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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315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12.31 23:47
조회
271
추천
6
글자
29쪽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202화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되긴요. 성공적으로 신을 끌어낸 거죠.”

“아니. 네 몸 말이야!”


검정 상혁이 내 몸을 쏘아본다. 걱정을 하는 걸까? 조금은 화가 난 걸지도 모른다.


나보다 한참이나 낮은 경지에 있지만 내 몸이 아작났다는 것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모양.


그러나 되돌릴 수 없는 문제 가지고 끙끙대는 건 비효율적이다.


“일단은 집결지까지 도망갈 생각부터 하죠. 가능하겠어요?”

“그렇다고 말하고 싶지만. 힘들 것 같다. 공허의 힘이 이미 말라 비틀어져서 말이야. 출력을 낮추거나 보급을 하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될 것 같다.”


출력을 낮춘다라... 어둠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뒤쪽을 보았다. 그곳에는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는 신이 있었다.


차원이 일그러지고 박살나고 우당탕 쿠당탕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다. 속도를 늦췄다간 그대로 반으로 갈라져 죽게 생겼다.


그렇다면 속도를 늦추는 건 기각. 출력을 유지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세프니아와 눈이 맞았다.


“... 제가 내리겠습니다!”


뭐라 말하지도 않았는데 그가 내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현 상황에서 출력을 높이려면 머릿수를 줄이는 게 최선이긴 하다. 그래도 초월자니까 시간 정도는 끌 수 있을 테고.


그러나 나는 그를 강제로 앉혔다. 이렇게 희생시킬 거였으면 데려오지도 않았다.


약하면서 신과 대치할 정도로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다. 죽게 내버려 두기엔 아까운 인재였다.


그렇다면 보충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하는데.


“검정 상혁. 평소에 힘 보충은 어떻게 하고 다녀요?”

“다른 존재에게서 빼앗지. 권능 이름도 공허의 아귀잖아.”


어둠으로 상대를 집어 삼킨 뒤, 그 안에서 힘을 게걸스럽게 빨아먹는 그런 시스템인 듯하다.


“우주에 떠도는 에너지를 흡수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건 너무 효율이 안 좋아.”


검정 상혁은 그러면서 자신이 능력을 잘못 키웠다고 투덜거렸다.


밑바닥에서부터 성장하다보니 사람을 집어 삼키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이후로는 능력이 우주 에너지는 입에도 안 댄다고 한다. 이래서 애완동물은 고기가 아닌 사료를 먹여야 한다나.


“그럼 먹을거리를 찾아다가 어둠한테 던져줘야 한다는 소리네요.”

“그렇지.”

“그리고 저희는 어둠 속에 있고요.”

“... 히익!”


세프니아가 새 된 비명을 질렀다.


슬슬 적응해 아늑함을 느끼던 장소가 사실 괴생물체의 위장임을 깨달은 탓이다.


그와 눈이 맞았다. 별다른 의도는 없고 소리를 지르기에 쳐다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세프니아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다.


눈물을 머금고는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닌가.


“그럼 제가 연료가 되겠습니다!”

“아니. 아니. 아니. 진정 좀 해요.”


도대체 사람을 뭘로 보는 걸까. 자신의 안위를 위해 부하들을 갈아 넣는 무자비한 쓰레기?


나는 그래도 내 사람들에게는 착한 편이라는 걸 언제쯤 알아줄까.


“세프니아. 아무리 당신이 제일 약하다지만 너무 눈치 안 봐도 돼요. 그래도 신에게 한 방 먹이는데 일조했잖아요.”

“네. 아니 Yes Sir!”


그를 다독이고 다시금 현재 상황을 둘러보았다.


신과의 거리는 자꾸만 줄어들고 있다. 녀석의 공격이 어둠자락을 스치고 있으니 머지않아 검정 상혁이 타격을 입을 터.


세프니아를 만류하긴 했지만 시간이 없는 건 사실이다. 마땅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흠... 검정 상혁. 저 삼킬래요?”


검정 상혁은 빠르게 내 의도를 알아 들었다.


