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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435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5.18 22:13
조회
2,817
추천
54
글자
16쪽

엄마에게도 엄마는 있다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9화



또다시 시간이 흘렀다. 나는 그동안 만 나이로 1살을 넘겼다.


돌잔치를 할 형편은 안 되었으나, 봉식과 진숙의 배려로 꼬까옷을 입고 엄마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엄마는 그 사진이 마음에 드는지 아직도 가끔 들여다보며 미소를 지으신다.


이전에는 아기 때 찍은 사진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 또한 바람직한 변화의 영향인 것 같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 돌잡이에서는 실과 붓, 돈을 양손 가득 쥐었다.


무병장수, 남들이 뒤따르지 못할 학력, 어마어마한 재산까지 모두 이 손에 쥐겠노라는 포부였다.


엄마는 역시 우리 아들이라며 기뻐한 반면, 봉식은 좌절을 금치 못했다.


그가 은근슬쩍 돌잡이 물품에 끼워 넣은 빵을 철저하게 무시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내가 좋아도 그렇지. 나에게 제빵을 가르칠 생각을 하고 있던 모양이다.


물론 그의 제빵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라 희소성인 넘쳤지만, 끌리지 않았다. 적성에 안 맞는 모양이다.


그 탓일까? 엄마가 빵집에 들어간 지 10개월이 되었을 때, 봉식이 엄마에게 이런 저런 허드렛일을 시키기 시작했다.


처음엔 반죽에 들어가는 재료 좀 옮겨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동안 엄마의 활동 반경은 빵 진열대에서 계산대까지로 한정되어 있었다.


제빵과 관련된 모든 것은 세세한 것 하나까지 봉식이 관리했으며.


다른 이들은 실수라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엄포를 놓았었다.


그런 그의 부탁이었기에 엄마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반죽 재료를 보여주고, 자신의 작업실까지 들여보낸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다음은 빵 발효 체크.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겼다면서 엄마에게 빵의 관리를 맡겼다.


어떤 반죽을 얼마나 발효를 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말이다.


그러면서 직접 반죽을 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 엄마가 관여하는 비중을 높여갔다.


그런 디테일한 내용들이 봉식이 수십 년간 쌓아온 제빵의 정수임은 말할 것도 없다.


엄마는 그 때가 되어서야 눈치를 챘다. 왜 봉식이 자신에게 이런 일을 시키는지를.


그는 은근슬쩍 엄마에게 의사를 묻고 있던 것이다. 그의 밑에서 본격적으로 제빵을 배워 볼 생각이 있는지를.


물론 처음부터 모든 기술을 전수해 줄 생각은 아닐 것이다.


가게가 2호점을 생각해야 할 정도로 궤도에 올랐으니, 제빵에 대한 기본을 가르치며 가게 일을 돕게 만들려는 것일 터.


그것이 가게 부흥을 이끈 우리 모자를 위해 봉식이 준비한 보답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작지 않은 기회였다. 고작 기초라 하더라도 유학파 엘리트에게 배우는 건 결이 다르다.


본토의 테크닉과 지식들을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거니까 말이다.


또한 엄마의 노력의 여하에 따라 더 많은 것들을 전수받을 수도 있었다.


제빵은 엄마가 관심을 가지던 분야다. 그런데 더 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녀가 거절할 이유가 없다.


그 날 엄마와 나는 둘이서 가족회의를 마쳤다. 그리고 봉식과 진숙에게 찾아가 엄마의 의사를 밝힘으로 봉식과 엄마는 정식으로 사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으하아아아암.”


덕분에 업무량이 늘어난 엄마는 집에만 오면 축 늘어져 그대로 죽은 듯 잠이 들곤 했다.


제빵에 대해 배운다고 해서 접객 일을 안 할 수는 없으며, 그렇다고 손님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이제 빵집은 단순히 입소문이 난 가게가 아니라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요즘엔 잡지나 신문에서 인터뷰 요청까지 들어온다고 하니 말 다했다.


