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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바라기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 관리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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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바라기
작품등록일 :
2023.06.3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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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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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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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왜 꼭 한꺼번에 터질까(2)

DUMMY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찬사에 우진이 진저리를 치며 고개를 팩 돌렸다.


“하, 적응 안 되네.”


인간들이야 기적을 경험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으니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받아들이는 우진은 뿌듯하기는커녕 소름이 돋았다.


“이브, 저 소리 좀 안 듣게 해봐. 수호신 아니고 그냥 관리자라고 메시지 보내.”


[굳이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수호신 소리 들어보겠습니까. 마스터의 허접한 실력으로는 영원히 들을 가능성이 없으니 그냥 즐기시죠.]


“필요 없거든?”


즐기긴 개뿔. 우진이 짜증스레 혀를 차다가 곧 느껴지는 기운에 표정을 굳혔다.


“또야? 진짜 날 잡았군.”


왜 꼭 한꺼번에 터져서 지랄이냐고.


“정말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그만 투덜거리시고 로스앤젤레스와 오스틴 균열입니다. 그 외에도 미국 전역으로 평균 4.5 지진입니다.]


아무래도 오늘 미국도 횡액을 맞을 운명인가 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미리 경고하는 바람에 인명 피해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재산적 피해는 크겠지만. 그거야 각 나라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 딱히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일단 균열만 말해주고. 그쪽도 경고했지?”


[네. 이미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상태라 균열 닫고 지진만 막으면 됩니다.]


<에르다, 끝났으면 오스틴으로 가.>


<진! 여기도 아시아 때처럼 대규모 균열인 거야?>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커. 어쩌면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퍼질지 모르니까 고생 좀 하자.>


<아오, 진짜!>


짜증 부리고 싶은 건 나라고. 우진이 거하게 한숨을 내쉬고 인간들을 감싼 보호막을 해제하고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했다.


[마스터, 서두르는 게 좋겠습니다. 내륙 쪽에서도 에너지가 모이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아이고, 지랄도.”


우진이 인간들이 대피한 곳에 보호막을 치고 해안가에도 별도로 보호막을 쳤다.


“미친. 뭔 균열이 이렇게 커?”


진짜 이 정도면 재앙 수준이다. 혀를 찬 우진이 점점 거세지는 지진을 무시하고 균열부터 닫았다.


[이런. 마스터, 지진이 외곽 쪽으로도 갈 것 같은데요? 균열이 사라져서인지 에너지가 뭉치지 않고 주변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그게 뭐?”


오히려 퍼지면 강도가 약해질 텐데?


[외곽 쪽에 아직 안 나온 인간들도 있습니다.]


“뭐 한다고 안 나와?”


[병자와 어린아이, 장애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인을 지키는 동물도 있고요.]


가족은 없나? 무심코 물으려던 우진은 입을 다물고 이브가 표시해준 곳으로 향했다. 이미 진동이 거세지는 상황이라 더 머뭇거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지진부터 막으시죠.]


“에너지가 퍼지고 있다며? 한군데 막아서 될 일이 아니지. 금방 끝나!”


사람 몇 명 끄집어내는 데 오래 걸릴 것도 아니고 우진은 닥치는 대로 창문을 깨고 그 안에 남아 있던 사람들과 동물들을 창밖으로 끌어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이제 없습니다. 서두르세요. 지진의 힘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강한 곳은?”


[균열이 생겼던 중심부로 가면 됩니다.]


이브의 말에 곧바로 이동한 우진은 균열이 있었던 곳 주변에 손을 얹어 급속도로 커지는 에너지를 잠재우기 위해 진을 뺐다.


거센 진동으로 바닥이 갈라지고 그 여파로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에 우진이 머리 위로 보호막을 치고 다시 집중했다.


[충돌하지 않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알아!”


지진을 한두 번 막은 것도 아닌데 그것도 모를까. 그보다 이 상황이 짜증 났다. 차라리 한곳이라면 더 쉬울 텐데 주변으로 분산되는 바람에 더 답답하달까.


“젠장, 그렇다고 균열을 안 닫을 수도 없고.”


[그만 투덜거리시고 집중하시죠.]


하고 있다니까. 그보다 도시 전체로 퍼진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으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리되면 이쪽의 피해가 커지겠지만, 한 번에 막을 수 있을 테니까.


[에너지를 모으시려고요?]


“응. 그게 더 처리하기 편해.”


[그렇긴 하죠. 이쪽 피해는 커지겠지만요.]


“대신 다른 곳에 피해가 줄어들지!”


어차피 이쪽은 균열 중심부였던 곳이라 피해는 막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마스터, 캐나다하고 멕시코 균열입니다. 아직 인간들이 다 피신 못 했습니다.]