“괜찮겠냐. 내가 직접 겪은 적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당한 녀석들은 차라리 죽여 달라며 빌고는 그랬는데.”


그는 안 그래도 몸이 성치 않은데 그러다 죽는 거 아니냐며 걱정했다. 그러나 괜한 걱정이다.


“검정 상혁. 그동안 신의 힘을 뺏을 생각은 안 해봤어요?”

“해봤지.”

“그런데 왜 못 뺏었을까요?”

“격이 다르다보니 무리가 조금 있더구나. ... 너!”


내가 말하고 싶은 바가 제대로 전달된 것 같다.


현재의 나는 검정 상혁보다 월등히 강하다. 그러니 그의 능력에 죽을 일은 없다. 오히려 힘을 잘 소화시키도록 내가 도움을 줘야할 판이다.


의도치 않게 티배깅을 하고 말았다. 한참을 킬킬거리며 웃다가 그에게 권유했다.


“괜찮을 거에요. 그러니까 빨리 먹기나 하시죠. 이러다 신한테 붙잡히겠어요.”

“하. 걱정해줬더니만. 아파도 나는 모른다?”


주변 어둠의 밀도가 높아지며 세프니아와 별개의 차원으로 격리되었다.


그곳의 어둠은 차갑고 예리했다. 꼭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다. 녀석은 나를 발끝부터 잘근잘근 씹어 삼키려 했으나, 이내 격차가 명백한 힘에 깜짝 놀라며 떨어져 나갔다.


“괜찮아. 먹어도 안 죽어.”


멀어지려는 어둠을 붙잡아 발가락에 물렸다. 녀석은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힘을 몇 번 삼키더니 곧바로 태도를 돌변해 힘을 들이마셨다. 참으로 탐욕스러운 녀석이다.


한 차원 높은 힘을 받아들인 어둠은 빠르게 그 몸집을 불렸다.


잠시 후, 탄환이 발사되는 소리와 함께 몸이 앞으로 쏠렸다.


덜컥


“운전이 과격하네.”


어둠 너머로 고개를 내밀어 바깥 상황을 확인했다. 우리의 머리를 쪼개려는 신의 손날이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


검정 상혁이 보급된 힘을 제 때 사용한 것이다. 아까는 그렇게 만류하더니 지금은 꽤나 즐거워 보인다.


남자란 더 강한 힘, 더 높은 출력에 환장을 하는 생명체였으니까.


“상혁아. 일이 잘 풀리겠어. 이대로라면 따돌리는 게 가능할지도 몰라!”

“안 되죠! 저희 집결지로 유인하는 중이잖아요!”

“그래. 해본 말이다!”


과연 정말 해본 말일까? 적어도 신을 농락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진심인 것 같다. 그 열정을 고이 간직했다가 이따 신을 쓰러트릴 때 써주기 바란다.


세 번째 초월을 겪은 내 에너지 덕에 검정 상혁은 만반의 태세를 갖추게 된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이전보다 강해졌는지도 모른다.


신과의 전면전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대로라면 문제없겠다. 검정 상혁이 강해진 만큼 책임지고 승리를 따내지 않겠는가.


나는 골골거리며 편히 누워 신의 최후를 3D로 구경하면 된다. 신의 흉계를 파악하고, 저지한 뒤, 아군에게 유리한 전장을 만들어줬는데 이쯤이면 내 역할은 다하지 않았을까.


검정 상혁이 고생 좀 하라는 마음을 담아 발가락을 물은 어둠에게 힘을 쭉쭉 밀어 주었다.


“아프다더니 시원하기만 하네.”


내 입장에서는 과하게 축적된 에너지를 소모함으로 오히려 신체의 밸런스가 맞아가는 느낌이다.


닥터 피쉬 치료를 받으면 이런 기분일까? 이대로 누워서 자도 꽤나 기분이 좋을 것만 같다.


“어쩌면. 세 번째 초월을 이곳에서 했다면 아무런 문제없이 힘을 갈무리했을지도 모르겠네.”


이미 몸이 망가진 이상 무의미한 가정에 불과하지만 계속 미련이 남았다.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사령관님 도착했습니다! 해방군이에요!”


