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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뭐야 내 힘 돌려줘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가시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1.09.03 13:06
최근연재일 :
2022.11.14 00:13
연재수 :
1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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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8,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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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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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62. 멸종 (11)

DUMMY

162.


쿵-! 쿵-! 쿵-! 쿵-!


스튜디오 정 가운데에서 맥동하는 [위버멘쉬]의 에그. 마치 몸 밖으로 나와 있는 심장처럼 무방비하게 노출된 에그의 모습에, 나는 말없이 마나 사브르를 꺼냈다.


스으으으...


그리고 마나를 불어넣은 바로 그 순간.


“... 잠시만요.”


조용히 에그를 응시하고 있던 유아라가, 내 손목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 왜.”


“다가가지 마세요. 함정이에요.”


“... 함정?”


“예. 황영수 교수님. 잠시 교수님 마나블렛 좀 빌려 주시겠어요?”


“... 마나블렛? 내 마나블렛은 왜- 악!”


휙-


황영수가 영문도 모른 채 마나블렛을 건네자마자, 냅다 에그 쪽으로 던져버리는 유아라.


“악! 내 마나블렛! 유아라 생도! 지금 뭐 하는 겐가! 저기에 얼마나 많은 연락처와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황영수의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작아졌다.


타다다다닥-!


에그에서 황금빛 마나로 이루어진 손이 뻗어져 나와 날아가던 마나블렛을 붙잡더니.


치직- 치지지직-


마나블렛 껍데기는 그대로 분해시키고, 오로지 동력의 핵심을 담당하는 소형 마나석만을 빨아들였으니까.


“맙소사...”


“... 아무래도 황영수 교수님조차 함정이란 걸 모르셨던 모양이네요. 아무튼 당신도 다가갔다간, 저렇게 됐을지도 몰라요.”


스스스스스...


[위버멘쉬]의 몸에 흡수되는 소형 마나석. 나는 마나 사브르의 검날을 거두고, 유아라에게 물었다.


“... 그럼 어떻게 하지?”


“글쎄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역시 건물을 무너뜨려서, 매장시키는 편이-”


- 변수 발생... 가치를 파악하는 눈이... 방해...


위이이잉-


유아라가 말하는 도중에, [위버멘쉬]의 에그 뒤에서 어린애의 형상이 날아올랐다. 물론 그 정체는 Type-02, [아틀라스].


- 우량의 마나 공급원... 확보 실패... 작전 변경 필요... 작전 변경 필요... 새 작전 구상중...


놈은 에그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중얼거리다가.


- 새 작전... 수립 완료... 바로 실행...


라 말하고선 허공에서 딱 멈추더니,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 인간 전사... 그쪽과 거래를 하고 싶음...


“... 거래? 나랑?”


- 그러함... 인간 전사... 그쪽에게도... 좋은 제안일 거라 생각함...


“... 무슨 거래지?”


- 인간 전사... 그쪽이... Type-00의 에너지원이 됐으면 함...


“...”


[아틀라스]가 지껄이는 어이없는 소리에 나와 유아라의 표정이 동시에 황당함으로 물들었지만, 녀석은 개의치 않고 자기 할 말을 할 뿐이었다.


- 이번 작전... 최선의 결과는... Type-07를 유인해 흡수하는 것이었음... 허나 그쪽의 인간 전사도... Type-00의 부활에 충분한 마나를 가지고 있음... 자진해서 Type-00에게 흡수되는 것을 제안...


“... 그게 왜 나한테 좋은 거래지?”


- 유기물 신체로는 감당조차 할 수 없는... 무한한 힘의 일부가 될 수 있음... 인간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의 일부가 되는 셈...


“...”


- 인간... 특히 남성체에게 있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장담-


“아니. 거절한다.”


- ...


나의 거절에, 순간 [아틀라스]는 말이 없어지더니, 고속으로 [위버멘쉬] 에그 주위를 회전하며 중얼거렸다.


