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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비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간 셰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감비
작품등록일 :
2021.10.14 10:11
최근연재일 :
2021.11.19 10:07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561
추천수 :
115
글자수 :
125,156

작성
21.11.01 09:12
조회
128
추천
5
글자
8쪽

13화 꼬인다 꼬여.

DUMMY

“안채에 있는 재료 써도 좋으니까 그렇게 해.”

[예, 알겠습니다.]

영희는 인터폰을 끄고 얼떨떨해 있는 기자들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

“점심 드시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여기까지 오셨으니까 식사들 하고 가세요. 저희 집 최고요리니까 드실만 할거예요.”

“네, 뭐 저희야 감사하죠. 그럼 두 분 말씀 나누시고 저희한테 바로 알려주십시요.”

“그럼요. 그럼요.”

우빈은 이영희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진수씨, 여기 기자님들 조용한 특실로 안내해 드려요.”

“예.”

아까 우빈 일행을 안내해 들어온 사내가 기자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휴우.”

사내와 기자들이 나가자 영희가 숨을 몰아쉬었다.

“······.”

“이리 들어와요.”

이영희가 아까 기자들과 얘기를 나눴던 방으로 우빈과 진경을 데리고 들어왔고 테이블 위의 잔들을 치우고 있는 메이드에게 영희가 말했다.

“그냥 들고만 나가.”

“예.”

영희는 속이 탄지 책상 위에 있던 물을 들어 마시고는 우빈의 앞에 앉으며 말했다.

“진셰프.”

“네.”

“거두절미하고 묻죠!”

“네.”

“이러는 이유가 뭐죠?”

“예? 그게 무슨······.”

“나는 나 정도면 진셰프한테 걸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저보다 월등히 뛰어나시죠.”

“그런데 왜?”

“제가 실은 꼭 함께 대회에 나가고 싶은 친구가 있습니다.”

“누구?”

“······.”

“말해 봐요. 괜찮으니까.”

“아닙니다.”

우빈이 일어나 영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희 쪽에서 선생님께 큰 결례를 저질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요.”

“이것 봐요. 진셰프. 이러지 말아요.”

우빈이 무릎을 꿇자 영희는 물론이고 이런 오빠의 모습을 처음 본 진경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빠?”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선생님께서 용서하시기 어려우실 거라는 거 압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진셰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우빈을 영희는 어이없다는 듯 한참을 내려보았고 침묵이 흘렀다.

“선생님, 모두 제 잘못이에요. 정말 죄송합니다.”

진경이 잘못을 빌었지만 이영희는 우빈 만을 보고있었다.

“진셰프도 한 번 생각을 해봐요. 이게 우리가 서로 용서하고 죄송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이미 전국에 기사가 나가서 이사람이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있겠냐구요?”

“죄송합니다.”

우빈은 더 이상 다른 말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

“죄송해요.”

진경이 더 몸둘바를 몰라 했다.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오늘은 이만 가봐요.”

“선생님.”

진경은 이런 차가운 모습의 이영희를 처음 본 지라 더 난감했다.

“진셰프도 돌아가서 한 번 다시 생각 좀 해보고 우리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오늘은 도저히 내가 생각이 정리가 안 되네.”

“알겠습니다.”

우빈과 진경은 배웅하지 않는 이영희의 방을 나와 상민에게 눈짓을 해 아까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차에 올랐다.

“휴우. 거봐 뭐랬어?”

진경이 우빈에게 미안한 마음에 투덜거렸다.

“······.”

“잘 안 됐어요?”

진경은 상민이 묻는 말에 대답할 기분이 아니었다.

“이제 어쩜 좋냐구. 조직위에서도 다 이영희 선생님하고 나가는 줄 아는데······.”

“내가 어련히 알아서 할까봐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드니 만들 길.”

“오빠는 연락 안 되지, 조직위에서는 누구랑 할거냐고 계속 묻지, 기자들도 난리지, 이영희 선생은 자기랑 하자고 거의 하루에 한 번씩 전화 오지, 내가 돌지 않은게 다행이라구.”

“누굴 탓 하겠니. 다 내 잘못이지!”


그 시각, 제주에서는 가연이 민박집으로 달려와 우빈이 진짜로 아무 말 없이 서울로 올라간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이모, 진짜 이상하지? 그치. 어제 아니 오늘 새벽까지 아무 말 없었잖아. 밤새 재미있게 얘기하고 놀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가냐구.”

“······.”

‘이래서 인간은 믿을 수가 없어.’

연상궁이 한 마디 했다.

‘아니에요. 그 아저씨 꼭 다시 올 거예요.’

누구보다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장내인이었다.

‘장아, 다시 올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아무 말 없이 가지는 않아.’

“연상궁님, 뭐 다른 이상한 점은 없었어요?”

가연이 연상궁에게 물었다.

‘전혀요. 그냥 급하게 간 거 말고는······.’

“이모, 핸드폰도 전혀 안 받아?”