상념에 잠겨 도착한 줄도 몰랐던 모양이다. 눈을 뜨니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야. 많이도 모였네.”


해방군의 병력이 수평선을 가득 채웠다. 이 정도면 못해도 80%, 아니 90%는 되어 보인다.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지고한 자 페트르 또한 얼굴을 비추었다. 이마에 혹이 난 것으로 보이는데. 오기 싫다고 떼를 쓰다가 몇 대 맞은 걸지도 모른다.


“하아. 다행이다.”


집결지로 향하면서도 이곳에 병력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내릴 수 없었다.


아무리 내가 백방으로 노력해도 해방군의 호응이 없다면 계획은 실패로 끝났을 것이다.


그래도 이걸로 신 토벌의 마지막 능선을 넘었다. 기분 좋은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나는 행렬의 인원 중 리온을 찾아 그의 노고를 위로했다.


“고생하셨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끌고 오셨네요. 하하.”

“네가 부탁했으니까. 그래도 너무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을 거다. 바락바락 악을 쓰며 끌고 온 거라 사기는 바닥을 쳤거든.”

“괜찮아요. 그건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 정말. 정말 고생 많았어요.”


그에게는 몇 번을 감사해도 모자라지 않다. 동쪽 전선을 구하러 갔던 것이 이렇게 눈덩이처럼 커져서 돌아왔다.


“고생은... 네가 더 한 거 같은데?”


리온의 말에 무미건조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최악은 아닌 게 어딘가. 우리는 여전히 악한 신을 쓰러트리는 엔딩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 뒤가 어떻게 될지는 지금 생각할 게 아니다.


“버러지가! 이런 꿍꿍이를 꾸미고 있던 거냐? 오냐! 상대해주마!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여라!”


신의 형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미 4할 이상의 힘을 잃은 것 같지만 여전히 막대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적어도 해방군의 100% 전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었다.


나는 동행했던 두 초월자에게 지시를 내렸다.


“세프니아. 이제 대열에 합류하여 전투에 임하도록 하세요. 고생 많았어요.”

“Yes Sir!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검정 상혁. 저거 상대로 조금만 시간을 끌어주실 수 있을까요? 싸우기 전에 병사들 사기 좀 끌어올리려고 하는데.”

“물론이다. 안 그래도 이 힘을 써보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른 상태였거든.”


모두가 각자의 위치로 향했다. 나는 병사들의 앞으로 이동해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X발. 왜 끌고 온 거야. 가만히 있어도 이기는 거 아니었어?”

“그러게나 말이다. 진짜 너무들 하지. 잘못된 상관을 만나서 이게 뭐하는 거냐?”


불만이 많아 보인다. 패배감이 만연했고, 개중에는 이미 죽은 것과 다름이 없어 보이는 녀석들도 존재했다.


내가 우주의 멸망을 막아냈다고. 그 때문에 목숨을 잃게 생겼다고 말해봤자 저들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아니. 전혀.


지들 뒈지게 생겼는데 외부인의 사정 따위에 마음이 흔들릴 리 없지.


그러니 내가 말할 것은 ‘내 이야기’가 아닌, ‘그들의 이야기’였다.


병사들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나는 이를 오연히 받아 넘기며 입을 열었다.


“와줘서 고맙다!”


나의 해맑은 선언에 병사들 사이에서 욕설이 튀어 나왔다.


“개 X발새끼.”

“미친 놈. 미친 놈!”


한 때는 구원자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개자식이 되었다. 그러나 따로 처벌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내가 나서지 않아도 저들 중 태반이 죽을 테니까.


“글쎄. 내가 개자식인지 구원자인지, 이 싸움이 감내해야할 싸움인지 불필요한 싸움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저기 있는 신이지.”


원성이 줄어들었다. 병사들의 시선이 검정 상혁과 대치중인 신에게 넘어갔다.


“다들 알겠지만 저 신은 악한 존재다. 자신만의 정의를 관철하며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었지. 아마 가만히 내버려두면 우리들을 전부 도륙할 것이다.”


