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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593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5.13 21:54
조회
4,013
추천
76
글자
17쪽

천릿길 효도도 한 걸음부터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4화



소한은 무서운 기세로 속도를 높였다. 생존을 위해 고함을 지르며 달리는 녀석은 투우장의 성난 황소를 보는 것 같았다.


“X발 X발 X발.”


덩달아 나도 속도를 높였다. 몸이 삐그덕 거렸지만 이대로 따라잡히는 것보다는 낫다.


다행히 아직은 내가 앞서고 있고, 골인 지점은 얼마 남지 않았다. 승산은 있었다.


“흐읍 프헥, 흐읍 프헥.”


입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코로 숨을 내뱉었다. 어떻게든 산소를 공급량을 늘려 신체활동을 유지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끝은 다가왔다. 나의 힘은 계속해서 빠지고 있는 가운데, 녀석은 아직 힘도 체력도 여유가 있었다.


조금씩 격차가 줄어든다. 그리고 결국 탱크는 나와 동일선상까지 이르렀다.


“맘마!!!”

“응. 그래. 소한아. 엄마야! 빨리 들어와!”


아니, 누가 봐도 그냥 밥을 찾고 있을 뿐인데!


착각도 정도껏 해야지 뻔뻔하기는.


음식을 발견한 탱크는 한층 더 속도를 높였다.


죽을힘을 다하고 있을 때도 뒤처지지 않는 게 고작이었는데, 여기서 속도를 더 높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 녀석은 나를 추월해 조금씩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악!”


나도 고함을 지르며 속도를 높이려 했으나, 몸이 의지를 따라가지 못했다.


순간 뭔가 탁 끊긴 느낌이 들었다. 팽팽하게 늘어진 고무줄을 가위로 자른 것처럼.


어쩌면 더 이상 이길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직감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속에 빠진 것처럼 팔과 다리가 허공에서 허우적거렸다.


멍한 머릿속으로 익숙한 감정이 찾아왔다. 뇌 내 충격방지를 담당하는 시스템, 합리화다.


‘최선을 다했어.’


그래. 인간병기를 상대로 이 정도면 잘한 편이다.


‘기회는 많아. 이제 시작인 걸?’


그렇다. 이제 막 전생한 참이다. 내가 활약할 수 있는 여지는 많이 남았다. 무엇보다 미래지식이 있으니 적어도 한 번은 크게 성공하리라.


“그래. 다음에... 다음에 잘하면... 하아.”


몸이 부르르 떨리며 눈물이 고였다. 아직 어린 탓에 감정을 주체하기 힘든 탓이다.


사실 분했다. 30살이나 처먹은 놈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아기 하나 못 이긴다는 게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또, 이렇게 뒤처지는 걸까. 얼마나 더 합리화를 해야 할까.


돈도 재능도 없는 놈이었던 나는 다른 이의 뒷모습을 보는 것이 익숙했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나도 이제는 승자의 길을 걷고 싶다. 선두를 달리고 싶다.


재능의 벽을 넘어, 이런 간단한 대회조차도 쉽게 이기지 못하게 하는 빌어먹을 운명을 부숴버리고 싶다!


지금 이기지 못한다면, 이번 생도 보나마나 실컷 도망만 치다 뒈져버리리라.


“칵 퉤! 이젠 그런 X같은 인생 안 살 거야.”


잠시 느려졌던 시간이 다시금 감기더니 이내 원래의 시간보다 빠르게 가속했다.


“X바아아알!!!”


달린다. 바닥과의 마찰이 내 손 발을 짓무르고 불태울지라도. 숨이 벅차 의식이 날아가 버리더라도. 간절히 승리를 바랐다.


순간 가슴이 뜨거워졌다.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당장이라도 구멍이 뚫려 심장을 쏟아낼 것 같은 열기였다.


이윽고 심장 근처에서 느껴지던 이물감 중 하나가 톡 터졌다.


“끄으윽.”


구슬 같던 이물감은 용암같이 뜨거운 액체를 토해냈고, 이는 몸을 타고 흘러 내려 하반신으로 향했다.


