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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588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6.0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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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7쪽

행복을 전하는 반월동의 꼬마 예언가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30화



“오늘을 위해 3년을 준비했다. 자그마치 3년을!”


부활교의 간부 회의실에는 모처럼 5명의 간부가 모두 모여 있었다.


그럼에도 회의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머릿수가 무색하리만치 눈치만을 살피고 있는 것이다.



딱 한 사람, 부활교 교주 남궁준을 제외하고.


남궁준은 그르렁 거리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1년은 사이비 교단에서, 1년은 다단계에서 개같이 구르며 그들의 노하우를 훔쳤고. 나머지 1년은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온다고 죽는 줄 알았다. 너네도 알지?”


어찌 모르랴. 그 때부터 남궁준의 곁으로 하나 둘 모여 일궈낸 것이 지금의 부활교인 것을.


타깃 마을 사전조사, 부활의 징표 제작, 물품 구매까지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힘들었지. 좆같아서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많았고. 그래도 참았어. 왜? 크게 한 탕 털어먹고 인생 한 번 끝장나게 살아보려고!”


3년 동안 수험생의 마음가짐으로, 대선을 앞둔 대선 후보의 마음가짐으로 기다렸다.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그런데 왜 아직까지 하나도! 성과가!! 없는 거야아아아악!!!!!”


훌륭한 그라데이션 분노다. 3년을 그대로 홀랑 날리게 생겼으니 저렇게 미친 놈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리라.


“설마 우리보다 먼저 예언을 활용할 사람이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대외활동을 담당하는 간부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종말론 사기는 기본적으로 예언을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그 예언부터가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으니 뭘 시작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참사, 대 참사다.


“그래! 그 X같은 예언. 내용이 뭐였지?”

“99년 7월. 종말을 고하는 거짓 선지자가 나타날 것이다. 두려워 말라. 끝은 오지 않으리니 깨어 있으라.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오리라.”


남궁준은 양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아주 예전부터 종말론을 대비하지 않고서야 나올수가 없는 내용의 예언이다.


“하 이거 골 때리네. 이걸 어떻게 하냐.”


예언이라는 게 참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예언의 시기까지는 그 예언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른다는 점.


게다가 두루뭉술하게 말하더라도 엇비슷하게 들어맞으면 적중했다고 대충 인정해주는 점이 그렇다.


반월동에 종말론이 상륙하기 이전, 정체 모를 누군가가 현 상황을 예언했다. 거짓 선지자가 나타날 거라고.


그러니 부활교가 아무리 사이비가 아니라 주장하더라도 그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정말 그 날에 종말이 오는 게 아닌 이상, 사이비 딱지가 잠정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종말 같은 게 정말 올 리가 있나. 애초에 승산이 없는 싸움이다.


누군지 몰라도 아주 치밀하게 판을 설계했다.


하필이면 ‘99년 7월’을 딱 집어 ‘종말을 고하는 사람들’을 거짓 선지자라고 지칭할 게 무엇인가.


실제로 부활교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마치 진짜배기 예언가를 상대하는 것만 같았다.


어쨌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살아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어떡하자고!”

“소문의 근원을 찾아서 손을 쓰는 건 어떨까요?”


부활교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간부가 손을 들고 제안했다.


원래 이런 류의 소문은 진상이 드러나면 그 영향력을 잃는 법이다. 네스호의 네시나, UFO 등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말이 옳다 여긴 남궁준이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


“좋아. 다들 소문의 근원지를 찾아보고 다시 모이도록!”


그러나 조사를 마친 간부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찾았어요! 큰 은혜 교회의 장로라던데요?”

“응? 내가 듣기론 오래된 사찰의 스님이라고 그러던데.”

“상혁스트라다무스라고 유럽의 외국인이...”


세 명이 조사했는데 세 사람 다 다른 대답을 들고 왔다.


상대에게 농락당하고 있음을 깨달은 남궁준이 욕설을 내뱉었다.


“젠장. 나한테는 7살 먹은 영험한 꼬맹이라더군.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지.”


간부 5명이 3년을 걸려 준비한 일을 고작 7살짜리 아이가 완벽하게 틀어막았을 리가 없지 않나.