녀석들에게 현실을 주입시킨다. 도망갈 여지 따위는 없다. 이제 와서 도망가 봤자 신에게 죽을 뿐이다. 지금은 적을 제대로 마주할 시간이다.


“그러니 무기를 들어라!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신에게 휘둘러라! 아니면 이 상황을 만든 나를 증오해도 좋다! 엎드려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그 편이 살 확률이 올라간다!”


병장기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들은 전투 경험이 많은 전사다. 승리를 코앞에 두고 독한 마음이 무뎌졌을 뿐이다.


“살려면 나아가야 한다! 신을 죽여야 한다! 그러면 그 곳에 삶이! 행복이! 영광이 있으리라! 우리들의 싸움은 새로운 세상의 첫 기록이 될 것이다!”


병사들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투지가 두려움을 몰아낸다. 목숨은 스러지지만 잘 벼려진 창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 이 전쟁을 끝낼 시간이다. 주먹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쳤다.


“전군. 돌격!”

“와아아아 신을 죽여라!”


감정은 전염된다. 전장과 같이 광기어린 현장에서는 그 정도가 몇 배는 더하다. 두려워하던 병사들도 어느새 무기를 들어 올리며 소리를 질렀다.


“좋아. 그럼 큰 거 한 방으로 시작해보자고.”


다리를 구부렸다가 힘을 주어 도약했다. 주변의 광경이 빠르게 변화한다.


첫 번째 초월했을 때 능력의 출력이 상승했고, 두 번째 초월했을 때는 그 범주가 다양해졌다.


그리고 세 번째의 초월은 합일이었다.


이제는 굳이 DNA를 따로 기동시킬 필요가 없다.


상황에 적합한 능력들이 스스로 활성화되더니 지들끼리 뒤섞여 새로운 힘을 구축해 내었다.


이 합일은 덧셈이 영역이 아니었다.


각 능력의 장점만을 유기적으로 엮어 새로운 출력 값을 도출한 것이다.


이제껏 상상하지 못한 막대한 양의 힘이 물밀 듯 쏟아졌다.


도약, 힘의 전이, 디딤발, 정권까지. 각 과정을 거칠 때마다 힘이 몇 배나 증폭되었다.


올바른 과정을 거쳤으니 가속도가 붙는 게 당연하지만 그 정도가 남다르다.


그 막대한 힘을 어떻게든 붙잡으며 신에게 박아 넣었다.


쿠우웅!


신의 거대한 신체가 기울어졌다. 녀석의 상체 중 반절이 사라졌다. 오직 뜯겨져나간 흔적뿐이다.


단 한 번의 주먹으로 신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상처 부위가 금방 복구되긴 했지만 병사들의 사기는 이미 하늘을 꿰뚫을 기세였다.


쿨럭. 역류하는 핏물을 다시 삼켰다. 적에게 공격을 했을 뿐인데 나 또한 치명상을 입었다.


이게 다 망가진 몸덩이 때문이다. 너덜너덜한 기관으로는 힘의 격류를 감당할 수 없다.


“야. 괜찮냐?”


걱정하는 검정 상혁에게 손을 내저은 뒤 다시 한 번 신에게 향했다. 지금은 기세를 올릴 시간이다.


“와아아아아!”


해방군의 병력이 신과 충돌했다. 병사들은 신의 다리에 달라붙어 병장기를 꽂았다.


신에게 있어서는 이쑤시개에 콕 찔린 거나 다름이 없겠지만 언제나 물량은 곧 깡패인 법.


피해가 누적되다 보니 신도 더 이상 경시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녀석은 발을 들어 병사들을 쓸어버리려 했다.


하지만 어림도 없다. 지고한 자 리온이 날아올라 신의 대가리를 후렸다. 신의 발은 결국 병사들에게 떨어지지 못하고 다시 땅을 짚어야만 했다.


“비천한 것들이!”


지고한 자에게 어그로가 끌리면 이제는 다른 초월자들이 나설 차례다. 그들은 빈틈을 찾아 자신의 권능을 때려 박았다.


“버러지들! 다 쓸어주마!”


