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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다미달
작품등록일 :
2022.08.0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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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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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3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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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달빛 손톱 (2)

DUMMY

도시의 중앙 광장은 한낮의 열기도 저리가라 할 만큼 열광적이었다.


도시 밖 마을이라고 해서 상황이 다를 건 없었다. 포석이 깔린 돌바닥이 아닌 흙바닥이어서 밟는 소리가 크게 나진 않았지만 대신 먼지가 일었다.


군중들 틈에 섞인 아간도 길바닥 다지기에 일조하고 있었다. 다만 목적은 달랐다. 먹고 마시기에 열중하는 관광객 혹은 여행객들과 달리 아간은 그들이 남긴 찌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아간은 나무통을 들고 한없이 길을 따라 걸어다녔다. 그러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이나 술을 통에 넣었다.


개중에는 쓰레기를 던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러면 여지없이 옷에 묻었다.


그렇게 해서 통이 꽉 차면 아간은 목축장으로 갔다. 음식물 쓰레기는 가축의 훌륭한 식사거리였다. 아간이 사료통에 음식 쓰레기를 붓자 옆에 기다리고 있던 일꾼들이 삽으로 고르게 펴주었다.


"힘이 참 좋군. 여기서 계속 일해볼 생각은 없어?"


관리인이 흥미로운 얼굴로 물었다. 남들은 통 하나 들기도 버거운 마당에 누구는 두 개 정도는 거뜬히 들고 다니고 있으니 당연했다.


아간은 고개를 저었다.


"축제 기간 때만 잠깐 일하는 것 뿐입니다. 전 원래 무두장이입니다."

"음? 그럼 무두질이나 하지 왜 여기서 일하는 거야?"


아간은 어깨를 으쓱였다. 축제 날이 가까워졌을 때는 날가죽이 물밀듯이 들어왔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가죽을 재료로 하여 만든 물품을 팔기 위해 시장에 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작업장 통에 담가놓은 날가죽이 있긴 했으나 많지는 않았다. 가죽에 숨구멍을 불어넣는 작업에는 사람의 손길이 그다지 필요없다.


오로지 통에 담긴 석회물 혹은 분뇨가 섞인 물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간은 통을 채우기 위해 다시 마을로 갔다.


마을에는 각종 장기와 연극이 펼쳐지고 있었다. 도시에 들어가서 공연을 펼치기에는 다소 부끄러운 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그들은 마을에서 차차 경험을 쌓기로 결심한 듯했다. 물론 그럴려면 노골적인 비아냥과 욕설, 희롱을 감내해야 했다.


아간은 창피와 분노로 인해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는 연극 배우들의 사정에는 깊은 관심이 없었다.


또한 한눈에 봐도 엉성해보이는 물품을 들어올리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라고 큰소리치는 상인의 허풍과 그런 상인의 말을 귀담아듣는 손님의 한심한 모습도 눈여겨보지 않았다.


아간은 오늘은 얼마나 벌 수 있는지, 이렇게 번 돈이 라이트의 약값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라이트는, 병동에 있었을 때보다 훨씬 밝은 모습을 보였다. 신기한 일이었다.


무두장이가 사는 곳은 환자는 물론이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결코 좋다고 볼 수 없는 장소였다.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도 작업장에서 퍼지는 냄새를 맡는다면 바로 욕설을 퍼부을 게 뻔했다.


하지만 라이트는 그리웠던 냄새라며 좋아했다.


"약이고 뭐고 다 상관없어. 나는 이곳만 있으면 돼."


라이트는 당장이라도 내일부터 일하고 싶어했다.


아간이 필사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면-야수의 힘도 한 남자의 열정을 막기에는 버거웠다.-라이트는 정말로 작업장에 들어갔을 것이다.


아간은 라이트가 다시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곧 현실적인 문제가 닥쳤다. 남아 있는 돈이 별로 없었다.


