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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비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간 셰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감비
작품등록일 :
2021.10.14 10:11
최근연재일 :
2021.11.19 10:07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574
추천수 :
115
글자수 :
125,156

작성
21.10.28 10:28
조회
136
추천
6
글자
7쪽

11화 꼬인다 꼬여.

DUMMY

가연과 민주, 연상궁과 장내인은 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오름을 올라가고 내려가는 내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아저씨!”

민주가 마당 안으로 들어서며 우빈을 부르자 우빈이 문을 열고나오며 가연을 보았다. 우빈의 눈에는 지금 가연의 웃는 얼굴만 보였다.

“이모님.”

“저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어요.”

가연이 활짝 웃으며 우빈을 보자 우빈의 가슴이 쿵쿵쿵 방아 찧는 소리를 내었다.

“저··· 저도요.”

“네.”

가연과 우빈이 나란히 평상에 앉았는데 서로 아무 말이 없어 민주가 이모 가연과 우빈을 번갈아 보았다. 가연은 아까 요리경연대회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 그걸 뒤집으려니 말이 나오지 않았고, 우빈은 가연의 외모에 반해 가슴이 떨려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우빈에게는 가연이 무녀이건 무당이건 그런 건 중요치 않았다.

“저.”, “저.”

가연과 우빈이 동시에 말을 꺼냈다.

“풋.”

두 사람을 번갈아보던 민주가 웃음을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저희 이모가요 저 요리대회에 나가도 된대요.”

“정말? 감사합니다.”

우빈이 순간적으로 가연의 손을 덥석 잡았고, 가연은 놀라며 웃음 지었다.

“저, 셰프님. 이 손 좀.”

‘마마님, 이건 뭐죠?’

연상궁과 장내인이 앞의 세 사람을 지켜보다 장내인이 연상궁에게 물었다.

‘글쎄다 요즘 말로 아마 썸 타는 거 같은데?’

‘썸이요?’

‘헌헌장부에 절세가인이라 정말 잘 어울리는구나.’


“하하하.”

“아하하하.”

“우빈씨.”

“가연씨.”

우빈과 가연, 민주는 한 달 후에 있을 요리대회에 대해서 제주도의 날씨에 대해서 또, 서로의 주변에 대해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럼 요리는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예요.?”

“24살 때부터요.”

“아. 경영학 전공이었다면서 부모님께서 반대하지 않으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자식 하는 일에 무조건적으로 지원을 하시지 반대를 하시지는 않아요.”

“우와, 부모님께서 생각이 깨어있는 분들이시네요.”

“지금은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가 계세요.”

“어머? 부모님께서 선교사세요?”

웃으며 얘기하던 가연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네.”

“저, 저는······.”

가연은 고개를 숙였다.

“민주한테 들었어요. 무녀시라고요.”

“네.”

“그런데 어쩌다가 무녀가 되신 거예요?”

“5년 전쯤에··· 이런 이야긴 나중에요······.”

“아, 죄송해요.”

“이런 이야기 지금 하고 싶지 않아요. 하아암.”

가연이 잠깐 졸음에 무방비상태로 우빈의 어깨에 기대었다. 우빈이 고개를 돌려 가연의 자는 얼굴을 보았는데 긴 속눈썹과 오뚝한 코, 가는 턱선은 가히 천사 같았다.




꼬인다 꼬여.



가연이 돌아간 이른 새벽 우빈은 기분이 좋아 아직 어두운 바닷가를 걸으며 그 동안 꺼두었던 핸드폰을 켜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동생 진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무 일찍인가? 자나?”

[여보세요?]

아직 잠이 덜 깬 진경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 진진경 아직도 자는거야?”

[어? 오빠야? 대체 어떻게 된거야? 그 동안 그렇게 전화를 꺼두면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오기만 하면 내가 오빠 머리털 다 뽑아버릴 줄 알아!]

우빈의 목소리를 확인한 진경은 잠이 확 깨 우빈에게 달려들듯 그 동안 참았던 화를 냈다.

“······.”