계속해서 맞기만 하던 신은 고함을 지르며 손바닥을 맞부딪혔다. 흉흉한 기운이 녀석을 기점으로 사방에 쏟아졌다.


그러나 해방군은 이미 신에게서 거리를 멀리 벌린 상황이었다. 일종의 광역기였던 모양인데 데미지는 0이다.


한 번 쯤은 신의 수작이 먹혀 들어갈 법 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지고한 자 페트르 덕분이다.


그는 미래의 파편을 가지고 있어 신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하여 정확한 지휘를 내릴 수 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신의 육체에 자잘한 상처가 늘어났다.


거기에 검정 상혁이 때때로 괄시할 수 없는 공격을 퍼붓곤 했다.


강대하던 절대자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여전히 그는 강하고 위험하지만 그의 끝이 차츰, 차츰 다가오고 있다.


나는 분주하게 전장을 누비며 병사들을 구하다가 이내 그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제 더 이상 내가 나설 필요가 없을 것 같았기에.


거기다 더 움직이라고 협박을 하더라도 몸이 넝마가 되어 움직일 수도 없었다. 곧 있으면 영원한 안식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전망이 좋은 곳으로 이동해 신의 몰락을 구경하고 싶다.


“승리가 눈앞에 있다! 신을 쓰러트려라!”

“우리는 전설이 될 것이다!”


해방군의 공세가 한층 더 거세졌다. 신이 약해지는 게 체감이 되는 만큼 신바람을 내었다.


병사들의 얼굴에도 희망과 환희가 차올랐다.


승전은 확실하다. 지금도 신의 움직임 한 번에 수천의 사람들이 뻥뻥 터져나가지만 죽기 전의 발악에 불과하다.


생존한 자들은 영웅의 삶을 누릴 것이다.


승리를 기뻐하고, 공훈을 자랑하며, 남부럽지 않은 찬란한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겠지.


그러나 나는 죽을 것이다. 검정 상혁이 있으니 나의 공훈이 누락되는 일은 없겠지. 어쩌면 명예 해방군이라며 동상이 세워질지도 모르겠다. 정말 잘 풀린다면 전 우주에 박상혁을 추모하는 기념일이 생길 수도 있고.


밑바닥을 전전하던 하류인생이 신을 끝내 꺾고 우주를 구원했으니. 이 또한 해피엔딩이 아닐까.


... 그래도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이왕 활약하는 거 끝내 살아남기까지 하고 싶다. 신을 쓰러트리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죽었겠지만 나는 그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


어머니가.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자신이 이뤄낸 성과를 바라보며 영웅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그런 최후는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 또 한 번 운명을 이겨내려 한다.


비척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지만 아득바득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자 누군가가 달려와 나를 부축해주었다.


“... 세프니아? 여기 있어도 돼요?”

“저 하나 빠진다고 전황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령관님을 호위하는 게 더 나아 보이는군요.”

“그래요. 그럼 검정 상혁에게로 갑시다.”


초월자가 거들어주니 이동이 편했다. 한바탕 힘을 쏟아내고 숨을 헐떡이는 검정 상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상혁?”

“저를 다시 삼켜 주세요.”

“그 몸으로?”


용건을 밝혔더니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에너지는 빵빵하니까 걱정 마요. 몸이 망가져서 더 이상 못 다루는 거뿐이니”까.”

“너. 설마 그냥 죽느니 조금이라도 동료를 도와준다는 그런 개 소리를...”

“저. 뒤질 생각은 없어요.”


검정 상혁의 눈동자가 떨린다. 내 말의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가능성을 떠올리는 게 눈에 보였다.


“진짜에요. 그러니 이번에도 검정 상혁이 좀 도와줘요. 제가 안에 들어가면 에너지가 폭주할 텐데 그걸 어떻게든 빨아들여주세요.”


그와 시선을 맞췄다. 나의 진심을 읽은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최선을 다하마.”


익숙한 어둠이 다시금 내 몸을 감쌌다. 덜덜 떨리는 몸을 억지로 이끌고 나아가 정중앙에 앉았다.


“두뇌야. 다시 한 번 초월을 진행할 거야. 새로 생긴 씨앗 있지?”