뜨겁다. 그 열기가 닿은 부위에 불이라도 붙은 것 마냥 들썩이며 뒤틀렸다.


결코 짧지 않던 찰나가 흐르고, 열기가 식었을 때. 열기가 머무른 하반신에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분명 검정 상혁이 내 심장을 만진 일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앞서 달리고 있는 탱크가 골인 지점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자식이!”


다급히 속도를 올렸지만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애초에 얼마 남지 않은 거리였다. 이대로라면 다리에 넘친다 하더라도 역전은 불가능했다.


그래. 평범하게 기어간다면 말이다.


나는 여전히 역전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변수가 생겼고, 이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중심으로 흐르는 기분 좋은 흐름이 느껴진다.


팔로 땅을 밀어내며 몸을 일으켰다.


연습?


전생에 지겹도록 했던 것이다.


몸을 일으키는데 성공한 나는 다시는 떨어지지 않았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어? 어어? 뭐야 저거.”

“걷는다. 2등 애가 걷고 있어!”


실시간으로 목격한 진화의 순간에 구경하던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 나는 지금 걷고 있었다.


다른 아기들이 모두 기고 있는 가운데, 보다 진화된 모습으로 우뚝 서서 걸음을 내지르고 있다.


다다다다 뒤뚱거리며 걷는 법은 위태로웠지만 속도만은 확실했다.


어느새 탱크와의 격차는 한 발자국 안팎으로 줄어들었으다.


“소한아!!”

“상혁아!!”


각자의 엄마들은 자식을 간절히 부르짖었다.


탱크네 아줌마는 목에 핏줄이 돋을 정도로 소리를 질렀고, 나의 엄마는 감격에 젖은 듯 눈물을 흘렸다.


골인까지는 5발자국 남은 상황. 나는 옆에서 고생한 탱크에게 웃으며 말했다.


“고생했다. 그리고 고맙다.”


말소리가 ‘땨다나냐’로 나오지만 않았으면 정말 멋졌을 텐데.


마지막으로 힘차게 땅을 박차며 뛰어 올랐다.


뭐 하나 되는 일 없이 빌빌 거리던 하류 인생의 남자는.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그 끝에 아주 작은 기연을 만나 재능을 개화하여.


넘지 못할 것 같던 재능의 벽을 넘고, 지긋지긋하게 가로막던 운명을 부숴.


마침내 가장 높은 자리에 골인할 수 있었다.


놀란 눈으로 나를 보는 사람들. 그들의 경악어린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오늘 경기는 성공으로 가득찬 인생을 향한 의지의 표출이요, 그 찬란한 미래의 첫 걸음이다.


잠시간의 정적을 깨트리며 여기저기서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

“멋지다!”


언더독의 승리는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법이다. 게다가 편법도 없는 정정당당한 승부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눈치를 보며 상황을 분석하던 사회자도 분위기를 감지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승자는~ 김은주 어머니와 그 아들 박상혁 군입니다!”


엄마는 달려와 나를 안아 들었다.


“상혁아. 우리 아들. 고마워. 잘했어.”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 것, 쉽지 않았지만 참으로 뿌듯했다.


하지만 이런 경기를 보고도 꼭 눈치 없이 시부렁거리는 녀석들이 있다.


“하나도 안 멋지구만.”

“겨우 이런 대회에서 우승한 거 가지고 호들갑은.”


처참한 패배 후, 탱크 코인을 탔던 아줌마들의 시기와 질투였다. 나는 여유롭게 이를 비웃어 주었다.


“응~ 탱크 코인 떡락이야~ 꼬우면 너희 아들도 회귀하고 치트 쓰던가~ 반박 불가~”


어쩌면 아무리 또박또박 발음한다 하더라도 상대가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겠다.


뭐 그러면 어떤가, 내 기분만 후련하면 되었지.


꼬르륵.


배가 눈치 없이 울었다. 보통의 아기라면 ‘테에엥 마마~’ 부르짖으면서 배고프다고 알리겠지만 나는 그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엄마는 지금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걱정 반, 부끄러움 반으로 온 대회장에서 온전히 영광을 누리고 있다.


어차피 시상이 끝나면 분유를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을 테니 조금만 기다리기로 했다.