그간 치료비가 어디서 나갔는지 알게 된 라이트는 자신의 돈을 마음껏 쓰라고 건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단순히 음식을 사는 문제라면 모르나 이젠 약값도 살 필요가 생겼다.


적어도 라이트가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아간이 홀로 감당해야 했다.


그리고 아간은 그 사실에 별로 유감을 표하지 않았다. 마땅히 짊어져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간은 이따 밤이 깊어지면 숲으로 들어가서 사냥이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와아!"


어디선가 벼락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고개를 돌린 아간은 조금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축제가 벌어지기 전부터 깔렸던 싸움판이, 지금은 여러모로 발전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예전에는 아무런 장치도 없이 그저 맨바닥에서 싸웠다면 이젠 그럴 듯한 무대가 생겼다.


무대는 더 이상 거친 흙바닥이 깔려 있지 않았다. 척 봐도 부드러울 것 같은 흙이 깔려 있었다.


사람들도 맨바닥에 앉아 있기보다는 통을 엎어놓은 간이 의자에 앉거나 인위적으로 만든 언덕에 올라가 구경했다.


무대 중앙에는 해설자가 싸움을 주관하고 있었다. 우람한 체격을 가진 두 싸움꾼 틈에 있으니 더욱 왜소해보였다. 하지만 그를 비웃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예사롭지 않은 말솜씨를 갖고 있었다. 어느 싸움꾼이 등판하느냐에 따라 재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게 싸움판 특성이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없는 경기도 맛깔나는 해설이 뒷받침해준다면 충분히 볼 만한 경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해설자는 본연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사실 충실히 수행하다 못해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해설자는 심판의 노릇도 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한때 있었다. 그러나 능수능란하게 잘 해내자 비판의 목소리는 금방 줄어들었다.


어쨌든 지금은 축제 기간이다. 즐겁게 놀아야 할 시기였다. 쓸데없이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사람은 일찍이 눈총을 받아 쫓겨난지 오래다.


누구도 싸움판에 참여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는 만큼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재치 있게 싸움꾼을 소개하는 해설자의 언변에 사람들은 다들 웃음꽃을 피어올렸다.


관중들 틈에는 제법 깔끔한 복장을 한 사람들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귀족이었다.


나름 평범한 사람들 틈에 섞인답시고 꾀죄죄한 옷을 입었지만 그럼에도 깨끗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원래라면 귀족은 보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중무장한 기사들이 펼치는 마상전을 감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 괴짜 기질을 타고난 귀족들은 날 것의 재미를 느끼길 원했다.


통제된 상황에서 느끼는 즐거움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얻는 즐거움이 더욱 값지다고 생각하는 자들이었다.


이를 미루어 보아 여기 있는 귀족들은 격식과 체면 치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부류임이 틀림없다.


그 때문인지 독단적으로 경기를 진행시키거나 싸움판에 참견하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걸 꺼려했다.


덕분에 양자 모두 방해를 받지 않고 싸움판을 구경할 수 있었다.


아간은 싸움판을 구경하고 있는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많은 곳은 항상 음식 찌꺼기가 쌓이기 마련이다.


아간은 발에 밟히거나 실수로 떨어뜨린 음식을 줍기 위해 조심히 들어갔다.


몇몇 이들은 수고하는 아간에게 술이나 음식을 권유했다. 아간은 짓궂은 장난이라 생각하고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상한 음식을 건네주는 게 아니라는 걸 곧 알게 되었다.


아간에게 음식을 권한 자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밝았다. 아마 내기에서 돈을 벌어들인 자들 같았다.


반면 어떤 이들은 표정이 어둡거나 사나웠다. 아간은 그런 사람들 곁에는 의도적으로 가지 않았다.


노련하게 갈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며 통을 채우던 아간은 한 대화를 들었다.


그들은 이번 판에 돈을 얼마나 땄는지, 다음 판에는 누가 나오고 누가 이길 것인지 사소한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아간은 대부분의 이야기를 흘려들었지만 한 내용은 결코 흘려들을 수 없었다.


