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책방

파견직 수호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워터디
작품등록일 :
2017.12.04 03:58
최근연재일 :
2018.01.25 02: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5,136
추천수 :
17
글자수 :
92,179

작성
17.12.04 05:33
조회
460
추천
3
글자
9쪽

1장 - 관리자

DUMMY

해가 지면 밑으로 들어가 어둠이 깔린 저녁, 게임 계정 거래로 먹고 살고 있는 현우의 집은 정리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았다. 특히 컴퓨터가 있는 방은 더욱 심각해서 마치 하나의 거대한 쓰레기통에 가까웠다.


현우는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캔 음료를 하나 뜯어 목을 축이고선 한 손으로 완전히 압착 시킨 뒤 뒤편으로 던져 버렸다.


여러 개의 모니터에 각각 창이 띄워져 있었다. 그중 한 가운데에 위치한 창에서는 계정 거래를 하기 위한 사이트가 띄워져 있었다. 다른 모니터에서 돌아가고 있던 모바일 게임 계정을 보고 있던 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나름 만족을 하며 거래게시판에 계정을 올렸다. 그리고 잠시 후 사이트 아이디 명 옆에 있던 쪽지 함이 붉게 빛났다.


‘오늘은 생각보다 일찍 팔리네.’


현우는 쪽지 함을 클릭해 내용을 확인했다.


<방금 전에 올리신 게임 계정을 구입하고 싶은데, 지금 당장 현금을 못 뽑는 상황이라 님 계정보다 더 비싼 아이템으로 바꾸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첨부 파일 보고 생각 있으면 쪽지 다시 보내주세요.>


‘계정을 아이템이랑 바꾸자고?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거래를 하는거지?’


현우는 쪽지 하단부에 첨부된 첨부파일을 클릭했다. 모니터에 나타난 사진은 현우가 하는 게임 캐릭터에 장착할 수 있는 장신구였다.


‘와 이걸 가지고있네?’


장신구는 전투 완료시 추가 경험치를 주는 능력치를 지니고 있었다. 현우가 파는 계정 역시 그 게임의 만렙 계정이었다.


‘아... 옵션도 최대 옵션이고 진짜 어디서 못 구할 아이템이긴 한데. 더 빠르게 굴릴려면 바꾸는게 낫겠지.’


현우는 첨부파일의 장신구와 자동사냥을 하고 있는 캐릭터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 후 잠시 고민을 하다가 결심했다.


“이걸로 더 많이 벌게되면 남은 돈으로 좀 더 맛있는 거라도 사먹어야지.”


아르바이트로 월세와 기타 부대비용이 나가고 난 잔고를 생각한 현우는 쪽지함을 열어 쪽지를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돌아왔다.


<본 계정이 지금 정지를 먹어서 부캐 키우려고 넣어놨던 템인데. 잘됬네요. 일단 담보템 넘겨드리고 계정 받고 나서 바로 거래로 드릴게요. 팔 계정 말고 다른 아이디 가지고 계시죠? 10채널 중앙마을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도착 하신 다음에 아이디 알려주시면 제가 바로 거기서 거래 요청 드릴게요.>


현우는 상대편에서 먼저 담보물품을 넘긴다는 말을 보고선 팔려는 아이디의 계정 연동이 미연동인 것을 확인한 후 모니터에 떠있는 다른 계정을 약속된 장소로 이동시켰다.


‘역시 사람이 적은 채널이라도 중앙은 꽉 차있네.’


현우는 약속했던 장소에 도착하자 거래자에게 쪽지를 보냈다. 거래자 역시 쪽지를 확인한 듯 현우의 게임화면에 곧바로 거래창이 띄워졌다.


‘이 아이템이면 계정값 1/4정도네. 계정값보다 많이 싸긴 한데··· 바꾸려는 물건 자체가 희귀하니까.’