‘분유가 어떤 맛이었더라.’


뜨끈뜨끈한 흰 국물에, 소에게서 추출한 영양 가득 완전식품임을 고려하면 사사실상 분유도 국밥이랑 다를 게 없지 않나?


그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시상식을 기다리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난 인정 못해요!”


불곰처럼 덩치가 큰 탱크네 아줌마가 사회자를 가로막은 것이다.


“쟤는 걸었잖아요! 반칙 아니에요? 그럼 반칙패 처리하셔야죠!”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그녀는 외피도 불곰처럼 질긴지 아랑곳하지 않았다. 괜한 사회자만 죽어날 뿐이다.


“어. 그게 말이죠? 그러니까...”


* * *


사회자는 곤란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의 현장 책임자이다. 그러니 결정도 그가 내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기가 걸어서 우승한 적은 없었다. 그러니 행동 지침이 있을 리 없다.


이런 경우 대다수가 납득할만한 결론을 내놓는 것이 최선이다. 그는 다시 한 번 주변의 반응을 슥 살폈다.


“이해는 하겠는데 그래도 그건 좀...”

“맞아. 트집 아닌가?”


대다수의 여론은 우승자의 편이다. 멋진 경기를 관람한 만큼 우호의 감정을 보내주었다.


그러나 2등한 아기의 편을 들어주는 이도 있었다.


“맞네. 실격해야 하네.”

“아니면 재경기라도 하던가.”


1등한 아이에게 탈락을 당한 어머니들이다.


억하심정이 있어 저러는 것은 알고 있지만... 문제는 저들이 입김이 센 부잣집 사모님들이라는 것이다.


대중과 고위층, 어느 쪽도 쉽게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 실시간으로 모근이 가늘어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머리가 아팠다.


이런 경우 목소리가 센 쪽을 배려하며 다른 사람의 양해를 구하는 게 최선이다만.


“반칙이라뇨? 여기 어디에도 걷지 말라는 말은 없는데요? 상혁이는 생후 7개월 된 아이니까 모집 요건을 어긴 것도 아니고요.”


우승자의 어머니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아니, 당연한 건가.


그렇게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 지던 차.


“꺄응!”


아기의 옹알이가 그 분위기를 깨트렸다.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발생한 곳으로 향했고, 사회자는 직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나타났음을 깨달았다.


* * *


상황이 터졌을 때,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음을 직감했다.


선동과 날조, 주둥아리를 놀리는 것은 자신이 있다만 지금은 말 대신 옹알이를 탑재한 관계로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도둑놈 심보를 부리는 양심리스 녀석들을 그냥 좌시할 수는 없었기에 방법을 강구하던 중, 시야에 탱크 녀석이 들어왔다.


녀석은 주위가 시끄럽던 말던 그릇에 얼굴을 박고 죽을 먹고 있었다.


원래라면 부모가 한 숟갈씩 떠서 먹여야겠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식사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모양이다.


“팔자 좋은 녀석”


누군 배가 고파도 문제를 해결하느라 끙끙대는데, 누구는 행복하게 먹을 거나 먹고 말이야.


“뭐, 아기니까 어쩔 수 없나.”


순간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다. 추잡한 어른들의 다툼에 참가할 수 없다면 다시 아기들의 문제로 끌어내리면 되는 거 아닌가?


결정을 내린 나는 바둥거리기를 시전했다. 엄마는 당황하면서 어르고 달래려 했지만 나는 그녀가 나를 내려줄 때까지 바둥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바닥에 내려놓고도 신경이 쓰이는지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았지만, 탱크네 아줌마가 계속 시비를 걸어왔기 때문에 주의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 틈을 타 탱크에게로 향했다. 자기 머리보다 큰 죽통을 벌써 반이나 비웠음에도 녀석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야, 같이 좀 먹자.”


절대로 배가 고파서 그런 것은 아니다. 소고기 죽이 맛있어 보이긴 하다만, 이건 방금 전까지 자웅을 겨루던 두 아기가 친하게 지내는 평화로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함이다.


“괜찮지? 허락한 거지?”


