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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뭐야 내 힘 돌려줘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가시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1.09.03 13:06
최근연재일 :
2022.11.1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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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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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53. 멸종 (2)

DUMMY

153.


띠링-!


[ ‘원로운’을 핵심 키워드로 마인드맵 서치 진행중... ]

[ 예상 소요 시간 - 74 : 05 : 11 ]

[ 현 마인드맵 확장 키워드 후보군 - 원죄, 신인류, 육체, 진화, 정신체... (모두보기) ]


유아라가 한참 동안 홀로그램 창들을 만지작댄 끝에, 마나 데이터 소켓 리더기에서 로딩창이 떠올랐다. 녀석이 땀에 젖은 이마를 훔쳤다.


“휴우. 다 됐어요. 이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시기만 하면 돼요.”


“... 이게 다야?”


“이게 다냐니요? 마인드맵 서치가 얼마나 복잡한 알고리즘인데.”


“... 아니. 뭐 더 건드릴 거 없냐고.”


“건드릴 게 없는 걸 넘어서, 건드리면 안 돼요. 마나 데이터 소켓은 인간 뇌랑 비슷한 데이터 저장 장치라, 마인드맵 서치 중에 괜히 건드렸다간 기억들이 엉키면서 정보간의 연관관계가 꼬일 수도 있다고요.”


“...”


“그렇다잖니. 후배님은 왜 고생한 아라를 괴롭히니? 그렇지 않니? 링링?”


“... 네? 네...”


“...”


젠장. 괜히 말 꺼냈다가 나만 공공의 적이 돼버린 상황. 살짝 입을 가린 유아라의 입꼬리에 묘하게 승리감이 묻어나는 가운데, 녀석이 조용히 덧붙였다.


“제가 가끔씩 와서 잘 되고 있나 점검만 하면 되니, 이제 다들 방으로 돌아가셔도 돼요.”


“그럼 나는 링링이랑 드라마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하렴!”


“으아아...”


유아라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링링을 끌고 연구실 밖으로 사라지는 정예원. 그럼 그렇지. 빨리 자기 방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나한테 한 마디 한 게 분명하다.


“음... 딱히 해야 할 일 없다면, 나도 예원이 따라 방으로 돌아가 볼게.”


“나 역시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이곳은 제군들에게 맡기도록 하지.”


박준 사부와 마윤재마저 떠나며, 순식간에 연구동에는 나와 한겨울, 유아라 세 사람밖에 남지 않은 상황.


“하암... 미안... 나도 좀 피곤해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


작게 하품한 한겨울마저, 내 볼에다 입을 맞추고서 살짝 웃다가 사라진다. 그런 나와 한겨울을 슬쩍 본 유아라는 조용히 고개를 돌리더니 더 건드릴 거 없다던, 아니. 더 건드려선 안 된다던 데이터 소켓 리더기를 만지작대며 중얼거렸다.


“... 겨울이랑 사이 많이 좋아 보이네요.”


“뭐... 그런 사이니까.”


“그렇죠... 둘이 별 일 없이, 오래오래 사귀었으면 좋겠네요. 아주 오~래요.”


“어... 음... 그래. 덕담 고맙네.”


“...”


순식간에 단절되는 유아라와의 대화. 그 어색한 침묵을 깬 건 내 마나블렛 알림음이었다.


띠링-! 띠링-!


[ 한겨울 -> 권민성 : 혼자 가서 미안...ㅎㅎ ]

[ 한겨울 -> 권민성 : 근데 넘 졸렸다ㅋㅋ ]


뭐. 졸릴 만도 하다. 결국 둘이 이불 뒤집어쓰고 이런저런 얘기하다 보니 날밤을 새 버렸으니까. 살짝살짝 스킨십도 조금 있었고...


토도독-


[ 권민성 -> 한겨울 : 좀 자 둬 ]

[ 한겨울 -> 권민성 : 응응! 그러려구ㅋㅋ ]

[ 한겨울 -> 권민성 : 아 그리고 ]

[ 한겨울 -> 권민성 : 오늘 밤에도 또 니 방 갈거니까, 너도 미리 자~ ]

[ ‘한겨울’님이 ‘호랑이 어흥’ 이모티콘을 보냈습니다. ]


요사이 부쩍 애교가 늘어난 한겨울. 그나저나 더 이상 유아라랑 같이 있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않네. 나 유아라랑 안 친하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이제야 납득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계속 왠지 모르게 불만스런 표정으로 리더기를 만지작대던 유아라. 녀석은 연신 슬쩍슬쩍 내 쪽을 곁눈질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후우. 저도 이만 가볼게요.”


“... 너는 어디 가는데.”


“일 해야죠. 당신은 몰랐겠지만, 저희 할아버님은 손녀인 제 부탁이라 할지라도 본가 별채랑 마나 데이터 소켓 리더기까지 쓰는 걸 그냥 허락해 주실 분이 아니에요. 그 대가로, 해야 할 과제를 하나 부여받았죠.”


알고 있다. 자기 아들, 그러니까 유아라 아버지가 자기가 쓰는 만큼 못 벌어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슈마허에서 쫓겨난 것은 이쪽 세계에서도 유명한 일화다. 유아라가 이니시움을 다니면서 여러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것, 부정적인 감정을 거꾸로 표출하게 된 것 역시 유태석의 ‘조기 훈육’ 때문이기도 하고.


