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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비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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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비
작품등록일 :
2021.10.14 10:11
최근연재일 :
2021.11.19 10:07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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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4
추천수 :
115
글자수 :
125,156

작성
21.10.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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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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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8쪽

12화 꼬인다 꼬여.

DUMMY

같은 시각, 우빈은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해 가고 있었다. 자기가 없는 사이 무슨 일들이 어떻게 벌어졌길래 자신과 함께 요리할 셰프가 자신도 모르게 결정되고 기사화 됐다는 말인가. 하필 핸드폰이 말썽이라 우빈은 더 속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이번 세계선수권 요리경연대회는 우빈에게도 그야말로 중요한 일이었다. 유럽에서야 스타셰프로서 유명세 뿐 아니라 독일정부에서도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지만 자신의 요리에 자신이 있는 우빈으로서 세계시장을 겨냥한 욕심이 있었던 것이다.

우빈은 건물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우선 10층 자신의 집에 가방을 내려놓고 샤워를 하고는 진회색 슈트를 입고 8층 사무실로 내려갔다.

“어, 대표님.”

“대표님 나오셨어요.”

“대표님, 그 동안 왜 연락도 없으시고······.”

우빈은 직원들의 인사를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 들어가 맨 안쪽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사무실 안에 있던 진경을 보자마자 우빈이 화가나 입을 열었다.

“야, 진진경! 너, 나 없는 사이 무슨 짓을 한 거야?”

“오빠, 오빠야말로 그 동안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게 핸드폰도 꺼두고 그럴 수가 있어?”

우빈의 말에 진경도 지지않고 받았다.

“앉아봐. 어떻게 된 건지 말 좀 해봐.”

“야, 상민아 네가 대신 말 좀 해줘라. 나 미치겠다.”

“저는 잠깐 급한 볼 일이 있어서 나가볼게요.”

상민이 도망치듯이 꽁지 빠지게 밖으로 나가고 진경과 우빈이 테이블에 앉았다.

“이영희 선생님 마음에 안들어? 난 괜찮던데. 아니 괜찮은 게 아니고 최고 아니야?”

“그렇다고 그런 걸 네가 마음대로 결정해?”

“조직위에서도 빨리 누구랑 할 거냐고 계속 독촉전화 오지. 이영희 선생도 할 건지 말 건지 수도 없이 전화 오지. 거기다 방송국에 신문사에 잡지사에 나, 숨 막혀 죽는 줄 알았어!”

“진경아, 나 같이 요리할 친구 있어.”

“어? 진짜?”

“난 꼭 그 친구하고 대회 나갈 거야.”

“어떡하지? 그러지 말고··· 오빠, 이영희 선생하고 나가면 안돼? 그분 궁중요리에선 최고야.”

“이따가 조직위에 공문으로 사과문 보내고 이영희 선생은 내가 직접 만나서 얘기할게. 그리고 각 신문사, 방송국 다 연락해서 정정기사 내라고 해.”

“오빠, 그게 말이 돼? 아마 우리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거야. 그 할머니 진짜 무서워!”

“휴우. 도대체.”

“전화라도 제깍제깍 받았으면 이런 일 없잖아!”

우빈은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테이블에 놓인 몇 부의 각기 다른 신문에도 우빈과 이영희의 사진이 나란히 실려 있었다.

“오빠만 마음 돌리면 돼!”

“조용히 해!”

우빈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진경의 목소리 톤이 낮아졌다.

“그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이영희 선생보다 더?”

“······.”

진경은 궁금증이 일었다.

“히야, 진우빈 셰프에게 인정받을 정도의 요리사면 정말 대단한데?”

우빈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다시 입을 열었다.

“차 준비시켜. 그리고 너도 나하고 같이 가!”

“어딜?”

진경이 오빠의 생각을 읽지 못하고 말했다.

“이영희 선생에게.”

“오빠!”

진경이 당혹스런 표정이 되어 우빈을 보았지만 우빈은 진경의 표정을 무시했다.

“더 늦어지기 전에.”


결국, 진경과 상민은 우빈을 태우고 이영희한테 가게 되었다. 우빈의 차가 미처 단풍 든 잎을 떨어뜨리지 못한 나무들 사이를 지나 ‘경복궁수라’라고 커다랗게 서 있는 단청이 고운 문을 지났고, 얼마간을 더 들어가자 산 속에 작은 궁궐처럼 몇 채의 크고 작은 화려한 전각이 보였다.

차에서 내리며 진경이 휘이이이이 휘파람을 불었다.

“정말 대단한데? 상민아, 이거 사진 좀 찍어가자.”

“네.”

상민은 오는 내내 저기압인 우빈을 의식해 눈치를 보고 있다가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전각들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빈과 진경에게 한복을 차려입은 사내가 하나 다가왔다.

“안내해 드릴게요.”

“네. 이영희 선생님 뵈러왔는데요.”

“선생님 지금 기자분들하고 인터뷰 중이십니다.”

“진우빈이라고 전해주세요.”

“아, 예.”

