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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비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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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비
작품등록일 :
2021.10.14 10:11
최근연재일 :
2021.11.19 10:07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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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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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글자수 :
125,156

작성
21.10.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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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0화 연상궁님···

DUMMY

연상궁님···



가연은 민주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걸어가며 아무 말이 없었고, 민주는 무슨 죄 지은 사람처럼 가연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리고, 상궁도 걱정되어 민주의 뒤를 따라 걸었다.

‘민주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해······.’

가연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신당에 들어 색색의 현란하게 장식되어 있는 신주 앞 그릇에 쌀을 올리고 합장을 했다.

“민주, 이리 오너라.”

“네.”

가연은 민주를 앞에 두고 방울을 흔들며 뭐라뭐라 혼자 떠드는 것 같더니 민주를 향해 말했다.

“네게 접신이 되었던 귀신이 누구인 것이냐?”

“······.”

“민주 너는 지금부터 거짓을 말하면 안돼!”

“네.”

“너한테 접신된 귀신이 누구냐구?”

“연산군 때 수라 상궁이라고······.”

“뭐? 연산군 때 수라상궁?”

“네.”

“그래? 이름이 어찌 되느냐?”

“연상궁이라고 하던데요?”

“연상궁!”

“네.”

“그래 연상궁··· 뭐? 연상궁?”

가연은 놀란 얼굴로 또 방울을 흔들며 혼자 뭐라뭐라 하더니 입을 열었다.

“이는 거짓이다!”

“에?”

“내 그 연상궁을 알고 있으니 네가 거짓이다.”

“연상궁을 알고 있다고요?”

“민주야, 네게 빙의 되었던 귀신이 연상궁이 맞느냐?”

“네.”

“그럼, 어찌 죽었다고 하더냐?”

“연산군이 사슴의 태아요리를 먹겠다고 했는데 그 저육··· 저육 뭐를 올려서 죽었다고요.”

“그건 맞는데··· 민주야, 그 귀신 부를 수 있겠니?”

“네.”

“상 궁 님!”

민주가 상궁을 불렀다.

‘민주야? 나 여기 있어.’

“민주야, 네가 지금까지 계속 그 상궁에게 빙의를 허락했던 거야?”

“미안 이모.”

“알았어. 그럼 지금 빙의를 다시 해봐. 이모가 물어볼게 있어.”

스스스스스슥 상궁이 민주의 몸에 빙의해 들어왔다.

“하악하악하악.”

“넌 요괴인 것이냐?”

가연은 다짜고짜로 상궁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저는 저는······.”

“그런데 어찌 네가 연상궁이라고 하는 것이냐?”

“사실은 저는 연상궁님이 아니고, 장내인입니다.”

‘내인? 뭐야 그럼 여지껏 나한테 거짓말을 한거야?’

“미안 민주야.”

“민주는 가만있어. 그럼 그 연상궁하고 함께 죽은 장내인이 너라는 것이냐?”

“그것을 어떻게?”

“이것 참······.”

“······.”

“그 연상궁이 너를 오백 년이나 찾아 다녔다는구나.”

가연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네? 연상궁님께서 저를요?”

놀란 장내인의 눈에 눈물이 고여 떨어졌다.

“연상궁님 연상궁님. 엉엉어어어엉.”

“자기 때문에 죄 없이 죽었다고, 그 미안한 마음에. 미안해서 네게 너무 미안해서 오백 년을 찾아 헤매다가 이곳 제주까지 흘러 왔다고 하더구나.”

‘힝, 눈물 난다.’

“연상궁님!”

장내인에게 연상궁은 언니였고, 어미였고, 아비였었다. 그런 연상궁이었기에 궁궐에서 지낼 때는 물론이고 귀신이 되어서도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장내인이 그리워했던 단 한 사람이었는데 그 연상궁이 자신을 찾아 오백년 동안 구천을 떠돌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며 오는 것처럼 아팠다.

“연상궁님. 엉엉엉.”

‘이모, 나 막 눈물나. 이잉.’

“흠흠. 내가 연상궁 만나게 해줄 수 있다. 만나 볼테냐?”

“네? 그럴 수 있어요?”

“있고말고.”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가연은 또 방울을 들고 흔들며 중얼중얼 혼자 한참을 뭐라, 뭐라 하더니 이마에 땀이 솟았고, 얼마 지나자 가연의 눈에 눈물이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장아!”

“마 마 님?”

민주의 몸에 빙의된 장내인이 가연의 몸에 빙의 된 연상궁을 보았다.

“장아!”

“마마님!”

둘은 부둥켜안고 오래도록 속 깊은 울음을 토해냈다.

“장아, 장아 네가 맞는 것이냐?”

“마마님, 그 동안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요.”

“어디어디.”

연상궁이 장내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마마님. 흐어어어엉 엉엉엉.”

“장아, 내가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그때 내가 그냥 사슴요리를 올렸더라면 네가 그렇게 죄 없이 죽지는 않았을 것인데······.”

“아니에요. 마마님 저는요 저는요. 그때 마마님께서 사슴의 태아요리 대신 저육장방탕을 올려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연상궁과 장내인의 눈에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넘쳤다.

“그리 말해주니 고맙구나.”

“내 너를 만나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리 오래 남아있었더니 결국엔 만나게 되는구나!”

“마마님.”

“얼마나 억울하고 분이 났으면 너 또한 이렇게 구천을 떠돌고 있었더란 말이냐?”