“... 무슨 과제인데.”


“별 거 아니에요. 할아버님 말대로는 이곳 행성 사인에서 저희 서비스 사용자들의 클레임 접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으니까, 현장 좀 둘러보고 상담팀이랑 얘기해 보면서 원인 파악을 해 놓으시란 거죠.”


아무리 생각해도 전문 분석팀이나 상담 AI를 써야 하는 일인데, 별 거 아니라니. 로봇들이 녀석을 ‘가치를 판단하는 눈’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아무튼 전 이만 가 볼 테니, 당신도 들어가 봐요. 딱히 이거 지켜보고 있을 이유는 없-”


“같이 가자.”


“... 네?”


“너 그 상담인가 원인 분석인가 뭔가, 같이 가자고.”


흠칫 놀라 눈이 커지는 유아라에게, 나는 차근차근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말했잖아. 너희 자매 노리는 로봇들이 있다고. 너 혼자 사인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습격당하거나 납치라도 당하면 누가 책임져.”


“그... 그건 그렇긴 한데... 링링은...”


“링링은 정예원이랑 박준 형이 알아서 잘 지켜주겠지.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는 니가 더 문제니까, 니 걱정이나 잘 하라고.”


“당신은 진짜... 말을 해도 꼭...”


“됐고. 너 상담 갈 거면 같이 가.”


“뭐...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저... 저도 딱히 거절해야 할 이유는 딱히 없으니... 같이 가는 것도... 꺄악!”


쿵-!


자기가 앉으려 했는지 일어나려 했는지 까먹은 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혼자 자빠져 엉덩방아를 찧는 유아라.


“바... 방금 그건... 바닥이 가벼운 재질이라 울린 소리거든요? 아으...”


“...”


저런 게 ‘가치를 판단하는 눈’이라니, 어이가 없네.


---


위이이이잉-


나와 유아라는 연구동서부터 무인택시를 타고, 슈마허의 본가에서 나와 행성 사인의 거주구역으로 향했다.


“... 집이 크니까 빠져나오는 것도 한세월이네.”


“익숙해지면 그렇게 오래 걸리는 느낌도 아닐 걸요.”


“나랑은 관련 없는 일이네.”


“...”


“그보다, 클레임 들어왔다는 서비스가 뭔데?”


“... [오토라이프]에요.”


“... [오토라이프]?”


띠링-!


[ 오토라이프 ( 분류 : 서비스 // 분류 : 전자기기 ) ]

[ 슈마허 인더스트리의 인생 대행 서비스, 혹은 해당 서비스에 사용되는 척추삽입로봇의 총칭. ]


... 평소에도 별 도움 안 됐지만, 오늘은 특히 빈약하기 짝이 없는 [빅 데이터]의 설명. 나는 눈을 깜빡여 창을 닫-


“윽... 갑자기 그 윙크는 뭐죠.”


“... 눈에 뭐가 들어갔었어. 그보다 [오토라이프]가 뭔데.”


“[오토라이프]가 뭐냐면 요즘 저희 슈마허의 캐시카우 같은 서비스인데... 이걸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 아. 그래. 당신 혹시 게임 해 본 적 있나요?”


“게임? 글쎄, 직접 해본 건 전지적 연애 시점... 이었나? 그거 조금 해 본 거 빼고는 없는데.”


과거 ‘호감도’ 때문에 우왕좌왕 했던 시절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가운데, 유아라가 눈에 살짝 경멸을 담아 나를 쳐다보았다.


“... 너 왜 그런 눈으로 보냐.”


“... 아뇨. 조금 의외라서요. 당신도 그런 부류의 게임을 하는구나... 해서.”


“... 김석봉이 강력하게 권해서 5분 정도 만져본 게 전부고, 제대로 한 적은 없어.”


“...”


순간 정적이 흐르는 무인택시 안.


- 200m 앞에서, 좌회전하겠습니다.


녹음된 음성만이 황량하게 울리는 가운데, 유아라가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금 이야기를 시작했다.


“흠흠... 뭐. 당신이 게임 해 본 경험이 없다면 조금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게임 중에서는 간혹 자동사냥이라 해서 플레이어가 할 사냥을 대신 해 주는 시스템이 있어요. [오토라이프]는 그런 자동사냥의 인생 버전이죠.”


“그러니까... 사람의 삶을 로봇이 대신 살아주는 건가?”


“뭐... 앞뒤 다 자르면 그렇게 되죠. 아무튼 요즘 말썽이 많은 모양이에요. 세팅대로 움직이지를 않는다던가... 자고 일어났더니 이상한 거리에서 일어난다던가... 클레임에다 오류 접수 건수가 숫자만 봐도 조금 어지러울 정도예요.”


“... 딱 봐도 [F.E.E.], 아니. 너 노리는 로봇들이랑 왠지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글쎄요. 일단 저희 슈마허 서비스센터에 대기가 산더미라니, 그리로 가 보죠.”


유아라의 말을 따라, 무인택시가 행성 사인의 거주구역을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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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169. 이별 (4) +2 22.10.26 409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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