사내를 따라 전각과 전각 사이를 지나 들어가니 맨 안쪽에 이영희 선생의 집인 듯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고풍스러운 한 채의 전각이 나타났다. 안은 바깥과 달리 모든 것이 최고급의 현대적인 인테리어였다.

“이야, 나도 이런 데서 살고 싶다.”

“저도요.”

사내가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십시요. 안에 말씀 올리겠습니다.”

“네.”

“오빠, 우리도 한 층은 이런 느낌을 살려 인테리어해도 좋을 거 같은데 어때?”

“진경아.”

우빈의 목소리가 무거웠다.

“알알어. 조용히 할게.”

“선생님 나오시면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는 거다.”

“오빠, 제발.”

“이 오빠를 한 번 믿어봐. 너 차 바꾸고 싶다고 했지?”

“진짜?”

차를 바꿔준다는 말에 진경의 얼굴이 갑자기 밝아졌다.

“그럼 벤츠 신형 나온거?”

“알았어.”

“근데 그건 그거고 오빠가 제주에 다녀오더니 분위기가 많이 바뀐 거 같아. 사람이 좀······.”

“부드러워지셨어요.”

상민이 살짝 끼어들어 진경의 느낌을 대신 말했다.

“응. 그거.”

“그래? 내가?”

우빈은 자신의 변화를 알지 못했고, 상민과 진경의 말에 의아했다.

“응. 그렇다니까.”

그때, 안쪽에서 갑자기 왁자하게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하하. 선생님 좋은 요리 기대하겠습니다.”

“그래요. 기사 좀 잘 써줘요.”

“그럼요. 그럼요.”

“멀리 안 나가요.”

“네.”

몇 개의 신문과 잡지사 기자들이 이영희 선생을 취재하고 돌아가는 모양으로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이영희를 에워싸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문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한 기자가 우빈을 알아보고 말을 걸었고, 뒤이어 열 명은 되는 듯한 기자들이 우우 우빈 쪽으로 다가왔다.

“어, 진우빈 셰프님 아니세요?”

“아, 예.”

“야, 이거 마침 잘 됐네요. 진셰프님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진짜 하늘의 별을 따야 하는 줄 알았어요.”

“어서와. 진셰프.”

이영희가 우빈에게 악수를 청했고, 카메라맨들이 사진을 몇 컷 찍었다.

“저, 기자님들은 나중에 제가 따로 모시겠습니다. 지금은 우선 이영희 선생님과 할 얘기가 있어서 왔습니다.”

“우리 이미 식군데 뭐. 기자님들 계심 어때서. 호호호호.”

이영희는 자신이 주목 받고 있는 거에 대해서 기분이 최고조에 올라있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진셰프가 뭘 죄송해?”

“이번 대회에 저와 함께 나가기로 한 친구가 있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진실장이 혼자 결정을 한 모양인데 정말 죄송합니다.”

우빈은 깊이 고개를 숙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 죄송해요. 모두 제 잘못입니다.”

진경의 사과까지 이어지자 갑자기 모두 조용해져 말을 잇지 못했다.

“이게 무슨······.”

“이거, 그러면 뭡니까? 요리경연 대회에 두 분이 같이 나가지 않는다는 겁니까?”

기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게 지금 애들 장난입니까?”

이영희는 갑자기 한대 얻어맞은 사람처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기자님들 잠시만요. 잠시만. 우선 기사 내보내지 마시고요. 제가 진셰프하고 얘기 나눠보고 그리고 연락드릴게요. 절대 추측기사는 쓰지 말아주세요.”

“그거야······.”

기자들도 이 상황이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영희는 떨리는 손으로 인터폰을 눌렀다.

“여기, 기자님들 특실로 안내해 귀빈요리로 잘 대접해 드려.”

[선생님, 그건 재료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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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그 여자의 죽음. +1 21.11.17 85 2 11쪽
23 23화 그 여자의 죽음. +3 21.11.15 87 2 9쪽
22 22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2 96 2 8쪽
21 21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1 85 2 8쪽
20 20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2 21.11.11 80 1 12쪽
19 19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1 21.11.11 84 1 10쪽
18 18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3 21.11.08 113 3 11쪽
17 17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2 21.11.05 111 3 8쪽
16 16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1 21.11.04 102 3 10쪽
15 15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1 21.11.03 130 4 6쪽
14 14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2 21.11.02 127 5 11쪽
13 13화 꼬인다 꼬여. +2 21.11.01 129 5 8쪽
» 12화 꼬인다 꼬여. +1 21.10.29 131 6 8쪽
11 11화 꼬인다 꼬여. +1 21.10.28 136 6 7쪽
10 10화 연상궁님··· +1 21.10.27 163 7 9쪽
9 9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6 167 6 20쪽
8 8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5 185 7 14쪽
7 7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2 202 8 10쪽
6 6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1 218 6 6쪽
5 5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0 246 7 13쪽
4 4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19 262 6 13쪽
3 3화 오늘은 뭐 해먹지? +1 21.10.18 346 6 16쪽
2 2화 장내인의 죽음 +1 21.10.15 396 7 18쪽
1 1화 장내인의 죽음 +2 21.10.14 618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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