덕분에 엄마는 하루 종일 손님을 응대하고, 남는 시간에 짬짬히 제빵을 배우고 있다.


주로 새벽이나, 마감 후 같이 가장 피곤한 타이밍 말고는 시간이 안 났다.


엄마는 언제나 괜찮다며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엔 위태위태한 것 같다.


다행히 봉식이 알바생을 한 명 더 구하기로 결정을 내렸으니 그 때까지만 버티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우리 집에는 집안일을 돕는 우렁 소년이 있다는 점이다.


“음냐. 음냐. 상혀가. 빨리 자자.”


오늘도 여지없이 평소처럼 집에 오자마자 쓰러지는 엄마. 옷도 제대로 안 갈아입을뿐더러, 한 번 자면 잘 깨지도 않는다.


나는 기저귀를 질끈 동여매었다. 프로젝트 우렁 소년 가동 개시다.


우선 손가락으로 바닥에 쌓인 먼지를 훑었다. 먼지가 두껍게 묻어나왔다.


행정보급관이 봤다면 거품을 물며 집합을 걸었을 위생상태다.


미리 준비해 둔 걸레에 물을 묻혀 가볍게 바닥을 닦았다.


엄마의 근처를 닦을 땐 특히 조심해야 한다. 혹여나 잡혀 저 품에 안기기라도 하는 경우 그날 집안일은 공쳤다고 봐도 된다.


이미 그렇게 며칠이나 청소를 못한 상태다.


“휴우. 미션 클리어.”


오늘은 엄마의 마수에서 벗어나 무사히 먼지들을 제거할 수 있었다.


더러워진 걸레를 대야에다가 던져 놓고 튼튼한 다리로 신나게 밟았다.


그 뒤 한 쪽 구석에다 던져두면 아무도 모르는 완전 범죄 성립이다.


그 뒤 엄마가 대충 벗어 던진 옷들을 한 곳에 모아 두고, 요즘 엄마의 주식인 빵들의 잔해를 치우면 오늘 일은 끝이다.

“하이고. 힘들다.”


허리를 쭉 피고, 어깨를 콩콩 두드렸다.


나 역시 하루 종일 일하고 온 몸이다. 아무리 슈퍼 초 천재 치터 아기라도 추가 업무는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불만은 없다. 이제 자신의 삶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는 엄마다. 육아나 집안 일로 괴롭지 않길 바란다.


어차피 아기는 남는 게 체력 아닌가. 몸도 가벼우니 별로 힘이 들지 않았다.


꾸르르륵.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걸까? 배가 아팠다. 제길. 다른 건 다 상관없는데 이게 문제다.


나이를 서른이나 먹은 지성인이 기저귀를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수치스러웠다.


배변 훈련은 따로 할 필요가 없다. 다만 몸이 작아 변기를 이용하지 못할 뿐이다.


스스로 뒤처리를 마친 뒤, 울적함을 달리기 위해 바리스타 뺨치는 솜씨로 분유를 조리해 먹었다.


“크으으. 이거지.”


뜨거운 물은 끓일 수 없었기에 얼어 죽어도 아이스 분유로 만족하기로 했다.


만족스럽게 배를 두드리고 나도 엄마의 옆에 누웠다.


배는 든든하고, 엉덩이는 쾌적하다. 등자리까지 따뜻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었다.


역시 회귀도 하고 볼 일이다. 어릴 때부터 좀 굴러야 했지만 이렇게 등 따숩게 지낼 수 있다는 게 어딘가?


다만 어른이 되려면 한참 남았다는 게 조금 불만이다.


기껏 치트 능력을 받았으니 확! 팍! 착! 하고 빠바밤 활약해서 초일류 인생을 즐기고 싶었는데, 아직 성인이 되기까지 18년이나 남았다.


20대 후반 때는 시간을 붙들고 늘어져도 그렇게 빨리 지나가더니.


