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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직 수호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워터디
작품등록일 :
2017.12.04 03:58
최근연재일 :
2018.01.25 02: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5,124
추천수 :
17
글자수 :
92,179

작성
17.12.13 23:59
조회
237
추천
1
글자
8쪽

3장 - 도시로

DUMMY

그것은 본능이었다.


문이 닫히자마자 모르트가 현우에게 달려들었다. 병장기를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세는 마치 곰의 그것과 같았다. 현우의 지척에 온 모르트는 그대로 오른손 주먹을 내질렀다.

고개를 돌리자마자 눈앞에 모르트가 있는 것을 확인한 현우는 머릿속으로 판단하기보다 본능적으로 앞으로 굴렀다.


쾅!


주먹을 통해 생긴 소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현우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모르트를 쳐다보았다. 모르트는 현우의 시선을 느끼고서는 씩 웃으며 그가 주먹을 내질렀던 벽면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직 이 늙은이도 쓸 만한가 보군.”


방금 전까지 현우가 서 있었던 문의 틀 주위 벽이 그대로 무너져있었다. 현우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상식 밖의 상황에 뒤늦게 당황하며 외쳤다.


“방금 ‘그거’로 절 치려고 한거에요?”


모르트는 별 것 아니라는 듯 손목, 발목을 돌리고 난 뒤 현우의 앞으로 왔다.


“잘 피했으니까 됐어.”


“그걸로 끝이에요?”


그동안 잡다한 일을 도와주면서 항상 듣는 말투지만 방금 전 수호자의 역할을 마무리 할 위기에 처했던 현우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모르트는 현우의 말에 의아해 하며 말했다.


“설마 내가 널 죽이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모르트는 웃으면서 절 죽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반 이상의 진심이 담긴 현우의 말에 모르트는 머쩍게 웃었다. 그리고서는 무언가가 떠오른 듯 잠시 말을 멈췄다가 말했다. 나름 진지한 표정인지라 현우는 즉시, 진지하게, 그리고 짧게 답했다.


“그러고 보니 수호자라고 소개는 받았지만, 한 번이라도 제대로 싸워 본 적이 있나?”


“아니요.”


어렸을 때부터 싸우기만 하면 몇 번 치고박기 전에 이미 상대가 기절하거나 그랬기 때문에 싸움과는 연이 없었던 현우였다. 모르트는 그런 현우의 답변에 혀를 끌끌 차며 대답했다.


“그럼 싸움도 처음부터 가르쳐야 겠구만.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봐.”


모르트는 그 말과 함께 문 틀 밖에 남지 않은 문으로 나갔다. 잠시 후 모르트는 현우가 착용할 만한 장비를 들고 나타났다.


“털 옷 아닌가요?”


날씨가 춥긴 했지만, 마치 두꺼운 이불만한 두께를 가진 털모자와 상의를 가져온 모르트는 현우의 발 앞에 내려놓았다. 현우의 말을 들은 모르트는 모자를 현우의 머리에 깊숙이 씌웠다.


“이정도는 해야 그래도 실수로 맞아도 덜 아프지.”


‘방금 그 주먹으로 맞는다고?’


현우는 방금 전에 모르트가 보여주었던 힘을 자신이 맞는다고 상상을 해 보았지만, 끔찍한 그림만이 그려졌기에 애써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했다. 현우가 두꺼운 상의를 입고 있는 동안 모르트 역시 손에 털로 가득 채워진 글러브를 끼웠다.


“자, 처음은 피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현우의 수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피하는 수보다 맞는 수가 더 많은 일방적인 구타에 가까운 수련이었지만 말이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수련을 마친 현우는 땀으로 절여진 털모자와 털옷을 벗었다. 그렇게 많이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보호구가 역할을 다 했는지 현우의 몸에 멍 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모르트는 현우를 보면서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반사신경은 좋은거 같은데. 뭐가 문제지?”


현우가 상의를 펄럭이며 털옷 안에 입고 있었던 옷을 말리는 동안 모르트는 계속 고민에 빠져있었다. 어느정도 말랐는지 현우는 펄럭이는 것을 멈추고 모르트를 바라보았지만 모르트는 반응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대련 같은걸 해 본건 처음이니까 문제점이 많은 거겠죠. 중간에 한번 반격해보려다가 두들겨 팬거는 모르트 쪽이었으면서.”


“아냐 그런 방향의 문제는 아니었어.”


모르트가 진지하게 반대의 의견을 표현했고, 현우는 진지한 모르트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자리에 앉았다.


