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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칸슬로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다미달
작품등록일 :
2022.08.01 22:22
최근연재일 :
2023.03.28 22:20
연재수 :
134 회
조회수 :
10,519
추천수 :
514
글자수 :
1,060,207

작성
22.08.19 23:35
조회
71
추천
4
글자
15쪽

피 냄새 (4)

DUMMY

"생각보다 느리군. 더 빠르게 달려와 봐."


라자살라가 검지를 까딱였다. 그러자 라이칸스로프가 송곳니를 보였다.


살육에 눈이 먼 야수도 그 손짓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아는 모양이었다.


라이칸스로프는 네 발로 땅을 박찼다. 돌풍이 주변을 채 휩쓸기도 전에 라자살라 앞에 도달한 라이칸스로프는 이빨을 들이밀었다.


목덜미를 뜯어먹기 직전, 라이칸스로프는 제 혀를 씹고 말았다. 난데없이 주둥이가 닫혀버린 탓이었다.


오른손 검지로 위를 가리킨 라자살라는 왼손을 들었다. 그리고 손에 묻은 물을 뿌리듯 손가락을 접었다가 확 펼쳤다.


라이칸스로프는 정면에 휘둘러진 거대한 망치에 맞은 것처럼 뒤로 멀찍이 날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라이칸스로프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공중에서 몸을 바꾼 라이칸스로프는 발톱을 세우더니 땅에 박았다. 열 개의 흉터가 흙바닥에 새겨졌다.


몸이 정지하자 라이칸스로프는 숨을 고르지도 않고 곧바로 치달렸다. 갈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건지 점점 허공에 잔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라자살라는 상대 움직임에 맞춰 손가락을 따라가는 걸 포기했다. 대신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예측했고 그 지점을 가리켰다.


"크아아아!"


몸이 속박된 라이칸스로프는 제자리에서 버둥거렸다.


라자살라는 그대로 손가락을 밑으로 내렸다. 땅이 처절한 신음을 토해내며 라이칸스로프의 하반신을 빨아들였다.


주변에 땅이 갈라지고 일어났다. 나무처럼 박혀버린 라이칸스로프는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라자살라는 목까지 집어넣을 생각이었다. 아무리 무식하게 힘만 센 저 괴물이라도 몸 전체가 땅에 묻히게 된다면 절대 일어설 수 없을 것이다.


우두둑, 후두둑. 라자살라는 손가락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그에 맞춰 라이칸스로프 또한 아래로 파고들어갔다.


저항과 압력. 둘 다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승부 끝에 결국 압력이 승리를 가져갔다.


라자살라는 땀을 닦아냈다. 꽤 저항이 거센 탓에 생각보다 많은 힘을 써야 했다.


라자살라는 허리를 콩콩 두들기며 말했다.


"계속 발버둥 쳐봐라. 빠져나올 수나 있나."


라자살라의 판단은 일견 타당해보였다. 주술사가 지금껏 봐온 라이칸스로프들은 분명 강한 힘을 갖고 있었지만 규격 외라고 볼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검은 라이칸스로프는 그 산만한 덩치 만큼에 걸맞게, 어쩌면 그 이상의 힘을 갖고 있었다.


라자살라는 잠깐 동안 주술을 쓸 생각도 하지 못했다. 라이칸스로프가 파묻힌 흙 주변이 가뭄을 맞은 땅처럼 갈라졌다. 그리고 들썩들썩하며 위아래로 흔들렸다.


라이칸스로프는 온몸으로 땅을 밀어내려고 하고 있었다.


땅은 어떻게든 놓치지 않기 위해 꽉 물었지만 먹잇감은 평범한 라이칸스로프가 아니었다.


콧김을 세게 내뿜은 라이칸스로프는 땅이 갈라진 틈을 타 단번에 몸을 일으켰다. 땅이 솟구쳤다. 날아오른 흙덩이들은 마치 비처럼 사방에 떨어졌다.


라자살라는 손등으로 머리를 가리고는 정면을 바라보았다. 땅에 착지한 라이칸스로프가 라자살라를 향해 이빨을 들어내었다.


"대단하군."


라자살라가 말했다. 순수한 감탄을 담아 뱉은 말이었다.


"평가를 재고해야겠어. 난 이 정도면 거뜬히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라자살라는 고개를 약간 숙여보였다.


"네 녀석이 이 말을 들었다면 기분 나빠할 수도 있겠지만···. 넌 정말 라이칸스로프로서의 소양이 있군."