“거봐, 빨리 처리하는 게 맞지.”


그런데 정말 아메리카 대륙을 다 휩쓸 생각인가 보다. 우진이 미간을 잔뜩 구긴 채로 도시로 퍼진 에너지를 끌어모았다.


그 바람에 힘이 거세졌지만, 반대로 억누르는 힘 또한 강해졌다. 잠시 후 지진을 잠재우고 갈라진 바닥도 원상태로 되돌리고 허리를 폈다.


이미 주변은 엉망진창이었다. 그나마 이쪽을 뺀 다른 쪽은 큰 피해 없이 막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멕시코.”


대답과 동시에 멕시코로 넘어가 뒤늦게 피신하는 인간들을 닥치는 대로 구조해 하늘로 올렸다.


[저쪽도 마쳤습니다.]


<에르다, 다 했으면 캐나다로 가. 거기 균열이다.>


<돌겠네! 내 휴가!>


지금 휴가가 문제냐. 어이없다는 얼굴로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곧바로 균열을 닫자마자 거대한 파동이 덮쳐왔다.


“미친, 이거 좀 큰데?”


[그래도 늦지 않게 인간들은 구했습니다.]


이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지진에 집중할 때였다.


[이런, 서둘러야겠습니다. 캐나다 균열 3개 생겼고 과테말라 1개, 쿠바 1개, 그 외에 남아메리카 나라에도 에너지가 모이고 있습니다.]


대답할 정신도 없었다. 이 정도 지진이면 최소 9는 넘을 터라 우진은 최대한 에너지를 끌어모았다.


그렇게 얼마간의 힘겨루기 끝에 서서히 지진의 힘이 약해지며 끝이 보였다. 마지막 파동조차 잠재운 우진이 에르다를 향해 급히 말했다.


<에르다, 캐나다 균열 3개 더 생겼다. 이브가 안내해줄 거야.>


<미쳤구나.>


동감이다. 한숨을 내쉬고 갈라진 땅을 원상복구 한 후 인간들을 안전한 장소에 내려줬다.


“어디로 가면 돼?”


[과테말라가 균열이 더 크니 그쪽부터 닫고 쿠바로 가시죠.]


농경지 개발한다고 각 나라 도시마다 좌표를 찍어둔 게 천만다행이다.


곧바로 과태말라로 이동한 우진은 균열을 발견하자마자 닫고 다시 쿠바로 이동했을 때였다.


[마스터, 볼리비아 대규모 균열입니다!]


이브의 말에 퍼뜩 고개를 돌린 우진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엄청난 에너지가 한곳에 몰려드는 게 느껴졌다.


화들짝 놀라 쿠바의 균열을 닫자마자 볼리비아로 이동한 우진은 눈앞의 균열 크기에 입을 딱 벌렸다.


“이거, 균열 맞아? 싱크홀 아니야?”


[균열입니다. 빨리 닫으세요.]


“아이 씨! 이걸 언제 메꿔!”


깊이는 말할 것도 없고 폭만 60m는 될 법한 구멍이었다. 지체할 것 없이 구멍 안으로 뛰어들어 송곳 같은 중심부 바닥에 손을 올렸다.


[그래도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지진이 있잖아. 미리 대피시켜놔.”


[이미 경고했습니다.]


그럼 됐다. 우진은 잡다한 생각을 떨쳐내고 균열을 닫는 일에만 집중했다.


뒤따라 오는 지진의 에너지까지 끌어당겨 집중하는 바람에 시간이 더 걸렸다.


[수고하셨습니다. 에너지를 끌어당기는 방법이 더 확실하군요.]


“후, 그것도 대도시에서는 못 써.”


[그렇긴 하죠.]


그나마 여기는 인적이 없는 곳이라 그런 방법도 쓸 수 있지만, 대도시에는 무리였다. 물론, 작은 도시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이제 끝···날 리가 없지.”


[가시죠.]


내 팔자야.


*


아르헨티나와 그린란드를 끝으로 드디어 고생이 끝이 났다. 마지막 균열을 닫고 지진을 잠재운 우진은 곧 들려온 목소리에 길게 기지개를 켰다.


<그린란드 끝!>


<여기도 끝!>


[고생하셨습니다. 큰 피해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네요.]


그러니까 말이야. 이번 지진과 균열은 지난번 두 번의 지진보다 더 심한 수준이었는데 인명 피해는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


“지난번에도 경고했으면 더 많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


[신경 쓰지 마시죠.]


딱히 신경 쓰는 건 아니다. 단지 조금 답답할 뿐이지.