시간이 있을 때 치트 능력을 조금 더 개발해 볼까 했지만 이놈의 DNA는 그 날 이후로 꿈쩍도 하고 있지 않다.


“에라이 모르겠다.”


노력을 했음에도 안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계속 최선을 다해보는 수밖에.


게다가 이런 진지한 문제는 아기한테는 어울리지 않았다.


응애~ 하고 울며 엄마나 찾으면 그만이다. 나중엔 싫어도 쉽게 울지 못하는 나이가 찾아올 테니까.


* * *


햇살이 선명하게 내 얼굴을 핥았다. 배게에 머리를 댄지 3초도 안 지난 거 같은데 벌써 아침이 된 모양이다.


자명종은 엄마가 잠결에 끈 것 같다. 소리를 못 들은 걸 보면 나도 어지간히 지쳐 있었다는 뜻이겠지.


아직은 누워 있는 엄마를 보며 현재 시간을 확인했다.


“세상에. 8시 50분?”


지금부터 가게로 달려가도 오픈 시간에 맞추지 못할 시간이다.


특히 제빵을 배우는 입장인 엄마는 한창 수업을 받고 있을 시각이다.


어마어마한 지각이라 할 수 있다.


“엄마! 일어나! 빨리!”


내 고함에 엄마가 몸을 비척이며 일어났다. 그녀는 시계를 확인한 뒤 허우적거리며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 옆에서 대충 준비를 마친 뒤, 신발을 신었다.


그러나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도 엄마는 나오지 않았다.


다시 잠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신발을 벗고 다시 엄마에게 향했다.


그러나 엄마는 멍하니 서서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기울어지더니 쿵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엄마?”


느낌이 좋지 않았다. 졸려서 쓰러졌다고 하기엔 부자연스럽다.


재빨리 달려가 엄마의 이마를 짚었다.


“헉.”


흡사 불덩이와 같은 온도에 반사적으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위태위태하다 싶더니 결국 사달이 난 것이다.


“엄마!”

“응? 상혁이? 어...”


부름에 반사적으로 대답은 하지만 행동이 뒤따르지는 않는다.


현재 상황을 정상적으로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다는 뜻이다.


“아. 맞다. 가게. 가야지.”


약간의 버퍼링 후 몸을 일으켰으나 이번에도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다.


“엄마!”

“괜찮아 상혁아. 엄마가 조금 어지러워서 그래.”


괜찮을 리가 없다. 아니, 설사 괜찮을 지라도 지금 이 상태로 나가면 반드시 크게 다치고 만다.


“누워요 엄마!”

“가야 돼. 이제 막 배우는 시기라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했어.”


그건 몸이 건강할 때의 이야기다. 나는 억지로라도 엄마를 눕히려 했으나 그녀도 고집이 있었다.


영혼의 나이로만 따지면 내가 더 어른이다. 그러니 순순히 어른 말을 들으라 하고 싶지만, 엄마가 저렇게 무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강하게 뭐라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회귀 후 발생한 1차 모자대전. 그 사이를 멈춰 세운 것은 전화 벨소리였다.


따르르릉.


엄마는 비척거리며 다가가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굵은 음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의 근육 대머리, 봉식이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차라리 이러면 일이 더 쉬워진다.


“네. 스승님. 죄송합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연거푸 고개를 숙이는 엄마의 품 속에 들어가 수화기를 빼앗았다.


“아저씨, 엄마 아파요.”


세 마디. 그걸로 충분했다. 노련한 베테랑은 곧 상황 파악을 끝마쳤다.


“그러냐. 그럼 오늘은 푹 쉬어라.”


보통이라면 엄마의 말보다 아기의 말을 맹신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10개월의 기간 동안 봉식과 나는 나름의 신뢰 관계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역시 그 사람. 엄해 보이는 인상과는 다르게 자기 사람을 믿고 챙기는 그런 스타일이다.


일꾼이 당일 아침에 펑크를 냈음에도 싫은 소리 하나 내지 않는 것부터 그 면모를 볼 수 있다.