라이칸스로프는 답하지 않았다. 아직 체력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듯 몸을 부풀렸다. 하지만 하도 이리저리 휘둘려서 그런지 선뜻 달려들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어쨌든 괴물도 지치기는 하나본데."


라자살라가 일순 눈빛을 빛냈다. 라자살라는 양손을 쫙 펼치더니 주문을 외웠다. 실로 간만에 외우는 주문이라 라자살라도 약간 헷갈렸다.


라자살라는 손을 바라보았다. 손에 커다란 반딧불이를 쥐고 있는 것처럼 초록빛이 점멸했다. 다행히도 맞는 주문이었다.


"그럼 시작하지."


라자살라가 주문한 주술을 전개했다. 무형의 기운이 라이칸스로프에게로 쏘아갔다.


라이칸스로프가 갑자기 퍼뜩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어딘가를 바라보더니 잽싸게 옆으로 몸을 날렸다. 그와 동시에 라이칸스로프가 있던 자리가 폭발했다.


'어?'


라자살라는 벙쪘다. 피했다고? 주술을?


당황해하는 라자살라를 두고 라이칸스로프가 그림자 속으로 몸을 감췄다. 킬레브가 그랬던 것처럼 은밀히 공격하려는 모양이었다.


라자살라는 개의치 않았다. 그것보다 주술을 피했다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차라리 주술이 통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놀라진 않았을 것이다. 간혹 주술에 제대로 맞아도 잘 먹히지 않는 경우가 있긴 했으니까.


하지만 주술을 읽고 피한다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혹시 라이칸스로프의 예리한 감각 덕분일까.


주술을 사용하면 공기의 흐름이 부자연스럽게 흘러가는데 그걸 알아차린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도 납득이 잘 가지 않았다. 라자살라가 만난 라이칸스로프들은 다들 주술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자살라는 눈을 가늘게 떴다. 어둠을 주유하며 자신을 노리는 야수의 시선이 느껴졌다.


뒤통수가 따끔거렸다. 라자살라는 힐끗 뒤를 보았다. 그와 동시에 라이칸스로프가 어둠을 뚫고 나왔다.


야수는 무방비한 라자살라의 등을 노렸다. 불가사의한 힘도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토록 급작스러운 공격이라면 상대도 반격할 수 없을 것이다.


라이칸스로프는 실로 승리를 직감했고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달빛을 듬뿍 받은 손톱이 라자살라를 갈랐다. 주둥이를 말아올리며 미소 비슷한 표정을 지은 라이칸스로프는 갑자기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했지만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은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있는 힘껏 고개를 돌린 라이칸스로프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상대를 발견했다.


어느새 라자살라가 라이칸스로프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라이칸스로프는 흰자를 드러내며 침을 뚝뚝 흘렸다.


라자살라는 경계심을 아직 완전히 거두지 않았다. 방금 보인 모습을 미루어보건대 이 주술 또한 풀어버리고 공격할 수도 있었다.


라자살라는 라이칸스로프가 고개를 숙인 뒤에야 비로소 안도를 했다.


'질긴 놈이군.'


보면 볼수록 흥미가 돋는 라이칸스로프였다. 무지막지한 힘을 자랑하는 것도 모자라 주술의 흐름마저 읽고 피한다니.


라자살라는 아간이란 사내를 달리 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전에도 아간은 라자살라의 주술을 읽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확실히 아간은 재능을 갖고 있었다. 잘만 가르친다면 후에 주술사가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본인이 배울 의지가 있다는 전제 하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호흡을 가다듬은 라자살라는 눈을 감았다. 아간에게 걸린 저주를 확인하려는 차원이었다.


기운이 아간에게로 흘러들어갔다. 라자살라는 아간의 혼을 바라보았다. 여느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세파에 의해 깎이고 다듬어져 있었다. 아직 모난 부분도 많아 더 깎여야 했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로웠다.


그러나 혼은 순백을 띄고 있지 않았다. 검고 푸른 색을 띈 무언가가 혼과 섞여 있었다. 그건 맹세와 라이칸스로프의 저주였다.


'역시 마법이군. 주술과 달라.'


아무리 강력한 저주라도 그게 주술에서 비롯된 거라면 혼과 뒤섞이지 않는다. 마치 물과 기름처럼 따로따로 논다.