<에르다, 그쪽부터 내려오면서 부상자들 치료 좀 해주라.>


<쳇, 그럴 줄 알았어.>


이번에는 균열이 동시다발로 열리는 바람에 부상자 치료까지 해주지는 못했다. 이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느긋하게 돌아다니면서 치료해줄 참이었다.


<그런데 폐기물은 어떡할 거야?>


<놔둬. 각 나라 정부한테 시킬 테니까.>


<응. 그럼 여기부터 내려갈 테니까 중간 지금에서 만나!>


<오냐.>


에르다와의 연결을 끊은 우진은 곧 주변을 돌아보다가 멀찌감치 떨어진 인간들의 기척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는 특별히 부상자도 없네.”


[예. 다른 곳으로 가시죠.]


이브의 말에 인간들이 있는 곳으로 향한 우진은 보호막을 제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다가 멈칫했다.


부상자는 아니지만, 아픈 사람이 제법 보였다. 그중에 어린아이도 몇 명 있고 노인을 비롯해 화상으로 엉망인 사람도 있었다.


[안 가십니까?]


‘저 사람들 치료해주고.’


[굳이요?]


‘그냥 안 봤으면 모를까, 봤잖아.’


[변덕이군요.]


아니다, 이놈아. 우진이 입을 삐죽이고는 아픈 사람들을 하나하나 치료해주고 몸을 돌렸다. 곧 다른 의미의 비명이 터져 나오자 씩 웃고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균열이 있던 곳과 지진 피해 지역을 돌아다니며 부상자들을 치료했다. 간혹 아픈 사람이 보이면 덤으로 치료도 해주면서.


[에르다 옵니다.]


“안 그래도 봤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데 모를까. 속도를 전혀 줄일 생각이 없는지 몸통박치기를 하려는 에르다의 작은 머리통을 손을 들어서 막았다.


그러자 분이 안 풀렸는지 곧바로 짧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어떻게든 때리려는 행동에 우진이 실소를 흘리고 말했다.


“뭐 잘못 먹었냐? 진정해.”


“그냥 좀! 한 대만 맞아라!”


싫어. 너한테 맞으면 아프다니까.


“너 왜 갈수록 성격이 이상해지냐?”


“너 때문이잖아!”


무슨 그런 모함을 하고 그래?


“섭섭하다? 솔직히 내가 성격 하나는 좋다고.”


“미쳤구나?”


[미쳤습니까?]


이것들이 진짜! 우진이 울컥해서 반박하려다가 마치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한 에르다의 표정에 입을 꾹 다물었다.


“쳇! 내가 참는다. 이브, 각 나라에 전해. 폐기물 한곳으로 모으라고. 아니다. 아메리카 대륙 인간들은 다 볼 수 있도록 해.”


정부만 알아서는 이래저래 사람 모으느라 시간이 걸릴 것이다. 차라리 인간들 전체가 알고 단합하는 게 더 빨랐다. 이쪽 인간들 느려도 너무 느리거든.


“각 정부에는 따로 복구에 서두르라고 경고하고.”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아픈 아이들 치료할 거니까 가까운 병원으로 가라고 해.”


“에? 여기도 해주려고?”


어쩔 수 있나. 병원이 무너진 곳만 수십 곳인데. 게다가 사회 전반적으로 모든 게 엉망이었다.


“온 김에 하지 뭐. 그러니까 너도 도와.”


“아이 씨, 왜 내가!”


너니까? 우진이 씩 웃고는 투덜거리는 에르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55 차아칸앙마
    작성일
    23.10.03 01:34
    No. 1

    잘 보고 있습니다 혹시 몰라서 다음과 같은 이론이 정설로 받아들여 지고 있으니 알고계세요.
    지구의 산소를 나무들이 만든다고 알고 있으나 나무들도 생성하지만 해가지면 산소 서비자로 바뀝니다.
    실제 지구의 산소는 사하라 및 사막의 모래 폭풍이 바다로 가서 대량의 산소를 마들어 냅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소담바라기
    작성일
    23.10.03 13:59
    No. 2

    차아칸앙마님 감사합니다. 몰랐던 사실이네요. 이 부분은 나중 틈 날 때 수정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g5******..
    작성일
    23.10.03 08:18
    No. 3

    헐 몰랐던사실이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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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기부와 거래 23.10.06 982 39 13쪽
129 화물기 재개 23.10.05 1,011 36 14쪽
128 역시 혼자는 힘들어! +1 23.10.04 1,027 37 13쪽
127 절망과 기적 +1 23.10.03 1,040 43 12쪽
» 왜 꼭 한꺼번에 터질까(2) +3 23.10.02 1,032 40 11쪽
125 왜 꼭 한꺼번에 터질까 23.10.01 1,085 41 13쪽
124 일행 아니다 23.09.30 1,133 3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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