분명 전문가가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리라.


“대장. 아무래도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 아직 포기하기엔 이른 거 아닌가?”

“같은 예언이라도 상성이 너무 안 좋아요. 저희는 종말을 기반으로 하고 상대는 구원을 기반으로 해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믿고 싶은 걸 믿기 마련이지.”


똑같이 근거 없는 이야기라도 사람들은 더 듣고 싶은 쪽을 믿을 것이다.


종말보다는 아무런 대가 없는 구원을 선택할 게 뻔하다.


그들이 준비한 사이비식 접근법에 역으로 당하고 말았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 마치 거대한 벽을 상대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안 돼!”

“왜요? 여기서 더 해봤자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미미할 뿐인데.”

“돈이 없어.”

“아...”


돈은 중요한 문제다. 원래라면 지금 쯤 본전 정도는 회수하고 자금에 여유가 있어야 했지만, 성과가 하나도 없던 탓에 금고가 텅텅 비었다.


게다가 억척스러운 반월동 사람들이 준비한 물건들을 바닥까지 싹싹 쓸어갔기 때문에 당장 교원들 식비도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다른 곳에 가도 더 이상 뭘 해볼 건덕지가 없다. 여기서 승부를 봐야 돼. 어차피 시간은 우리 편이야. D-Day에 가까워질수록 흔들리는 사람은 생기니까. 그 때 일발역전을 노리자고.”

“네!!!”


남궁준과 간부들은 파이팅을 하며 회의실을 나섰다.


그러나 그 계획이 성공하는 일은 없었다.


이름 모를 예언가와의 사투에 모든 힘을 쏟아낸 부활교는 이어지는 D-Day에서도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했다.


“부활교 좀 믿고 구원 받으세요!!! 네?”

“어이 거기 당신! 살고 싶으면 징표를 사란 말이야!”


결국 부활교는 종말 당일까지도 성과가 없어 눈이 벌개진 채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준비한 것과 아무 연관 없는 수준 낮은 호객행위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몇 시간 뒤엔 확정적으로 억대의 빚쟁이가 되는 거니까. 5명으로 나누면 2천만 원 정도긴 하지만 그것도 절망적이다.


“제발!!! 누가 좀 사 주세요!”


처절할 정도로 부르짖었다. 애초 계획했던 부귀영화, 부르주아와는 영 딴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부활교 교인 A는 이게 다 남궁준 그 새끼 때문이라 판단을 내렸다.


수틀리면 그 녀석부터 죽이고 지옥에 가리라 마음먹은 찰나, 하늘이 감동한 건지 한 사람이 그에게 찾아왔다.


“여기서 징표 살 수 있는 거 맞아요?”


드디어 개시를 끊어 줄 손님이 왔구나 하고 기쁜 마음에 고개를 쳐들었으나.


교인의 눈에 들어온 건 작은 꼬마일 뿐이었다.


7살은 되었을까? 맥이 탁 빠졌지만 최근 먹을 걸 제대로 못 먹은 교인A는 애들 코 묻은 돈도 아쉬웠다.


“물론이지! 징표는 많단다. 얼마 있니? 가격에 맞춰서 형이 꺼내줄게.”

“200원요.”

“허... 200원?”


고작 츄파춥스 하나 정도 사먹을 금액이다. 원가를 생각하면 가장 작은 사이즈의 증표 하나도 못 넘기리라.


하지만 그는 눈물을 머금고 창고 정리에 들어갔다. 돈 되는 건 무조건 다 주워 담으라는 윗선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와 예쁘다!”

“이쁘지? 주변 어른들한테도 사라고 좀 전해줄 수 있겠니?”

“네. 그럴게요.”


교인 A는 200원을 소중하게 받아 들고는 웃는 듯, 우는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인생이 참 썼다.


하지만 그 평가가 완전 뒤집히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 꼬마가 정말 양 손에 어른들을 끼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음. 확실히 좋아 보이는데?”

“구원? 종말을 피할 수 있단 말이야?”


게다가 그들이 징표 구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맘마미아. 갑자기 꼬맹이가 사랑스러워 보였다.


어쩌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옥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동아줄을 발견했다.


