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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비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간 셰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감비
작품등록일 :
2021.10.14 10:11
최근연재일 :
2021.11.19 10:07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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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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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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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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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6화 세계선수권 요리경연대회.

DUMMY

우빈은 이대로라면 언제 도착하게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시간은 벌써 10시가 되었다.

“이거 어쩌지··· 경험도 없는 민주 혼자 이 큰 대회를 감당 할 수 없을 텐데.”

우빈은 혹시 라디오방송에서 생방송을 해주지 않을까 주파수를 맞춰보니 마침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요리대회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우빈이 없어 걱정스런 진행자의 멘트가 흘러나왔다.

‘어찌된 일인지 우리 한국의 대표 선수 진우빈 셰프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로 성년이 된 이민주 셰프만이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예 그 옆에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이영희 셰프와 구용하 셰프도 보이고요. 프랑스에선 절대미각으로 칭송받는 뽀이도퀴시 셰프와 프랑스의 3대 요리사인 라꾸라스테뤼 셰프가 있습니다. 각종 매체에선 일위 후보로 프랑스팀과 미국팀을 꼽고 있기도 하죠.’

우빈은 지름길도 없는 제주의 도로에 갇혀 진땀이 났다.

‘네, 오늘의 요리 재료는 전 세계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닭입니다. 오늘 최고의 셰프들의 손을 거쳐 어떤 요리들이 탄생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대회장에선 민주에게 대회 조직위 박과장이 다가와 물었다.

“진셰프는 아직입니까?”

“예, 죄송합니다.”

민주의 몸에 빙의 된 연상궁이 대답했다.

“연락은 됐나요?”

“그게··· 아직 연락이.”

“혼자서 가능하겠어요?”

“예, 해보겠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잘 부탁해요.”

‘자, 이제 모두 메인 재료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요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회자의 말이 각국의 언어로 동시통역이 되었고, 대회는 시작되었다.

‘연상궁님, 감사해요.’

“그래, 내가 해볼게.”

‘네.’


‘네, 조직위에서 한국의 진우빈 셰프팀의 이민주 셰프에게 진우빈 셰프 없이 혼자 요리를 하도록 허락을 했습니다. 혹시 그대로 탈락 시키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대회는 시작되었습니다.’

‘각국의 선수들이 앞에 있는 자신의 칠판에 요리이름을 적고 있습니다. 프랑스팀 뽀이도퀴시 셰프와 라꾸라스테뤼 셰프는 ’코코뱅‘을 선보이겠다고 앞에 칠판에 적었구요, 그 다음 중국 우밍후이 셰프와 용곤보 셰프는 ’궁바오지딩‘입니다. 일본팀은 ’치킨남방‘ 입니다. 네, 한국팀에선 과연 어떤 요리를 선보일지 매우 궁금합니다.’

“민주야······.”

우빈은 민주가 과연 어떤 메뉴를 선택할 지 걱정이었다. 어제 저녁 재료가 정해졌고 각 팀에 통보가 갔기 때문에 민주와 우빈이 상의를 했어야 했는데 민주를 혼자 남겨둬 이렇듯 큰 짐을 지운 것이 못내 미안했다.

‘네, 이영희 셰프와 구용하 셰프팀은 초계탕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초계탕이라면 여름철에 궁중에서 먹었던 보양식 중에 하나죠. 예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우리 이민주 셰프 어떤 요리를 선보일까요? 네 이번엔 미국팀 폴 로렌스 던바 셰프와 로라 마르티네즈 셰프는 마호가니치킨과 고구마구이입니다. 인도팀은 예, 탄두리치킨을 선보인다고 하는군요. 이번 요리대회의 요리시간은 3시간 30분입니다. 각 셰프들은 자신들의 작은 부엌에서 최고의 요리를 선보여 주시기를 바라며 광고 듣겠습니다.’

“후우······.”

우빈은 민주가 어떤 요리를 선택할지 들으려했는데 아직 정하지 못한 듯 해 더욱 걱정이 되었다. 아직 대회장까지는 25km나 남았는데 여전히 도로에 차들이 꽉 막혀 움직이지 못했다.


‘연상궁님 우리는 뭘로 해요?’

“내가 요리를 안 한지 너무 오래돼서 잠깐만··· 생각 좀 해보고.”

‘장내인 어디 간 거예요?’

“글쎄, 다시 요리대회에 참가하게 된 걸 모르나 보다. 나도 장이 만나려고 기다렸다가 여기 온 건데.”

‘네.’