현우는 거래창에 올라온 담보 아이템을 확인하고는 거래 완료 버튼을 눌렀다. 그 후 바로 거래 사이트 쪽지로 계정 정보를 보낸 뒤 다시 상대 캐릭터에게 거래를 걸었다. 하지만 거래창만 덩그러니 떠 있을 뿐 상대가 아이템을 올리지 않았다.


현우는 즉시 무언가 잘 못 돌아가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고는 거래를 올려 놨었던 아이디로 로그인을 했다. 우선 로그인이 무사히 되는 것을 확인하고선 계정상태창으로 들어갔다.


[인증된 계정입니다.]


미인증 상태였던 계정이 인증상태로 변해있다는 것을 본 순간 현우는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당황한 현우는 일단 비밀번호라도 바꿔놔야 겠다는 생각에 설정탭을 클릭한 순간 화면이 검게 변했다.


[타 기기에서의 접속이 인식되었습니다. 시스템 시간차 오류. 본인이 아니라면 홈페이지 질문/건의란에 1:1 문의를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현우는 덩그러니 떠있는 시스템 메시지만 보며 허탈해 하며 다시 로그인을 시도했다.


[로그인에 실패했습니다. 비밀번호를 다시 한 번 확인해주세요.]


자신이 사기를 당했음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듯이 실패 메시지만 나타났다. 현우는 여러번 다시 시도를 해 보았지만 눈에 들어오는 메시지는 항상 같은 것이었다.


현우는 자신이 완벽하게 사기 당했다는 것을 인식했지만, 마치 죽음을 앞 둔 사람마냥 행동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부정이었다.


“아니야··· 잠깐 팅긴거겠지. 템을 주려고 기다리고 있을거야···”


현우는 혼잣말을 중얼거린 뒤 원 캐릭터로 다시 거래장소에 들어가보았다. 하지만 화면에 보이는 것은 장사 매크로를 띄운 캐릭터들 뿐 아까 봤었던 그 캐릭터는 자리에 없었다. 잠시 기다려봤지만 아까 만났던 그 자리에는 그저 텅 빈 바닥만이 현우의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는 분노였다.


현우는 게임을 끄고 난 뒤 게임 거래소 사이트에서 자신에게 쪽지를 보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게시물 0개, 댓글 0개. 심지어 유저정보를 들어가 보니 이미 탈퇴된 회원이었다.


아주 깔끔하게 사기를 당한 현우는 답답한 마음을 결국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양손에 힘을 가득 쥔 채로 책상을 내리쳤다. 어렸을 때부터 콘크리트 벽을 박살내던 강인한 그의 주먹은 시간이 흐르면서 약해지기는커녕 더더욱 강력해졌는지 순식간에 알루미늄 키보드를 두 쪽을 내었다. 충격은 키보드를 두 쪽을 내놓은 것에 멈추지 않고 책상에 가해져 책상에 금이 갔다. 현우는 책상이 부러질 것이라 예상을 하며 내려친 주먹이었지만 책상이 무너지지 않은 것에 대해 오히려 궁금증이 생겼다.


죽음을 앞둔 반응을 진행하던 와중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현우는 책상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숙였다.


“저···저기 미안한데요··· 제가 그런데 힘 쓰라고 수호자로 선정한게 아닌데···”

마치 하얀 우비를 뒤집어 쓴 것 같은 소녀가 책상의 밑에서 책상다리를 붙잡고 말했다. 소녀 덕분에 현우가 책상을 내려친 충격이 책상 다리 주변 장판이 조금 찢겨져 나갔지만 더 이상의 충격이 바닥으로 가지 않도록 막았다.


현우는 책상 밑에서 엉거주춤 나오는 소녀를 보고 놀라며 의자에 걸터앉았다.


“넌 누구... 누구세요?”


소녀는 책상 밑에서 나와 허리를 두드린 뒤에 눈살을 찌푸리며 현우를 쳐다봤다.


“저는 이 차원을 관리하는 자입니다. 그것보다도 용캐 그런 능력을 몇 년간 안 쓰고 있었다는게 용하네요. 조금만 늦게 왔어도 책상 부러지는 걸로 일이 끝나진 않았을 것 같군요.”


