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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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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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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21,531

작성
22.12.1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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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7쪽

참교육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189화



남우리 엘리트의 꿍꿍이를 들은 상혁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뭐. 정점에 오른 이상 시기와 질투는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별 것도 아닌 녀석들이 감히 왕좌를 노리고 자신들이 주인인양 행세를 하네?


고까운 일이다. 웃긴 일이고. 그래도 상혁은 초월적인 인내심으로 한 번 더 이해했다.


그는 어른이었으니까. 중학생들의 치기 어린 생각을 한다는 것쯤은 직접 경험해본 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다음 행동이 문제였다. 권위를 등에 업고 하는 짓이 싫다는 승윤이를 귀찮게 하는 게 아닌가.


상혁의 권위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그 권위로 상혁의 친구를 건드린다니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다.


그래서 상혁은 남우리 엘리트라는 녀석들을 손봐주기로 했다.


우선은 주제파악부터. X에게 그동안 누렸던 모든 권리를 회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반발하는 사람도 있었다. 남우리 중학교의 이사장이 대표적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열심히 키운 아이들을 버리는 건 너무 아깝다면서. 자기가 잘 타이를 테니 한 번만 넘어가자면서.


상혁은 웃으며 대답했다.


“이사장님이 착각하고 계신 게 있나 봐요.”

“... 네?”

“저는 이사장님을 믿고 이 학교로 온 거에요. 그런데 벌써 일처리를 잘못하셔서 제가 나설 일이 생긴 거고요. 그런데 알아서 하시겠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사장의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화와 문자가 끊기지 않았다.


상혁은 받으라 권유했고, 이사장은 아는 모든 지인에게서 원망의 말을 들어야만 했다.


이사장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대가리를 박았다. 그리고 남우리 엘리트를 축출할 것을 맹세했다.


그동안의 투자가 아까웠지만 어쩌겠나 본인의 자리부터 챙겨야지.


결국 비호를 잃은 남우리 엘리트는 고립되었다. 자존감이 박살이 났으며 육체와 정신이 크게 마모되었다.


겨우 하루 만에 콧대를 세우고 다니던 녀석들이 빌빌거리며 현실을 깨닫는 모습은 꽤나 보기 좋았다.


애초에 예정된 결과였다. 한 쪽은 세계적인 회사의 CEO이자 초월적인 능력의 소유자. 다른 한 쪽은 그저 조금 똑똑한 꼬마 무리.


이것보다 더 심한 결과가 나왔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상혁에게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며 흥분하는 취미 같은 건 없었다.


가끔은 악마를 때리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을 패지는 않는다.


그래서 보다 건전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오만을 깨달았다면 추가적인 처벌 없이 용서하기 위하여.


그런데 녀석들이 여전히 대항의식을 불태우는 게 아닌가.


향상심은 발전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마음이다. 그러나 자신감과 만용은 다른 법.


누울 자리를 보지 않고 냅다 드러눕는 녀석들은 등에 압정이 꽂혀봐야 정신을 차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지식 모임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신의 지식이 얼마나 하잘 것 없는지, 그들이 우습게보던 박상혁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천재인지. 똑똑히 알 수 있을 테니.


실력은 현규의 마지막 버팀목이다.


그렇기에 그동안의 혜택이 제 것이 아님을 깨달았음에도 저렇게 고개를 꼿꼿이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왜? 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박상혁을 과대평가하고, 오현규의 진가를 몰라준다고 여기니까.


그런데 만약 그 버팀목이 꺾이면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실력을 적나라하게 선보인다면 그 다음에도 여전히 억울하다고 생각할까?


초월의 영역에 이른 두뇌에게 묻는다면 금방 답을 들을 수 있겠지만 상혁은 그러지 않았다.


열 번 추측하는 것보다 한 번 직관하는 게 더 즐거울 테니까.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D-day를 기다렸다.


* * *


박상혁의 새로운 지식집단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첫 모임을 가졌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학계에서 이름 좀 날렸다 하는 사람들이 다 모였다.