- ... 이해불명! 어째서...? 어째서 이 제안을 거절? 인간 전사... 혹시 지능에 문제...?


“...”


“...”


- 새로운 작전도 무산... 새 작전 구상 중... 허나 114개 중 113개가 불가능...


오류라도 난 듯 에그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만 있는 [아틀라스]. 놈은 완전히 빈틈투성이였지만, 아까 마나블렛을 집어삼켰던 황금빛 손이 언제 튀어나올지 몰라 다가갈 수는 없던 그 때.


- 방법이 없음... 114번째 작전... ‘자기희생’... 사용...


고속으로 회전하던 [아틀라스]는 자기 스스로, 위버멘쉬의 [에그] 속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


“뭐... 뭐죠? 자기 스스로...?”


스르르륵-


유아라의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에그 안으로 들어간 아틀라스는 완전히 부품단위로 분해되더니.


차자자자자자작-!


그 부품들이 재구축되며, [위버멘쉬]의 파손된 몸을 신속하게 복구하기 시작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타다다다다닥-!


일렁이던 에그의 표면에서 수천, 수만 개의 황금빛 팔이 사방으로 퍼져 나와, 주변의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조명장치, 카메라, 음향장치, 바닥과 천장 타일은 물론이고.


“... 윽!”


“꺄악!”


심지어 나와 유아라까지. 마나의 팔이 수십 개씩 들러붙어, 우리를 에그 쪽으로 끌어당겼다.


스그그극-


나는 재빨리 마나 사브르를 꺼내 내 몸에 달라붙은 팔들을 모두 잘라내고, 버틴다고 버텼지만 조금씩 끌려가는 유아라도 구해냈다.


“... 야. 괜찮냐?”


“하아- 하아... 덕분에요...”


애석하게도.


“궈... 권민성 교수! 나... 나도 좀 구해줘! 내가 꼭- 아아아악!”


차자자자자작-


... 김석봉은 다른 연구실을 알아봐야만 할 것 같다.


타다다다다다다닥-!

차자자자자자작-

스그스그스그...


모든 것을 흡수하고, 분해하고, 재구축하던 금빛 블랙홀은, 이내 자그마한 소리와 함께 빛을 잃었다. 더 이상 에그의 내부는 비치지 않았고, 남아 있는 것은 찬물에 식힌 쇳물처럼 딱딱하게 굳은 회색빛 고철덩어리 뿐.


푸슈우우-!


그것이 진한 증기를 뿜어내며 열렸을 땐.


- 오랜만에 보는군. 가치를 파악하는 눈과... 인간 전사여.


“...”


인류가 만들어낸 재앙이 다시 한 번, 세상에 강림했다.


---


한편 유아라의 본가 별채.


“흐이잉... 결국 한숨도 못 잤네...”


민성의 침대에 누워, 퀭한 눈으로 천장을 쳐다보고 있던 한겨울이 중얼거렸다.


스윽-


한겨울은 덮고 있던 이불을 젖혀 창밖을 보았다.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 어느덧 햇살이 존재감을 내비치는 아침. 새 지저귀는 소리마저 들려오는데, 그녀 곁에는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 입술을 삐죽 내민 한겨울이, 뾰로통한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


“권민성 이 자식, 대체 언제 오려는 거야. 진짜...”


사실 자려고 했다. 많이 늦을 거라고 이미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았으니까. 허나 사람은 공상하는 생물이라는 것과, 매일 밤마다 찾아오는 어둠은, 그 무엇보다도 못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라는 것.


그 두 가지 사실 때문에 잠에 들지 못했다.


- 미안. 역시 아무것도 없는 너보다는... 부잣집 아가씨 쪽이랑 만나는 게 나을 것 같아.

- 겨울아. 링링이랑 정예원 선배가 보던 드라마 기억해? 근데...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게 현실인가 봐. 미안해.