‘언제까지 저러고 계실려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르트는 답을 찾았는지 박수를 쳤다. 자리에 앉아있다 못해 힘들어서 들어누워있었던 현우는 박수소리에 다시 자세를 고쳐 잡았다.


“마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일수도 있겠군.”


“마력이요?”


‘내가 생각하는 그 마력이 맞나?’


자연스럽게 이곳에 오기 전 하던 게임을 떠올렸던 현우는 모르트를 바라보았고 모르트는 현우로부터 거리를 자연스럽게 벌렸다.


“자, 지켜봐라 애송이.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지.”


현우는 자신감 넘치게 말하는 모르트를 지켜보기로 했다. 모르트가 눈을 감고 서있자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현우는 모르트의 주위에서 점점 이질감과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모르트는 아직까지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현우를 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팔짱을 겼다.


“이거, 완전히 마력에 대해서는 씨알맹이도 없는 친구구만.”


모르트는 기침을 두어번 하더니 갑자기 기합을 주며 주먹을 꽉 쥐었다. 모르트가 그러고 나서야 현우는 어렴풋이 그 이질감의 실체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모르트의 허리정도 만한 인영 둘이 모르트의 뒤에 서 있었다. 현우는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하나는 갈색이었고, 다른 하나는 녹색 빛을 띄고 있었다.


현우는 인영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모르트! 뒤에 갈색이랑 녹색 빛이 비추는데요!”


모르트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야 답을 찾았는지 허탈해했다.

“이정도로 힘을 줘야 있는지 없는지 겨우 구별할 정도라니. 수호자 치고는 너무 한거 아니야?”


“파견이라고요, 파견. 저도 거의 팔려 온 거나 마찬가진데. 급하다고 해서 왔는데 이렇게 지내고 있네요.”


그동안 내심 수호자와 관련해서 찝찝해하고 있었던 현우의 대답에 모르트는 박수를 두 번 쳤다. 현우는 갑작스럽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기운 내라. 나는 그래서 여신님들이 그렇게 너를 가르치라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빡세게 굴려야만 실제 그 위기가 닥쳐왔을 때 자기 몫을 다 할 수 있겠지.”


모르트는 복도에서 수건 몇 장을 가져와 현우에게 던져주고선 말했다.


“자 이제 허드렛일은 그만 하고, 수련이나 하자. 이래보여도 내가 누구 하나 가르치는 것은 잘 하는 편이니까.”


현우는 모르트의 말에 더 이상 의미 없는 일을 하는 않는 것에 기쁘면서도 또 온 몸이 쑤시는걸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모르트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 이후로는 평소와의 일과는 다른 일과가 펼쳐졌다. 모르트는 현우를 키우기로 작정을 한 듯이, 특히 취약했던 마력 인지를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신체적 능력은 현우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능력이 출중해서 그런지 대련을 통하여 빠르게 실력을 향상시켰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날 무렵, 마을에 심상치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중무장을 하고 있는 12명의 전사들은 모르트의 집 앞으로 와 현우가 고쳐놓은 문을 두드렸다.


“모르트님 계십니까?”


안에서 모르트와 밥을 먹고 있던 현우는 밖에서 나오는 인기척에 모르트를 쳐다보았다. 모르트는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고, 현우는 그런 모르트를 보며 식사를 계속 했다.


“모르트님 계시는 거 잘 아는데 저희를 반기시지 않으시면 그냥 들어갑니다?”


마치 모르트를 잘 알고있다는 말투에 현우는 모르트에게 물었다.


“혹시 저 사람들 누군지 아세요?”


“쟤네들이 오면 항상 귀찮은 일만 생기지. 그래서 이미 문을 잠가 놨다고.”


모르트는 현우의 질문에 귀찮은지 대강 대답 하고선 식사를 계속 했다.


그리고 잠깐 집 밖에서 소리가 멈추었고. 현우가 뭔가 불길함을 느꼈으며, 안타깝게도 그 불길함은 실제로 나타났다.


쩌적!


모르트의 집 문짝이 뜯기는 소리가 들렸고, 현우는 이마에 손을 올렸으며, 모르트는 먹고있던 수저를 꽉 쥐었다.


작가의말

Safe! - 금요일날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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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장 - 도시로 (4) 17.12.20 192 0 9쪽
8 3장 - 도시로 (3) 17.12.18 217 1 10쪽
7 3장 - 도시로 (2) 17.12.15 23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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