나이가 많은 원로도,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피도, 교복을 입은 아이까지도 재능이 있다면 일단 다 머리를 집어넣고 봤다.


이 지식집단이라는 건 그 정도로 획기적인 프로젝트였기에.


SNS를 통해 한 번 혁신을 일으킨 박상혁이다. 그런 젊은 혁명가가 만들어낼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많은 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환경은 완벽했다. 좌석, 다과, 음료 등 제공되는 모든 것이 명품이 아닌 것이 없었다.


학자들은 그저 편한 환경에서 아는 바를 토해내기만 하면 될 뿐.


모두가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고, 상혁은 그들의 시선을 당당하게 받아 넘기며 나타나 말했다.


“오늘 우리는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룩해낸 지식의 집합체는 먼 미래까지 흔들리지 않는 이정표이자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학자들의 전율이 발끝을 타고 땅을 울리는 듯했다. 그들의 심장고동소리가 타악기라도 되는 것 마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니 열심히 먹고 마시고 떠듭시다. 자고 일어나서 떠듭시다. 우리의 지식이 모조리 바닥이 날 때까지!”

“예에에에에!”


9박 10일간의 파티가 시작되었다.


평범한 세미나와는 다른 진행방식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버벅거림이 있었지만 상혁이 부지런하게 움직인 덕분에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어떤 주제에 대해 논의할 것인지. 누가 먼저 말을 꺼낼 것인지. 옳고 그름은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상혁은 여러 집단을 돌아다니며 몸소 시범을 보였다. 덕분에 회장은 이내 시끌시끌해졌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당연히 박상혁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와 연줄을 만들고 싶어서 참여를 했으니. 상혁이 흥미를 느낄만한 주제들을 들고 와 보란 듯 떠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활약을 한 것도 박상혁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박상혁은 전형적인 공학도였다. 수학과 개발에 관심을 가지는 천재 소년. 그러니 다른 분야의 지식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접근하는 이들도 초심자를 위한 쉬운 주제를 들고 다가왔다.


그렇게 한 10분 20분을 즐겁게 떠들다보면 위화감을 느끼는 것이다.


‘... 어라?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어지네?’


상혁은 나무를 타고 오르는 뱀처럼 상대가 내민 쉬운 주제를 타고 보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끝내 핵심을 두드리는 것이다.


상혁의 지식에 많은 학자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물었다.


“평소에 저희 분야에 관심이 있으셨습니까?”

“조금은요.”

“에이. 조금이 아닌데요? 아주 깜짝 놀랐습니다.”


관심이 있다는 상혁의 말이 진실이라면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상혁이 한 분야에만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많은 분야를 섭렵한 천재라는 소리니까.


그러나 상혁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면 단순히 놀라운 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는 말이 안 되는 대사건이다.


기초지식 밖에 없는데 전문가들이 하는 소리를 다 알아듣고 이해했다는 소리 아닌가.


다른 이들은 수년에 걸쳐 쌓아올린 지식을 상혁은 그 짧은 시간에 따라잡았다는 이야기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상혁이 지나간 자리에는 짙은 존경심이 샘솟고는 했다.


상혁의 기행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다들 순번을 정하고 기다렸는데 이게 여간 비효율적인 것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야기하라고 모아놨는데 상혁을 만나겠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이를 답답하게 여긴 상혁이 제안했다.


“동시에 하죠.”

“...네?”

“토론이건 회의건 주변에서 하고 계시면 제가 중간중간 끼어들게요. 괜찮죠?”


얼핏 들으면 귀찮으니 알아서 하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몇 사람은 화를 냈고, 몇 사람은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가만히 귀를 열고 있던 상혁은 7가지의 서로 다른 회의에 실제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왼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 오른손도 자연스레 동그라미를 그리는 법이다. 만화를 보면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 자연스레 성적이 떨어지는 법이고.


그만큼 멀티태스킹은 높은 난이도를 요구한다. 그런데 박상혁은 그 어려운 일을 너무나도 쉽게 해냈다.