“후욱후욱. 고갱님들~ 여기 있는 작은 애들 말고 저희 캠프에 더 큰 애들이 있거든요. 여러분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까지 다 구원해주는 징표에요!”

“흠... 어쩔래?”

“가보지 뭐.‘

“끼야아악! 형님들 너무 멋지다!”


드디어 미끼를 물었다. 캠프까지만 데려가면 남궁준 교주가 나와 직접 저들을 요리하리라.


그럼 원금을 회수하고 빚의 두려움과 작별하는 것도 일도 아니다. 그 양반 말빨 하나만큼은 끝내주니까.


“잠시만요!”

“응? 꼬마야? 왜 그러니?”


교원 A는 늘어지려는 인중을 당기며 평정심을 가장하기 위해 애를 썼다.


“다른 어른들도 불러와도 돼요?”

“그으래. 당연히 되지!!! 흐히히.”


결국 그의 인중은 턱 아래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돈. 돈이 복사되고 있었다.


잠시 후 총 4명의 남자와 1명의 꼬마가 부활교의 베이스캠프에 손님으로 방문했다.


이를 맞이하기 위해 부활교의 모든 인원이 모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전 교인들이 물을 떠다 나르고, 수발을 들며 아양을 떠는 것은 물론.


평소라면 VVIP만 만날 수 있다는 교주 남궁준이 직접 나와 손님들을 맞이했으니 말 다했다.


남궁준의 뇌는 여지껏 없을 정도로 팽팽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지난 예언을 보시면 하나 같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상대를 현혹시키기 위해 풍둔 주둥아리술을 사용함과 동시에, 시계를 힐끗 거리며 도주 시간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그러니 온 지구의 멸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징표를 구매하는 길 뿐이라 이말입니다. 허억허억.”


이제 남은 시간은 1시간 남짓. 지금 당장 돈을 받고 도망가도 아슬아슬했다.


급한 마음에 나중 가서는 연설이 아니라 랩에 가까울 정도로 말이 빨라졌고.


그 열기가 정점에 이르러 뻥 터지기 직전, 겨우 겨우 4명의 남자에게 판매를 성공할 수 있었다.


“역시 교주님이셔.”

“부활! 부활! 부활!”


그 연설을 들은 모든 교인이 눈물을 흘렸다. 감동적이어서는 아니고 파산을 면했다는 기쁨 때문이다.


위기의 상황 그 마지막의 마지막에 다시 살아났으니 ‘부활’교주라는 직책의 값은 했다고 봐도 좋다.


“아이고. 그럼 저는 화장실 좀 다녀 오겠습니다~”


목적을 달성한 남궁준은 자리를 뜨기 위해 밑밥을 깔았다. 이제는 시간이 정말 간당간당 했으니까.


“그래요? 허. 이것 참 아쉽네요. 저희 직장 동료들을 위해 큰 거로 하나 더 사려 그랬는데.”


남궁준의 발이 우뚝 멎었다. 가장 큰 징표가 3천만 원이다. 그 돈이면 빚을 갚고도 어느 정도 돈을 챙길 수 있었다.


“하하. 제가 소피가 급해서요. 다른 분들에게 설명 들으시죠.”


하지만 극한의 인내심으로 버틸 수 있었다. 애초에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쓴 것이 도주 루트였다. 잡히면 말짱 도로묵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저도 교주님께 설명 좀 더 듣고 싶습니다! 제가 다니는 도장에도 하나 놓고 싶어서요. 이럴 시간이 없어요!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도합 6천. 남궁준의 발을 멈추기에 충분한 금액이었다.


“하하. 맞습니다.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죠. 그럼 제가 딱 적합한 징표를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어떤 직장을 다니시는데요?”


그러자 직장을 다닌다는 남성이 꼬마를 힐끗 보았고, 꼬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입니다.”

“네?”

“반월 파출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남궁준의 목에서 새된 소리가 흘러나왔으며, 그의 두 눈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만큼 영민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지금 이 시점에 경찰이 우연히 물건을 사러 왔다는 말은 믿지 않았다.


“함정이다! 막아!”


남궁준은 수표가 담긴 봉투를 꼭 쥐고 도주를 시도했다.


다행히 경찰의 개입은 염두에 둔 일이다.