“저는요 마마님 요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최고의 수라상궁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구천을 떠돌면서 사람들 몸에 들어가 요리를 했었는데 매번 쫓겨나다 제주에 오게 된 거예요. 그리고 민주의 몸에 빙의해 요리를 하는 요즘 너무 즐거워요.”

“그래, 그랬구나. 궁에서도 네가 요리를 얼마나 즐겁게 했는지 내가 안다.”

연상궁은 장내인의 등을 쓸어내리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장내인의 마음에 연상궁의 따스한 마음이 스며들었다.

‘자자, 이제 고만 둘은 우리 몸에서 나와서 따로 얘기 하면 되겠네.’

가연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스스스스스슥 스스스스스슥 연상궁과 장내인이 가연과 민주의 몸에서 나왔다.

“하아하아하아.” “헉헉헉헉.”

“에고, 힘들다.”

“상궁님! 아니 장내인!”

민주는 두 사람의 감동적인 상봉에 눈물이 나 울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장내인에게 소리를 빽 질렀다.

‘아, 미안 미안해.’

“나한테 그 동안 꼬박꼬박 존대를 받았겠다. 나이가 몇이야? 나이가 몇이냐구?”

‘그러니까 그게 열아홉······.’

“너! 나랑 동갑이었어?”

‘미안해. 민주야, 내가 연상궁님처럼 되고 싶어서. 내가 그냥 내인이라고 하면 무시할까봐.’

“그 동안 나를 감쪽같이 속이고······.”

민주는 그 동안 동갑짜리 장내인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했던게 억울했다.

‘미안해. 진짜 미안해.’

“햐, 요것들이 정말 조용히 안해!”

이번엔 가연이 소리를 질렀다.

“이모.”

‘이모님.’

“너, 그래서 아까 그 스타셰프 진우빈이 너하고 요리대회 나가자고 그러는 거야?”

“응, 이모.”

“그만둬!”

‘이모님.’

“장내인은 며칠 있으면 연상궁님 저승으로 올라가실 때 같이 올라가면 되겠네. 연상궁님은 장내인을 만나 원푸셨으니까 진짜 잘 되셨네요.”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민주도 장내인도 그 요리대회는 잊어버려.”

‘이모님, 안되요. 저 그 대회 꼭 나가서 우승하고 싶어요.’

‘장아, 그만 하거라. 그런 건 인간세상의 인간들이 하는 거지. 우리가 함께 낄 자리가 아니다. 나하고 같이 올라가자.’

‘안돼요. 전 정말 요리를 하고 싶어요.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다고요.’

‘장아. 그만 두거라. 우린 이제 더 이상 이들하고 달라.’

‘마지막이에요. 마지막, 제발요!’

장내인은 연상궁에게 애원했다.

‘글쎄, 그만 두래도 그러는구나.’

‘마마님 저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어요. 제발 이번 요리경연대회에 나가게 해주세요.’

‘이 철없는 것아!’

‘마마님!’

“이모, 내가 그 동안 봤는데 진짜 요리 잘해. 정말 솜씨가 너무 아까워. 대회에 나가게 해주면 안 될까? 연상궁님 장내인 대회 나가게 해주세요.”

이번엔 민주가 가연과 연상궁에게 장내인을 위해 말했다.

‘제발요.’

‘저는 어차피 가기로 한 몸 일주일 뒤에 그냥 올라가겠습니다.’

‘마마님······.’

장내인이 계속 연상궁에게 애원했지만 연상궁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흠. 대회가 언제라고?”

‘한 달 뒤요!’

“이모······.”

‘이모님.’

“한 달이라······.”

가연의 마음이 흔들렸다.

‘저는 먼저 가지만 장이의 원을 풀어주세요. 그건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흠. 민주 너 빙의 됐을 때 힘들고 하지는 않아?”

가연이 민주를 걱정했지만 민주는 아무렇지 않게 활짝 웃었다.

“어, 이모 전혀.”

“네가 영혼이 맑아서··· 그럼 장내인은 한 달 후에 대회에서 지던 이기던 승부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고 그걸로 남은 모든 걸 정리하고 올라가는 걸로 하자.”

“이모!”

민주가 가연의 목에 팔을 감아 안았다.

‘이모님, 감사해요.’

“이모, 진짜 고마워.”

“휴우, 이 일하다보니까 안 불쌍한 사람, 안 불쌍한 귀신이 없어.”

“역시 우리 이모는 착해.”

“뭐야? 그보다 민주 너 이거 할머니한테는 비밀이다. 아니면 너하고 나하고는 죽어!”

“알았어, 약속.”

“으이구.”

가연은 민주의 머리칼을 훑었다.

“가자. 진우빈 셰프한테 이모가 한 번 바보되고 말지 뭐!”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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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그 여자의 죽음. +3 21.11.15 87 2 9쪽
22 22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2 96 2 8쪽
21 21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1 85 2 8쪽
20 20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2 21.11.11 81 1 12쪽
19 19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1 21.11.11 84 1 10쪽
18 18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3 21.11.08 113 3 11쪽
17 17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2 21.11.05 111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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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연상궁님··· +1 21.10.27 164 7 9쪽
9 9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6 167 6 20쪽
8 8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5 186 7 14쪽
7 7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2 203 8 10쪽
6 6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1 219 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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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19 26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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