세 번째 미션 22화 23.06.03 125 1 13쪽
22 전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들 21화 23.06.02 172 3 12쪽
21 전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들 20화 23.06.01 142 3 13쪽
20 전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들 19화 23.05.31 169 4 12쪽
19 두 번째 미션 18화 23.05.30 168 4 12쪽
18 두 번째 미션 17화 23.05.29 176 5 11쪽
17 두 번째 미션 16화 23.05.27 182 5 11쪽
16 두 번째 미션 15화 23.05.26 20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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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나는 미래에서 왔으니까... 13화 +2 23.05.24 260 7 13쪽
13 나는 미래에서 왔으니까... 12화 23.05.23 255 4 13쪽
12 과거로 보내진 이유 11화 +2 23.05.22 265 6 12쪽
» 과거로 보내진 이유 10화 +2 23.05.20 276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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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과거로 보내진 이유 8화 23.05.18 314 7 12쪽
8 과거로 보내진 이유 7화 +2 23.05.17 361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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