상대에 비해 3배가 넘는 인원수에, 호위 담당 간부가 나선다면 시간 정도는 벌 수...


“크헉!”

“아힉!”


없었다.


도장에 징표를 놓고 싶다던 남자가 달려드는 인원들을 모조리 접어버리고 있다.


“킥복싱 도장 사범 홍관우다. 딱 기다려 사기꾼 녀석.”


X 되었다. 이대로 잡힐 순 없다.


수중의 돈을 써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잡힌다면 억울해서 곱게 눈을 못 감는다.


그래서 죽을힘을 다해 도주 경로를 확보하던 차에 조그만 무언가가 눈앞을 도도도도 지나갔다.


“넌 못 지나간다!”


뭔가 했더니, 경찰과 킥복싱 사범을 데려온 꼬맹이다.


쪼그만 놈이 빠르기도 하지. 꼬맹이는 어느새 그를 앞질러 방패병처럼 길을 가로막았다.


“X발 썩은 동앗줄 꼬맹이 녀석!!!”


때마침 잘 되었다. 저 녀석을 인질로 삼으면 보다 탈출이 용이하리라.


겸사겸사 몇 대 때리며 그를 엿 먹인 복수도 좀 할 생각이다.


“이리와!”

“해보던가.”


남궁준은 한 손으로 꼬맹이의 옷깃을 붙잡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실패했다.


“어라?”


묵직하다. 무거운 쇳덩어리가 팔에 매달린 느낌이다. 오히려 몸이 아래로 쏠린 건 남궁준이었다.


‘무슨 꼬맹이가...?’


꼬맹이가 건장한 성인 남성을 힘으로 이길 리는 없다.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고 그 대가는 혹독했다.


꼬마가 휘두르는 주먹이 턱에 제대로 꽂혔다. 둔탁한 충격이 턱을 시작으로 머리 전체에 퍼져나갔다.


“명색이 부활교 교주인데 부활 패턴 하나 정도는 있으려나? ... 없나보네 허접 사이비.”


남궁준은 부정하려 했다. 반박하고 싶었다. 자신의 3년이 담긴 노력을 허접 사이비 따위로 매도당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세상은 빙글빙글 돌았고, 어지러움 속 눈앞이 암전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이미 손발이 묶인 상태였다.


“오 궁준씨 깼어요?”


정신을 차린 그를 반긴 것은 씹어 먹어도 부족한 꼬마였다.


“궁준이 아니라 남궁 준이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궁준씨. 저기 보고 있는 게 좋을 걸요?”


꼬마의 손끝에 시계가 위치했다. 시침과 분침이 막 16시 58분을 지나고 있었다.


“자. 당신들이 말한 종말이 2분 남았어요.”

“... 어쩌라고.”

“어쩌긴 뭘 어째요. 정말 종말이 안 오면 속은 형들이 화나서 아저씨의 뼈와 살을 분리할 걸요?”


아닌 게 아니라 킥복싱 사범은 몸을 풀고 있었고, 경찰들은 수갑을 찰그랑 거리고 있다.


“궁준씨도 다른 교인들처럼 종말이 오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에요. 안 그러면 죽을지도 몰라요?”


꼬마의 말처럼 부활교 교인과 간부들이 몸을 떨며 간절히 기도를 드리고 있다.


하나님, 부처님, 마호메트님까지 연락을 돌리며 세상을 멸망시켜 줄 신을 구하고 있으리라.


남궁준도 무릎을 꿇고 신을 찾았다.


이대로 잡히는 것도 싫고, 빚을 갚아야 하는 것도 싫다.


이게 왜 현실이란 말인가. 종말이 아니고서야 답이 없는 상황이다.


“신님. 제발! 제발 살려주십쇼. 착하게 살겠습니다. 머가리 안 굴리고 땀 흘리며 살겠습니다. 제발! 제발요!”


그래도 교주로 활동한지 몇 년. 어쩌면 신이 응답하실지도 모른다. 까짓 멸망 또 안 될 이유는 뭔가?


한참을 중얼거리고 시간이 30초 쯤 남았을 무렵, 어떤 속삭임이 귀에 들렸다.


“자업자득이니라.”