“그래서 그 관리자라는 분께서 여긴 왜?”


현우는 눈앞에 벌어진 일에 얼떨떨해 하면서 물었다. 소녀는 허리를 쭉 편 뒤에 현우를 바라보았다.


“마침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 같은데 도와드릴까요?”


소녀는 마치 현우의 사정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묘한 미소를 지었고 현우는 방금 전 있었던 상황을 되짚어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차원을 관리하는 사람이 뭘 할 수 있다고 사기당한 걸 해결해주죠?”


“차원의 관리자니까. 이런 것은 어렵지 않죠.”


소녀가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자. 소녀를 중심으로 빛이 퍼져나갔다. 퍼져나간 빛은 마치 프로젝터 영상마냥 무언가를 비추고 있었다. 개중에는 소녀와 현우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름 차원을 관리하는 관리자인데, 정보에 대한 열람권은 나름 가지고 있답니다? 특히 최근이면 최근일수록 힘을 안 들여도 자세히 알 수 있죠.”


현우는 빛에서 나오는 자신과 소녀의 모습을 마치 CCTV 바라보듯 바라보았다.


“그래서, 사기당한걸 도와줄 수 있다?”


“물론이죠. 마음만 먹으면 주소부터 인적사항까지 알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말이죠.”


자랑스럽게 말하는 소녀를 보며 현우는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냈지만. 소녀는 개의치 않고 당당한 미소를 내비쳤다.


“그래서, 그런 정보를 그냥 주지는 않을 텐데 말이죠.”


“그거야 당연한 일이죠. 관리자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면 안되겠지요?”


소녀의 장난스러운 표정에 현우는 얼굴에 손을 올리고 잠시 고민했다.


“그래서 그 댓가는 뭐인가요?”


현우는 마침내 결심하고선 말했다. 그런 현우의 얼굴을 보고선 소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세계를 구하는 일이요.”


작가의말

수요일 날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견직 수호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10장 - 결전 (4) 18.01.25 59 0 7쪽
27 10장 - 결전 (3) 18.01.19 77 0 7쪽
26 10장 - 결전 (2) 18.01.17 86 0 7쪽
25 10장 - 결전 18.01.16 86 0 7쪽
24 9장 - 정령의 숲 18.01.15 99 0 7쪽
23 8장 - 브레키 (3) 18.01.13 93 0 7쪽
22 8장 - 브레키 (2) 18.01.12 102 0 8쪽
21 8장 - 브레키 18.01.11 91 0 7쪽
20 7장 - 북부 (4) 18.01.10 84 0 7쪽
19 7장 - 북부 (3) 18.01.09 100 1 7쪽
18 7장 - 북부 (2) 18.01.08 81 0 7쪽
17 7장 - 북부 18.01.06 110 0 7쪽
16 6장 - 마르시스 (2) 18.01.05 107 0 7쪽
15 6장 - 마르시스 18.01.04 140 1 7쪽
14 5장 - 듀라한 (3) 18.01.03 121 0 7쪽
13 5장 - 듀라한 (2) 18.01.02 109 0 7쪽
12 5장 - 듀라한 17.12.27 134 0 8쪽
11 4장 - 소문 (2) 17.12.25 182 0 7쪽
10 4장 - 소문 17.12.22 173 0 9쪽
9 3장 - 도시로 (4) 17.12.20 192 0 9쪽
8 3장 - 도시로 (3) 17.12.18 218 1 10쪽
7 3장 - 도시로 (2) 17.12.15 237 1 10쪽
6 3장 - 도시로 17.12.13 238 1 8쪽
5 2장 - 만남 (2) 17.12.11 387 1 10쪽
4 2장 - 만남 17.12.08 454 2 7쪽
3 1장 - 관리자 (2) 17.12.06 375 2 8쪽
» 1장 - 관리자 17.12.04 461 3 9쪽
1 파견직 수호자 - 프롤로그 17.12.04 541 4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