녀석은 눈을 깜빡거리며 나를 보고 있다. 혹시 다가가면 또 밀치지 않을까, 조심스레 그 쪽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염려와는 달리 녀석은 헤죽헤죽 웃고만 있다. 그새 정이라도 들었는지 나를 보며 박수를 친다.


어떤 머저리가 소한이를 보고 성악설을 주장했단 말인가. 사람 볼 줄 모르는 녀석 같으니라고.


배가 어느 정도 찬 녀석은 천사와도 같았다. 성선설을 주장하신 맹자 선생님이 낭낭하게 1승을 추가했다.


소한이는 손으로 죽을 퍼먹고 있었지만 나는 문명아기였기 때문에 주변에 떨어져 있는 수저를 들어 죽을 한입 퍼 먹었다.


“흐읍!”


소고기의 진한 맛이 혀를 타고 짜르르 번진다. 이를 보완하듯 감자와 당근이 쌀에 버무려져 균형을 잡았다. 거기에 전체적으로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계란까지.


“미미(美味)!”


눈과 입에서 빛이 뿜어져 나올 맛이다. 전생에도 이보다 맛있는 죽은 먹어보지 못했다. 소한이가 곰탱이만큼 커진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저 아기들을 보십쇼!”


그 때 사회자가 우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아기들도 저렇게 하하호호 하는데 저희 어른들이 싸워서는 되겠습니까?”


나이스. 맛있다고 소리를 질렀던 게, 타이밍 좋게 사람들의 주목을 끌은 모양이다.


예상대로 어른들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대화가 통하니, 적절한 타협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건데요?”


결국 소한이네 아줌마도 한 발자국 물러났다. 사회자는 기다렸다는 듯 나섰다.


“공동 우승으로 하죠. 제가 상장을 하나 더 만들어 오겠습니다.”


얼핏 봤을 때, 이 결정은 우승자인 우리 가족이 양보를 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사회자는 그 정도는 알고 있다는 듯 재빨리 말을 이었다.


“대신. 트로피와 상품들은 한 발 양보해주신 김은주 어머니께 드리는 걸로 하죠.”


그러자 뭐라 반박하려던 어머니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상품은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이자 목표다.


실격패를 당하느니 공동 우승을 선택하고 상품을 챙기는 것이 훨씬 낫다.


하지만 엄마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자신이 무리하게 끌고 온 대회에서 아들은 멋지게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기에 어미가 못나서 아들이 우승을 뺐기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죄책감 때문에 그녀는 쉽게 답을 내리지 못했다.


‘뭐 그런 생각이시겠지.’


엄마의 표정만 봐도 다 알 수 있다. 나는 엄마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그녀에게 다가갔다.


“마마!”

“응? 엄마 불렀니 상혁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이동했다. 엄마는 당황하며 나를 쫓았다. 그리고 내 목적지가 어디인지 확인하고는 우뚝 멈춰섰다.


내가 향한 곳은 바로 상품이 진열된 곳이었다. 아직도 얼떨떨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괜찮아요. 허울뿐인 명예 따위. 줘 버려도.”


그 정도면 얻어먹은 소고기 죽의 삯 정도는 되지 않을까.


사례를 한 셈이라 치면 나도 기분 좋게 양보해 줄 수 있다.


“상혁아!”


엄마가 나를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꼭 껴안았다.


“우리 똑똑한 아들. 이해심도 넓은 아들. 엄마를 못난 엄마로 만들지 않아 줘서 고마워.”


엄마는 내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회자에게 의사를 전달했다.


보통 7개월 된 아이가 그 정도의 지능을 갖추지는 못하지만, 엄마는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의 아들을 믿었다.


초보 엄마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엄마의 사랑 덕분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었다.


합의가 된 뒤로는 일이 일사천리로 해결되었다.


주최 측으로부터 상장과 트로피를 건네받았고, 분유와 기저귀는 양이 많았기에 저녁까지 집으로 배달해주기로 했다.


부잣집 사모님들은 만족스럽지 않은지 시상식을 마치기도 전에 도련님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정말 멋졌어요.”

“아기가 대단하네요.”


