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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뭐야 내 힘 돌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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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가시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1.09.03 13:06
최근연재일 :
2022.11.1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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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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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8,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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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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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63. 멸종 (12)

DUMMY

163.


쿵! 콰직!


“크윽!”


사방으로 스파크가 비산하고, 굉음이 몰아치는 도심. 고작 위버멘쉬의 주먹 한 방 막아낸 것뿐인데, 온몸이 저릿저릿하다. 유아라는 진즉 리타이어고, 나 역시 너덜너덜해진지 오래. 허나 위버멘쉬는 몸에 생채기 하나 없다.


- 이렇게나 버틸 수 있다니 대단하군. 훌륭하다. 인간 전사여.


“... 네가 하는 칭찬은 별로 안 고마운데.”


- 끝까지 고고하려 하는구나. 허나 말 그대로 버티기일 뿐, 너에게는 승산이 없다.


“... 그건 아닐걸. 시간은 내 편이거든... 으으윽...”


-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그 때였다.


파지지지지직-!


위버멘쉬의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도심 한복판에 생기는 균열. 기다리던 것이 왔다. [공간 왜곡]이다.


“... 야! 권민성! 괜찮아? 이씨. 내가 얻어맞고 다니지 말라 그랬잖아! 왜 사람 걱정시키고 그래!”


“어... 언니! 괘... 괜찮으세요?”


공간의 균열에서 한겨울과 링링이 뛰쳐나오는 것을 필두로.


“저건...”


“예원아. 조심해. 내가 맡을 테니까.”


“... 원로운이 신경 끄라던 로봇이군. 이것도 혹시 그놈 짓인가...”


정예원과 박준 형과 마윤재까지 뒤따라 나온다. 순식간에 7:1이 돼버린 상황. 단 1초도 쉬지 않고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위버멘쉬도 공격을 멈추었다.


- 왜 무의미한 버팀을 지속하나 했더니... 계속해서 지원군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군.


“그... 그걸 이제 알았... 쿨럭-!”


대답하는 와중에, 입에서 뭉텅이로 핏물이 흘러나온다. 젠장. 역시 거의 한계였었다.


- 그나저나 이건 꽤나 의외로군. 그대만한 전사가 싸움에 다른 자들을 불러들인다니...


“싸... 싸움에 비겁한 게 어딨... 쿨럭!”


-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칭찬이지. 애초에 전투에 비겁한 자 따위는 없고 오로지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할 뿐. 허나 인간은 강자일수록 이 단순한 진리를 깨우치지 못한다.


“...”


- 그대는 역시, 인간보다는 우리 종족이 더 어울린-


“저기 이름 모를 로봇씨. 그렇게 한가하게 얘기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지 않니?”


위버멘쉬의 말을 끊은 건, 계속해서 마나를 모으고 있던 정예원이었다.


스으으으-


정예원이 손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펼쳐지는 거대한 마나의 장(場). 대충 로봇에게만 작용하는 중력 20배 정도의 [전자기장]이었다.


- 몸이 20배 정도 무거워졌군. [전자기장]을 쓰는 여자라면... [쓰리스타벅스]의 정예원인가.


“어머. 내가 그렇게 유명했나?”


- 우리 종족의 먹잇감 리스트에 등재돼 있었지. Type-02의 진화 방향성에 적합한 표본이었다.


“...”


‘저쪽 세계’에서 [미스트]를 단숨에 고철 덩어리로 만들어버린 [전자기장] 안에서도 멀쩡한 위버멘쉬. 녀석은 별 일 아니라는 듯 팔을 까딱이며 중얼거리더니.


- 허나 더 이상 Type-02가 남아있지 않은 이상, 거슬리기만 할 뿐 전사로서의 가치가 없는 존재. 죽어줘야겠다.


주먹을 꽉 쥐고는, 엄청난 속도로 정예원을 향해 달려나갔다.


쿵-!


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박준 사부, 아니. 박준 형이 [공간 왜곡]으로 달려가는 방향을 바닥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예... 예원아. 위험한데 괜히 나서지 말고, 뒤에 있어...”


“응? 위험해도 준이 너가 지켜줄 거 아니니? 후훗.”


“그... 그건 그렇긴 한데...”


‘저쪽 세계’에서도 그랬듯 전장에서도 깨가 쏟아지는 두 사람. 한편 바닥에 쳐박혀 있던 위버멘쉬는, 바닥에서 몸을 추스르다가.


- ... 이번엔 박준인가. 그대는 전사로서의 가치가 있는 존재-


쿵-!


갑자기 무형(無形)의 거대한 손가락에 짓눌리기라도 한 것처럼, 다시 한 번 거세게 바닥에 처박힌다. 마윤재의 [에테르 창조]다.


- 이건 우주연합 마윤재의 [에테르 창조]... 현 인류 최고의 전사까지. 만찬의 시간이군-


쿵-!


“건방진 소리도 할 줄 아는 로봇이군.”


쿵-! 쿵-! 쿵-!


팔짱을 낀 채, 마나의 망치로 위버멘쉬를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마윤재.


- 3인 협공이라... 좋은 연계로군-


쿵-!


일어나려고 해도 정예원의 [전자기장]과 박준 사부의 [공간 왜곡] 때문에 이도저도 못 하는 위버멘쉬의 모습에, 가장 먼저 달려와 나를 부축하고 있던 한겨울이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저 세 사람... 센 건 알고 있었는데, 대단하다...”


“당연하지... 으윽!”