“아 아뇨! 괜찮...”

“반박은 허용하지 않을게요. 혹시 필요한 건 있어요? 집에 잠깐 들를까?”


엄마는 반사적으로 괜찮다고 말하려 했으나 어느새 전화를 넘겨받은 진숙에 의해 제압되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 1차 모자대전은 나의 승리로 끝이 났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맞다.


엄마는 나갈 필요가 없어지자 그 때가 되어서야 얌전히 이불에 누웠다.


“빨리 해야 하는데.”

“... 주무세요.”


저런 몸 상태가 되어서도 뭘 그리 하려고 하는지. 나는 엄마의 이불을 덮어주고 그 옆을 지켰다.


그녀는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숨을 고르게 내쉬며 잠이 들었다.


“하아.”


속이 쓰렸다. 분명 과거와 비교하면 현재의 변화는 더 없을 정도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그 변화로부터 비롯된 게 맞았다.


과거에는 이런 적이 없었을 터. 급격한 변화가 오히려 탈이 된 느낌이다.


회귀한 뒤 필사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도 좋았고.


하지만 더 잘 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제길.”


후회는 한숨과 함께 내쉬어 버리고, 수건에 물을 묻혀 엄마의 뜨거운 머리 위에 올렸다.


이러다 오히려 감기가 옮을지도 모르지만 차라리 그게 낫다.


엄마를 챙겨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나를 챙겨줄 사람 역시 엄마밖에 없다. 엄마가 없으면 나도 없는 거다.


이번엔 내가 엄마를 돌봐줄 차례다.


* * *


3시간이 흘렀다. 주기적으로 수건을 갈아주었지만 엄마의 열은 내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


이제는 횡설수설 중얼거리기까지 시작한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약이나 죽이라도 드시면 괜찮아질 텐데 지금 상황으로서는 이를 구하기 어렵다.


지갑을 챙겨 나가는 건 문제가 아니다. 약을 구매하는 것도 어렵긴 하되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경우가 있다. 나갔다가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라도 해서 귀가가 늦어진다면?


엄마의 무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탄탄대로인 것만 같던 인생 설계의 허점을 깨달았다.


성장 기댓값은 높으나 성장할 때까지 버티기엔 현재가 너무 취약한 것이다.


돈이 있다 해도 엄마의 짐을 덜어줄 사람이 없으면 말짱 도로묵이다.


지금 그녀를 위해 달려와 줄 이가 누가 있는가? 기껏해야 봉식과 진숙이다만 그들은 가게를 운영하기에도 벅차다.


내가 노력하고는 있지만 기둥이 되기엔 아직은 작은 새싹에 불과하고.


이럴 때 아빠라도 있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 구정물에 튀겨 죽일 쓰레기 새끼는 앞으로 10년은 있어야 연락을 할 예정이고.”


참 인생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구나 싶다.


“그래. 내 실수야.”


인정할 건 깔끔하게 인정한다. 그러나 손 놓고만 있을 생각은 없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미래가 내가 알고 있는 흐름과는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아끼다 X되는 것보다야 낫다.


나는 두두두두 뛰어가 선반을 뒤지기 시작했다.


“분명 여기 있었던 것 같은데. 있다!”


내 몸만큼이나 커다란 노트다. 엄마는 이 노트를 벌써 몇 년 가까이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언제나 눈에 띄는 곳에 정리하곤 했다.


그녀의 애증이 담긴 이 노트에는 ‘전화번호부’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그래. 내가 전화로 불러낼 사람은 바로 나의 그랜드 마더. 의절한 할머니였다.


본래라면 내가 할머니와 만나는 것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가 되겠으나, 예정 변경이다.


할머니는 지금 엄마와 만나줘야겠다. 그리고 엄마와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그녀의 편이 되어 주어야겠다.