“이 X발!”


당연히 신의 음성은 아니다. 엿 같은 꼬맹이의 조롱이다.


꼬마는 남궁준의 앞에서 두 팔을 벌렸다.


“99년 7월. 종말을 고하는 거짓 선지자가 나타날 것이다. 두려워 말라. 끝은 오지 않으리니 깨어 있으라.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오리라.”


남궁준의 눈이 커졌다. 요 근래 많이 들었던 예언이다.


그러고 보니 목격담 중 하나에 7살짜리 꼬마가 들어가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설마?”


아닐 거다. 우연의 산물일 거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두 팔을 벌리고 읊조리는 꼬마의 모습은 영락없는 예언가의 그것과 같았다.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예언의 남은 구절을 읊었다.


“허나 거짓과 모략을 일삼는 자들은 그렇지 않으리니. 거짓 종말을 입에 올린 자에게 진정한 종말이 찾아오리라.”


말을 마친 꼬마는 볼 일이 끝났다는 듯 발걸음을 돌렸다.


남궁준이 다급히 그를 붙잡았다.


“너! 넌 누구냐!”

“상혁스트라다무스. 정점에 이른 예언가.”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왜 하필 자신을 막은 건지, 그 힘으로 왜 그따위로 살고 있는지, 그가 살아날 방법은 없는 건지.


그러나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58초, 59초, 60초.


17시 정각이 되었고, 예언처럼 부활교에 종말이 찾아왔다.


무자비한 폭력과 형사처벌이라는 현대식 종말이.


그렇게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형 사기 그룹 부활교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탕진하지 않고 예언에 계시된 경제 반등을 기다렸으며.


그 결과 그들은 어두웠던 시기에서 벗어나 빛나는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7살 꼬마의 할아버지도 바가지를 쓰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행복한 끝맺음이라 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과 추천, 선호작은 언제나 힘이 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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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7살 꼬마가 대 예언가를 뛰어넘는 방법. +1 22.06.07 1,971 35 16쪽
28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3 22.06.06 1,994 35 17쪽
27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2 22.06.05 2,025 34 22쪽
26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3 22.06.04 2,098 40 17쪽
25 찰싹 +2 22.06.03 2,047 34 15쪽
24 미안해 22.06.02 2,032 34 18쪽
23 1997년의 5살 +1 22.06.01 2,115 42 14쪽
22 원 투 킥 +2 22.06.01 2,124 36 23쪽
21 도장깨기 +1 22.05.30 2,203 39 18쪽
20 학원 Boom! +2 22.05.29 2,313 43 19쪽
19 재발방지 대책 회의 +2 22.05.28 2,386 42 15쪽
18 세 번째 각성 22.05.27 2,441 41 15쪽
17 내 이름은 박상혁 22.05.26 2,374 41 15쪽
16 빡치네 22.05.25 2,361 42 13쪽
15 키드냅 당한 키드 그게 바로 나에요 +3 22.05.24 2,518 44 13쪽
14 보리차처럼 시원하고 달달한 것. +3 22.05.23 2,567 50 19쪽
13 NTR 속 금태양 아기가 되다. +1 22.05.22 2,715 47 15쪽
12 vs 라이벌 +1 22.05.22 2,702 49 16쪽
11 할머니는 손자를 사랑한다 2 +1 22.05.20 2,713 55 12쪽
10 할머니는 손자를 사랑한다. 22.05.19 2,713 58 12쪽
9 엄마에게도 엄마는 있다 +2 22.05.18 2,819 54 16쪽
8 아기는 빵집을 구원한다. +1 22.05.17 2,920 55 21쪽
7 아기는 사람들을 함락시킨다. +1 22.05.16 3,097 57 16쪽
6 엄마의 취업은 내가 따낸다. 22.05.15 3,326 55 14쪽
5 악연을 끊는 법 +5 22.05.14 3,724 64 19쪽
4 천릿길 효도도 한 걸음부터 22.05.13 4,013 76 17쪽
3 vs 최강(아기) +5 22.05.12 4,464 74 17쪽
2 천하제일 아기대회 +5 22.05.11 5,560 86 17쪽
1 세상이 날 억까해 +6 22.05.11 7,898 9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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