“야. 괘... 괜찮아? 진짜 저번처럼 다친 건 아니지?”


“다... 당신 괜찮아요...? 많이 다친 거 아니죠...?”


한겨울의 목소리에 이어 들려오는, 유아라의 목소리. 녀석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링링한테 부축 받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다행히 무사한 모양이었다.


“난 뭐... 그럭저럭. 넌?”


“저... 저도 괜찮아요. 전에 다친 꼬리뼈를 또 다친 것 같긴 하지만... 흐윽!”


“어... 언니. 조심하세요...”


“괘... 괜찮아요. 그나저나... 저 로봇... 결국 저 세 사람이 협공해서 해치운 건가요...?”


유아라가 불길한 발언을 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


캉-!


“... 응?”


마윤재에 의해 짓이겨지던 위버멘쉬가 처음으로 공격을 막아내고, 두 발로 우뚝 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시선이 놈을 향하는 가운데, 위버멘쉬가 중얼거렸다.


- 1대 7. 그 중에서도 우수한 전사가 무려 셋. 이렇게 된 이상, 이쪽도 힘을 비축하고 있을 수만은 없겠군.


“... 전력이 아니었던 건가?”


- 전력 이상의 전력을 낼 필요가 있는 셈이지.


놈이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인 바로 그 때였다.


털썩-! 털썩-!


“... 어? 뭐... 뭐야?”


“사...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어요...”


여태 있었던 소란 속에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하던 거주민들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설마... [오토라이프]에서 발생한 링크를...”


유아라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중얼거리는 가운데.


[ 대상에 대한 정보가 갱신되었습니다. ]

[ 마나량 : 37040 ( +2040 ) ]


[ 대상에 대한 정보가 갱신되었습니다. ]

[ 마나량 : 38771 ( +3771 ) ]


[ 대상에 대한 정보가 갱신되었습니다. ]

[ 마나량 : 41083 ( +6083 ) ]


나의 눈에 있는 [빅 데이터]는 위버멘쉬의 마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연신 창을 갱신해대고 있었다.


- 비록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긴 하나... 당장 그대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오토라이프]에서 힘을 끌어올 필요가 있겠어.


아까 전만 해도 비틀거리다가, 완전히 멀쩡해진 위버멘쉬. 그 모습에 마윤재가 팔짱을 풀었다.


“네놈... 평범한 로봇은 아닌 것 같군. 정체가 뭐지?”


- 내 정체라... 글쎄. 인간 중 [안티 러다이트]란 자들은 나를 신이라 부르던데... 인간의 언어체계에서는 그게 제일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싶군.


“... 유머 수준이 썩 높은 AI는 아니군.”


쿵-!


마윤재는 [에테르 창조]로 다시 한 번 위버멘쉬가 있는 곳을 내리찍었다. 하지만 애꿎은 바닥만 박살낼 뿐, 위버멘쉬는 가볍게 피해냈다.


- 몸이 약간 무겁군. 행동을 제약하는 [전자기장]부터 처리하는 게 좋겠지.


타다다다닥-!


마윤재의 공격을 피한 위버멘쉬는 거의 보이지조차 않을 정도의 속도로, 정예원을 향해 돌진했다. 허나 가만히 있을 박준 형이 아니었다.


“... 누구 맘대로.”


스으으으...


[공간 왜곡]으로 위버멘쉬를 처음 달리기 시작한 위치로 되돌려 보낸 것이다. 위버멘쉬는 자신의 위치가 변한 걸 깨닫고, 이번에는 박준 형을 보고 중얼거렸다.


- 박준. 내가 지나갈 경로를 예측해 포탈로 위치를 바꾼 건가. 훌륭한 능력이다.


“...”


-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수법은 쉽게 파훼-


쿵-!


다시 한 번 위버멘쉬를 내려치는 에테르의 망치.


“나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한눈을 팔다니. 내가 누군지 잘 모르나 보군.”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그저 조금 휘청거리기만 한 위버멘쉬는 천천히 몸을 돌려, 마윤재를 노려보았다.


- 그대는 정말... 건방지군. 인간 주제에.


[ 마나량 : 50488 ( + 15488 ) ]


놈의 마나는, 아직까지도 올라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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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177. 이 별 (完) +9 22.11.14 747 31 20쪽
181 176. 이별 (11) +7 22.11.11 500 21 9쪽
180 175. 이별 (10) +4 22.11.09 486 18 15쪽
179 174. 이별 (9) +2 22.11.07 483 19 14쪽
178 173. 이별 (8) +2 22.11.04 504 17 10쪽
177 172. 이별 (7) +6 22.11.02 487 18 12쪽
176 171. 이별 (6) +2 22.10.31 511 19 12쪽
175 170. 이별 (5) +3 22.10.28 512 17 10쪽
174 169. 이별 (4) +2 22.10.26 507 18 10쪽
173 168. 이별 (3) +3 22.10.24 517 18 10쪽
172 167. 이별 (2) +2 22.10.18 527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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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165. 멸종 (14) +6 22.10.12 528 22 10쪽
169 164. 멸종 (13) +4 22.10.10 509 22 11쪽
» 163. 멸종 (12) +2 22.10.09 500 20 9쪽
167 162. 멸종 (11) +3 22.10.06 506 22 10쪽
166 161. 멸종 (10) +3 22.10.04 522 20 9쪽
165 160. 멸종 (9) +1 22.10.02 539 19 12쪽
164 159. 멸종 (8) +3 22.09.28 572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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