연상궁은 한 동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가 반짝 눈을 떴다.

“아! 임자수탕.”

연상궁은 갑자기 생각난 듯 눈을 빛내며 테이블 위에 놓인 칠판에 ‘임자수탕’이라고 적자 물론 한국 사람들은 모두 환호했다. 대회장인 탐라홀 안에는 요리사와 관계자 외에는 있을 수 없었고, 각국에서 응원하기 위해 온 사람들은 한라홀, 삼다홀, 영주홀, 백록홀에서 경합 장면을 생중계로 보고 있었다. 한라홀에 있었던 우빈의 가족과 가연, 슈프림 가족들은 숨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손에 땀을 쥐며 생중계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 이제야 한 시름을 놓았다.

옆 자리에서 요리를 준비하던 이영희가 민주가 ‘임자수탕’을 쓰자 놀라 쳐다보았다.

‘아니, 저 어린아이가 어떻게 임자수탕을 안다는 거지? 저건 궁중요리 중에서도 최상의 요리인데······.’

문득 이영희는 자신이 어린아이라고 너무 얕본 건 아닌가 싶었지만 우빈의 레시피일 것이 분명했고 지금은 우빈 없이 혼자 요리 해야하는 입장에서 ‘초계탕’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를 민주 혼자서 해내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했다.


생중계를 보고 있던 진경이 옆에 앉은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

“임자수탕이 뭐지?”

“글쎄, 처음 들어보는데?”

정애도 궁금해 하며 대답했다.

“그래? 그리고 쟤 왜 깨를 볶지 않고 저렇게 물에 담가 놓는 거야?”

“······.”

다들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임자수탕’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았다.

“실장님, 쟤 손놀림 좀 보세요. 기가 막혀요. 어제는 우리한테 보이기 싫었나봐요.”

“컨셉 아니었을까요?”

상민의 말에 황대리가 함께 맞장구를 쳤다.

“어머어머, 칼질로만 보면 우리 오빠보다 나은 거 같아.”

“실장님, 우리 승산이 아예 없지는 않을 거 같아요.”

풀죽어 있던 슈프림팀에 갑자기 활기가 넘쳤다.

“그래. 그런 것 같네. 가연씨, 우리 오빠 안 와서 아까 민주 기권시키려고 일부러 그런거죠?”

진경이 옆에 앉은 가연에게 물었다.

“예? 예······.”

좀 전까지만 해도 우빈도 없는 이 대회에서 당연히 질것이 뻔하다 생각했던 슈프림팀에 다시 생기가 돌았고 정애와 우빈의 아빠 진한수는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하면서 보고 있었다. 가연은 지금 민주의 몸속에 장내인이 빙의했다고 생각해 민주에 대한 걱정보다 대회장에 나타나지 않는 우빈이 걱정되었다.

‘우빈씨······.’

화면 속에 보이는 민주는 의연하게 잘 해내고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닭을 손질하는 것도 어느 셰프보다 깔끔했고, 큰 솥에 닭을 잘 손질해 넣은 다음 파, 마늘, 생강을 넣어 물을 잠기게 붓고 삶았다. 프랑스의 뽀이도퀴시 셰프는 닭을 손질해 포도주에 넣고 조렸고, 중국의 용곤보 셰프는 큰 후라이팬에 넣고 튀겼다. 화면속의 경합 장면은 점점 흥미진진해지고 있었다. 120개 팀이 모두 짝을 이뤄 일사분란하게 요리를 하고 있는데 반해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민주를 조직위에서도 신경이 쓰이는지 화면에 더 많이 비춰주고 있었다. 민주는 흰깨가 얼마나 불었는지를 몇 차례 살펴보면서 완자를 빚기 위한 재료를 현란한 솜씨로 곱게 다졌다. 대회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을 때 화면에서 갑자기 홀 입구 쪽을 비추었고, 우빈이 급하게 홀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우빈을 응원하는 팀이 모여 있는 한라홀 뿐 아니라 삼다홀, 영주홀, 백록홀에서도 환호했다.

“다행이다. 정말.”

진경이 입을 열었고, 정애가 진경을 건너 가연의 손을 잡았다.

“걱정했지?”

“네.”

우빈의 얼굴은 까칠하니 수염이 자라있었고, 하루사이에 얼굴이 수척해져 있었다.

“진경아, 대회 중에 쉬는 시간은 없니?”

정애는 까칠해 보이는 우빈이 걱정되어 물었다.

“따로 쉬는 시간은 없고, 화장실을 잠시잠시 다녀오기는 해.”