엄마는 앞으로도 한동안 정신이 없을 예정이다. 그 때마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녀가 나를 돌보듯 엄마도 누군가가 돌봐주어야 한다. 그에 대해서는 할머니보다 적임자가 없다.


물론 지금 시기는 아직 두 사람이 감정의 골이 깊을 시기지만 걱정은 없다.


무엇을 위해서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초 천재, 귀염 뽀짝, 슈퍼 아기의 손에 걸리면 일도 아니다.


나는 전화번호부를 훑으며 할머니를 찾았다.


“할, 할, 할머니... 없네?”


잠시 노트를 살피던 나는 이마를 탁 짚었다.


할머니는 나에게나 할머니다. 엄마에게도 엄마는 있는 법이다.


전화번호부에서 ‘엄마네’라고 적힌 번호를 찾아 전화기 버튼을 꾹꾹 눌러갔다.


따르르릉.


잠깐의 신호가 흐르는 동안 나는 목청을 다듬었다.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놀고만 있었던 게 아니다. 그동안 가다듬은 나의 말솜씨 실력을 보여줄 차례다.


달칵. 신호음이 그치고, 전화기 너머로 중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정숙 떡집입니다.”


정숙 떡집은 할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떡집의 이름이다.


할머니는 빠른 일처리를 원하는 것처럼 수화기 너머에서 답을 재촉했다.


“여보세요?”

“함모니?”


게임 끝. 말 한 마디에 더 볼 것 없이 완벽한 TKO가 나버렸다.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저녁입니다.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사랑하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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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행복을 전하는 반월동의 꼬마 예언가 22.06.08 1,893 33 17쪽
29 7살 꼬마가 대 예언가를 뛰어넘는 방법. +1 22.06.07 1,970 35 16쪽
28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3 22.06.06 1,992 35 17쪽
27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2 22.06.05 2,024 34 22쪽
26 6살 꼬마가 IMF를 넘기는 방식 +3 22.06.04 2,096 40 17쪽
25 찰싹 +2 22.06.03 2,045 34 15쪽
24 미안해 22.06.02 2,030 34 18쪽
23 1997년의 5살 +1 22.06.01 2,113 42 14쪽
22 원 투 킥 +2 22.06.01 2,121 36 23쪽
21 도장깨기 +1 22.05.30 2,201 39 18쪽
20 학원 Boom! +2 22.05.29 2,310 43 19쪽
19 재발방지 대책 회의 +2 22.05.28 2,383 42 15쪽
18 세 번째 각성 22.05.27 2,438 41 15쪽
17 내 이름은 박상혁 22.05.26 2,372 41 15쪽
16 빡치네 22.05.25 2,358 42 13쪽
15 키드냅 당한 키드 그게 바로 나에요 +3 22.05.24 2,516 44 13쪽
14 보리차처럼 시원하고 달달한 것. +3 22.05.23 2,565 50 19쪽
13 NTR 속 금태양 아기가 되다. +1 22.05.22 2,713 47 15쪽
12 vs 라이벌 +1 22.05.22 2,699 49 16쪽
11 할머니는 손자를 사랑한다 2 +1 22.05.20 2,710 55 12쪽
10 할머니는 손자를 사랑한다. 22.05.19 2,710 58 12쪽
» 엄마에게도 엄마는 있다 +2 22.05.18 2,818 54 16쪽
8 아기는 빵집을 구원한다. +1 22.05.17 2,918 55 21쪽
7 아기는 사람들을 함락시킨다. +1 22.05.16 3,095 57 16쪽
6 엄마의 취업은 내가 따낸다. 22.05.15 3,324 55 14쪽
5 악연을 끊는 법 +5 22.05.14 3,722 64 19쪽
4 천릿길 효도도 한 걸음부터 22.05.13 4,012 76 17쪽
3 vs 최강(아기) +5 22.05.12 4,463 74 17쪽
2 천하제일 아기대회 +5 22.05.11 5,558 86 17쪽
1 세상이 날 억까해 +6 22.05.11 7,893 9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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