하지만 마법을 기반으로 둔 맹세와 저주는 혼과 완연히 섞여 있었다. 이러니 혼을 걸고 맹세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주술로 맹세를 맺어도 결국 마법이 되는 건가. 이것 또한 라이칸스로프의 저주 못지 않게 신비롭군.'


잠깐 딴 생각에 빠진 라자살라는 얼른 주의를 환기했다.


중요한 건 저주였다. 라자살라는 눈길을 돌렸다.


라이칸스로프의 저주도 혼과 잘 섞여 있었다. 떼어낼 엄두를 내기가 힘들었다.


이와 같은 모습을 여러 라이칸스로프에게서 봐왔었기에 딱히 특별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라자살라는 감탄을 억누르지 못했다.


'혹시 내가 여기서 이걸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


문득 궁금증이 생긴 라자살라는 생각대로 해보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며 어떻게든 저주와 혼을 분리시켜보려 했다.


내면의 세계에서는 거의 평생이라고 봐도 좋을, 그러나 현실에서는 고작 수 초 밖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이 흘렀다.


라자살라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가며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라자살라는 가뿐히 포기하기로 했다.


'그래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어. 좀만 더 기다리면 될 거야.'


라자살라가 손을 뗐다. 라이칸스로프가 인간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아간은 눈을 감은 채 엎드려 있었다.


라자살라는 아간이 벗어놓은 옷을 들고 가만히 지켜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간이 정신을 차렸다.


"으윽···."


"보기 흉하니 얼른 입게."


아간은 생경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푸른 라이칸스로프와 싸웠을 때 못지 않게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혹시 다친 데 있습니까?"


"아니. 왜?"


아간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라자살라는 히죽 웃더니 눈을 비볐다.


"아, 눈이 좀 따갑긴 하군. 이것만 해도 대단한 업적일세, 아간."


"됐습니다. 실험은 어떻게 됐나요. 저주가 옮겨지긴 합니까?"


아간은 라이칸스로프 사체를 보며 물었다. 라자살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애석하게도 안 됐네. 아무래도 저주는 같은 라이칸스로프라 해도 쉽게 옮겨지는 성질이 아닌 듯하네."


"그렇군요."


예상했던 바였지만 막상 들으니 좀 상심이 들었다.


"그래도 희소식이 있네. 저주의 힘이 조금 약해진 것 같아. 어떤가, 전보다 감정을 조절하기가 수월해지지 않았는가?"


"···글쎄요."


아간은 쉬이 감정을 읽기 힘든 얼굴로 중얼거렸다.


라자살라는 절대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원래 실험이 이런 거야.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성공하게 되지. 아직 끝난 게 아니네. 갈 길이 멀어."


"잘 알고 있으니 굳이 말해줄 필요 없어요."


"그래도 좋은 생각이 떠올랐네. 조만간 기가 막힌 약이 하나 나올 것 같네. 그때까지 기다려주게."


"언제쯤 나옵니까?"


"왜. 급한 일이라도 있나?"


"당연한 걸 묻는군요. 항상 급하죠. 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사람이 되고 싶을 만큼."


"글쎄, 난 다르게 들렸는데. 그러고 보니 아까 홀로 생각에 잠겼었지.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겐가?"


아간은 딱히 없다고 말했다. 라자살라는 의구심을 품은 눈을 거두지 않았다.


아간은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없습니다. 그저, 당신이 제 아들을 위해 약을 만들어주셨지 않습니까. 저완 달리 아들은 쉽게 나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 하셨고요. 그러니 저도 얼른 나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뿐입니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이제 자네도 마음을 굳게 먹었군. 나도 열심히 힘내보도록 하겠네."


힘내겠다는 말이 왜 이토록 불안하게 들리는 걸까. 아간의 얼굴을 본 라자살라는 짧게 웃으며 약병을 건네주었다.


"이번에 새로 만든 걸세. 격양된 감정을 추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이지. 꼭 먹어보고 기분이 어떤지 알려주게."


"또 그 월장석인지 뭔지를 갈아넣은 겁니까?"


"알고 싶은가?"


아간은 거절했다. 차라리 모르고 먹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보다 피로 물들어 있는 마당에 오래 있다 보니 기분이 계속 이상했다.


아간은 지친 기색을 보이며 터덜터덜 산을 내려갔다.


지평선에는 먹구름이 별을 포식하고 있는지 거뭇한 그림자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치 진정한 어둠이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던 아간은 고개를 떨궜다. 라자살라 앞에서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말이 입에 맴돌았다.