‘권장하지 않음.’

“뭘 권장하지 않음이야. X발아. 너는 끝까지 어깃장을 놓을 거야?”

‘인간이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이 예상됨.’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른다. 죽여 달라고 애원을 할지도 모르겠지.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내 선택을 믿는다.


“두뇌야. 부탁 좀 하자.”

‘... 초월 시스템. 가동.’


심장이 두근거리며 씨앗들이 녹기 시작한다. 세 번째 초월에 성공하며 새롭게 생긴 씨앗들이다.


쏟아진 액체는 이번에도 심장을 뜨겁게 불태웠다.


“크으으으. 으극. 으아아아아!”


네 번째 초월이 시작되며 심장에서 에너지가 폭발했다. 나는 이미 에너지를 통제할 힘이 없었기에 그대로 어둠에게 에너지를 흘려보냈다.


“크흡!”


검정 상혁의 기침 소리가 들리더니 어둠이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높은 경지의 힘을 받아들여 무리가 생긴 모양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버텨주길 바라는 수밖에.


내가 무엇을 해주기에는 나 또한 뇌수가 타는 듯한 고통에 정신을 붙들고 있는 게 전부였다.


정신이 드문 드문 끊어졌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그로 인한 고통에 몸을 맡기고 있자니 신체가 재구성되는 것이 느껴졌다.


두뇌가 중간 중간 필터 역할을 하며 현재 내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었다.


한참 동안이나 폭주하던 에너지가 점차 약해지더니 이내 힘을 다한 것처럼 안정되었다.


여전히 전신이 부서지고 불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지만 벽을 넘는 건 성공한 것 같다. 땀이 흥건하다. 피와 땀, 오물과 눈물이 범벅이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어둠이 눈치껏 이물질들을 처리해주었다.


눈만을 깜빡이고 있으니 두뇌가 현재 상태를 보고했다.


‘네 번째 초월 완료. 그러나 몸 상태 여전히 좋지 않음. 5분 뒤 산화될 것으로 예상.’


또 한 번 벽을 넘었지만 그곳에 기적은 없었다. 초월을 3번한 시한부에서, 초월을 4번한 시한부가 되었을 뿐.


그러나 예상대로다. 겨우 이 정도로 목숨을 연명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두뇌야. 초월.”

‘그러지 않기를 권유함. 진심으로.’

“야. 아파도 내가 아프지 니가 아프냐? 초월!”

‘... ... 초월 시스템. 가동.’

“아 맞다. 그리고 앞으로는 내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초월시켜. 이 몸 치료할 방법 찾을 때까지.”

‘확인.’


두뇌에게 명령을 내리고 찾아올 고통을 대비했다. 심장이 두근거림과 동시에 또 한 번 에너지의 격류가 전신을 두드렸다.


“끄으륵. 끅. 끄흐어억!”


고함을 지를 여력이 없다. 안 그래도 화끈거리는 내부가 갈기갈기 찢어지고 비틀리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죽지 않고 버티는 건 초월이 거듭되며 신체 또한 강화되기 때문이었다.


역설적으로 고통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강화된 신체가 곧바로 요동치는 에너지 때문에 너덜너덜해졌으니.


죽지 않는 생명체가 되어 영원히 믹서기에 갈리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끅. 끄윽. 끅. 끅.”


정신은 육체에 깃든 것이 맞다. 육체가 찢김에 따라 정신 또한 부서지고 무너졌다.


생각을 이어갈 수가 없다. 그저 의식, 뭐가 되도 좋으니 의식만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두뇌는 5번 째 초월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뒤이어 끔찍한 충격이 육체를 강타했다.


고통의 연속이다. 숨을 쉬는 것도 힘겨워 간신히 끊어서 맥을 유지할 뿐이다.


두뇌가 옳았다. 이 고통은 인간이 감내할 것이 못 된다.


그럼에도 내가 초월을 이어가는 이유는 벽 너머에 있을 기적과 마주하기 위함이다.