'은편 스무 닢이라고?'


그건 경기를 이긴 싸움꾼이 받는 액수였다. 아간은 잘못 들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의 청각은 다른 이들보다 훨씬 예민했다. 잘못 듣는 일은 거의 없었다.


물론 사람들의 관심과 판돈이 어느 정도 걸린 경기에 한해서였다. 더한 관심을 유발하는 경기라면 그보다 많이 받겠지만 아닌 경우에는 이에 훨씬 못 미쳤다.


그러나 아간은 자꾸만 은편 스무 닢이란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아간은 힐끗 싸움판을 쳐다보았다.


두 남자가 비무장인 채로 열심히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절대로 세련됐다고 볼 수 없는,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싸움이었다.


하지만 발차기, 주먹, 껴안기, 박치기, 모래 뿌리기 등등 맨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허용하는 모양이었다.


싸움판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딱 하나. 날붙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번 경기는 별로 주목 받는 경기가 아니었던지 사람들은 각기 떠들며 설렁설렁 보고 있었다. 아간은 저 정도 경기면 싸움꾼이 받는 액수는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졌다.


"잠시 실례하겠소. 저 경기에서 이긴 사람은 돈을 얼마나 받소?"


아간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주변인들에게 '싸움 잘하는 얼굴상' 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느긋한 태도로 고개를 돌려 아간을 훑어보더니 폭소를 터뜨렸다. 그리고 따라 웃는 주변인들에게 말했다.


"내가 아까 말한 '싸움 못하는 얼굴상' 있지? 바로 이런 얼굴이야. 보라고. 어두침침하고 기운 없어 보이잖아. 이게 싸움 잘하게 생겼냐?"


주변인들은 마치 사물을 관찰하는 학자처럼 아간을 뜯어보았다. 호오, 호오 하며 감탄사를 연발하는 건 덤이었다.


졸지에 구경거리가 된 아간은 고민 없이 몸을 돌렸다.


"아, 알았어. 미안해. 뭐라고 했지, 형씨? 이번에는 잘 대답해줄게."


그는 웃음을 끅끅 참으며 아간을 붙잡았다. 그러나 아간과 눈이 마주치자 웃음이 빠르게 사라졌다.


"저 경기에서 이긴 사람은 돈을 얼마나 받는지 물었소."


아간이 딱딱하게 물었다. 질문 받은 사람은 침을 꼴깍 삼키고는 어딘가를 가리켰다.


"저기, 저기 적혀 있잖소. 친절히 나와 있소만."


따라 고개를 돌린 아간은 무대 옆에 길다란 장대가 있는 걸 발견했다. 장대에는 큰 나무판이 걸려 있었다.


판에는 가운뎃 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리고 양쪽에 숫자가 적혀 있었는데 아마 양 선수에게 걸린 돈인 듯했다. 아간은 저 중에서 이긴 선수가 받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친절하게도 질문 받은 사람이 알려주었다.


"이번 판에 이긴 사람은 은편 일곱 닢을 받을 거요."


"은편 일곱 닢···."


아간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싸움 한 번 이겨서 받는 돈이 그 정도라니. 아간의 감탄한 듯한 모습에 질문 받은 사람은 신나서 말해주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오. 센의 연전연승이 깨졌던 날에 비하면 새발의 피만도 못하지."

"센?"

"어디 다른 데서 오셨소? 행색을 보니 우리 마을에 사는 사람 같은데."


그러고 보니 지나가면서 센이라는 이름을 잠깐 들었던 적이 있었다. 가까스로 기억해낸 아간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그때는 정말이지, 다들 입을 떡 벌렸지. 지금도 그 광경은 잊혀지지 않소. 아무리 상대가 실력 좋은 용병이라 해도 센이 그렇게 깨질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을 거요."

"그 용병이 받은 돈이 얼만데 그러는 거요?"