“그럼, 홀 앞에서 기다려 볼까?”

“엄마, 오빠 지금 들어갔는데 대회 끝나기 전에는 나오지 않을거야 아마.”

“그렇겠지?”

민주와 우빈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화면에 클로즈업 됐다.

“민주야 미안해.”

“괜찮아요.”

“우리는 메뉴가 뭐야?”

“임자수탕이요.”

“임자수탕? 그게 뭐지?”

“옛날에 임금님이 드시던 보양식이에요.”

“그래? 그럼 내가 보조를 해줄게. 해보자.”

우빈은 금새 요리사 옷과 모자를 갖추고 손을 씻은 다음 연상궁이 야채를 다지던 걸 이어 다졌고, 연상궁은 불린 깨를 비벼 껍질을 깠다. 옆 테이블의 이영희와 구용하는 삶은 닭 가슴살을 건져 체에 면보를 깔고 육수를 걸러 차게 식히기 위해 냉장실에 넣었다.

우빈은 ‘임자수탕’이 어떤 요리인지는 몰라도 민주의 요리솜씨를 믿었고, 그런 민주가 지금 최고의 요리사들과 나란히 훌륭히 요리를 해내고 있었다.

“민주야, 화이팅!”

“네.”

연상궁은 우빈을 향해 웃어보였다. 우빈은 연상궁이 얘기한대로 다진 쇠고기에 두부를 으깨 넣고 다진 야채들을 볼에 넣어 한 입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완자를 빚었고, 연상궁은 껍질을 깐 깨를 볶아 닭 육수를 부어 믹서기에 갈았다. 그렇게 연상궁과 우빈은 물론이고 각국의 셰프들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요리를 만드는 동안 어느새 시간이 흘러 사회자가 마무리를 하도록 말했고, 그 말이 동시통역으로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각국의 셰프님들 약속된 시간이 30분 남았습니다. 모두들 이제 마무리에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미국 최고의 스타셰프인 폴 로렌스 던바와 로라 마르티네즈는 오븐에서 닭과 각종야채를 끼워 양념한 꼬치를 꺼내 고구마 옆에 두고, 올리브 오일, 라임주스, 겨자, 식초 등을 넣고 만든 양념장을 곁들였다. 미국팀이 제일 먼저 완성을 해 테이블에 장식했다. 미국팀을 응원 온 사람들이 백록홀에 있는지 백록홀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곧이어 이영희 팀에서도 옴폭한 그릇에 잘게 찢은 닭살을 놓고 그 위에 전복, 표고버섯, 오이, 배, 달걀지단을 모양 내 담고 차게 식힌 닭 육수를 부어 완성해 테이블에 놓았다. 또 일본팀도 적당히 육즙이 흘러나오는 가라아게에 타르타르소스와 특제소스를 더한 ‘치킨남방’을 완성해 테이블에 놓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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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세계선수권 요리경연대회. +1 21.11.19 95 2 9쪽
» 26화 세계선수권 요리경연대회. +1 21.11.18 89 1 10쪽
25 25화 세계선수권 요리경연대회. +1 21.11.17 85 1 8쪽
24 24화 그 여자의 죽음. +1 21.11.17 86 2 11쪽
23 23화 그 여자의 죽음. +3 21.11.15 88 2 9쪽
22 22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2 96 2 8쪽
21 21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1 86 2 8쪽
20 20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2 21.11.11 81 1 12쪽
19 19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1 21.11.11 84 1 10쪽
18 18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3 21.11.08 113 3 11쪽
17 17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2 21.11.05 111 3 8쪽
16 16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1 21.11.04 103 3 10쪽
15 15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1 21.11.03 130 4 6쪽
14 14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2 21.11.02 128 5 11쪽
13 13화 꼬인다 꼬여. +2 21.11.01 129 5 8쪽
12 12화 꼬인다 꼬여. +1 21.10.29 131 6 8쪽
11 11화 꼬인다 꼬여. +1 21.10.28 137 6 7쪽
10 10화 연상궁님··· +1 21.10.27 164 7 9쪽
9 9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6 167 6 20쪽
8 8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5 186 7 14쪽
7 7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2 203 8 10쪽
6 6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1 219 6 6쪽
5 5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0 246 7 13쪽
4 4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19 262 6 13쪽
3 3화 오늘은 뭐 해먹지? +1 21.10.18 346 6 16쪽
2 2화 장내인의 죽음 +1 21.10.15 397 7 18쪽
1 1화 장내인의 죽음 +2 21.10.14 618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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