강화시키다 보면 언젠가 육체를 고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신만 봐도 인과율을 거스르는 힘을 가지지 않았나. 경지가 올라가다 보면 분명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한 회복력을 갖춰 세포 하나만 남아도 원래 상태로 복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육체의 속박을 벗어나 정신만으로 성립이 가능한 존재가 될지도 모르고.


그래서 벽을 계속 넘는 것이다. 내 목숨이 연소되기 전 기적을 조우하기 위하여.


어쩌면 당첨이 없을지도 모르는 배팅에 목숨을 걸고 있다.


다시금 고통이 찾아왔다. 이제는 목소리도 안 나온다. 바람소리만이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씨앗들이 부족한 능력들을 쌓아 올리면 에너지의 파도가 이를 무너트린다. 반복, 또 반복이다.


그러다 눈을 떴을 때. 우주가 보였다. 핏대가 잔뜩 선 검정 상혁의 모습 또한 눈에 들어왔다.


견디고, 견뎠으나 결국 에너지의 폭주를 감당하지 못하고 나를 내뱉은 모양이다.


덩치를 불린 어둠의 크기를 보면 검정 상혁이 얼마만큼 죽을힘을 다했는지 알 수 있다. 어둠이 참 많이 커졌다.


싸움은 중지된 상황이었다. 해방군의 시선은 이제 나를 향하고 있다. 그들의 눈동자가 두려움에 잠식되었다.


에너지를 흡수할 매개체가 사라진 이상 나는 에너지를 터트리는 살아있는 폭탄과 다름이 없었으니.


다시금 어둠을 보내려는 검정 상혁을 만류했다. 그 대신 해방군들을 가리켰다.


지금의 검정 상혁이라면 그들을 안전한 곳까지 대피시킬 수 있으리라.


검정 상혁은 주저하고, 고민하며 입술을 짓씹다가 결정을 내렸다. 뭐라고 중얼거리긴 했는데 미처 듣지를 못했다.


그가 시야에서 안 보이게 되었을 때. 몸에서 지랄염병을 재개했다. 그래도 타이밍을 기다릴 줄 아는 눈치 있는 두뇌였다.


어둠을 가득 메운 별 알갱이와 푸르른 행성. 그리운 그곳의 모습을 눈에 담는 것을 마지막으로 의식이 완전히 끊겼다.


* * *


쿵! 쿵! 쿵!


덜컹거리는 충격이 나의 의식을 일깨운다. 간신히 눈을 뜨니 날아드는 주먹이 보였다.


쿵! 쿵!


주먹이 떨어질 때마다 시야가 암전한다. 통증을 못 느낀 지는 조금 되었다. 이제는 감각 기관마저 망가진 모양이다. 그보다는 궁금증이 더 컸다.


도대체 누가 이곳에 남아 내 대가리를 두드리고 있는 걸까.


정답은 간단했다. 신. 녀석뿐이다. 갈기갈기 찢긴 대가리로도 그 정도 사실은 유추가 가능했다.


“아직. 살아 있었냐.”


입모양뿐이다. 그러나 의미는 전달된 것 같다.


어느새 초라해진 신이 분노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이미 고막이 터져버렸기에 나도 상대의 입술을 읽었다.


“네 놈이 모든 걸 망쳤다. 역시 그 때 죽였어야 했어. 네 놈만은 기필코 죽이고 말겠다!”


말하는 것 치고는 주먹의 힘이 약하다. 녀석도 이제 죽을 때가 되었는지 몰골이 꽤나 추레하다. 거대하던 체구는 이제 어린아이 정도에 불과했다.


“하.”


어이가 없는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그래서 모든 박상혁을 소멸시키는 게 옳았다고?


저 녀석에게는 선후관계라는 게 없나. 신 자식이 죄가 없는 나를 죽여서 일이 이렇게 된 거지 않나.


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면서 억울한 척 하다니.


“이런 걸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 하던가?”


잘못된 판단이 불길한 예상을 실현시켰을 뿐이다. 쌤통이다.


쿵! 쿵! 쿵!


내 말을 들은 신이 더욱 거세게 주먹을 내질렀다.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 맞다보니 기분이 나빠졌다.