"피 냄새가 사라지질 않아요."


분명 여러모로 나아졌다. 한바탕 난리를 피운 덕분인 걸까. 확실히 감정이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예민했던 감각도 둔해졌다.


​ 하지만 피 냄새만큼은 도통 사라질 줄을 몰랐다. 언제부터였을까. 킬레브와의 싸움 이후로 심해진 것 같았다.


한참을 제자리에 있던 아간은 고개를 뒤로 돌렸다. 라자살라의 집으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닭 피가 주변에 뿌려져 있는 것 같았다.


욕구 자체는 그리 심하지 않았다. 적당히 배가 부른 상태에서 고기 구워지는 냄새를 맡는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서 나온 피건 짐승에서 나온 피건 가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발걸음이 빨라졌다. 아간의 숨이 거칠어졌다. 입술 사이로 짐승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이 빌어먹게 향기로운 냄새가 아간을 건드리고 또 건드렸다.


아간은 나중에 가서는 거의 날 듯이 움직였다. 순식간에 산에서 내려온 아간은 길로 들어서는 대신 강가로 향했다.


아간은 지체없이 강에 얼굴을 푹 넣었다. 차가운 감촉이 얼굴 곳곳에 느껴졌다. 그는 눈을 떠 강 바닥을 보았다.


평온히 헤엄을 치던 물고기들이 바위 밑으로 숨는 게 보였다. 아간이 아무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자 코앞에 작은 물고기가 알짱거렸다.


'왜 그래, 라이칸스로프?'


물고기가 동그란 눈으로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아간은 얼굴을 찌푸렸다.


'꺼져.'


아간은 입으로 숨을 불었다. 그러자 공깃방울이 물고기를 확 덮쳤다. 물고기는 쏜살같이 달아났다.


아간이 머리를 들었다. 머리카락 끝에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수면에 닿은 물방울은 무수한 파문을 일으켰다.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간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잔뜩 뜨거워진 몸을 식히는 데에는 비가 최고였다.


그런데도 피 냄새는 여전히 아간을 유혹하고 있었다. 어째 강도가 더욱 심해졌다. 아간은 두 팔로 몸을 감쌌다.


사라지지 않아. 사라지지 않아. 피냄새가 내 주위에서 계속 맴돌고 있어.


"어, 아간이야?"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고개를 돌린 아간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어디서 많이 본 인상이었다.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괜히 낯설게 보이는 때가 있다.


그러나 아간의 코는 상대가 누구인지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


먹잇감. 한 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라이칸스로프에게 그 정도면 충분했다.


"하도 안 오길래 조금 걷고 있었어. 그러다 멀리서 네가 있는 걸 보고..아간?"


"오지 마십시오!"


아간은 손으로 코를 막은 채 뒤로 멀어졌다. 라이트가 다가오면 올수록 피 냄새가 심해졌다.


아간의 동공이 마구 흔들렸다. 흔들리는 와중에도 눈은 피냄새가 나는 곳을 찾고 있었다.


이윽고 아간은 라이트의 팔에 지금 막 굳어버린 핏덩이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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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달빛 손톱과 검은 갈퀴 (2) 22.09.12 58 4 20쪽
40 달빛 손톱과 검은 갈퀴 (1) 22.09.11 58 4 19쪽
39 피로 물든 강물 (3) 22.09.10 55 4 15쪽
38 피로 물든 강물 (2) 22.09.09 51 4 19쪽
37 피로 물든 강물 (1) 22.09.08 53 4 17쪽
36 선전 포고 22.09.07 53 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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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엇갈림 (2) 22.09.05 49 3 13쪽
33 엇갈림 (1) 22.09.04 51 3 14쪽
32 검은 갈퀴 22.09.03 56 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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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달빛 손톱 (4) +1 22.09.01 52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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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잠든 야수 (2) 22.08.24 58 4 17쪽
21 잠든 야수 (1) 22.08.23 64 4 20쪽
20 피 냄새 (7) 22.08.22 68 4 13쪽
19 피 냄새 (6) 22.08.21 59 4 17쪽
18 피 냄새 (5) 22.08.20 65 4 18쪽
» 피 냄새 (4) 22.08.19 72 4 15쪽
16 피 냄새 (3) 22.08.18 74 3 16쪽
15 피 냄새 (2) 22.08.17 82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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