“... 에이. 그럴 리가 없지.”


입으로는 그리 중얼거리면서도.


‘... 둘이 정말 아무 일 없는 거지? 일이라곤 했지만, 어젠 둘이서 술도 마셨잖아...’


마음속에서는 조금 불안해진다.


‘으... 괜히 예원이 언니 따라 이상한 드라마 보는 바람에... 엄한 생각만 자꾸 들잖아...’


머리를 헝클이며 고민하다가.


‘그냥 우겨서라도 같이 간다 할 걸 그랬나...? 괜히 쿨한 척 해가지고...’


양 손바닥으로 자기 볼을 꾹 짓누르는 한겨울. 그녀는 한참 동안 그 자세를 유지하다가, 이내 침대에 풀썩 도로 드러누우며 혼자 중얼거린다.


“아니! 믿는다 했으면 끝까지 믿어야지. 쪽팔리게 여자가 한 입으로 두 말 할 순 없잖아.”


타악-!


“그래. 맞아. 이게 사람이... 심심하니까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 거야. 머리 비우고 [Li4U]라도 좀 보다 보면 잡생각도 좀 사라지겠지... 어라?”


머리맡에 놔두었던 마나블렛을 집어 들고, 몸을 뒤집어 엎드린 채 화면을 키는 한겨울. 허나 [Li4U]의 메인 화면에 접속하는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 Li4U 실시간 인기 스트리밍 1위 ]

[ 제목 : ★실제상황★ 인간 시대의 끝이 도래했나? 재림예수는 사실 기계였다! ]

[ 채널명 : 팩트로만 승부한다 GZNS ]


실시간 인기 스트리밍 항목의 가장 위에서 자극적인 제목으로 어그로를 끄는 영상의 썸네일은 바로, 거리 한복판에서 민성과 그녀도 아는 로봇, [위버멘쉬]가 싸우고 있는 사진이었으니까.


“... 뭐야. 이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톡-


[ 손님B6E178F이 채팅방에 입장합니다. ]

[ 시청자 수 : 613,998 ]


[ 손님A10132 : 역시 가짜뉴스답게 주작 오지네ㅋㅋㅋ 행인들 멀쩡하게 걸어다니는 거 보소ㅋㅋㅋ ]

[ 손님123DFA : ㄴㄴ 저거 오토라이프라 자기 의지랑 상관없이 걷고 있는 거임 ]

[ antiluddite71 : 기계신이시여 우리를 구원하소서 ]

[ 기계천국인류지옥 : 기계신이시여 우리를 구원하소서 ]

[ 유우땅다이스키 : 유우땅 복귀 기원 311일차 ]


이미 60만 명이 넘는 시청자 수. 그 시청자 숫자에 걸맞게 댓글창도 빠르게 올라갔다. 허나 한겨울의 눈에 댓글 따위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고작 한 달 사이에 괄목할 만큼 강해졌군. 인간 전사여. 너는 역시 인간보다 우리 종족이 더 어울린다!

- 지랄... 좀... 으윽!


실시간으로 길거리 한복판에서 민성과 [위버멘쉬]가 치열하게 싸우는 가운데, 이미 기절한 건지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유아라.


- 걱정하지 마라. 너는 Type-07처럼 배신할 염려 없이, 인격을 완전히 삭제한 훌륭한 전사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쿵! 콰앙! 쿵!


간신히 버티고는 있지만 그저 버티고만 있을 뿐, 점점 수세에 몰려가며 호흡이 가빠지는 민성. 마나블렛을 통해 그 상황을 지켜보던 한겨울은.


“이씨이... 진짜 내가 못 살아. 어디 가서 얻어맞고 다니지 말라니까!”


재빨리 이불 밖으로 뛰쳐나와, 겉옷을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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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169. 이별 (4) +2 22.10.26 407 15 10쪽
173 168. 이별 (3) +3 22.10.24 415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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