[오빠? 오빠?]

우빈은 핸드폰 속에서 튀어나올 것처럼 말하는 목소리에 가급적 핸드폰을 얼굴에서 멀리 떨어뜨렸다가 진경이 할 말을 한꺼번에 쏟아 놓고 나서야 말을 이었다.

“응, 다 말했어?”

[오빠!]

진경이 소리를 질렀다.

“아, 미안미안.”

[도대체 핸드폰은 왜 꺼둔거야? 오빠 때문에 내가 십년은 늙었어!]

“하하하, 우리 진경이 정신연령이 여덟 살이니까 이제 열여덟 살 된거야? 축하해.”

[점점··· 오빠 뭐 좋은 일 있구나.]

“그럼!”

[기사 본거지?]

“기사? 무슨 기사?”

[오늘 기사 나간 거 보구 전화한 거 아니야?]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기사가 났는데?”

[오빠하고 이영희 선생님하고 세계요리 경연대회 함께 나가게 됐다고.]

“뭐야?”

우빈은 순간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려 바닷물에 핸드폰이 젖어 통화가 끊어지고 말았다.

“이게 대체······.”

우빈은 젖은 휴대폰을 계속 켜보려 했지만 작동되지 않았다.

“환장하겠네.”

우빈은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빨리 서울로 돌아가 무슨 일인지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어 가방을 싸 민박집을 나섰다.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고, 날이 서서히 밝아 오고 있었다.


‘마마님, 어디 가는 걸까요?’

‘글쎄다. 짐을 싸가지고 가는데?’

연상궁과 함께 장내인은 이상한 듯 우빈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한편, 집으로 돌아간 가연도 이른 새벽 신문을 집어 들며 대문을 열다가 큼지막하게 난 우빈의 기사를 보자 졸음이 내리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유럽최고의 셰프 진우빈과 한국 최고의 궁중요리사 이영희, 세계선수권 요리대회에 함께 2인 1조로 출전 결정.’

“어머? 이게 뭐야?”

밤새 우빈과의 지칠 줄 모르고 쏟아낸 많은 이야기들을 뒤로하고 가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영희 선생하고 나가면서 뭐?”

아직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었던 가연은 우빈의 묘한 매력에 빠져 아직도 그 느낌이 살아있었는데 신문기사를 보자 뒤통수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건 정말 너무 심하네······.”

가연이 우빈이 준 명함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뚜르르르르 전화기 안에서 계속 신호가 가고 있었지만 우빈이 전화를 받지 않아 가연은 속이 타들어 가는 듯했다.


[여보세요. 민주민박입니다.]

함께 거의 밤을 샌 민주의 졸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민주야 이몬데 우빈씨 좀 바꿔줘.”

[이모 언제 갔어.]

“좀 전에···. 우선 우빈씨 좀 바꿔봐.”

[응.]

“······.”

[이모, 상궁 아니 장내인이 그러는데 아까 짐 싸서 갔다는데?]

“뭐야?”

[······.]

“알았어. 민주 좀 더 자.”

[응, 이모.]

가연은 우빈이 떠났다는 말에 허탈해졌다.

밤새 아니, 좀 전까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다니······

그 수줍게 웃던 미소가 거짓이었다고 생각하니 가연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머리가 아팠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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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1 85 2 8쪽
20 20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2 21.11.11 81 1 12쪽
19 19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1 21.11.11 84 1 10쪽
18 18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3 21.11.08 113 3 11쪽
17 17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2 21.11.05 111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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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꼬인다 꼬여. +1 21.10.28 137 6 7쪽
10 10화 연상궁님··· +1 21.10.27 164 7 9쪽
9 9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6 167 6 20쪽
8 8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5 186 7 14쪽
7 7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2 203 8 10쪽
6 6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1 219 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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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19 262 6 13쪽
3 3화 오늘은 뭐 해먹지? +1 21.10.18 346 6 16쪽
2 2화 장내인의 죽음 +1 21.10.15 396 7 18쪽
1 1화 장내인의 죽음 +2 21.10.14 618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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