모든 이야기를 듣고.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너무나도 완벽한 답변을 들려주니. 참으로 경악을 할 수밖에 없는 능력이다.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나마 어떻게 11살의 나이로 세계적인 회사를 이룩해냈는지에 대한 미스테리는 풀렸다는 게 다행이랄까.


상혁은 순식간에 모든 그룹에 뿌리를 내린 뒤 회의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들의 분쟁을 중재하고, 막힌 부분을 같이 타파했기에 회의는 막히는 일 없이 쭉쭉 열기를 더해갔다.


모두가 광기에 휩싸여 새로운 경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 때. 저 구석진 곳에서 딱딱하게 굳은 무리가 하나 있었으니.


말해 무엇하랴 그들은 바로 남우리 엘리트들이었다.


그들은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단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그저 굳어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야 의욕이 넘쳤다. 주변에 유명한 사람이 많으니 그들에게 인정을 받아 명성을 쌓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도 대화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우주의 행성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귀로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수준의 격차가 났다.


현규를 비롯해 모든 인원들이 며칠간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던 것들이 모두 쓸모가 없게 되었다.


주변에서는 강철 병장기를 꺼내들고 있는데 혼자 종이로 만든 칼을 꺼내들고 흔들 수는 없지 않나.


아이러니하게도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하게 보이는 방법이었다.


남우리 엘리트는 반사적으로 핑계거리를 찾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나이를 핑계로 삼는 건 불가능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박상혁이 중학교 1학년이었으니.


뿐만 아니라 지훈이라는 중학생도 나름대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고, 남미르라는 초등학생은 아예 몇 그룹을 휘어잡기까지 했다.


나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재능의 차이가 가장 큰 문제인 것이지.


현규에게 준비할 시간이 7일이 아닌 700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들과 같은 모습은 보이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범재와 수재의 차이며,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재능의 벽이다.


돌덩이. 그래 선우중학교의 교장의 말대로 돌덩이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현규는 잘 할 수 있다 큰소리치던 과거의 자신의 목을 조르고만 싶었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자리에서 사라져 눈물을 터트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 파티는 무려 9박 10일. 아직 끝나려면 한참 남았다.


중도 퇴장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며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나갈 수 있다.


그것도 나가려면 남들이 잠든 취침시간에 맞춰 조용히 떠나야 한다.


아직 해가 쨍쨍하니 현규와 아이들은 적어도 8시간 이상 회장에서 머물러야 할 터.


이는 수치를 8시간이나 당해야 한다는 말과 같았다.


남우리 엘리트의 안색이 파리해졌다. 죽은 사람들의 때깔이 저들보다는 고울 것이다.


남우리 엘리트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향했지만 사람은 더럽게도 많았고 하필이면 우르르 몰려다니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왔다.


“호호. 학생은 어떤 공부를 하시는가?”

“어... 그게. 음...”


입을 달싹이던 아이들은 현규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래도 현규가 그들의 리더였으니까.


그러나 현규 역시 머리가 새하얀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쉽게 답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시선이 닿은 부분은 벌레가 꾸물거리는 것 같이 가렵고 울렁거렸다.


이러다 머리가 펑 터지는 게 아닌가 싶을 즈음. 구원의 밧줄이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여기 계셨네요. 교수님?”

“하이고. 박상혁 군! 반갑습니다.”


뜬금없이 나타난 박상혁이 주변의 관심을 모두 쓸어 가버린 덕에 현규와 아이들이 살아났다.


그들은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인기척이 드문 곳으로 기어 들어갔다.


박상혁은 현규가 그토록 어려워하던 일을 너무나도 쉽게 수행하고 있었다. 현규는 잠시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 뒤로 현규 일행은 누가 신경을 쓰든 말든 구석에 틀어 박혀 주저앉았다. 어차피 말을 걸어도 창피를 당할 테니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수치와 부끄러움이 사라진 자리에는 독기만 남았다.