잘못한 건 저 새끼인데 왜 내가 맞아야 한단 말인가.


“머리 흔들리잖아 개새끼야!”


사람은 의지의 동물이 맞는 것 같다. 손가락 꼼짝할 힘이 없었는데 화가 나니까 어떻게든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녀석의 얼굴에 박치기를 꽂았다. 신이 나가 떨어졌다. 그 모습이 웃겨서 킬킬 웃음을 터트렸다.


“죽이겠다!”

“해 봐 이 새끼야!”


신이 몸을 내던져 마운트 포지션을 잡았다. 나는 몸을 흔들어 놈을 밀쳐냈다.


죽어가는 신과 살아나는 필멸자가 한 곳에 뒤엉켰다. 맞는 빈도는 내가 더 많았지만 끈질기게 매달렸다.


신에게 두 번이나 뒈지는 건 죽어도 싫었다. 이번에는 내가 녀석을... 죽인다.


“죽어어어어!”


초월자끼리의 싸움이라기에는 격도, 초식도 없는 주먹다짐이었다. 그저 살기 위해 몸을 일으키고 주먹을 내지를 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상황이 역전되었다.


피하는 빈도수가 서서히 늘어났다. 반격을 할 여유가 생겼고. 나의 주먹은 내지르는 족족 신의 얼굴에 꽂혔다.


내부를 관조하자 미약한 생명력이 움트는 게 느껴졌다. 마른 땅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이, 말라비틀어진 신체 내부에 생명력이 흐르기 시작했다.


초월에 초월, 그 너머를 쫓아 하염없이 나아가던 나의 여정이. 마침내 기적과 조우했다.


“흐흐. 흐하하하. 크히히히히!”


웃음이 나왔다. 살았다는 게. 저 녀석을 끝장낼 수 있다는 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반면 신의 얼굴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깃들었다 사라졌다. 분노, 허탈함, 절망.


나는 신께서 그 감정을 충분히 만끽하시길 기원했다. 내가 느꼈던 게 바로 그 느낌이었으니.


“이제 끝내자. 지긋지긋하다.”


목소리가 나온다. 신의 울부짖음 또한 아주 잘 들렸다.


“사라져라! 균형을 망치는 악한 존재여! 네가 이 우주를 망쳤다. 수많은 존재가 고통을 받겠지. 전부 네 탓이다. 네 탓이라고!”

“글쎄. 과연 그럴지는 그 때 가서 확인해도 안 늦을 거 같은데. 아. 넌 못하겠구나? 오늘 죽을 테니까.”

“이 버러지가아아!”


고함은 겁을 쫓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종종 사용된다. 절대적인 존재도 겁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는 일방적인 양상이었다. 나의 공격은 점점 정교해지고, 녀석의 허우적거림은 점차 힘을 잃었으니.


하락하던 녀석의 힘과 차오르던 나의 생명력이 교차한 순간 이미 싸움은 끝난 것과 다름이 없었다.


한참을 버티며 나를 저주하던 신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온 우주를 지배하던 절대자의 허망한 최후였다.


“하아...”


잠시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자연스레 고생했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다.


지긋지긋한 악연이었다. 케이크를 사러 갔다가 뒤지지 않나. 납치를 당하지 않나. 곰을 만나기도 했지. 한 번은 열심히 벌어서 매입한 주식을 다 꼴아박은 적도 있었고. 이를 복구하기 위해 미국까지 가서 총질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꺾이지 않았다. 빵집을 키워냈고, 학교를 접수했으며, 유명한 연예인이 되었다가, 세계적 기업의 총수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하류인생을 전전하던 평범한 아저씨가 이제는 세상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내 손으로 길고 긴 악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래서 이제 무엇을 하면 될까. 우주는 어떻게 되는 거지?


떠오르는 생각들은 많았지만 죄다 고이 접어 저 우주 멀리 던져버렸다.


엄마가 보고 싶다. 일단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다시금 지구를 향해.


작가의말

완결까지 한 편 남았습니다.


곧바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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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힘을 숨긴 찐따?가 되다 22.12.15 248 5 22쪽
186 졸업, 입학 22.12.14 251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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