"놀라지 마시오. 자그마치 금편 열 세 닢이었소, 열 세 닢!"


아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상 이상으로 높은 금액이었다.


싸움판을 주로 관람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본다면 좀처럼 보기 힘든 액수였다.


질문 받은 사람은 희희낙락하며 말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지. 여전히 지금도 그건 높은 금액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아니게 될 거요. 저기 보시오."


그는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귀족을 가리켰다.


"예전에는 귀족이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오. 귀족들이 많아진 뒤로 판돈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기 때문이오. 그 때문에 한탕 해보겠다는 허접스레기들이 몰려들었지. 그래서 지금은 실력이 보장된 싸움꾼들만이 저 무대에 올라갈 수 있게 되었소."

"그렇다면 앞으로 상금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말이오?"

"뻔한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있겠소? 그야 당연한 일이지. 쩝, 나도 실력만 되면 저기에 올라가는 건데."


그는 아간을 다시 훑어보았다. 이제 보니 뭔가 달라져보이는 모양이었다.


"흐음, 얼굴상은 여전하지만 몸은 제법 다부진 편이군. 당신도 관심 있으면 한 번 올라가보시오. 만약 올라간다면 은편 세 닢 정도는 까짓 걸어줄 수 있소. 뭐, 그러다 된통 깨지면 절대 넘어가지 않을 거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잃은 돈 받아낼 테니까. 하하! 농담이오, 농담. 얼굴 푸시오."

그는 아간의 등을 퍽퍽 두드리며 웃었다. 아간은 메마른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 사람은 머뭇거리다가 주변인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일순 박수가 터졌다. 아무래도 승부가 난 모양이었다. 해설자는 승자의 팔을 높이 들어올려주었다.


승자는 곧 쓰러질 것처럼 헐떡이고 있었지만 만면에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간은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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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달빛 손톱과 검은 갈퀴 (4) 22.09.14 56 4 18쪽
42 달빛 손톱과 검은 갈퀴 (3) 22.09.13 57 3 16쪽
41 달빛 손톱과 검은 갈퀴 (2) 22.09.12 58 4 20쪽
40 달빛 손톱과 검은 갈퀴 (1) 22.09.11 58 4 19쪽
39 피로 물든 강물 (3) 22.09.10 55 4 15쪽
38 피로 물든 강물 (2) 22.09.09 51 4 19쪽
37 피로 물든 강물 (1) 22.09.08 53 4 17쪽
36 선전 포고 22.09.07 53 4 22쪽
35 엇갈림 (3) 22.09.06 53 4 18쪽
34 엇갈림 (2) 22.09.05 49 3 13쪽
33 엇갈림 (1) 22.09.04 51 3 14쪽
32 검은 갈퀴 22.09.03 56 4 20쪽
31 달빛 손톱 (5) 22.09.02 54 5 26쪽
30 달빛 손톱 (4) +1 22.09.01 52 4 14쪽
29 달빛 손톱 (3) 22.08.31 54 4 20쪽
» 달빛 손톱 (2) 22.08.30 54 4 13쪽
27 달빛 손톱 (1) 22.08.29 56 4 20쪽
26 잠든 야수 (6) 22.08.28 59 4 16쪽
25 잠든 야수 (5) 22.08.27 54 5 18쪽
24 잠든 야수 (4) 22.08.26 53 3 19쪽
23 잠든 야수 (3) 22.08.25 61 4 17쪽
22 잠든 야수 (2) 22.08.24 58 4 17쪽
21 잠든 야수 (1) 22.08.23 64 4 20쪽
20 피 냄새 (7) 22.08.22 68 4 13쪽
19 피 냄새 (6) 22.08.21 59 4 17쪽
18 피 냄새 (5) 22.08.20 65 4 18쪽
17 피 냄새 (4) 22.08.19 71 4 15쪽
16 피 냄새 (3) 22.08.18 74 3 16쪽
15 피 냄새 (2) 22.08.17 82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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