젊은 애들이 구석에 박혀 있으니 도움을 주려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지만 현규는 도움의 손길을 모두 쳐냈다.


“관심 끄세요.”

“아니. 그러고 있으면 몸살 걸리니까...”

“아. 몸살이고 좆이고 알아서 할 테니까 가시라고요. 왜요. 저희는 가만히 있으면 병이나 걸리는 병신으로 보여요?”


회의하라고 모아놓은 자리에서 주제와 관련된 말은 하나도 못 뱉더니, 고작 한다는 말이 욕지거리면 누가 보더라도 병신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싸움은 크게 번지지 않았다. 똑똑한 사람들은 병신과 싸우면 자기만 손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현규와 아이들을 건드리지 않고 자리를 뜬 까닭이다.


현규와 아이들은 멍하니 앉아 시간을 보냈다. 이미 남우리 엘리트의 명성은 땅에 박힌 지 오래였고, 남은 것은 모멸감뿐이다.


시간이 흘러 그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취침시간이 되었다. 녀석들은 지체 없이 회의장을 떠나기 위해 출구로 향했다.


“동행하신 분 모두 집으로 가시는 겁니까?”

“네.”

“무슨 불편한 점이라도 있었나요?”


경비원의 물음에 현규가 미간을 찌푸렸다. 문 앞을 지키면서 회의장 내부의 상황을 모두 지켜봤을 텐데 모르는 척 묻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규는 괜히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별로였어요. 이 자리가.”

“어떤 부분이 말씀이십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제 가도 되죠?”

“네. 고생하셨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시면 집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차량 여러 대가 나와 현규와 아이들을 태웠다. 한 차에 한 명씩 태워서 집 앞까지 바로 데려다 주는 서비스라고 한다. 호화스럽기도 하지.


현규는 회의장 건물을 벗어나는 걸 확인한 뒤, 그제야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X발...”


허탈했다. 큰 야망을 가지고 참가했는데 모든 것을 잃고 도망치듯 나왔다.


9박 10일로 알고 계실 부모님께는 뭐라고 설명을 드린단 말인가.


앞으로 어디 가서 엘리트 노릇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사이 중요한 무언가가 망가져버린 것만 같다.


“X발...”


현규는 무릎을 팔로 감싼 뒤 그곳에 머리를 처박았다. 모든 근심에서 벗어나 그대로 잠에 들고 싶었기에.


그러다 기이한 느낌이 들어 몸을 뒤척였다.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눈을 살짝 떠서 운전기사를 보았지만 그는 전방을 열심히 살피는 중이다.


“뭐야 이씨.”

“...”


다시금 눈을 감았지만 기이한 기운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대로 잤다간 악몽을 꿀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는 천천히, 시선이 느껴지는 방향을 향해 눈을 떴다.


“애미 씨발 깜짝이야!”


그곳에는 박상혁이 있었다. 언제부터 탄 걸까? 분명히 타기 직전에는 없었는데.


“너... 뭐야! 여긴 왜 왔어! 설마 비웃으러 온 거냐?”


현규의 다급한 태도를 보며 상혁은 느긋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아니. 이 집회 내가 주최한 거잖아.”

“그런데?”

“참가자가 불만을 품고 돌아가는데 내가 나와 봐야지. 그게 책임자의 역할이니까.”


이치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삐딱선을 탄 현규에게는 이미 모든 것이 삐딱하게만 보였다.


“거짓말. 말은 그렇게 해도 속으로는 나를 비웃고 있을 거 아냐.”

아니라고 대답하겠지. 또 뻔뻔하게 모르는 척 자신에게 치욕을 주리라 현규는 생각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다.“맞아.”

“뭐?”

“맞다고. 나 너 비웃고 있어.”


상혁은 그 말이 진실이라는 것처럼 환하게 씨익 웃어보였다.


지금까지 남우리 엘리트들이 보지 못했던 잔혹한 표정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일이 생겨 조금 늦었습니다.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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