다른 아줌마들이 한 두 마디 씩 던지는 칭찬에 엄마의 볼이 새빨개졌다. 그리고 끝내는 울었다.


혼자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따뜻한 인정을 받으니 울컥한 모양이다.


아 참, 소한이네 엄마도 한 마디 하긴 했다.


“잘 좀 먹여야 될 것 같네요. 성장이 빨라도 발육이 떨어져서야 원.”


결국 아기는 졌어도 양육은 자기가 더 잘했다는 말이다.


약간 츤츤거리는 베지터 식 칭찬이지만 나는 혀를 베~ 내밀어 응답했다.


어린 나이지만 내 밥벌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다. 저기 산더미 같이 쌓인 분유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앞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릴 테니, 아줌마의 걱정은 괜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럼 이렇게 서울시 아기 경주 대회를 끝~ 마치겠습니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대회가 끝나며 내 새로운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 +


대회장은 집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래서 귀갓길에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며 꽤 오랜 시간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초보 엄마 김은주는 오는 길 내내 얼굴이 밝았다.


경기장에 갈 때와는 다르게 집으로 돌아갈 때는 발걸음이 가벼웠기 때문이다.


주저주저 하다가 유명한 빵집에서 막 구운 빵도 하나 샀으며, 큰 맘 먹고 바나나 우유도 샀다.


두렵고 비관적인 생각만 들던 이전과는 다르다.


“꺄아!”


이 모든 건 잘난 아들 덕분이다. 홀로 키우기를 결심하고 죽고 싶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먹을 것으로 양손이 풍성하고 행복한 지금처럼, 상혁이와 함께라면 행복한 내일이 올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기어 다니는 아기들 사이에서 홀로 걷는 아기의 사진을 보며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후로도 상혁이는 성공을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구요.

인생 2회차라는 점과 특수 능력이 상혁이를 뒷받침해줄 겁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 추천 눌러주신 분, 선호작 등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당분간은 매일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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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행복을 전하는 반월동의 꼬마 예언가 22.06.08 1,895 33 17쪽
29 7살 꼬마가 대 예언가를 뛰어넘는 방법. +1 22.06.07 1,971 35 16쪽
28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3 22.06.06 1,994 35 17쪽
27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2 22.06.05 2,025 34 22쪽
26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3 22.06.04 2,098 40 17쪽
25 찰싹 +2 22.06.03 2,047 34 15쪽
24 미안해 22.06.02 2,032 34 18쪽
23 1997년의 5살 +1 22.06.01 2,115 42 14쪽
22 원 투 킥 +2 22.06.01 2,124 36 23쪽
21 도장깨기 +1 22.05.30 2,203 39 18쪽
20 학원 Boom! +2 22.05.29 2,313 43 19쪽
19 재발방지 대책 회의 +2 22.05.28 2,386 42 15쪽
18 세 번째 각성 22.05.27 2,441 41 15쪽
17 내 이름은 박상혁 22.05.26 2,375 41 15쪽
16 빡치네 22.05.25 2,361 42 13쪽
15 키드냅 당한 키드 그게 바로 나에요 +3 22.05.24 2,518 44 13쪽
14 보리차처럼 시원하고 달달한 것. +3 22.05.23 2,567 50 19쪽
13 NTR 속 금태양 아기가 되다. +1 22.05.22 2,715 47 15쪽
12 vs 라이벌 +1 22.05.22 2,702 49 16쪽
11 할머니는 손자를 사랑한다 2 +1 22.05.20 2,713 55 12쪽
10 할머니는 손자를 사랑한다. 22.05.19 2,713 58 12쪽
9 엄마에게도 엄마는 있다 +2 22.05.18 2,819 54 16쪽
8 아기는 빵집을 구원한다. +1 22.05.17 2,920 55 21쪽
7 아기는 사람들을 함락시킨다. +1 22.05.16 3,097 5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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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릿길 효도도 한 걸음부터 22.05.13 4,014 76 17쪽
3 vs 최강(아기) +5 22.05.12 4,464 74 17쪽
2 천하제일 아기대회 +5 22.05.11 5,560 86 17쪽
1 세상이 날 억까해 +6 22.05.11 7,898 9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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