“응, 신호는 계속 가는데 안 받네? 못 받았어도 부재중 전화 왔었다고 찍혔을 텐데.”

“이모, 그럼 요리대회는 어떻게 되는 거야?”

민주도 장내인 만큼이나 요리대회가 궁금해져 물었다.

“그게······.”

가연이 말을 잇지 못했다.

‘왜요? 이모님.’

장내인이 걱정스럽게 가연을 보았고, 가연이 천천히 가방에서 신문을 꺼냈다.

‘유럽최고의 셰프 진우빈과 한국 최고의 궁중요리사 이영희, 세계선수권 요리대회에 함께 2인 1조로 출전 결정.’

‘120여국이 3일 동안 경합을 벌이는 이번 대회는 오는 12월 23일부터 시작되며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세상에 거짓말 이었어. 거짓말!”

민주가 신문을 펼쳐보며 놀라워했다.

‘서 설마······.’

장내인은 놀라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거 봐라. 사람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안 된다니까.’

“상궁님!”

가연과 민주가 함께 연상궁에게 ‘빽’ 소리를 질렀다.

‘아니아니, 예외도 있지.’

‘흐응. 으응.’

신문기사를 뚫어지게 보던 장내인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 이모?”

“글쎄다 그렇게 대회에 나가고 싶어 했는데.”

‘장아 울지 말거라. 어차피 사람하고 우리는 섞이기 어려우니라. 그러니 나하고 같이 올라가자꾸나.’

‘마마님 마마님.’

장내인은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얼마나 요리가 하고 싶었는데··· 대회에 나가 모든 사람들에게 내 요리를 인정받고 싶었는데······.’

“울지마, 장내인.”

민주가 장내인을 위로했다.

‘민주야······.’

“어떻게 하냐?”

‘할 수 없는 거다. 빨리 포기하는게 네 마음이 덜 아프니라.’

연상궁은 어차피 이렇게 될 걸 알기라도 했던 것처럼 아무런 놀라움도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아저씨, 정말 나쁘다. 이모 내가 다시 전화 해볼게.”

가연도 민주도 장내인도 다시 한 번 우빈에게 변명을 할 기회라도 주고 싶었지만 끝내 우빈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모님, 저도 마마님하고 같이 올라갈게요.’

장내인은 그 말을 하면서도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다.

‘잘 생각했다. 장아. 여기 세상에 이제 미련을 두지 말고 가자.’

연상궁이 장내인의 들썩이는 어깨를 감싸 안았다.

‘흑흑흑.’

“알았어요. 그럼 장내인도 함께 가는 걸로 천도제 준비할게요. 날짜는 음력 스무엿새, 양력으로 하면 12월 7일.”

‘흑흑흑흑.’

장내인의 울음소리가 높아지자 민주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장내인.’

가연은 그래도 우빈을 믿고 싶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니 뭐라 어떻게 달리 생각할 길이 없어 가슴이 답답했다.

‘우빈씨······.’

웃을 때 가늘어지는 눈, 오똑한 코와 선이 또렷한 입술선과 그에 알맞게 각이 진 턱선, 단단해 보이는 다부진 가슴, 넓은 등······

우빈을 만나 가슴이 따뜻해진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우빈은 사라졌지만 가연은 혼자 남아 우빈이 남기고 간 잔상을 되뇌었고, 가연은 이것이 사랑의 시작이란 걸 아직 알 수 없었다. 처음이었다.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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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2 96 2 8쪽
21 21화 그 여자의 죽음. +2 21.11.11 85 2 8쪽
20 20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2 21.11.11 80 1 12쪽
19 19화 미성년자는 대회 참가불가. +1 21.11.11 84 1 10쪽
18 18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3 21.11.08 112 3 11쪽
17 17화 난, 꼭 민주랑 요리할 거야. +2 21.11.05 111 3 8쪽
16 16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1 21.11.04 102 3 10쪽
15 15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1 21.11.03 129 4 6쪽
14 14화 사랑은 시작되었지만··· +2 21.11.02 127 5 11쪽
» 13화 꼬인다 꼬여. +2 21.11.01 129 5 8쪽
12 12화 꼬인다 꼬여. +1 21.10.29 130 6 8쪽
11 11화 꼬인다 꼬여. +1 21.10.28 136 6 7쪽
10 10화 연상궁님··· +1 21.10.27 163 7 9쪽
9 9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6 167 6 20쪽
8 8화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구. +1 21.10.25 185 7 14쪽
7 7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2 202 8 10쪽
6 6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1 218 6 6쪽
5 5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20 246 7 13쪽
4 4화 우빈의 슬럼프. +1 21.10.19 262 6 13쪽
3 3화 오늘은 뭐 해먹지? +1 21.10.18 346 6 16쪽
2 2화 장내인의 죽음 +1 21.10.15 396 7 18쪽
1 1화 장내인의 죽음 +2 21.10.14 618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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